아버지는 세상에서 제일 달콤하고 맛있는 것은 커피라고 하셨다.



특히 비 오는 날 직장에서 일하시다가 자판기에서 뽑은 종이컵에 담긴 달달한 커피가 담배보다 더 좋다고 하셨다. 커피를 사랑하셨던 아버지 때문에 집에는 커피와 프림이 떠날 날이 없었다. 아버지에게는 원두커피보다 커피, 프림, 설탕을 각각 2:2:2인, 투투투 조제된 커피야 말로 피곤이 가시는 마약 같은 존재였다. 


아버지가 먼저 한잔 진하게 타고 안방으로 들어가 신문을 보시면 조르르 달려가 엄마 몰래(머리 나빠진다고 엄청 못 마시게 하셨다.) 한 모금씩 먹었던 것이 어느새 밥은 안 먹어도 커피는 꼭 마셔야 하는 사람이 되었다.


 

영화관에 가서 콜라와 팝콘을 사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팝콘보다 뜨거운 커피 한잔이 좋았다. 뜨거운 여름에도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아닌 뜨거운 믹스 커피를 마신다. 지하철을 타고 학교에 갈 때도 늘 커피가 필요 했다. 그때도 나에겐 뜨거운 믹스 커피가 들려 있어야 했다.

비가와도, 눈이 떠지지 않는 햇살 좋은 날이어도, 하루 종일 어둑한 하늘이 창에 걸려 있을 때도, 심심해서 입안이 궁금할 때도, 때로는 화풀이처럼 마시고 싶은 음료가 있을 때도 늘 커피였다.

하지만 그런 믹스 커피와 헤어 질 수 있게 된 것은 오로지 믹스 커피를 좋아 했던 친구 때문이었다. 그 커피를 너무 좋아 했던 그녀와의 추억이 깊어 간혹 그녀의 모습이 떠올라 길을 가다가 울었던 적도 있었다. 그 믹스 커피와 헤어져야 나는 그녀와의 추억을 모두 정리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아이유의 저녁은 식당에서 몰래 가져온 남은 음식과 믹스커피 세 봉지였다. 뜨거운 물을 올리고 잠시 기다린 후 커다란 유리잔에 믹스 봉지 세 개를 뜯어 넣고 숟가락으로 몇 번 휘 저어 먹는 그녀의 커피는 내가 우울하거나 즐겁거나 나른 할때 마셨던 커피가 아닌 한 끼의 식사였다. 불도 켜지 않은 방에 표정 없이 앉아 남은 음식과 커피를 마시고 있는 그녀의 뒷모습이 너무 처연해서 눈물이 났다. 잊고 있던 믹스 커피 향이 생각났다. 달고 고소한 냄새가 나는 그 커피.


문득 더 이상 연락하지 않는 그녀도 떠올랐다. 나는 그녀 때문에 믹스 커피를 더 이상 먹지 않는데, 그녀는 커피를 끊었을까? 그녀와 함께 했던 그 노랑 커피를 한동안 마셔볼까 생각중이다.

그리고 그녀가 좋아 했던 작가들도 함께 해 볼까 한다. 왠지 요즘은 그녀가 많이 그리워지니까. 그냥 이런 이유는 봄이 와서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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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8-04-03 16: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커피를 한끼로 해결하는 장면 .. 알거 같아요 .
예전에는 믹스커피도 진한 오리지널이다가 어느 사이 모카골드로 바뀌고 또 어느순간 화이트맥심으로 바뀌어선 약해진 위장을 드러내곤 하네요 . ㅎㅎㅎ 믹스 커피 마시면 꼭 블랙도 마셔야해요 . ㅋㅎ

오후즈음 2018-04-05 19:30   좋아요 1 | URL
믹스 커피가 좀 텁텁한 끝이 있죠?
오늘도 향 좋은 커피 한잔 하셨나요? ^^

[그장소] 2018-04-05 19:37   좋아요 1 | URL
오후즈음님도 커피 한잔 놓고 멍때리는 시간 가지셨길 .. ^^ 그게 젤루 행복한 시간이니까요!^^

oren 2018-04-04 16: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젯밤에 커피 마시다 들었던 바흐의 ‘커피 칸타타‘ 생각이 절로 나네요~
* * *
아, 커피맛은 정말 기가 막히지.
수천 번의 입맞춤보다도 더 달콤하고, 맛좋은 포도주보다도 더 순하지.
커피, 커피를 난 마셔야 해.
내게 즐거움을 주려거든 제발 내게 커피 한 잔을 따라줘요!

오후즈음 2018-04-05 19:31   좋아요 1 | URL
으아...저 이 칸타타 정말 좋아해요.
바흐가 이 음악을 쓰게 된 배경을 지인에게 들었는데 더 극적으로 와 닿더라구요.
라히프치히에서 마셨던 그 커피가 너무 생각나에요. ^^
 
선비와 함께 춤을 -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선비 정신을 찾아서
백승종 지음 / 사우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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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선비 정신을 찾아보자 [선비와 함께 춤을 -백승종]

 

 

 

‘선비’라는 단어를 들으면 단정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뭔가 정갈하게 앉아 조용히 책을 읽고 있어야 하는 이미지를 가졌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에게 선비 같다는 말을 하면 조용하고 단정한 분위기가 떠올랐다.

 

 

 

<선비와 함께 춤을>속에 등장하는 선비들은 그런 이미지의 선비들이 아니다. 다산 정약용부터 추사 김정희까지는 그런 느낌이 들지만 그와 정 반대의 이미지를 가진 선비들도 등장한다. 조선 시대의 선비들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도산 안창호와 안중근, 시인 백석, 리영희, 김홍섭 판사와 최대교 검사도 등장한다.

 

 

“진실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이가 아닐까. 허위를 물리치고, 허상을 깨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성실한 사람일 것이다. 결코 성리학의 나라 조선시대로 돌아가자는 말이 아니다. 선비의 마음으로 공정하고 따듯한 미래를 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저자에게 있어 선비란 이런 존재라고 했다. 그가 가진 의미로 바라본 조선 전후기에 있었던 선비들의 여러 면모들을 책속에서 찾아 볼 수 있었다. 그중 가장 가슴에 찡하게 읽었던 부분은 안중근 의사의 얘기였다. 그중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사형이 얼마 남지 않은 아들에게 명주 수의를 마련해 보내면서 남긴 편지 한 장이었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건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다. 나라를 위해 딴맘 먹지 말고 죽으라. 대의를 위해 죽는 것이 어미의 대한 효도다.

   아마도 이 편지가 어미가 쓰는 마지막 편지일 것이다. 네 수의를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잘 가거라. 어미는 현세에서 재회하길 기대하지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나오너라.” P 68

 

 

 

새파랗게 젊은 아들의 죽음을 바다 건너 지켜보면서 어머니는 이런 편지를 보냈다. 어머니의 편지를 읽으며 그는 32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이런 강직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들의 고결한 행동에 그저 고개가 숙여진다.

그와 마찬가지로 안창호는 어떤가. 모진 고문을 당해 피가 부족해지면서 병석에 누워 죽을 날이 가까워 오고 있었다. 일본인 미와는 안창호와 인연이 있었고 그를 도와주고 싶은 심저에 부인과 함께 찾아가 헌혈까지 하려고 했지만 안창호는 조국의 원수였던 일본인의 피를 받는 것을 거부 했다. 물론 그것 때문은 아니었지만 그는 미와가 찾아온 이후 이틀 뒤 세상을 떠났다. 죽음 앞에서 조금 더 살아보고자 했던 처절한 몸부림도 거절했던 일본의 손길이었다. 그들의 강직함에 지금의 우리들은 어떤 모습인가 생각하게 된다.

 

 

많은 역사가들이 정조를 찬양했다. 그를 ‘문예부흥’을 일으킨 ‘개혁 군주’라고 말하지만 그에게도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강이천은 화가이자 시인으로 이름을 떨친 강세황의 손자였다. 그는 일찍이 명과 청의 신문학 작품을 즐겨 읽으며 보수적인 성리학자들이 고집하는 사회질서의 타당성을 의심하며 새로운 세상에 눈을 떴다. 정조가 보수 세력이라면 강이천은 진보 세력인 셈이다. 정조는 강이천의 사상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를 결국 유배 보냈으며 그와 연관된 사람들도 모두 비슷한 일을 겪게 하였다. 강이천은 종조의 ‘블랙리스트’였다. 자신의 생각과 타인의 생각이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정해 주지 않았던 조선 시대의 정조에게도 이런 내면의 모습이 숨겨 있다니 놀라웠다.

 

 

 

“한국의 기득권층은 허다한 사건들, 가령 세월호 사건이든 사드 배치, 위안부 합의를 둘러싼 논의에서도 도구화 전력을 구사한다. 그들은 주류 언론과 국회 및 사법부를 움직여 자신들의 입장을 강변하고, 자신들의 대척점에 있는 진보진영까지도 은근하고 교묘한 방법으로 굴복시킨다.” P 244

 

 

한 지인이 그런 얘기를 했다. 정권이 바뀌었으니 이제 좋은 세상 올 줄 알았는데 달라진 것이 없다고. 아직 보수 진영에서 진보 진영으로 바뀌었을 뿐, 더 많은 것들이 올바르게 변화해야 하고 청산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니 왜 아직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냐고 하지 말고 휘어진 역사를 바로 쓰도록 노력해 봐야 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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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브레드 - 백설탕, 달걀, 유제품이 들어가지 않는 빵 만들기
아사쿠라 미치요 지음, 황세정 옮김 / 심플라이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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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빵 만들기 [비건 브레드]

 

 

 

삼일에 한번은 꼭 들려야 하는 곳이 있다. 늘 맛있는 빵을 만드는 우리 집 앞에 개인 빵집이다. 그 집에 어떤 날은 30분 이상 빵을 고른 적이 있었다. 빵집 주인이 웃으면서 왜 못 고르냐고 물었다. 이 빵은 맛있을 것 같지만, 먹으면 살이 너무 찔 것 같고, 이 빵은 살이 안찔것 같지만 원하는 맛이 아니라고 하자, 그녀는 식상한 얘기를 했다. 맛있게 먹으면 영칼로리라고. 그건, 말만 그렇지. 늘 그 집 앞을 지날 때면 갈등의 시작이었다. 들어 갈 것인가 말 것인가. 매번 갈등에 한번도 이겨 본적이 없는 빵에 대한 식탐을 참을 수가 없다.

 

 

 

전국 5대 빵집을 찾아다니며 빵을 먹는 빵 덕후는 건강한 빵을 먹어 볼 생각에 이런 책도 한번 들춰봤다.

보통은 빵을 만들 때 이스트를 사용하여 부풀리지만, 요즘은 천연 효모를 각자 개발해서 사용하는 빵집들이 늘어나고 있다. 간혹 유명 블로거들이 홈 베이킹 스쿨을 열어 만드는 곳도 천연 효모종을 만들어 빵을 만들고 있다.

 

 

 

이 책 [비건 브레드]는 천연 효모을 사용하며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만 사용하되 흰설탕, 달걀, 우유, 버터가 사용되지 않는다. 기존 베이킹 책들은 위의 4가지가 모두 들어갔던 것만 봤는데 이 책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천연 효모도 가나가와 현 단자와 지방에서 발견한 야생 효모를 사용한 빵종이다.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와 천연 효모는 빵을 만들어 보면 차이도 나겠지만 그 성분 차이도 많다. 이스트는 많은 야생 효모 중 제빵에 적합한 효모를 골라 내 인공적으로 배양한 것이다. 발효 과정에서 반죽을 잘 부풀려주는 효모만을 골라 늘려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스트는 배양때 여러 첨가제를 넣어 만들어 진다. 천연효모는 자연에 있는 여러 가지 균을 모아 만드는 것이며 자연 그래로의 균을 가지고 있다.

[비건 브레드]의 빵들은 모두 천연 호모를 사용하여 빵을 만든다. 안전하고 건강한 빵을 만들어 먹기 위한 안성맞춤 책이다.

 

 

 

인터넷 블로그로 베이킹 관련 자료들은 넘쳐 나기 때문에 제빵 과정을 배우지 않아도 혼자서 얼마든지 빵을 만들 수 있다. 나도 블로그를 통해 빵과 제과를 모두 마스터 했고, 케이크도 구워 선물을 자주 했다. 이 책은 훨씬 더 기본에 충실한 책이다.

기본 반죽에서부터 발효, 성형, 굽기까지 단계별로 사진 설명이 잘 되어 있다. 가장 흔한 기본 빵과 식빵을 한번 만들어 보면 어떤 빵이든 만들 수 있다. 나머지는 모두 응용이다.

 

 

 

채식주의자들에게 딱 맞는 비건 브레드 빵을 만들어 함께 먹을 수 있는 수프, 샐러드, 잼, 페이스트, 두유 차이까지 만들어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게 소개 되어 있다.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동물성 재료가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담백한 빵을 먹는다면 걱정되는 살과의 전쟁도 조금 멀어질까. 그런 의미에서 내게 참 필요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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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
이용한.한국고양이보호협회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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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한 작가의 고양이 시리즈 책들을 읽으면서 길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이사 가기전 빌라 장독대로 놀러 오는 고양이 식구들을 발견하고서는 가끔 캔 간식을 놓고는 했었는데 그 행동에 책임이 필요 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알았다.

 

 

 

이용한 작가와 고양이보호협회와 함께 쓴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는 우리가 만나는 길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다. 혹은 길고양이들을 위해 캣 맘과 캣 대디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안내서가 되겠다. 혹은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길고양이들에 대한 안내서다.

 

 

 

주차된 자동차 밑이나 골목길, 혹은 낮은 담장위에서 만나게 되는 길고양이들에 대한 편견과 오해들이 많다. 어디서든 만나게 되는 길고양이들을 오래전에는 '도둑고양이'라고 불렸었다. 담장을 넘어 먹을 것을 찾으러 와 몰래 가져가거나 쓰레기통을 뒤져 음식을 먹고 가는 고양이들에게 '도둑'이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었다. 그러다 '길고양이'로 이름이 바뀌게 된 것은 오래전 일이 아니다. 아직도 나이 지긋하신 분들은 골목에서 만나게 되는 고양이들을 '도둑고양이'들이라고 부르기도 하신다. 그래서 일까? 유독 우리나라는 고양이에 대한 인심이 야박해 보인다.

 

 

 

터키로 여행을 갔을 때 느꼈던 것은 고양이들이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우리 동네에서 만났던 길고양이들은 사람이 가깝게 가기만 하면 도망가고 오지 않지만 그곳의 고양이들은 사람들의 시선에 두려움이라는 것이 없어보였다. 사람들의 손길을 즐기기도 하고 싫은 내색도 하면서 사람과 고양이와의 공존의 삶을 살아가고 있어 보였다. 하지만 그것이 터키만의 모습은 아니었다. 많은 나라를 여행하면서 고양이들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 우리와 많이 달랐다. 터키 에페소에서 유적지를 돌아보고 있던 도중 만난 고양이는 그 귀한 유적지 돌 위에 누워 잠을 자고 있었다. 관리인도 그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도 누구 하나 고양이를 쫓아 내지 않았다. 우리 나라였다면 어땠을까?

 

 

 

 

 

 

<터키 유적지의 고양이들>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 하고 있는 한 사람은 서울에서 유명한 숲에 있는 고양이 가족들에게 밥을 주고 있는 캣 맘이며 작가다. 그녀는 얼마 전에 울면서 사진을 올렸다. 숲 관리인이 그녀에게 더 이상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지 말라는 것이었다. 고양이들이 화단을 망쳐 놓고 있다는 것이었다. 망쳐 놓은 화단을 정리하고 더 이상 피해를 주지 않도록 주변도 더 많이 신경 써서 청소도 해주고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겠다고 했지만, 관리인은 3월 29일까지 고양이들을 모두 떠나게 하라고 했다고 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길고양이들에 의해 시설이 망가지고 오염되면 안 된다면서. 어미와 자식들 셋은 늘 그녀가 가져다주는 밥을 먹으며 매일 그녀를 기다렸는데 이제 더 이상 밥을 먹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곳에 살지 못하게 되었다. 금연 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녀는 더 슬프고 화가 났다고 했다. 이제 그 고양이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만다. 대체 그 숲의 주인은 누구란 말인가.

길에서 태어나 길에서 자라고 길에서 삶을 마감하는 길고양이의 수명은 평균 3년이라고 한다.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들의 수명이 15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5배나 짧은 생이다. 그 짧은 생을 살아가는 동안도 고단하고 힘든 삶이다. 그 고단한 삶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곳까지 빼앗으려고 하니 참 안타깝고 속상한 마음이다.

모두가 길고양이를 좋아하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들에게 도가 넘는 해를 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밥을 먹고 있는 고양이를 들어 시멘트 바닥에 던져 두개골이 깨지며 죽는 고양이 영상을 본적이 있다. 아기 고양이를 죽여 사지를 나뭇가지에 묶어 놓은 사람도 있었다. 고양이 꼬리를 자르거나 귀를 잘라 놓은 사람들도 있었다. 고양이가, 당신에게 어떤 잘못을 했단 말인지, 고양이를 싫어 할 수도 있다. 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그것이 학대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밤이면 아이 울음소리로 들리는 고양이 소리에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를 싫어하는 이유 중에 한 가지로 얘기를 한다. 암컷은 일 년에 두 번 정도 발정이 온다고 하는데 그때 수컷과 암컷의 소리들이 그렇게 들리곤 한다. 많은 개채들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게 동물 단체에서는 중성화 수술, TNR을 하고 있다. 간혹 길고양이 귀의 끝이 살짝 잘려 있는 모습을 본다면 그 길고양이들은 중성화 수술을 했다는 표시다. 그들은 영역 싸움을 할 수는 있어도 발정이 와서 짝을 찾아다니지는 않는다.

 

 

길고양이 학대 기사에 어떤 사람이 쓴 댓글에 나도 모르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길고양이들이 귀엽기 때문에 밥을 주고 보살피는 게 문제라고 했다. 만약 뱀이나 쥐가 귀여웠다면 길에다 다 풀어 놓고 키웠을 것이라고. 길고양이들 특이 어린 새끼 고양이들은 귀엽다. 그래서 간혹 어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어린 고양이들을 집으로 데리고 오는 사람들이 있다. 어린 한때를 보내고 나면 성묘가 된 고양이도 귀엽지만 어릴 때만큼 귀엽지 않고 고양이는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든다. 사랑스러운 만큼 털이 빠져서 검정 옷을 입는 일이 줄어든다. 환절기에 특히 털이 많이 빠지는데 그냥 걸어만 다녀도 바닥에 털이 쌓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고양이들이 유기되기도 한다. 사람에게 길들여진 고양이들은 먹이를 찾아다니지 못할 수도 있다.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니 입양시에 많은 생각과 결심이 필요하다. 고양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책임감은 결국 경제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프면 사람 병원비보다 몇 배가 비싸고, 생각보다 관리 해 줄 것이 많다. 15년은 나와 함께 살아야 하기 때문에 그 비용과 함께 책임을 질 수 있는지 몇 번을 생각해 봐야 한다.

 

 

 

이제 내일부터는 그곳에서 더 이상 먹이를 먹을 수 없는 숲의 그 고양이들을 생각하니 걱정이 된다. 함께 살아가는 일이 이토록 힘든 길고양이들을 위해 함께 공존 할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이 생겼으면 좋겠다. 함께, 같이 살아가는 날들이 더 많아지면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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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의 힘 - 기대를 현실로 바꾸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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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우는 방법들을 들여다 보기 [혼자 있는 시간의 힘]

 

 

몇 년 전에 축구 선수였지만 부상으로 더 이상 운동을 못하고 혼자 공부를 해서 변호사가 된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의 노력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들었을지 생각을 못하고 그저 그의 결과에만 부럽다, 좋겠다고만 생각했다. 그 책에서 그는 그가 가져야 했던 고독의 시간을 이야기 하며 혼자 있었던 시간의 소중함을 이야기 했다.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어서 사법고시에 합격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요즘 흔하게 혼밥을 먹으며 SNS에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도 많고 혼술을 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들이 맞는 혼자 있는 시간과 자신을 찾기 위해 사람들과 관계에서 멀리 떨어진 혼자만의 시간은 분명 다를 것이다. 하나는 선택적인 혼자의 시간이고 다른 하나는 선택하지 않았지만 어쩌다보니 혼자가 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선택적인 혼자의 시간이 아니라도 만약, 그런 시간이 주어진다면 발전된 나를 만들 시간을 주면 된다고 한다. 물론, 말은 참 쉽다. 글은 읽으면 그만이다. 어떤 것이든 실행이 문제이고 자극이 되지 않는다면 책에서 주어진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은 쇠약할 것이다.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은 선택적인 혼자가 되었을 때 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책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런 면에서 분명 뭔가 명쾌한 대답을 해 줄 것 같지만 대부분이 그렇듯 책에서 제시한 대답에 의문을 갖게 되어 있고 실망을 하게 된다.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세 가지 기술을 알려 줬는데 그 세 가지는

1) 눈앞의 일에 집중한다.

2) 원서를 읽거나 번역을 해본다.

3) 독서에 몰입한다.

 

 

위 세 가지 방법으로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저자가 사용했던 방법이라는데, 정말 존경하고 싶다. 눈앞에 일에 집중 하고 싶어도 허전한 마음이 때로는 이유 없이 쏟아져 눈물이 차오를 때도 있고, 원서를 읽거나 번역을 하려고 하면 속이 터져 죽을지도 모른다. 독서에 몰입을 해보려고 해도 간혹 나와 비슷한 상황을 만나게 되면 나도 모르게 측은한 그 사람을 위로하고 싶어 또 울게 될지도 모른다. 그의 방법이 모두 정적이 아니니 자신만의 외로움을 극복하려는 것을 찾아보면 되겠다. 저자의 방법이 매우 도덕적이고 착해 보여서 일탈을 하지 않는 선에서 우리도 몇 가지를 선택해서 그 외로움을 극복해 보자.

 

“혼자 있는 시간을 잘못 보낸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가까이 하지 않거나 배제하고 싶어 하는 상태를 말한다. 반대로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보낸다는 것은 자신의 세계에 침잠하여 자아를 확립한 후에 다른 사람들과 유연하게 관계를 맺고 감정을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다른 사람’은 그저 취미가 맞는 사람이 아닌,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이다.” P190

 

 

저자는 침잠이라는 말을 좋아한다고 했다. 물속 깊숙이 잠기면 무음의 세계를 떠도는 듯한 고요함, 그런 고요함 속에서 혼자 무언가에 몰두하는 상태에서 오는 자아의 성찰이야 말로 중요한 깨달음이라고 했다. 혼자 있는 시간에 그 ‘침잠’을 느끼며 살아가고 싶지만 현실은 혼자 있으면 딴 짓 할 수 있는 여건이 많다. 그것을 피하고 극복한다면 분명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을 통해 나는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또 한 단계 성장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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