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스바루>를 읽고 리뷰해주세요.
굿바이, 스바루 - 뉴욕 촌놈의 좌충우돌 에코 농장 프로젝트
덕 파인 지음, 김선형 옮김 / 사계절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스바루? 그게 뭐야?" 

  처음 책을 받으면서 머릿 속에 들었던 생각이다. 내가 알고 있는 스바루라고 해봐야 고박 만화의 주인공인데, 혹시 그 스바루는 아닐테고 도대체 무엇이란 말이냐? 거기에다 부제는 "뉴욕 촌놈의 좌충우돌 에코 농장 프로젝트"이니 스바루에 대한 궁금증은 더 커져갈 수밖에 없었다. 스바루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읽어가면서 스바루가 무엇인지 알았다. 스바루는 바로 일본 자동차 메이커였던 것이다. 주인공이 12년을 몰고 다녔던 스바루 레가시 웨곤이었던 것이다. 생산 연도도 다르고 차종도 다르겠지만 아마 대충 이런 것이 아닐까? 

 

  젠장 스바루가 바로 이런 SUV 차량을 의미하는 것일 줄이야. 이래서 무식하면 죽어야 한다는 것인가? 여하튼 12년 동안 정들었던 스바루에게 작별을 고하고 식용유로 가는 새로운 트럭을 구입한 저자는 뉴멕시코에 자리잡아가면서 좌충우돌한다. 염소를 사가지고 돌아가다가 물에 휩쓸려 내려갈 뻔하기도 하고, 깐풍기 냄새가 나는 식용유를 연료로 하는 차량을 몰고 다니기도 하며, 코요테로부터 닭을 지키고, 방울뱀과 싸우기 위하여 완전 무장을 한다. 물론 유기농 달걀을 뇌물로 바치기도 한다. 이 책은 처음 땅을 구입하고 목장을 만들어, 자급자족을 목표로 농사를 짓는 저자의 삶을 솔직담백하게 그리고 있다. 아니 솔직담백이라기보다는 과도한 뻥을 심하게 섞어가면서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아이팟과 서브스피커, 노트북을 포기하지 못하고 월마트에 충성을 다하는 뉴요커가 어느날 화석 연료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지 궁금해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아이팟과 서브스피커와 노트북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다만 자기가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는 화석 연료들을 줄여보는 것이 가능하겠는가라는 생각에서부터 그의 실험은 시작된다. 실험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징표가 바로 정슨 스바루와의 헤어짐이다. 화석 연료로 구동하는 정들고 튼튼한 스바루를 버리고 식용유로 가는 트럭 로트를 구입한다. 그리고 염소젖을 짜서 아이스크림을 얻게 되는 그날까지 월마트와 스바루로 대표되는 화석연료 사용의 습관을 끊기 위한 눈물겨운 투쟁을 시작한다. 

  그의 투쟁을 바라보면서 생각해본다. 나는 과연 얼마나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있는가? 얼마나 그러한 것들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아이들이 있다는 핑계를 대면서 그리 먼 거리가 아님에도 자가용을 이용하고, 롯데마트에서 대량으로 물건을 구입하며(때론 구입한 음식물들을 다 먹지 못해서 버리는 것들도 있다.) 유기농보다는 인스턴트 식품을 선호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도시에 살면서 화석연료를 줄이고 유기농을 섭취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일인지 잘 안다. 얼마나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지도 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내게 불가능한 것은 제쳐두고 가능한 것만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내가 할 수 있는 것들마저 불가능한 것들과 함께 뭉뚤그려서 포기하고 있지 않은가?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PS. 책이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다. 유머스럽다. 그러나 그 유머가 미국인이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유머라는 것이 흠이다. 번역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눈에 띄는 것도 흠이라면 흠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은 읽어볼만한 책이다. 특히 중고등학생이 읽으면 딱 좋을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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