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북한 정찰총국 소속 공작원 두명이 잡혔다. 황장엽을 암살하기 위해 2009년 11월 북한을 출발하여 태국을 거쳐서 탈북민의 신분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한다. 국정원에서 꼬리를 잡고 수사하다가 황장엽을 암살하기 전에 다행히 잡았다고 한다. 인터넷 포털 뉴스 여기저기에 이에 관련된 기사가 널려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정찰총국 주로 테러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곳인지라 천안함도 이들과 관련이 있지 않겠는가 생각해서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여러 기사 중 YTN의 기사를 옮겨본다.
http://media.daum.net/politics/cluster_list.html?newsid=20100421080933094&clusterid=155804&clusternewsid=20100420231105183
그런데 말이다. 참 공교롭다는 생각을 해본다. 천안함이 침몰하고 처칠을 본받아 정례 브리핑을 할 때 대통령이 자신의 실정 때문이라고 눈물을 흘리고, PD 수첩에서 검사의 관행에 대해서 태클을 걸었다. 정국이 혼란스럽고 집권층은 도덕적인 치명타를 입었다. 거기에다가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행위가 분명하다며 방송에서 이렇게 저렇게 말을 흘리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북파 간첩이, 그것도 테러를 자행할 정도로 무식한 정찰총국 소속의 북파 공작원이 잡혔다는 것이 무척이나 공교롭다는 생각이 든다. 황장엽 암살이라는 자극적인 목표도 그렇고, 천안함과 관련 있을 것이라고 뒤집어 씌우려는 모습도 그렇고, PD 수첩의 기사는 한개도 보이지 않고 오로지 북파 공작원을 잡았다는 기사만 잔뜩 널려 있는 것도 그렇고.
왠지 기사를 접하는 순간, 물타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정권들이 주로 사용하던 간첩으로 물타기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이미 집권 초기의 어려움을 성을 매개로 한 여자간첩 한명 잡음으로 인하여 돌파했던 이력이 있지 않은가?
물론 아닐 것으로 생각하지만, 절대 그럴리 없을 것이라고, 케케묵은 고전 수법을 써먹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너무 공교로워서 의심이 든다. 아니 너무 작위적인 냄새가 나서 의심이 들다가도 설마 하는 마음에 의심을 접는다. 허허실실이라고 해야하나.
어찌되었든 너무 공교롭다. 표면적으로는 황장엽 암살을 위해 내려운 북파 공작원이 암살은 고사하고 여럿 살리는 웃기는 상황을 보면서 이런 노래가 생각이 난다.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