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
마쓰오카 세이고 지음, 김경균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갑자기 육두문자가 튀어 나왔다. "네 멋대로 해라, 네 마음대로 해라." 이런 의미의 말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난 다음의 내 느낌을 확 전달해줄 말을 고르다 보니 이렇게 쓰게 되었다. 어찌되었든 책을 보고 난 후 내가 가졌던 생각이 가장 적절하게 표현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창조적 책읽기"라는 말에 끌렸다. 다독술이 답이라는 말에도 호기심이 마구 생겨났다. 알라딘 5기의 마지막 책이 뭔가 대단한 것이 왔다고 혼자 속으로 생각했다. 독서에 관한 책이라는 찜찜한 구석이 있었지만 뒤로 미뤄두고 이 책을 읽음으로 인해서 내 독서 인생에 무언가 중요한 전환점이 생길 것 같아서 기대했음도 사실이다. "부의 미래"라는 엘빈 토플러의 책을 살 때 같이 근무하던 후배가 알라딘을 소개시켜줬고, 아무 생각없이 알라딘에서 책을 산 나는 2년동안 알라딘에서 놀기 시작했다. 첫해에는 30권인가 50권인가 읽었고, 다음해에는 70권인가 80권을 읽었고, 올해는 100권을 목표로 열심히 달리기 시작했다. 알라딘 서평단에 선정되면서 내 책읽기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요즘 살아가는 재미가 "책질"인지라 독서에 관한 책, 그것도 창조적이라는 어마어마한 단어를 사용한 다독술에 관한 책이었기에 기대했지만, 이 책은 내 기대감을 깨끗하게 배신했다. 

  책장은 술술 넘어간다. 앉아서 4~5시간이면 충분하게 읽을만한 책이다. 내용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것이며, 편집이 성기다는 의미다. 지은이 마쓰오카 세이고를 옮긴이는 독서의 신이라고 떠받는다. 하루에 한권씬 일고 서평을 쓰기로 작심하고 초과해서 목표를 달성했다고 하니, 더군다나 소장하고 있는 책들이 몇 만권을 넘어간다하니 내공이 심상치않은 사람임은 확실하다. 그런데 궁금한 건 내가 이 사람의 책읽는 방법에 대해서 왜 알아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책 읽는 방법에 대한 몇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목차를 꼭 읽어라. 키북을 찾아라. 한 사람이 맘에 들면 한 놈만 조져라. 비슷한 내용의 책을 몇권씩 같이 읽어라. 책은 두번 이상은 읽어라. 밑줄 그으면서 읽어라. 연표를 작성하면서 읽어라." 등등등. 저자가 권해주는 책읽는 방식은 결국 재미있게 책을 읽기 위해서이다.  

  그렇다. 독서의 가장 큰 의미는 재미다. 책속에 길이 있다는 말 예부터 성현들이 한 말이지만 난 솔직하게 이 말 때문에 책을 읽는 것이 아니다. 취미 생활이다. 그냥 재미다. 물론 여러가지 습득하는 것들은 부가적인 것들이지만 그것이 목표가 아니라 재미다. 한권을 다 끝내고 서평을 쓸 때의 그 짜릿함. 전공서적이나 내 일을 위해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니라 단순히 재미를 위해 읽는 책들, 그리고 읽고 난 다음 소화가 되었든 안되었든 끄적거려보는 과정. 솔직하게 난 이게 독서의 목적이고, 이유이다. 물론 나도 원칙이 있다. "전공서적이 아닐 것, 일과 상관 없는 것일 것, 만약 여기에 연관된 책이라면 카운트하지 말 것, 주로 인문 사회 분야를 팔 것, 그 외에는 닥치는 대로 읽을 것" 등등. 이게 내가 독서하는 방식이고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잡식성 독서이다. 

  어릴 때부터 시험을 보면서 자란 사람인지라 답이라는 말에 무척 민감하다. 정답 아니면 오답! 대충 이런 느낌이랄까? 저자가 "다독술이 답이다"라는 표현을 쓰면서 호기심을 유발하지만, 난 이 말이 너무 부담으로 다가온다. 저자의 오만 같아서 눈살을 찡그린다. 여러가지 흥미로운 내용과 해볼만한 것들이 나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고 기분이 나빠지는 것은 순전히 답이라는 말 때문이다. 독서의 답을 원하는가? 꼴리는대로 해라. 그게 답이다.  

ps. 다른 알라디너들에게도 답이라는 말이 무척 거슬렸나 보다. 서평단의 서평들이 죄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0-04-03 2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int236 2010-04-03 23:17   좋아요 0 | URL
그렇죠 솔직한 서평이 제일 좋은 거죠. 일단 누군가 보기 전에 자기가 먼저 만족해야 하는 것이 서평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