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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 밥
토드 홉킨스 외 지음, 신윤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11월
평점 :
2010년도 한해가 다 지났다. 지난 한해 무얼하고 살았는지 뒤를 돌아본다. 그다지 해 놓은 것이 없는 것 같아 마음이 답답하다. 이대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뒤처지는 것 같아 초조하다. 지금 있는 곳이 내게 일하는 즐거움을 주지도 못하고, 때로는 나를 지치게 만드는데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인가? 올해는 유달리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해이다. 이렇게 답답함을 느낄 때 아버지가 옆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생각이 많고 머리가 복잡할 때 고등학교 1학년 때 돌아가신 아버지가 간절히 그리워진다. 아버지라면 무엇인가 나에게 지혜로운 충고를 해주셨을텐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머리가 복잡해서일까? 알라딘에서 이런 저런 책들을 클릭해 본다. 그러다가 눈에 띈 책이 이 책이다. 너무 유명한데 아직 읽어보지 못했던 책, 그 책이 마침 반값 세일을 한다. 안살 이유가 없다. 세계의 모든 신화라는 다소 두꺼운 책을 읽고 쉬고 싶은 마음에 책을 들었다. 지금까지 이같은 부류의 책들을 꽤 읽었기 때문에 비슷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역시 이 책도 한번 잡는 순간 마지막 끝을 볼 때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뜨거운 여름날 시원한 얼음냉수 같이 내 마음의 갈증을 풀어 주었다.
이 책을 읽고 요즘 들어 많이 답답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았다. 답답한 이유는 “내가 이곳에서 인생을 소비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내가 가진 능력에 비하여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 과연 이대로 여기에서 시간을 때우는(!) 것이 옳은가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니 답답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불평을 멈추고 기도하라, 소비하지 말고 투자하라.”는 말과 밥 아저씨의 삶의 방식이 내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게 만들었다.
왜 나는 내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올해 한 일이 없다고? 아니다. 눈에 띄는 일은 없지만 돌아보면 나름대로 내공을 쌓는 기회가 되었다. 신앙서적을 뺀 도서를 12월 23일 현재 101권 읽었고(이 책이 99권째 책이다.), 그 외 신앙 서적을 50권 이상 읽은 것 같다. 그에 따라 청년들에게 건네주는 책의 질도 많이 달라졌고, 내 말이라면 신뢰하고 따라와 줄 수 있는 사람들도 꽤 생겼는데 왜 소비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불평했던 것일까?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내게 부족한 것만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2010년의 마지막 달에 지난 한해를 돌아보면서 답답한 마음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심기일전해본다. 다음 글귀를 마음에 새기고 말이다. 2011년도 파이팅이다.
얼마나 오래 사는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죠. 내가 깨달은 지혜를 후대에 물려주는 삶... 그것만이 진정 가치 있는 삶입니다.(P.201)
2011년도 주변에 있는 청년들에게 권하고 싶은 1월의 책이다. 이미 7권 주문해서 나누어줄 기회를 잡고 있다. 선물한 책들이 읽혀지고 그들의 삶에 가르침을 주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기쁨이 책을 나누는 즐거움의 이유가 된다. 내년에도 화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