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은 사랑하지 못하는 병>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두 번은 사랑하지 못하는 병 - 사랑했으므로, 사랑이 두려운 당신을 위한 심리치유 에세이
권문수 지음 / 나무수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두 번은 사랑하지 못하는 병"이라는 제목에서 순애보를 떠올렸다. 클래식에서 혹은 번지 점프를 하다와 같은 영화에서 보는 한 사람을 위해서 목숨까지도 다 바치는 사랑, 그래서 사랑이 끝났을 때 후회도 없고, 뒤 돌아 봄도 없는 그런 사랑에 관한 이야기인줄 알았다. 한창 열애에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인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두번 사랑하지 못하는 병"이라는 제목과는 달리 사랑 때문에 깊은 상처를 받은 사람들을 상당하면서 느꼈던 사랑에 관한 생각들, 그리고 상처를 딛고 일어나 다시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그러나 솔직하게 풀어 놓은 책이다. 책의 내용을 십분 반영한다면 "다시 사랑하기 위해서" 혹은 글의 제일 마지막 문장에서 인용한 이 글의 제목처럼 "사랑, 정말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가 더 어울리지 않겠는가? 

  누구나 그렇겠지만(물론 안 그런 사람도 있긴 하다.) 사랑 이라는 열병에 빠져서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해 하기도 하고 가슴 설레이면서 밤잠을 못이루기도 한다. 그러다가 불행히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가 깨어지게 되면 사랑한만큼 깊은 상처를 받아 눈물로 밤을 하얗게 지새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심각한 경우에는 목숨까지 포기하게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한 사랑하는 것이 숙명이고 당연한 것이라면, 실연의 아픔 때문에 상처받고 힘들어 하는 것 또한 살아 있는 인간이라면 겪게 되는 당연한 일련의 과정이 아니겠는가? 

  자연스럽게 사랑과 이별을 배우면서 인생이 성숙하는 것이 우리 인생의 자연스러운 흐름인데 그 과정이 너무나 힘들고 아픈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다시는 사랑하지 못하게 되기도 하고, 자기만의 동굴에서 살면서 다른 사람과 벽을 쌓고 살아간다. 사랑으로 인해 받은 상처를 사랑으로 치유하고자 끊임없이 다른 대상을 찾아 헤매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런 것들이 사랑의 상처를 치윻 주지 못한다는데 있다. 사랑의 상처란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무뎌지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사랑의 상처란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무뎌지는 것이고 무덤덤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일뿐이다.  

  나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다. 20살에 나보다 한 살 어린 한 사람을 만났고, 25살까지 만났다. 처음 연애하는 사람 둘이 만나서 좋은 과정을 거치면서 오랜 세월동안 관계를 유지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에 상대방에 대한 소중함과 설레임도 사라지는 권태기 비슷한 과정에 들어가게 되었다. 둘 다 아직 어렸고, 상대방의 상처를 안아 주기보다는 상대에게 더 큰 상처를 입히기에 급급했으며, 결국 그렇게 헤어지고 말았다. 다음 과정은 이 책에 나오는 대로 상실, 불안, 무감각, 중독, 트라우마, 오해, 금기의 과정을 차례차례 밟아갔다. 나는 이렇게 아픈데 세상은 너무나 밝아서 한 때 밤낮 모자를 쓰고 다니기도 했으며, 불면증에 몇달을 시달려 보기도 하고, 상처 때문에 밥을 거의 못먹고 음료수로 연명을 하기도 했다. 상처가 극에 달했을 때에는 약을 먹고 목숨을 포기하려도 했다. 사랑이 깊었던만큼 상처도 깊었고 그 상처가 치유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흘렀다. 상처가 치유되기 전에 다른 사람을 만나보기도 했지만 나에게 위안이 되기보다는 상대방에게 더 큰 상처를 주고 받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상처가 무뎌지고 무덤덤하게 될 즈음에 아내를 만났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하 과정을 통해 깨닫게 된 한가지는 누구나 열렬한 사랑을 하지만 사랑을 하면서 정말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누구나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서 중간에 멈추고 포기하려고 하지만, 담을 샇고 살아가지만 그것이 사랑의 상처를 결코 치유해 줄 수 없다. 오히려 포기하면 할수록 더 상처를 받게 될 뿐이다. 다시 사랑하기를 포기한다는 것은 자신을 포기하는 것이며,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오늘도 사랑 때문에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해 주고 싶다. 그리고 딷 이 한마디만 건네주고 싶다. 

"사랑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거야. 잘 모르겠지만 너는 정말로 괜찮은 사람이야.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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