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거래>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공정무역,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거래 - 공정무역 따라 돌아본 13개 나라 공정한 사람들과의 4년간의 기록
박창순 외 지음 / 시대의창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거래! 

  제목을 보기만 해도 마음 한구석이 따듯해 지는 것 같다.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 싶기도 하다. 어떤 거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일까? 이 책은 대안무역으로서의 공정무역에 대하여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아름다운 거래"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 시작했던 자료들과 공정무역을 소개하고 여기에 빠져들면서 저자가 수집한 자료들과 경험을 바탕으로 기록된 책이다. 지금까지 공정무역을 이야기하면 주로 외국저자들의 책을 접하게 되었었는데, 한국인 저자가 한국에서 공정무역을 뿌리내리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는 장면들, 그리고 한국에서 공정무역을 뿌리내리기 위하여 어던 모델을 택할 것이며, 어떤 어려움들을 당하게 되었는가를 있는 그대로 전해주는 책이기 때문에 더 공감이 가지 않았나 싶다. 

  공정무역(Fair Trade) 혹은 대안무역(alter trade)! 

  한국에서 이 말의 의미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90%의 사람들이 공정무역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으며, 공정무역 물건은 비싸다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다는 저자의 말에 십분 공감한다. 아직까지 한국은 공정무역의 불모지이다. 자본주의의 역사가 짧아서 그런지 여전히 우리에게 더 익숙한 개념은 자본주의는 절대선이요, 경제 발전은 오직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가야 하는 길이며, 여기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모두 치워버려야 한다는 생각이 우리들의 머릿 속 깊숙이 박혀있다. 무한 경쟁 체제 속에서 오직 자본주의를 찬양하며 신자본주의 체제에 어덯게든 편입되고 싶어하는 한국의 엘리트들과 지도층들에게 대안무역은 따먹는 순간 죽을 수밖에 없는 백설공주의 독사과 내지는 우리를 에덴 동산에서 쫓겨나게 만드는 선악과일뿐이다.  

  일반 국민에게 공정무역의 의미는 어떤 것인가? 공정무역을 그저 웰빙의 트렌드로 혹은 유기농으로 혹은 자선사업 정도로 치부해 버리지 않는가? 실제로 얼마전 27살짜리 남자 청년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던 가운데 공정무역은 "돈가진 사람들이 돈쓸데가 없어서 돈지랄하는 것이 아닌가요?"라는 어처구니 없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그 청년이 무식해서도 아니고, 심성이 고약해서도 아니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공정무역을 바라보는 시선이, 환경 친화적인 농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딱 그정도이다.  

  굳이 공정한 거래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다지 불편함이 없는데 왜 공정무역을 의식하고 생활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그리고 왜 유럽인들은 공정무역을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가?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소비에도 윤리적인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하여 이얼게 설명한다. 

  카탈로그는 '당신이 수공예품 구매에 100를 쓴다면 그 돈은 어디로 갈까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질문에 대한 답도 친절하게 해놓았는데 공정무역의 분배구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자료를 보니 일반상점에서 사면 판매상과 중개상에게 40루피, 운영비 20루피, 마케팅비 10루피, 재료비와 생산비 20루피를 제외한 나머지 10루피가 생산자에게 돌아간다. 그러나 큐트 마힐라 비카스 상가탄과 같은 생산자단체에서 바로 사면 재료비와 생산비 30루피, 마케팅과 운영비 10루피, 여성 공예가 단체에 30루피, 그리고 시골 생산자에게는 30루피가 돌아간다. 여성공예가 단체에 들어가는 30루피는 공정무역의 초과이윤으로 공예작업에 재투자되고 사회적 요구에 따르는 데 쓰이고 있다 (P.82)  

수익을 창출하는 것 자체는 나쁜 일이 아니짆아요. 문제는 누가 이익을 얻는가 입니다. ... 그러나 제품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 생산자에게도 '공정한 몫'이 돌아가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고 그것이 바로 공정무역의 핵심요소다.(P.282 ~ 283)  

  생산자에게 생산품으로 인한 이익이 일정부분 돌아가야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그게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아닌가? 그런데 자본주이가 발달하면서 초심을 잃어버렸달까? 최소한의 노력과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데에 급급하다 보니 정당하게 치러야할 값도 치르지 않는 것이 자본주의의 가장 큰 폐해가 아닌가? 결국 오늘날 자본주의의가 스스로를 망가뜨리기 위하여 무한질주하는 모습을 우리는 매일 접하고 있지 않는가? 제로섬 게임에 몰두하면 할수록 우리의 미래는 잿빛이 짙어질뿐이다. 스스로를 파괴하는 자본주의를 멈춰 세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나는 공정무역이라 생각한다. 아직은 시작단계이지만 우리가 공정무역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이 당에 정착시켜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무한경쟁이 아닌 상생의 경제학, 이것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 아니겠는가?   

  코끼리 똥 종이에 발견한 가치는 큰 수확이다. 나는 공정무역 활동의 자세를 코끼리 똥에서 본받으면 좋다고 생각했다. 대립되어 있던 농민과 코끼리들을 화해시키는 정신, 그리고 수익금 일부르 사회에 환원하는 정신은 공정무역의 정신과도 일치한다. 공정무역으 단순히 착한 소비가 아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정신이다. 많이 가진 자가 덜 가진 자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생산과 소비가 공정하게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거래다. 코끼리 똥이 지역에 평화를 가져온 것처럼 공정무역이람 아름다운 거래가 세상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한 것 같아 힘이 솟는다.(P.422)  

  상분지를 통하여 농민과 야생코끼리가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았듯이, 적당한 선에서 적당한 가격을 치르고,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법을 배우는 경제학이 앞으로 우리가 몸에 익혀야 하는 경제학이 아니겠는가? 나는 이런 경제학으로 공정무역을 생각한다. 내가 지금 구매하는 물건 하나하나가 지구 반대편의 어느 한 사람에게는 생존을 위한, 그리고 미래를 꿈꾸기에 충분하지는 않지만 희망을 품게 해 줄 수 있는 귀한 재물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살아간다면 소비자로서의 욕구충족에 더하여서 윤리적인 책임감까지도 감안한 소비습관을 길러야 하지 않겠는가?  

  마지막으로 공정무역에 대해 분명히 기억해야 하는 것은 공정무역은 적선이나 동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공정무역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들도 공정무역을 적선이나 원조로 오해하는데, 분명 잘못된 것이다. 공정무역 상품도 분명 시장에서 팔리는 물건이다. 품질에 따라 시장에서 자연 도태될 수 있는 물걸이라는 뜻이다. 물건을 생산하는 사람도 원조를 받거나 구걸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보다 못한 사람이 아니다. 공적무역이 초기 단계인 우리가 가장 조심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공정무역은 어느 일반에 유리하도록 조건없이 팔아주는 것이 아니므로 소비자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좋은 품질을 갖추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따라서 공정무역 단체들은 소비자의구매성향에 대한 연구와 생산자 지원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P.101)

  그의 인간에 대한 사랑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음식을 주기보다는 기술을 배우게 하여 자립의 기반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든 것이다.(P.137) 

  제 3세계의 사람들을, 저개발 국가의 사람들을 나와 동등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그들의 자립을 돕는 것, 그들에게 공정한 노동의 댓가를 지불하는 것, 그래서 세상을 좀 더 아름다운 곳으로 만드는 것, 이것이 공정무역의 매력이 아니겠는가? 지금은 비록 작지만 저자와 같은 사람을 통해서 이 나라에 졸부정신이 아니라, 물질만능주의가 아니라 상생의 정신, 책임있는 소비자 의식이 싹트길 소망해 본다.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거래,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이는 말이 아닌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