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인간이 될 수 있을까>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로봇이 인간이 될 수 있을까? - 수수께끼와 역설의 유쾌한 철학퍼즐 사계절 1318 교양문고 14
피터 케이브 지음, 남경태 옮김 / 사계절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한번 손에 들면 내려 놓을 수 없다. 철학적 문제와 사고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필독서(임레 리더, 케임브리지 트리니티칼리지의 수학교수) 

  피터 케이브의 책은 활기가 넘친다. 흥미로운 아이디어, 까다로운 수수께끼, 난해한 퍼즐, 재미있는 역설로 가득하다. 12세에서 112세까지 개방적인 태도와 탐구 정신을 기진 모든 사람들, 그리고 철학에 처음으로 발을 들여 놓은 사람들이 읽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 책을 읽고 생각에 잠기지 않는다면 당신은 이미 죽은 사람이다.(티모시 채플, 런던 개방대학 철학 교수) 

  흥미와 재치가 가득한 책, 즐겁게 읽는 가운데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마이클 클라크, 노팅엄 대학 철학 석좌 교수) 

  책날개에 달린 이 책을 추천하는 글들이다. 하나같이 재미있다, 뛰어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고 생각이 없다면 죽은 것과 마찬가지이다라고 하면서 책을 칭찬하는 말 일색이다. 물론 책을 추천하면서 비평하고 비판하는 안좋은 글을 실을리 없지만 왠지 죽은 사람이라는 말에 딴지를 걸고 싶어진다. 이것만 해도 이 책은 충분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던 책날개의 책 소개 글에 딴지를 걸고 싶어지게 만드니 말이다. 

  나는 알라딘 서평단 3기로 활동하면서 피터 케이브의 "왜 사람을 먹으면 안된느가?"라는 책을 접해 보았다. 처음 그 책을 접했을 때 참 신선했다.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철학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철학에 대해서 가볍게 생각할 만한 질문들을 던진다는 생각에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 내려갔었다. 그러면서도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이 책이 철학에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책은 될지언정 사람들에게 철학적인 사고의 깊이를 더해주지는 못할 것이라 사실이다. 철학적인 깊이를 더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묻고 따지고 그 안으로 깊이 침잠해야 하는데, 이 책은 그럴 성질의 것이 못되었기 때문이다. 꺼리는 말고, 실생활에 접하는 철학적인 고민들은 많이 소개가 되었는데 지면상의 이유인지, 아니면 책 구성상 가질 수밖에 없는 문제인지 너무나 간략하게 소개하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렸다. 나같이 이해력이 딸리는 사람은 도무지 이 주제에 대해서 이 책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반론을 제기할 수도 없고 이해하면 이해하는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못하는대로 넘어갈 수밖에 없었고, 이것이 큰 불만이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의 불만을 맛본다. "로봇이 인간이 될 수 있을까?"라는 제목과 표지에 철학에 관한 깊은 질문을 던지고 있는가 기대를 했다. 마음 한편으로는 매트릭스에 대한 분석일까, 혹은 터미네이터나 기계전사 109같은 사이보그에 대한 철학적인 분석일까? 두근두근 기대하면서 책을 폈지만 어디서 많이 보았던 틀이었다. 급하게 이름을 보는 순간 이런 젠장. "피터 케이브"였다. 역시나 같은 틀, 같은 저자, 같은 아쉬움을 주는 책이었다. 

  책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 역시 본편만한 속편은 없어라는 궁시렁 거림 속에 책 날개에 적인 추천사가 눈에 띄인 것이다. 울고 싶은 아이 뺨 친다고 불편한 심기에 딴지를 걸만한 꺼리를 제공해 준달까?  

  책을 읽으면서 생각에 잠기기보다는 잠에 잠기는 나는 과연 죽은 사람인가? 생각이 없는 사람인가? 아니다. 그저 딱딱해도 좋지만 조금은 더 깊은 철학의 세계로 내려가고 싶은 사람일뿐이다. 만약 피터 케이브가 똑같은 스타일로 세번째 책을 낸다면 그닥 사서 읽고 싶지 않을 것 같다.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마릴린 보스 사반트의 몬티홀 딜레마와 같다고 하겠다. 수학의 주류에서 벗어나 수학자들을 조롱하며 수학을 수수께끼의 수준으로 끌어 내려 대중과 공유한 그처럼 철학을 퍼줄과 수수께끼의 수준으로 끌어 내려 일반 대중과 공유하려는 것이 책의 목적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논란이 많은 몬티 홀 딜레마처럼 논란 거리가 많은 책이지 않은가?

PS. 몬티 홀의 딜레마는 영화 21에도 등장한다. 미키 교수가 주인공을 시험하면서 냈던 퀴즈가 바로 몬티 홀 딜레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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