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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과 신들 - 개정판
주원준 지음 / 한님성서연구소 / 2018년 4월
평점 :
어릴 때부터 신화가 재미있었다.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고, 그 내용 자체로도 재미가 있다. 도대체 이런 상상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서 신화에 관한 책이라면 닥치는대로 읽기 시작했다.
교회를 다니면서 성경을 이해하는데 이러한 점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런데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무엇인가 아쉬운 것이 있었는데, 내가 알고 있는 신화들은 대개 그리스와 동양, 그리고 북유럽 쪽에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바벨론과 이집트의 신화는 아직도 내겐 생소한 부분들이다. 그래서 이 분야의 책이 나오면 구해서 보는 편이다. 책 표지와 제목을 보는 순간 낼름 집어들었다. 그동안 사놓은 책들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에 구매를 자제했지만 저 표지와 제목을 보는 순간 "이것은 반드시 구매해야만 한다."라는 생각을 하고, "성경을 이해하려면 꼭 필요해"라는 면죄부를 주면서 샀다. 그런데 재미는 있는데 난해하다. 난해하다는 표현은 내용이 어렵다는 말보다는 무엇인가 껄쩍지근한 마음이 해소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책의 두께가 생각보다 두껍지 않은데 너무 많은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화적인 내용에 충실하기 보다는 성경을 번역함에 있어서 이러한 내용을 감안하는 것이 훨씬 더 좋지 않겠는가라는 취지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집트의 신화와 바벨론, 메소포타미아의 신화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고대 팔레스타인의 신화에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성경을 연구하거나, 번역하는 사람들에게는 유익할지 모르지만 신화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부족한 책이다.
그래서 선뜻 누군가에게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지는 않다. 필요하면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라는 말이면 족할 것 같다. 아마 개인적으로도 이 책을 여러번 펴보지는 않을 것 같아서 가뜩이나 넘치는 책꽂이에 꽂아 놓을 책을 하나 장만한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