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마지막 인터뷰>를 리뷰해주세요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와 나눈 3일간 심층 대화
오연호 지음 / 오마이뉴스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09년 5월 23일 대한민국 16대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검찰의 수사를 받으면서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신문의 1면을 장식하던 가운데 당한 사건이었기 때문에 그의 죽음을 놓고 해석이 분분했다. 어떤 사람들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라고 말하며 그를 무책임한 사람으로 몰아갔고, 이에 합세하여 유력 일간지들은 그를 범죄자로 낙인찍었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표적 수사에 의해서 죽임을 당한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정치적인 타살설을 제기하였고, 소위 진보적이라는 신문들은 여기에 합세하여 현 정권을 성토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러한 혼란 가운데 처음으로 맞이한 전 대통령의 자살을 바라보면서 국민들은 얼이 빠져버렸다. 경상도에서는 잘 죽었다, 남자 같지도 않은 놈이라는 말이 강하게 돌았다는 댓글도 있었고, 내가 살고 있는 잠실에서도 물론 이와 비슷한 말을 하는 사람들이 다수였다. 창피하게도 내가 몸담고 있는 기독교는 자살은 죄이니 노무현이는 지옥으로 갔을 거라는 막말을 하는 어르신들도 있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의 마지막을 보면서 한 가지 질문을 진지하게 던져본다.  

  우리는 노무현에게서 무엇을 보는가? 

  역사상 정말 별종같은 사람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아닐까? 고졸출신에(그것도 상고), 노사모라는 팬클럽을 통하여(이를 컨닝해 박사모라는 단체가지 생길 정도니 그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가?) 대통령이 된 사람, 바보, 말 실수가 많은 대통령, 준비 안된 대통령 등 그에 대한 평가는 좌에서부터 우까지 대단하다. 진보진영은 진보진영대로 배신자로. 보수진영은 보수진영대로 빨갱이로 몰아가면서 그를 압박했다. 많이도 외로웠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표지에 있는 그의 얼굴이 자신에 차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측은해 보이는 이유가 여기있는지도 모른다.  

  나에게 있어서 노무현이란? 글세다. 진보라고는 할 수 있지만 좌파라고는 할 수 없다. 국방에 많은 것을 투자한 것과 이라크 파병, 민족주의를 내세우는 그의 정책을 보면서 때론 유럽의 좌파같다는 생각마저 한다. 나에게 노무현은 좌냐 우냐가 아니다.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노무현은 권위주의 해체자일뿐이다. 어떤 사람과도 계급장 떼고 싸우는 투쟁심, 가진 권력과 줄을 내려놓고 오직 개인의 실력으로만 승부하려는 고집스러움이 바로 노무현의 특징이 아닐까? 그리고 이것이 그리도 노무현이 비난을 받은 이유가 아니겠는가? 

  한국 사람들을 보면 때론 신기할 때가 있다. 정말로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맞나 의심이 든다. 너무나 쉽게 권위에 복종하고 줄과 빽을 찾는다. 혈연, 지연, 학연으로 대표되는 3연은 바로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예가 아니겠는가? 도대체 왕정이 무너진지 언젠데 아직가지도 대통령을 나랏님으로, 영부인을 국모로 이해한다. 국모가 고졸출신이라는 것이 쪽팔리다는 어느 분의 이야기를 신문 기사를 통해 보고 그냥 웃어버렸다.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수학여행 보낸 말이기 때문이다. 아이나 어른이나, 개나 소나 대통령을 보고 명박이 명박이 한다고 화를 내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난 노무현을 생각한다. 그의 가장 큰 작품이 이것이 아닐까? 

  대통령의 이름을 함부로 부를 수 있는 것, 대통령을 비판할 수 있는 것, 이것이 그의 가장 큰 업적이라 생각한다. 감히 대통령을 욕할 수 있겠는가 생각하며 그저 복종만 외치면 서슬푸른 군사독재가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는 대통령이라면 하나님과 동기동창생이라고 착각하며 살고 있지 않았는가? 이런 우리의 잘못된 사고의 틀을 그는 과감히 자신을 던져서 깬 것이다. 권위주의를 깬 짱돌이 바로 노무현이다. 

  언론, 시장, 국가, 공무원 등등 우리 주변에는 복종하기를 강요하는 권위주의가 너무나 많다. 그러나 권위주의는 권위와 다르다. 깨야 한다. 노무현은 그것을 우리에게 확실하게 보여준 사람이다. 감히 대통령이 자살한다는 생각을 했겠는가? 결국 그도 인간이요, 고뇌를 가진 한 시민일 뿐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이 아니겠는가?  

  노무현을 추억하는 모든 이들이여, 쓸데없는 권위에 복종하지 말라. 대화하고 토론하고, 타협하라. 지배당하지 마라. 시계를 거꾸로 돌릴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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