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속으로 1 - 기도에 힘쓰더라,사도행전 1.2장 이재철 목사의 사도행전 설교집 1
이재철 지음 / 홍성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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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에 있는 목사들의 설교를 들으면서 나름대로 몇 개의 범주로 나누어 보았다.  

  첫번째 부류는 전병욱 스타일이다. 청년들에게 가장 잘 먹히는 타입으로 내용은 주로 성공하는 방법에 대한 것들이다. 성경을 자기계발서 스타일로 풀어서 구체적으로 집어준다. 단, 문제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을 찾지만 그 말이 그 말이라는 것이며 심각하게 예수의 가르침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성공=예수의 뜻"이라는 잘못된 등식을 성경의 진리로 포장한다. 실제 설교하는 스타일은 장난치듯이 하기에 개인적으로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잽을 날리다가 경기가 끝나는 아웃파이터 스타일이라고 할까? 

  두번째 부류는 이재철 스타일이다. 고정적인 팬이 있으며, 문화적이고 문학적인 사실들을 많이 들어 성경의 내용을 더 깊이 이해시킨다. 아마도 제네바에서 선교사로 살다온 경험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설교의 핵심은 죄인 됨과 회개인데 그의 설교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그의 경험에서 우러나는 솔직함 때문일 것이다. 설교는 원고를 다 외워 차분한 목소리로 하기에 책에서 느끼는 파워를 설교에서는 느끼기 어렵다. 거의 잽을 날리지 않고 다가가서 기회를 엿보다가 묵직한 펀치로 일관하다가 결정적인 한방을 날리는 인파이터 스타일이다. 김남준 목사도 이와 같은 부류인데 오직 한방 걸리기만을 바라면서 강펀치를 연발한다고 할까? 그래서 김남준 목사의 설교와 책은 한방 맞으면 큰 영향을 주지만 좀처럼 맞지 않는다. 

  세번째 부류는 김동호 스타일이다. 최대한 간결하여 설교가 20분을 넘지 않지만 설교가 가지는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설교의 주된 방향은 크리스천으로 사회에 어떻게 공헌할 것인가에 맞추어져 있으며 특히 새터민 정착에 많은 관시을 가지고 있다. 건물을 짓는대신 사회에 환원하고, 교회는 분리하는 등 교회 개혁에 관심을 쏟고 있다. 적절한 유머와 강한 메시지를 잘 섞어서 20분동안 청중의 공략한다. 잽과 강펀치를 적절하게 구사하지만 두번째 부류에 비하여 펀치가 가벼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여기에 이의를 표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나는 한국의 목사들을 이렇게 세 부류로 구분하여 분류하기 좋아한다. 물론 조용기, 김홍도, 곽선희 목사 같은 반공정신으로 투철하게 무장되어 복 받기 위해서라는 설교를 주된 메시지로 하는 원로들은 뒤로 제껴 놓았다. 

  이재철 목사의 설교는 그 묵직함 때문에 기대가 가는데, 이상하게 이 책은 그 묵직함이 많이 떨어진다. 아니다. 펀치의 묵직함보다는 정교함이 떨어진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이재철 목사의 정교함이 사라지면 김남준 목사의 저돌적인 청교도 강박주의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그것은 김남준 목사이기에 가능한 것이지, 이재철 목사라면 정죄로 가득찬 율법주의가 될 것이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이 점이 우려가 된다.  

  곳곳에서 보수적이고 어이없는 말들이 설교로 선포되었을 것을 보면서 이러하 우려가 현실이 될 것 같아 걱정스럽다. 한 부분을 인용해 보자.    

  이렇듯 여자의 역할은 더없이 중요하지만, 그것은 남자의 보살핌 속에서 성취될 수 있습니다. 여자는 남자의 무관심 속에서 하와처럼 자기 집을 허무는 어리석은 여자가 될 수도 있고, 남자의 보살핌 속에서 자기 집을 세우는 성모 마리아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한 집의 흥망성쇠는 분명 여자에게 달려 있지만, 어떤 여자가 될지는 전적으로 남자에게 달려 있습니다.(P.213) 

  여자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남자의 보살핌과 도움을 잘 받지 못한다면 하와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은 남편과 이혼하여 혼자살거나 아직 결혼하지 못한 여자들이 들으면 어떤 생각을 할까? 혹은 일반적인 여자들이 들어도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아무런 비판없이 들을 수 있을까? 설령 그렇다고 할지라도 마음 한켠에 불편함이 자리잡지는 않을까? 꽤 여러군데에서 이러한 부분들이 눈에 뜨인다. 예전에는 못보던 모습이다.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 사도행전 1~2장의 내용이니 성급한 판단은 뒤로 미뤄 놓자. 아직까지 그의 설교에는 묵직함이 건재하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위에 언급한 세 목사는 한국의 대표적인 사람들인데 이들 모두 수평이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교회의 개혁을 외치며 수평 이동을 비판하는 김동호 목사마저도 말이다. 교회가 교회가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 버린 결과가 아닐까? 삼일, 온누리, 사랑의, 높은뜻 숭의 등등 곳곳에 브랜드화 하여 상품처럼 팔리는 교회들이 널려 있다. 김동호표, 옥한흠표, 곽선희표, 전병욱표 등등 목사의 이름을 딴 브랜드도 난무한다. 이들이 수평 이동을 하니 교회가 힘을 잃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오늘 예수님이 이 모습을 보시면 뭐라 하실까? 이래 저래 답답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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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인생 2010-10-08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카로운 지적입니다. 좋은 비평 감사합니다.
참다운 설교가 사라지지 않는 교회가 많이 생겨나기를 소망합니다.
저는 로이드존스와 한국에서는 ......... 이재철 목사님, 옥한흠 목사님, 김서택 목사님이 적절하게 짬뽕된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고 보니 특별히 좋아하는 목사님이나 설교 스타일은 없는 것 같네요. 너무 이상적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saint236 2010-10-09 01:36   좋아요 0 | URL
어찌되었든 설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대로 전하는 것이겠고요, 그 설교를 뒷받침 하는 힘은 그대로 사는 삶에서 나오겠지요.

블루핑 2010-10-16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이책을 인터넷으로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책의 내용이 궁금해서 찿다가 이곳에 왔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요즘 성경공부 모임을 하고 있는데 요즘 진도가 사도행전이거든요...
지금은 안양에서 교회를 다니고 있지만 한때는 지적하신 세분 중의 한분으로부터 세례를 받은 적이 있기도 하지요.
혹시, 사도행전 공부에 도움이 되는 좋은 책 추천부탁드려도 될까요?

saint236 2010-10-16 11:31   좋아요 0 | URL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지적이 아니라 잘 알려진 분들을 중심으로 분류한거죠. 전병욱 목사의 권능과 도전도 함께 읽어 보시면 도움이 될 듯하네요. 비교하는 재미랄까 이런게 있죠. 바울에 관해서는 이재철 목사의 비전의 사람이 도움이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