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 - 최고the Best가 아니라, 유일함the Only으로 승부하라!
김정태 지음 / 갤리온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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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 

  제목이 무척 자극적이다. 그래서 그저 그런 자기 계발서인줄 알았다. 마침 며칠 전에 "대한민국 20대, 말이 통하는 사람이 되라"는 책을 읽고 실망한 뒤라 그런지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순전히 이 책을 주신 분 때문이다. 같은 교회를 다니시는 분이 나에게 책을 인터넷으로 주문해달라는 요청을 하시면서 "청년들을 만나려면 꼭 읽어야 하는 책입니다. 정말 좋은 책이예요."라는 말과 함께 내 책마저 주문해 주셨기 때문이다. 순전히 그분에 대한 예의,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무엇이든지 말을 해야 하는 책임감에 읽기 시작했다.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어제 1챕터를 읽었을 뿐이니 실상 오늘 하루만에 다 읽었다고 말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책임감으로 읽기 시작했던 책에 내가 빠져들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다른 자기계발서와 이 책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자기 계발서를 그렇게도 싫어하는 내가 이 책에 빠져들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최고가 아니라 유일함으로 승부하라"는 저자의 말때문이다. 저자는 요즘 스펙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 20대들에게 "바보야, 문제는 스토리야"라고 말한다. 기업에서 원하는 것은 스펙 5종 세트가 아니라 자신만의 스토리를 가진 역량이라고 말한다. 여기까지는 "대한민국 20대, 말이 통하는 사람이 되라"와 같다. 그러나 이 책이 가지는 결정적인 차이는 그것들을 무시하고 다독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펙이 중요함을 간과하지 않는다. 젊은 시절에 스펙을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동의한다. 그렇지만 저자가 문제를 제기하는 스펙은 방향성 없는 스펙이다. 그냥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이것저것 따지 말고 자기가 원하는 방향을 정하고 그것을 위해서 노력하다가 필요한 스펙이 있다면 목숨걸고 따라고 말한다. 게다가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꼭 영어 공부를 하라는 현실성까지 갖추고 있다. 다만 고득점을 받아 이력서에 한줄 첨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아티클이나 책들을 쉽게 접하기 위해서이다. 현실성과 현실의 불합리성, 그리고 나아갈 방향을 쉽게, 그러면서도 설득력있게 전개하는 저자의 글이 마음이 와닿는다. 그래서일까 지금 이순간까지 잠을 자지 못하고 이 책을 마무리 짓게 되었다. 

  교회에서 젊은이들을 많이 만난다. 대체로 20대들이다. 학교가 맘에 들지 않나서 반수를 생각하는 녀석들부터 시작해서, 토익에 목숨을 거는 녀석들, 정규직을 위해서 아둥바둥하는 녀석들, 뜬구름 잡으면서 현실적인지 못한 녀석들, 28이라는 나이에 여전히 사무 보조로 아르바이트 하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녀석들, 아직 비전도 발견하지 못해서 방황하는 녀석들, 확고한 비전을 발견하고 거기에 매진하는 녀석들... 참 많은 젊은이들을 만난다. 그런데 그들이 하나같이 초반에는 스펙에 목숨을 건다는 것이다. 학교 간판에 목숨 걸고, 수능 점수에 목숨걸고, 토익 점수에 목숨걸고, 화려한 직장, 정규직에 목숨건다. 이직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연봉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자기가 가야할 길을 하나님이 보여주지 않는다고 투덜거린다. 그런 녀석들에게 매일 하는 말이 스펙에 목숨걸지 말라는 것이다. 지금은 결정적인 것 같아 보이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별거 아니라는 말이다. 머리로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삶은 여전히 스펙에 목숨 거는 녀석들의 모습이 안타까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왜 우리는 스펙에 목숨을 걸기 시작했을까? 아마도 팍팍한 현실 때문일 것이다. 고등학교 때에는 대학가서 놀라고 한다. 그런데 막상 대학을 오면 놀 수가 없다. 놀면 뒤쳐지기 때문이다. F받는 것을 두려워 한다. 시험에 목숨걸고 휴일까지 반납한다. 꼭 그래야 하는가? 그것이 정답일까? 내 경험을 살펴보면 아니다. 난 F도 몇개 받아서 계절학기로 때웠고, 필수가 펑크나는 바람에 대학원을 합격해 놓고도 취소가 될뻔 했다. 교수님을 찾아가서 사정하고 숙제내고 졸업했다. 그것도 D-로. 물론 그 학점은 내 평균 학점을 왕창 깎아 먹었다. 그렇지만 상관없다. 그게 내 인생 성적표는 아니기 때문이다. 학교를 문열고 들어가 문닫고 나오다시피 했지만 상관 없다. 내 친구들도 상관하지 않는다. 왜냐고? 내 전공분야에서는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전공이 재미있어서 공부를 더 하고, 영어도 하고, 책도 보고. 스펙이라는 기준으로 보면 나는 낙오자일수밖에 없지만 지금 나를 낙오자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스토리를 무엇이라 정의할까? 삶의 결정이다. 치열하게 삶을 살지 않으면 스토리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스토리가 스펙을 이길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스토리는 단순히 말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스토리를 남기기 위해서는 집중, 노력, 흥미, 그리고 무엇보다도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즐거움이, 혹은 소명이 있어야 스토리를 써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스토리는 스토리를 전개하기 위한 스펙도 자연스럽게 쌓는다. 짜증이 아니라 즐거움으로 말이다. 최고에 목숨걸지 유일함으로 승부하라는 저자의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조만간 이 책을 몇몇 청년들에게 선물해 주게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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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7-05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고가 아니라 유일함으로 승부하라"....
이거 내가 맨날 부르짖는 건데...이싸람이~~

ㅎㅎ세인트님~얼마전에 생일이었다믄서요?
슬쩍 귀띔해주시징~~
즐겁게 보내셨어용?



saint236 2010-07-05 13:41   좋아요 0 | URL
옙..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제 케잌을 앞에 두고 딸이 생일축하 노래하더라고요. 자기 생일이라고 조만간 영상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