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3일 금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9시 03분, 바깥 기온은 6도 입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도 차가운 바람이 부는 날씨입니다. 기온은 그렇게 낮지 않은데, 그래도 차갑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오후에 외출을 했다가 추워서 빨리 집에 가고 싶더라구요. 그 때는 그렇게 차갑지 않았지만, 집 가까운 곳에 갈 때처럼 옷을 가볍게 입었더니 조금 더 추웠던 것 같아요. 해가 지고 나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전광판에 노선번호와 대기시간 보면서 빨리와라 빨리와라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버스에 운좋게 앉아서 왔는데, 난방이 되어서 조금 덜 추웠어요. 버스에서 내리니까 집 근처도 바람이 불지만 그래도 조금 덜 차가운 느낌이어서 얼른 집에 오기 잘했다,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페이퍼를 쓰려고 하니, 벌써 9시네요. 지금 한 8시 정도 되었겠지? 하다가 갑자기 시간이 한 시간 줄어든 느낌입니다. 오후엔 서점에 가서 책을 조금 구경하고, 다이어리를 사려고 했는데, 다이어리는 마음에 드는 걸 찾지 못해서 그냥 왔어요. 추워서 너무 늦게 출발하면 저녁에 오는 길이 추울 것 같아서 일찍 와야지 했는데, 요즘 해가 너무 빨리 집니다. 집 가까운 곳에서 가볍게 걸을 때와 버스 타고 나가서 돌아올 때의 느낌은 조금 다른 것 같아요. 그래도 유동인구 많은 백화점 앞을 지나가면서 보니까 연말이라서 반짝거리는 장식 된 곳도 많았고, 크리스마스나 연말 느낌 나는 장식들도 보고, 그런 건 좋았습니다.
서점에서 책을 조금 보았는데, 많이 보진 못했어요. 시간이 요즘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을 느끼는데, 그런 것들은 어느 순간이나 다르지 않다는 그런 느낌 비슷했습니다. 서점엔 테이블이 있고 눈이 편한 스탠드도 있고, 그리고 조용한 음악도 나와서 편안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서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것 같기도 했어요.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1213/pimg_7596921332384145.jpg)
12월 10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여름에 자주 보았던 목련나무가 며칠 사이에 잎이 갈색이 되었더라구요. 아, 그렇구나, 하고 지나가다가 사진을 찍었는데, 며칠 지나서 보니까 갈색 잎도 그 때보다 조금 남았습니다. 그렇게 겨울이 되는 거구나, 하다가 사진을 조금 다른 느낌으로 바꾸어보았습니다.
늘 같은 공간에 있으면 생각하는 것도 늘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그게 좋을 때도 있고, 좋지 않을 때도 있어요. 늘 비슷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면 같은 자리에 앉아서 공부를 하는 것이 좋지만, 새로운 것들과 변화가 필요할 때는 그런 익숙한 것들 안에서는 조금 아쉬운 점이 있을 때도 있으니까요.
같은 공간이지만, 갈 때마다 달라지는 곳을 지나갈 때는 낯선 것들이 하나둘 늘어나는 것을 구경합니다. 전에는 없었던 와플가게가 생겼고, 새로운 화장품 가게가 생겼고, 서점엔 새로운 책이 나왔으며, 그리고 다이어리는 작년과 다른 것들이, 형광펜은 소프트 컬러가 나왔고, 새로운 펜들은 잘 보이는 곳에 있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그렇게 다르지 않고, 또 어떤 면에서는 조금 다른 것들. 그러니까 그런 것들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들일지도 모릅니다.
집과 가까운 주택가 앞의 상가를 지나갈 때는 연말 분위기가 그렇게 많이 느껴지지는 않는 편이지만, 백화점 앞이라서 그런지 조금은 반짝거리는 것이 달랐습니다. 별생각없이 보다가 작년엔 그 건물이 **백화점이었는데, 올해는 또 다른 회사의 백화점이 되었다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잘 보지 않고 관심있게 생각하지 않으면 그 건물은 여전히 백화점이고 비슷해보였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올해와 작년의 일들이 조금 생각났습니다. 어떤 하나 하나의 일들이 생각난 건 아니고, 그냥 지난 일년 간의 시간에 대한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그 때와 지금은 어떻게 달라졌는지와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습관처럼 문구코너에 가서 새로 나온 펜을 사다가, 아니지 이렇게 이제는 필요하지 않지, 하는 마음이 드는 것. 집에 있는 것을 다 쓰려면 그것도 한참 걸리는데, 하는 마음이 드는데, 습관은 여전히 익숙한 것들을 향하는 그런 것들을요.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어제와 오늘 그렇게 다르지 않은데도, 평소에는 하지 않던 것들을 생각하는 날. 결정하는 순간. 그런 것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늘 결정을 잘 하지 못하고 망설이던 사람에게도 어떤 일 만큼은 더이상 양보하거나 다시 생각할 수 없는 일도 있고, 늘 잘 하던 사람도 어느 순간에는 답을 금방 정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그런 것들을, 어떤 하나라고 정할 수는 없지만, 올해는 그런 것들이 조금은 달라지는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전과 이후로 달라지는 어떤 일들은 때로 하나의 사소한 일에서 시작되기도 합니다. 나중에 보면 그게 아주 중요한 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그 때는 잘 모릅니다. 그리고 다음에 그런 순간이 다시 와도 또 잘 모르고 지나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시간이 지나서 알게 됩니다. 그 때, 중요한 순간이었고, 중요한 결정을 했다는 그런 것들을요.
저녁을 먹고 페이퍼를 쓰면서 또 다른 생각이 이어집니다. 그 때가 중요한 순간이 된 것은 그 다음에 어떤 과정으로 이어지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말하려니 막연했는데, 이렇게 쓰고 나서 보니 너무 당연해보이는, 잘 보지 못했던 것들이 조금 보였습니다.
겨울이 되고 차가워진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좋은 일들은 계속 있을 수 있겠지요.
매일 매일 좋은 일들 있으시면 좋겠습니다. 올해 좋은 일이 적었다면 남은 12월의 보름 가까운 시간에는 더 좋은 것들이 남아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따뜻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