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에 속지 마라>를 리뷰해주세요.
지구온난화에 속지 마라 - 과학과 역사를 통해 파헤친 1,500년 기후 변동주기론
프레드 싱거.데니스 에이버리 지음, 김민정 옮김 / 동아시아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요즘 개콘의 제일 마지막에 나와서 "누가 끝이래~"를 외치시는 분이 계시다. 바로 이 분이시다. 개그만 윤형민이 오랫동안 울궈먹고 있는 캐릭터인 왕비호인데 항상 처음 외치는 말은 정해져있다.  

"우선 내 소개를 하지, 난 개그계의 안티, 연예계의 안티, 시청자의 안티로 새롭게 태어난 내 이름은 왕비호야!"
 

  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시작되는 그의 독설은 개콘의 마지막 불씨를 다시 되살릴만큼 인기가 있다. 어던 연예인이 나왔든지 간에 거침없이 독설을 퍼붓는 그의 말은 비꼼의 대명사가 되었다. 그의 비꼼과 독설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의 독설이 사실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지금까지 보도되었던 많은 사실들을 토대로 해서 이리꼬고 저리꼬니 이렇게 사람의 마음에 상처입히는 독설이 되어 버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의 독설이 스스로 수위를 조절한다는 것이다.

  내가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머릿 속에 바로 떠올린 것이 바로 이 왕비호인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에 관해 규제하려는 노력이 있어 왔다. 그 결과물이 교토의정서가 아닌가? 그런데 교토 의정서에 참석하지 않은 미국의 과학자가 "지구온난화는 말짱 거짓말이다. 사기다. 교토 의정서도 순수한 과학적인 열정이 아니라 정치적인 것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다."라고 외친다. 과연 그의 말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어필할 수 있을 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신선했던 것은 지구의 기후현상을  바라보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입장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이다. 하나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늘어남에 인하여 온실효과가 일어난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지구는 과거로부터 1500년의 기후 변동을 겪어왔고, 지금의 온난화도 그 과정의 일환일뿐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후자의 입장을 취하면서 지구온난화가 얼마나 사기성이 짙은 학설인지 조목조목 따지면서 반박하고 있다. 저자의 주장은 아주 간단한다.  

"지구온난화는 비과학적이다. 지금의 온난화 현상은 1500년을 주기로 나타나는 지구 기후변동의 당연한 현상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환경단체들이 자신의 이익과 정치적인 입장을 위하여 지구온난화를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화석연료와 화학 비료가 오늘날 풍족을 가져다 주었고, 만약 이것을 멈추어 버린다면 오히려 인류의 위기가 닥칠 것이다. 아끼려는 생각하지 말라. 후손들에게 화석 연료를 불필요할 수 있다. 대체 에너지라는 말은 말짤 거짓말이고 사기다." 

  요약하다보니 조금 과격한 모양새가 되었지만 크게 다르지는 않다. 저자들은 나름대로 과학적인 입장을 취한다고 하지만 때론 과학적인 입장이라고 선택한 것이 앞과 뒤에서 다르게 인용되는 부분들도 발견하게 되지만 그것이야 워낙 귀에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의 과학의 특징이라 생각하니 넘어간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불편했던 것은 무책임한 낙관주의라는 것이다. "기후변동은 원래 일어난다. 그리고 온난화 기후에 들어갔을 때 지구는 번성했다. 로마와 중국, 중세의 번성이 그 예가 아닌가? 그러니 걱정하지 말아라. 인류는 이제 더 번성할 시기를 맞이할 것이다. 더 발전된 기술력(화학 비료, DDT살충제, 화석 연료 등)이 인류의 번성을 보장해 줄 것이다. 화학비료를 배제한 유기농법이라는 것은 무책임하면서도 구시대적인 것이다. 이런 것으로는 인류의 식량을 감당하지 못한다. 왜 미국과 1세계에만 희생을 강요하느냐?" 이런식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도대체 이넘들은 뭐하는 놈들이야?"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더 나아가 후치족과 투치족의 전쟁을 그저 식량의 부족으로 인해 나타난 것이며, 화학 비료 사용과 유전공학을 통한 유전자 변이 식물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전세계적으로 이런 전쟁이 계속 일어날 것이라 경고하는 단계에 이르러서는 할 말을 잃었다. 게다가 제일 마지막에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아껴서는 안된다. 아직도 우리에게는 사용할 화석 연료들이 많이 있다. 단지 생산비용때문에 사용하지 않고 있을 뿐이지 기술력이 발달한다면 그 문제는 충부히 해결될 것이다. 후손들은 화석 연료보다 더 좋은 에너지원을 사용하여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인들이여, 일주일에 차를 두번탄다고 생각해봐라. 얼마나 불편하겠는가? 그리고 해수면 상승으로 위기를 만나는가? 그렇다면 이사가면 된다. 요즘은 이동이 얼마나 편리한가? 우리가 해야할 일은 쓸데없는 에너지원을 개발하는 불확실한 일이 아니라, 더 많은 수확을 위해, 에너지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더 기술력을 발전 시키는 것이다."라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도대체 이게 뭐하자는 짓거리야?"라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았다. 여기에 비하면 왕비호의 독설은 애교수준이다. 이게 곡학아세라는 것일까? 

  "왜 이럴까?"라는 생각에 저자들의 경력을 보다가 허드슨 연구소를 발견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부시 정책의 열렬한 후원자, 온갖 강경 정책을 내놓는 곳, 민간 싱크탱크라 말하면서 전방위적으로 미국을 우향우하게 만드는 단제의 연구원이 쓴 책이라면 충분히 그럴만하다. 속지말아야 할 것은 지구온난화가 아니라 이 책이 아닐까? 분명 저자들의 주장에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그러나 그들이 그렇게도 비판하던 모습을 스스로 취한다. 자기들의 주장, 나아가서 그들의 정치적인 입장을 대변하기 위하여 과학을 이용하고 있다. 이것이 그들의 주장이 힘을 잃는 이유이다. 

PS. 오타가 너무 많다. 번역도 매끄럽지 못한 곳도 있고, 갑자기 문맥이 단절되는 느낌을 받는 곳이 한 두곳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별 3개를 주려다가 1개를 덜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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