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하나님 - 교회는 왜 사회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가
케네스 리치 지음, 신현기 옮김, 김홍일 감수 / 청림출판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천국이라는 말에서 당신은 어떤 것을 떠올리는가?

 

  보상? 아니면 책임?

 

  둘다 맞는 말이다. 사는 동안 말씀대로 순종해서 살다보면 이 세상을 떠날 때 유업으로 받을 곳이 천국이다. "예수 믿고 천당가라"라는 고전적인 전도의 멘트에는 "천국=하나님의 보상"이라는 메시지가 강하게 녹아 있다. 매 시간 교회에서 선포되는 설교 속에도 이 사실은 분명히 녹아 있다. 내가 무슨 용가리 통뼈도 아니고 이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나도 죽어서 천국에 가고 싶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 중에 하나이다. 만약 기독교 신앙에서 우리에게 죽어서 천국에 간다는 메시지를 전해 주지 못한다면 기독교 신앙을 삶에서 실천하고 싶은 욕심은 상당부분 약화될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것이 천국의 전부인가? 교회에서는 마치 이것이 천국의 전부인 것처럼 선포되고 있지만 천국=보상이라는 개념은 기독교 신앙에 대한 철저한 왜곡을 불러일으킨다. 천국이라는 말 속에는 보상과 더불어 책임이라는 의미가 숨어 있다. 내가 다니는 감리교회에는 감리교 교리적 선언이라는 신앙 고백이 있다. 그중에 7번째 항목에 이런 것이 있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이 실현된 인류 사회가 천국임을 믿으며

 

  천국이 보상이 아니라 우리에게 맡겨진 또 다른 책임을 천명하는 신앙 고백이다. 천국은 하나님의 나라이며 하나님의 나라는 두 말할 것 없이 하나님의 뜻이 실현되는 인류 사회이다. 보상으로 주어지는 내세의 천국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결정에 달려 있는 것이라면 천국을 만들어갈 책임은 철저하게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이다. 그러나 숙제라는 것이 대부분 그렇듯이 매우 귀찮고 어려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세에 보상으로 주어질 천국만을 선포하는 조금은 쉬운 길을 택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당연하다고 그것이 옳은 길은 아니며, 많은 사람들이 선택했다고 그것이 제대로 된 길은 아니다. 800만이 넘는 기독교 인구를 자랑하지만 영향력을 잃고 매일 욕을 얻어먹는 한국 교회의 현실이 이것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사회적인 하나님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천국을 만들어갈 책임이 있다는 사실 상기시킨다. 만약 이 책임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다하지 못한다면 하나님께서는 돌 위에 돌 하나도 남기지 않으실 것이다.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 제대로 대답하고, 바르게 살아갈 때 천국에 대한 이해는 더 깊어질 것이며 기대감은 더 커질 것이다 부디 한국 교회가 천국을 이루어 가야하는 책임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이 책의 요점은 바로 이것이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수십년 전에 출간 되었던 책(레이건 대통령과 대처 수상의 집권 시절)이었던지라 오늘날 읽기에는 다소 시대적인 감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번역에도 다소 무리가 따르기도 하고, 책을 읽으면서도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논점을 파악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인이라면 한번쯤은 읽고 고민을 해볼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임에는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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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12-01-30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교에 대해서는 무지한 사람인지라
특별히 드릴말씀은 없습니다만
좋은 글에 추천 한 방 드리고 갑니다~

saint236 2012-01-30 23:4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