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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인간의 신비를 재발견하다 - 진화론에 가로막힌 과학
제임스 르 파누 지음, 안종희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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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요즘 CF의 문구이다. LG 광고의 문구로 기억하는데 요즘 사람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광고 문구가 아닐까 한다. 과학이 발달할수록 우리는 과학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다 착각한다. 창조론으로 대변되는 기독교 신앙을 비롯하여 종교적인 가치들을 미신적인 것으로 치부해 버리고 오직 물질과 객관적인 데이터에 근거한 과학만이 신의 위치를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종교라는 우상을 타파하면서 과학이라는 새로운 우상을 세우는 격일까? 

  아직까지도 기억하는 사건이 있다. 내가 중학교 3학년 때일까? 내가 어릴 때부터 교회에 다녔던 것을 아는 과학 선생님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 당시 수업은 진화론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에 뭔가 심상치 않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분이 그렇게 무식할 줄은 몰랐다. 감수성이 한참 예민한 중3 남자애를 세워 놓고 단도 직입적으로 물었다. "**아 진화론이 옳으냐 창조론이 옳으냐?" 내가 교회에 다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반 아이들은 내 입에서 어떤 대답이 나올지 궁금해했다. 그 부담스러운 시선을 한 몸으로 받아가면서 무슨 대답을 해야할 지 모르는 나에게 과학 선생님은 결정타를 날리셨다. "어떻게 세상이 창조되었다고 믿는 비이성적인 사람이 있지? 저혀 과학적이지 안잖아." 그 이후 나에게 과학은 정말로 짜증나는 과목이 되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물리학에 재미를 들려서 중3때 고등학교 물리책을 구해서 나중에 물리학도가 되겠다는 야심찬 꿈까지 꾸었지만 말이다.  

  시간이 흘러 과학과는 상관이 없는 문과대학을 갔고, 신학과 철학과 윤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곁가지로 진화론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과거의 상처는 잊혀져 갔지만 다른 이유로 마음이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그때 왜 아무 말도 못했던가? 왜 그 정도의 인품과 과학에 대한 맹신을 가진 사람이 과학 선생님이 되어 있는가? 물론 아직도 어딘가에서 과학을 가르치고 계실터이다.  

  지금까지 과학은 자기들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과학적인 맹신에 빠져 있었다. "개인 자신, 개인의 기쁨, 슬픔, 기억, 야망, 정체 의식, 자유 의지는 실은 신경세포와 그와 관련된 분자가 결합하여 활동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P.252)"는 저자의 지적은 과학이 이미 과학이 아니라 하나의 이데올리기화 되었고 신앙화 되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일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과학적인 맹신에 대해서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본다. 아니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과학적인 맹신이 아니라 진화론에 대한 맹신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진화론이 원래는 미시적인 관점에서 시작되어 점점 거시적인 방향으로 바뀌어져 갔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논리적으로 오류가 되는 것들은 가볍게 무시하고, 자기에게 유리한 것들을 확대해석 하는 방향으로 과학을 왜곡했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역설적이게도 과학이 발달하면서 이러한 오류가 명확해져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주장한다. 과학이 발달하고 지식이 깊어질수록 자연의 신비에 대하여 경탄하게 되고 신을 더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핵물리학과 유전과학을 비롯하여 최첨학문에 종사하는 과학자 중에 종교인, 특히 세상의 창조를 주장하는 기독교인이 많은 것은 아마도 이런 이유가 아니겠는가? 

  사람의 가치에 대하여 논한 글 중에 이런 글이 있다. 

  사람의 몸값은 얼마나 될까? 몸을 공업제품으로 환산해보자. 체중63kg 인 성인의 육체로 무엇을 얼마나 만들 수 있을까? 지방분으로 비누7개를 제조할 수 있다. 인으로 성냥개비 머리 2천 2백개와 마그네슘으로 설사약 한 봉지를 만든다. 인체에 포함된 철로 못 한 개와 탄소로 2천 자루의 연필심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을 돈으로 환산하면 5만원 정도에 불과 하다. 그러면 인체의 수분을 제거하고 화학약품을 만들면 그 값은 얼마나 될까? 화학자들은 인체를 재료로 수 십 억원의 약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인슐린 알부민 콜라겐 등은 매우 진귀한 것들이다. 인간 DNA와 호르몬 등은 수 억 원의 가치가 있다. 

  만약 사람의 가치를 이렇게만 판단한다면 너무 비정하고 차갑다고 사람도 아니라고 니난할 것이다. 진화론이 꼭 이렇다. 사람의 정신이나 영혼에 대한 것, 비 물질적인 것에 대한 것은 철저하게 무시하고 오로지 물질적인 것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고 가치를 매기는 일이 과연 옳은 것일까? 그리고 이것이 진정한 과학의 정신일까? 정글의 법칙으로 사회를 설명한다면 너무 비정하지 않는가? 실제로 역사상 진화론를 맹신한 나머지 인종 청소라는 인류 최악의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는가? 국가의 강제에 의하여 약자를 거세하는 비인간적인 만행이 자행되지 않았는가?  

  이제는 과학이 좀더 인간적이길 원한다. 따뜻하길 원한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겸손하길 바란다. 진화론이라는 맹목적인 우상을 타파하길 바란다. 그것이 이 책을 읽고 난 다음에 갖게 된 작은 바램이다.(물론 내가 기독교인이기에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ps. 재미있다. 일반 과학서 보다 쉽게 쓰려고 노력한 것은 분명하다. 읽다가 발견한 오타 한 부분 297페이지 2번째 단락 3번째 줄 "조건을 부여했다. 주었다. => 조건을 부여했다. 혹은 조건을 주었다."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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