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소설을 안 읽어 또 소설을 샀다. 이번엔 심훈의 <상록수>다. 예전에 조현 기자의 <울림>이란 책을 읽다가 거기 소개된 최용신에 관한 내용을 보고 본격적으로 읽어 볼 생각으로 샀다. 뭐 그도 그렇지만 나도 나이를 먹었는지 우리나라 근현대 문학에 대해 넘 아는 바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기회있는대로 좀 읽어봐야하지 해서...

 

<백석평전>은 안도현 시인이 쓴 것도 있지만 그전에 몽우 조셉킴이란 화가가 쓴 책이 있어 사 봤다. 이 책은 공식적으론 절판된 상태지만 중고샵에선 아직 간간히 거래되고 있는 책이다. 안도현의 책이야 언제라도 사 볼 수 있지만 절판된 책은 언제 복간될지 알 수 없으니 호기심에 사 봤다.

 

이 모든 책은 알라딘 합정점에서 샀다. 물론 직접 가사 산 것이 아니고 광활한 우주점을 이용했다. 그런데 책 배송이 원래 어제였는데 오늘 도착했다. 주문은 10일 그러니까 지난 주 금요일에 주문했다. 주문할 때도 좀 거시기하긴 했지만 뭐 중고 책을 산 죄려니 하고 느긋하게 기다리기로 했다. 하지만 이렇게 보내주기로 한 날짜를 지나서 오니 이 또한 거시기하지 아니할 수 없다.

 

알라딘뿐만 아니라 여타의 인터넷 서점에선 지연 배송에 대해 보상 제도를 한다지만 그건 신간에 관해서지 이런 중고 책이나 출판된지 어느 정도 지난 책에 대해선 책임이 없다. 그러니까 고객으로선 책을 빨리 보고 싶으면 신간을 끼워 사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예 느긋하게 기다리는 쪽을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하루를 지연해서 오니 웬지 중고 책 샀다고 홀대 받는다는 느낌이 든다. 늦게 받는 것도 서러운데 지연씩이나?! 이게 과연 그럴 일인가. 물론 서점의 입장에선 먼저 처리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그러는 것이겠지만 기다리는 고객의 입장에선 별로 유쾌한 일은 아니다.

 

이런 일이 나만 겪는 일일까. 그렇지 않아도 지난 달인가 여기 알라딘은 아니고 옆동네 일이긴하지만 배송일 보다 늦게 와서 지연 보상 받으려고 한다고 했더니 책임이 없단다. 뭔 말인가 한참 머리를 굴렸다. 그땐 중고 책을 주문한 것도 아닌데 왜 그러지 했더니 신간이 아니기 때문이란다. 순간 좀 빡쳤다. 고객의 입장에선 이 지연 보상이라는 게 참 눈 가리고 아웅이란 생각이 든다. 

 

잘은 모르겠다만, 당일배송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또 그에 못지 않게 택배 생각해서 당일배송을 일부러 안하는 고객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나야 워낙에 신간을 안 사긴 하지만 간혹 가물에 콩나기로 신간을 산다면 나도 당일배송은 안 한다. 어쨌든 이렇게까지 고객은 이해하고 배려하려고 하는데 왜 중고 책 주문하면 홀대 받는 느낌인지 알 수가 없다. 며칠씩 걸려 받는대신 날짜는 어기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닌가. 이게 비단 나만의 일일까. 이런 게 계속 쌓이면 신간만 중요하고 중고 책은 늦어도 된다는 생각이 은근 쌓이지 않을까. 배송 추적을 해 보면 이건 택배사의 문제 보단 서점측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물론 바쁘기도 하겠지. 안 그래도 바쁜데 광활한 업무까지 하려니 몸이 두 개라도 모자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이해해야 하는 건가. 뭔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게다가 포장에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건 내가 책을 받아 볼 때마다 느끼고 그래서 이용 후 평가란에도 몇 번 얘기했던 건데 포장용 접착 테이프를 안 쓰거나 가급적 최소화하면 좋겠다. 당췌 이거 뜯느라고 팔목이 아플지경이다. 옆동네 서점은 테이프 안 쓰고 접착제 쓰던데 얼마나 좋던지. 어쨌든 이런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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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0-07-15 17: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게 복걸복인 모양입니다.

전 광활한 우주점 이용하면서 매번
다음달 받았었는데 아쉽네요...

제가 사는 동네는 후져서 그런지
당일배송이 되는 적이 없더라구요 ㅋㅋ

저도 합정점에 살 책들이 제법
있는데 사러 가면 할인도 받고 좋을텐데 -

stella.K 2020-07-15 18:32   좋아요 0 | URL
잉, 다음 달에 뭘 받으셨다는 건지...?

하긴, 당일 배송 했는데 못 받는 경우도 많긴 하더라구요.
그때 보상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직접 가서 사면 더 싼가요?
그래도 전 이번에 이렇게 저렇게 할인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배송료는 빠진 것 같습니다.
2만원 이상 사면 무료 배송이지만 워낙 읽지 않은 책이 많아
2만원 이상 사면 웬지 부담스럽더라구요.
하긴 옛날에 2만원이면 책 세 권 샀는데
요즘도 그렇게 살 수 있다는 거 생각하면 행복한 건데...ㅠ

레삭매냐 2020-07-15 21:11   좋아요 0 | URL
급하게 타이핑하다가 오타가 났네요.

다음달이 아닌 다음날이었습니다 ㅠㅠ

21주년 백인가 사면 25만원에 5만원
할인해준다고 해서 낚였습니다 파닥파닥

전 요즘 새책보다 중고책 사들이고
있거든요. 새책은 도서관 희망도서로...

stella.K 2020-07-15 21:18   좋아요 0 | URL
헉, 그렇습니까? 광활한 우주점이 다음 날 배송...?
근데 왜 저는 그렇게 늦게 오는 걸까요?

근데 25만원에 5만원 할인이라.
몰랐지만 알아도 저는 할 수도 해서도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ㅠ

수이 2020-07-15 2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 게 있나요? 저는 당일 배송으로 준다 하고 다음날 받는 경우가 태반이었는데;;; 이것도 지연 배송 보상이 되는 걸까요? 아이쿠 왜 저는 이런 게 있는지도 몰랐을까요;;;

stella.K 2020-07-15 21:04   좋아요 1 | URL
헉,ㅎㅎㅎㅎㅎㅎ
그럼 어쩌면 폐지됐을지도 몰라요.
난 당일배송 안한지 오래됐고,
이렇게 수연님처럼 지연 보상이 있다는 것도 몰라
슬쩍 없애버렸는지도 몰라요.
한 번 알라딘에 알아보심이...!?

암튼 전 며칠이 됐건 보내준다는 제 날짜에
따박따박 보내주기나 했으면 좋겠어요. 흥~

수이 2020-07-16 21:59   좋아요 0 | URL
없어졌대요 언니 ㅋㅋㅋ

stella.K 2020-07-17 19:55   좋아요 0 | URL
와 ~ 그럴줄 았았슴다 그럼 폐지됐다고 정식으로 고지를 해야하는 거 아닌가요? 어떻게 소리소문도 없이... 배송날짜도 안 지켜. 해명도 없어. 그냥 아무 때나 보내주겠다는 말네요.ㅉ

수이 2020-07-17 20:34   좋아요 1 | URL
그래서 안 그래도 제가 진상 고객짓 좀 했어요 ㅋㅋㅋ 근데 음 당일배송 힘들면 그냥 당일배송 광고 하지 말고 익일에 보내줘도 되지 않을까요? 전세계에서 당일배송 안되면 조급해하는 민족은 한민족만일 것도 같은데 말이죠. 당일배송도 빨리빨리의 영향이겠죠? 언니

stella.K 2020-07-18 11:11   좋아요 0 | URL
잘했습니다.역시 수연님! 멋집니다!!ㅎㅎㅎㅎ

2020-07-24 0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0-07-24 17:46   좋아요 0 | URL
앗, 그런가요?
전 그때 배송추적 보니까 오히려 서점에서 늦게 보내주니까
배송도 늦어진 것 같던데...
그럴 수도 있겠군요. 뭐든지 인터넷은 하루만 늦어도
신경 쓰이더라구요.ㅋ

페크pek0501 2020-07-17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글을 읽고 광활한 우주점이 무언가 하고 검색해 봤잖아요. 나만 모르나 하고 ㅋ

영업하는 곳은 어디든 소비자와의 신뢰가 중요하긴 하죠.

stella.K 2020-07-17 19:58   좋아요 0 | URL
설마 언니만...?ㅎㅎㅎㅎ
정말 배송 안 지키면 배신감 느껴요.ㅠ

북프리쿠키 2020-07-21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도 재단장하시고,
한국 소설도 새롭게 읽으시고~
잘 계시는거 맞다고 봅니다^^;

stella.K 2020-07-21 18:22   좋아요 1 | URL
아니, 이게 누구십니까?
이렇게 마실도 와 주시고.
오시면 오신다고 기별이나 주시지 않고.
이거 원 부스스합니다.ㅋㅋㅋ
저야 늘 잘 지내죠.
책은 늘 마음만 있고 많이 못 읽습니다.
저 심훈의 상록수도 언제 읽게 될런지도 모르고 사기만 했습니다.ㅎㅎ
 

                                                       

                                           

 

이 책은 이번에 처음 나온 건 아니다. 전에 <하나님은 당신에게 실망하셨다>란 제목으로 나왔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선지 제목을 바꾸고 다시 나왔다. 역시 뭐든지 제목이나 이름을 잘 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먼저 제목은 왠지 거부감이 들어 읽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제목을 이렇게 바꾸고 나오니 좀 읽어 볼 생각이 든다. 물론 이전 제목이 더 낫다고 할 독자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난 이 제목이 더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이건 원제가 아니다. 원제는 먼저 쓴 제목이 맞다. 그렇다면 원제를 쓰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작가가 왜 그런 제목을 정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작가가 정한 것을 존중해 줄 필요는 있지 않을까. 물론 원작자와 충분한 상의 끝에 정해진 거라면 이의를 달 필요는 없겠지만 말이다.


독자로서 결론부터 얘기하 지면 이 책은 어떤 제목으로 나왔던 나와는 너무 안 맞는 책이다. 무엇보다 저자가 과연 기독교인일까 의문스럽다. 가끔 아니 어쩌면 생각보다 많은 비기독교인들도 성경에 관한 책을 쓰는 것 같긴 하다. 그것이 성경의 권위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상관이 없겠는데 그러기는 쉽지 않다. 또한 난 그런 책에 내 시간과 여력을 바칠 생각이 전혀 없다. 세상에 읽어야 할 책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책까지 읽는단 말인가. 사실 내가 이 책을 읽어 볼 생각이 있었던 건 이 책은 그런 류의 책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뭔가 성경을 좀 더 새롭게 볼 수 있는 시야를 제공하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그것 아는가? 4, 5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성경은 <성경젼서>라고도 했으며 세로로 쓰였다는 사실을. 말에 의하면 한자어 성경을 한국말로 옮겼다고도 했다. 그러니 얼마나 딱딱하고 어려웠겠는가. 거의 고어 수준의 문어체를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 신앙의 선배들은 성경을 읽고 마음이 뜨거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읽으면 읽을수록 더 읽고 싶다고도 했다. 또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성경을 읽고 회심한 사람의 이야기가 곳곳에 넘쳐난다. 고어 수준의 딱딱하고 재미없는 책이라면 잊히는 책이 되어야 할 텐데 그 책은 오늘도 새로운 버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적어도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에 번역된 새로운 성경의 종류만 해도 꽤 여러 종류가 나왔다. 당장 나만해도 3, 4 종류의 버전을 가지고 있으니. 그런 걸 보면 성경이 얼마나 쉽게 독자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지 알 것도 같다. 그뿐인가, 저명하고 신뢰할만한 학자나 기타 저자들이 성경을 이해시키고자 각종 연구서와 강해집, 에세이들을 얼마나 쏟아 놓는지 알 수가 없다. 그들의 노력은 가히 눈물겹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은 권위는 인정받았을지 모르지만 대중성을 얻는 데는 실패한 듯하다.       


어쨌든 그런 것을 볼 때 성경은 꼭 그렇게 권위 있는 학자나 저술가들에 의해서만 새롭게 쓰일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 회의가 없지 않다. 일반인들도 자신만의 성경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난 그런 시도를 하기도 했다. 물론 하다가 중단하긴 했지만. 그건 순전히 나의 게으름 때문이다. 어쨌든 바로 이런 관점에서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저자는 어떻게 자신만의 성경을 썼을까.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당황스럽다 못해 화가 났다. 난 정말 저자에게 묻고 싶다. 저자가 바뀐 책 제목에 동의를 했던 안 했던 "성경에 정말 이런 내용이 있어?"라고 묻는다는 건 있다는 동의를 구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난 "성경 어디에 그런 내용이 있냐?"라고 묻고 싶다. 비근한 예로 저자는 아브라함이 득남을 기념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무료로 할례를 주었다고 썼다. 정말...? 그거 하나 진짜인지 아닌지 찾아보는 건 그러니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언제 사라가 아브라함을 시켜 그의 첩 하갈과 그의 아들 이스마엘을 없애라고 시켰는지 모르겠다. 내가 알기론 하갈이 아들 이스마엘을 낳았다는 이유로 자기 주인인 사라에게 버르장머리 없이 굴어 쫓겨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말인다. 게다가 구약의 요셉이 농무성 장관이라고? 언제 총리대신에서 그렇게 강등된 것일까?  


뭐 또 그것까지도 그렇다고 치자. 알다시피 요셉은 형제들에 의해 노예로 팔렸지만 나중에 그렇게 이 책에 표현한 대로 농무선 장관이 되었다. 그러나 요셉 이야기는 꿈을 가진 인간이 하나님께 어떻게 단련을 받고 훗날 그 같은 위대한 인물이 될 수 있는가를 드라마틱하게 잘 보여 준다. 거기엔 요셉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들을 하나님이 어떻게 다루시는지, 어떻게 화해하고 용서를 하게 하시는지도 더불어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단순히 이미 너무 크게 성공해 버린 요셉에게 상대적으로 보잘것없는 신세로 전락해버린 형제들을 동정하고 싶었는지 살아남으려면 그 앞에서 아무리 굴욕적이더라도 머리를 조아려야지 별 수 있냐는 식으로 마무리하고 만다. 도대체 이게 뭐란 말인가. 그러기엔 이 이야기는 스케일이 제법 크다는 생각은 안 해 본 걸까. 독일의 문호 토마스 만은 이 이야기만으로 여섯 권짜리 장대한 드라마를 쓰기도 했다. 창세기에는 2장인가 2장 반 정도밖에 안 되는 분량인데 말이다. 그런 걸 생각할 때 단 몇 줄의 조크를 시도했다는 건 오히려 자신의 무지함을 드러내 준 꼴 밖에 더 되겠는가. 


문제는 또 있다. 입다와 그의 딸에 관한 이야기다. 입다가 영토 전쟁에서 이기고 개선했을 때 제일 첫 번째로 자신을 맞아주는 사람을 하나님께 드리겠다고 한 장면이다. 그런데 하필 딸이 자신을 맞이해 줄 건 뭐란 말인가. 하지만 약속은 약속이니 드리는 수밖에. 그런데 성경 어디에 저자가 제시한 딸을 불에 태워 바쳤던가? 성경엔 아버지께 두 달의 말미를 달라고 하곤 친구들과 함께 산속에 들어가 시집도 못 갈 자신의 운명에 실컷 울고 그 후 평생 독신으로 하나님만 섬기고 살았다고 전해지는데 말이다.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에서 동물을 태워 바치기는 해도 사람을 산 채로 태워 바친다는 건 들어 본 적이 없다. 그건 당시의 이방신들이 그렇게 했고 하나님은 오히려 그것을 혐오하셨다. 요는 저자는 여호와와 이방신을 아무런 확인이나 거리낌 없이 동격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브라함과 사라의 이야기는 또 어떤가? 그들은 꽤 오랫동안 아이를 낳지 못했다. 또 그것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은 아이를 낳지 못한 부부라면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아무렇지도 않은 양 하나의 우스개 소리로 치부한다. 즉 아브라함이 90살이 될 때까지 고령으로 사라와 무수한 섹스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골반 탈구와 부은 발목 말고는 아무것도 잉태하지 못했다(22p)고 쓰고 있다. 도대체 말인지 방귀인지 알 수가 없다. 저자는 아직 90 노인은 아닌 줄 아는데, 자식이 없는 90 노인을 그런 식으로 대놓고 비아냥거려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저자 같으면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다는 얘긴가? 저자의 인격이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 밖에도 문제 되는 표현과 내용은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을 정도다. 아무리 성경 에세이고, 유머와 독설의 카타르시스라고 하지만 성경이 이렇게까지 웃음거리로 전락시켜도 좋을지 의문스럽다.


물론 이 유머와 독설과 카타르시스를 위해 저자가 얼마나 웃기려고 눈물겹게 노력했는지 알 것 같긴 하다. 실제로 미국 독자들이라면 많이 웃었을 것 같긴 하다. 그들은 조금만 웃겨도 깔깔대고 웃지 않는가. 웃음의 포인트도 좀 다른 것 같긴 하다. 오래전 미국 시트콤을 보면 별 웃기지도 않은 장면에서도 관객들이 박장대소하고 하는 걸 보면서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사람은 너무 안 웃는다고 비판하곤 했다. 웃는 것조차도 비교와 비판의 대상이 돼야 한다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래저래 경직된 것 같긴 하다. 그 덕분에 모든 것을 할 수만 있으면 희화시키려고 하는 것엔 비판할 생각은 없는지 묻고 싶다.


아마존에서 5점 만점에 4.5를 받았다는 건 무슨 기준일까. 아마존엔 유머 도서 코너가 따로 있는 걸까? 그래서 유머 지수가 높아서 그런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건가? 어쨌든 그 기준이 의문스럽고 더구나 우리나라 집계는 아니다. 그런 것에 혹해서 책 구입을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그런데 실제로 이 책에 대한 리뷰 점수가 대체로 높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성경은 너무 어려워 읽다가 포기했는데 이 책은 너무 재밌어 끝까지 읽었다는 식의 평가가 높다. 이해할 수가 없다. 의도했든 안 했던 저자는 너무 유머와 독설에 치중하다 보니 성경을 거의 날조하다시피 했는데도 그것에 대해 분노는커녕 문제제기도 할 생각이 없는가 보다. 좋은 게 좋은 거다.  아무리 유머도 좋다지만 원문은 침해하지 말아야하지 않는가. 더구나 성경이다.  


사실 성경이 쉽지는 않다. 성경뿐만이 아니다. 세상의 모든 경전은 하나 같이 어렵다. 불경은 쉬운가? 코란은? 그래서 못 읽겠다면 그건 독자의 선택이지 그것을 어렵게 전해 내려온 경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종교가 됐는 그 신을 믿기로 작정했다면 그 신에 대해 말한 책에 도전해 보는 건 너무나 당연한 거다. 어떠한 경우에도 성경은 하나님의 뜻과 계시를 알고자 함에 있지 깔깔대고 웃고자 있는 것이 아니다. 앞서도 예기했지만 성경을 알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학자들이 노력을 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지 않는다면 그건 줘도 못 먹는다는 말과 같은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도대체 우리나라 기독교 저서들은 얼마나 번역되어 있을까 새삼 궁금해졌다. 나는 최근 한 성서 출판사에서 성경을 스토리텔링으로 푼 책을 한동안 재밌게 읽은 적이 있다. 그건 순 우리나라 저자들로만 구성해서 쓴 책인데 경탄할 정도였다. 그러면서 이 책들은 얼마나 다른 언어로 번역되었을까 궁금했던 것이다. 모든 면에서 K가 거의 독점을 하다시피 했다. 하다못해 방역도 K 방역이라지 않는가. K 크리스천 출판물도 못지않을 텐데 잘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과연 이 책을 읽었다고 성경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까. 물론 관심을 가질 수도 있겠지. 하지만 정말로 성경 읽기가 부담스럽다면 어느 정도 그 권위를 인정받은 다른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이를테면 유진 피터슨의 <메시지> 성경이나 앞서 말한 <스토리텔링 성경>, <쉬운 말 성경> 같은 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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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0-07-15 0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성경 한번 볼까 하고 앞에만 보다 말았습니다 어떤 책은 이야기 식으로 돼서 다른 성경보다 재미있기도 했는데, 앞부분밖에 못 보다니... 지금은 그 성경이 없네요 성경도 재미있다고 말하고 싶었나 하는 생각이 조금 듭니다 나라마다 사람마다 웃는 게 다르기도 하지요


희선

stella.K 2020-07-15 15:32   좋아요 1 | URL
맞아요. 구약은 출애굽기 이후로 좀 재미가 없지요.
그래서 그부분만 때가 타 있잖아요.
성경을 좀 재밌게 읽을 필요는 있는 것 같긴한데
이 책은 좀 비추더군요.

저는 잘 웃는 편이 아닌데 한번 웃었다하면 마구 웃는
B형이랍니다.ㅋㅋ
 

원래 엄마와 딸은 그다지 좋은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죽했으면 전생에 원수가 부모 자식으로 만난다고 했겠는가.


지난 주말 첫째와 둘째 조카가 왔다. 첫째는 남자 아이(설마? 그만도 30대 초반의 직딩이다)라 좀 뚱한 편이고, 그 보다 한 살 아래인 여자 조카는 상냥하고 만만해서 좋다. 둘째는 지난 명절에 봤을 때만 해도 살이 좀 쪘다. 속으로 '쟤도 나잇살이 붙는구나.' 했는데 이번엔 홀쭉하고 예뻐져서 왔다. 얼마 전 안부 삼아 외할머니한테 전화를 한 모양인데 오지랖 넓은 엄마는 손녀 위로한답시고 "힘들지? 냉면 먹으러 와." 이러는 바람에 두 놈이 입맛을 다시며 외가에 온 것이다.     


둘째 조카는 원래 명랑하고 밝은 편이긴 한데 이번엔 더 밝아져서 왔다. 뭐가 그렇게 좋은지 연신 싱글벙글이다. 전화 왔다고 했을 땐 왜 새삼스럽게 전활까 무슨 일 있나 했는데, 냉면 먹으러 오란 말에 밝아진 것을 보면 녀석은 외할머니가 해 준 음식이 그리웠었나 보다. 더구나 엄마가 녀석들 어려서부터 꽤나 걷어 먹였다고 생각했는데 냉면은 아직 못 먹어봤다는 말이 새삼 놀랐다. 정말? 결국 우리 엄마 실력 발휘에 들어가 주시고, 조카들은 한바탕 홰를 치며 먹고 돌아갔다.


강릉 사는 언니와 같이 살지 않은 녀석들은 먹기 전 할머니표 냉면을 사진 찍어 보내기도, 그 전부터도 외가에 갈 거라고 자랑 꽤나 늘어놨었나 보다. 결국 언니가 뒤늦게 전화가 왔다. 언니로선 아이들에게 냉면을 해서 먹여줬으니 모른 척할 수 없으니 전화한지도 오래 돼 겸사겸사 했을 것이다. 엄마는 첫째에 대해선 살찐 것 외엔 그다지 할 말이 없는데, 둘째가 살이 빠진 것과 더 예뻐지고 성격이 밝아졌다며 칭찬을 했다. 그러면서 "걔는 참 지엄마 안 닮았어." 하며 한마디를 더 보탠다. 손주의 엄마라면 누구를 이름이겠는가. 바로 당신의 딸을 이름이다. 자식 가진 엄마들은 자신보다 자신의 아이를 칭찬해 주는 것이 더 좋다고 하던데 언니의 입장에서 친정엄마가 그런 식으로 자신을 빗대서 딸을 칭찬하면 어떤 기분일까. 


하긴 내가 봐도 둘째는 언니를 안 닮긴 했다. 언니는 데면데면한 것이 요즘 말로 츤데레 스타일이고 그건 우리 집 내력이기도 하다. 타고난 걸 어쩌라고. 또 알고 보면 그게 다 조상 탓 아니겠는가. 그렇다고 둘째가 주워왔을 리는 없고, 오래전 둘째가 갓 태어났을 때 우연히 언니네에서 언니의 시어머니를 뵌 적이 있다. 물론 언니 결혼식 때 뵌 적이 있긴 했지만 기억에 없었고 난 그때야 제대로 뵌 셈이다. 그분은 한마디로 얄상한 미인형이었다. 그땐 둘째가 친할머니를 닮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워낙 핏덩이였으니. 아이는 집안 그 누구라도 닮는다고 둘째가 자라면서 외모며 성격도 딱 친할머니 판박이다. 그러니 엄마는 둘째가 뚝뚝하고 츤데레인 외가를 안 닮아 다행이란 말을 그런 식으로 간단히 후려쳤으니 언니의 입장에선 친정 엄마가 딸을 칭찬해 준 마음은 고마운데 왠지 뒤가 찜찜할까 했을 것이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도 있건만. 그러자 언니는 걔가 얼마나 쌀쌀맞고 팩팩거리는지 아냐며 사실을 폭로한다.


그러고 보면 엄마와 딸은 뭔가 꼬인 관계다. 그러려니 해야지 뭐.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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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07-06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래도 어딘가 꼭 닮은데가 있을걸요.

stella.K 2020-07-07 15:05   좋아요 0 | URL
그럼요. 그 핏줄이 어디 가겠습니까?
원래 집안 사람끼리는 툭툭하잖아요.ㅎㅎ

2020-07-07 0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0-07-07 15:08   좋아요 0 | URL
죄송합니다.ㅠ 그럴 때가 있죠.
쓸 때는 잘 썼으려니 해도 다음 날 일어나서 보면
또 들쑥날쑥한 게 보입니다.
그래서 또 다듬었습니다. 잘 모르실 수도 있겠지만...ㅋ

페크pek0501 2020-07-07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엄마는 저를 제일로 친답니다. 그다음이 우리 애들이에요.
우리 애들한테 엄마를 힘들게 하지마, 이런 말을 하곤 합니다. ㅋ
누구는 손주들밖에 모른다고 하던데...

stella.K 2020-07-07 15:18   좋아요 0 | URL
언니가 맏이신가 봐요.
엄마도 손주가 좋긴한데 얘들이 지 엄마 가지고
놀리고 함부로 말하면 좋게
느껴지진 않나 봐요.ㅋ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 번역가 권남희 에세이집
권남희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무슨 에세이가 이렇게 웃겨도 되나 스탠딩 코미디를 보는 줄 알았다. 에세이가 고급스러워진 것도 사실인데 꼭 그렇게 고급스러울 필요가있을까. 언제든 공감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다면 그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글재주가 부럽다. 가끔 이렇게 에세이도 쓰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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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는 작가가 되겠어, 계속 쓰는 삶을 위해 - 출세욕 먼슬리에세이 2
이주윤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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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80쪽 내외. 보통의 다이어리만 한 크기. 이런 책을 읽고 뭐 할 말이 많을까 싶기도 한데 의외로 할 말이 많아 무엇부터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알아주는 작가의 글 쓰기 담론이 아니다. 격식을 차리지 않은 '글쟁이 언니의 솔직 토크' 뭐 그런 느낌이다. 특이하게도 이건 기획물이다. 뭔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먼슬리 에세이'란 시리즈물의 2탄으로 나왔다. 그것도 앞으로 한 달에 한 권씩 펴낼 거란다. 와, 요즘 출판 기획과 작가의 활동이 여기까지 왔구나. 새삼 놀라기도 했다. 모르긴 하지만 우리나라는 문인 협회는 있어도 작가 협동조합 같은 건 공식적으론 없는 것 같던데 뜻 맞는 사람끼리 모여 책을 내고 원고료를 n분의 1로 나누고, 서로 으샤 으샤 하는 뭐 그런 활동이 좀 많아졌으면 좋겠다. 하긴 그 코 묻은 원고료를 n분의 1로 나눠봤자 얼마나 돌아가겠냐만. 어쨌든 말이 되거나 말거나 작가들의 활동은 진화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먼슬리가 됐건 뭔 소리가 됐건 작가는 자꾸 떠들고 판을 깔아줘야 한다.


책에서 이슬아 작가에 대해서 말해서 말인데, 알다시피 이슬아는 구독 작가로 유명하다. 저자는 자신은 필력이 없어 그런 활동은 못한다고 손사래를 치는데 이건 누구든 일단 마음만 있다면 한 번 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오죽하면 나 같은 사람도 해 봤으려고. 누구에 비한다는 게 좀 그렇긴 하지만 이슬아도 처음부터 구독자가 많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저자가 구사하는 문장은 젊은 독자들이 좋아할 만 문장이다. 그들 가운덴 구독을 좋아하기도 하던데 먹힐만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싫으면 말고.


지금 생각해도 내가 대담하긴 했지. 작년에 이슬아 삘 받고 나도 어설프게 구독 활동을 했으니. 처음 시작을 했을 땐 과연 구독하겠다는 사람이 있을까 싶었는데 결론은 많지 않아서 그렇지 아주 없지는 않았다. 또 그런 흔치 않은 독자가 있다는 걸 생각할 때 독자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고, 내 글을 구독해 준 독자들에겐 지금도 고마운 마음이다. 대신 난 그때부터 이슬아를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되는 후유증이 생겼다. 그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그래도 이슬아는 글 잘 쓰는 작가라는 건 인정! 


2.

독자란 말이 나와서 말인데, 아무리 기고 뛰고 나는 작가가 글을 써도 꼭 글 못 쓴다고 구박하는 독자는 있게 마련이다. 나도 언젠가 책을 내고 모 사이트에서 이것도 글이냐고 구박하는 독자의 리뷰를 보고 기분 상한 적이 있다. 성격상 또 그런 건 못 참는 성격이라 뭐라고 반박하려다 결국 말아버렸다. 이제 난 독자가 아니라 작가다. 체신을 지켜야 한다. 그런 것에 일일이 대응하면 글은 언제 쓰고 이미지에 스크래치만 간다. 


생각해 보면 독자는 그럴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랬다. 저자가 애정 하는 작가 중 한 명이 김애란인가 본데 어떻게 김애란을...?! 할지 모르겠지만, 몇 년 전 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모 소설을 내 특유의 필봉으로 가차 없이 사시미를 떴다. 그러자 어느 댓글러는 속이 후련하다고 했고, 좋아요도 그때 기준으로 최고점을 찍고, 심지어는 그달의 리뷰에 선정돼 적립금까지 받았다. 그래. 사시미를 뜨려면 이 정돈해 줘야지. 나름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독자는 딱 거기까지다. 그 이전도 그랬지만 그 이후에도 올라오는 리뷰도 칭찬일색이었다. 뻘쭘했다. 잘 썼다는데 내가 더 이상 뭐라고 말하리. 거기까지가 독자의 일인 것이다. 거기에 저자는 악플에 대처하는 작가의 자세에 대해 아주 합리적인 대처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냥 반사라고 하란다. 그 이유는 책에 자세히 나와 있으니 읽으면 되고, 과연 그러면 되겠다 싶다.


3.

저자는 참 열심히 사는 사람 같다. 계속 쓰는 작가가 되려면 둘 중 하나다. 저자처럼 치열하게 쓰던가 아니면 낮엔 일하고 밤에 쓰거나. 모르는 소리 한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저자는 첫 책을 내고 계속 출판사 사장과 편집자와 케미가 좋아 일을 계속해 오고 있는가 본데 그러기가 쉬운가 싶기도 하다. 내가 알고 있기는 개점휴업이라고 첫 책 내면 각자도생의 길을 가지 않을까. 물론 뜻이 맞아 연이어 낼 수도 있겠지만 그러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첫 책 내고 출판사 사장한테 엄청 깨졌다고도 했는데 과연 그게 작가의 문제인가 싶기도 하다. 난 워낙에 첫 책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아서 그런지 오히려 출판사 쪽에서 책 내자고 했을 때 2년이나 튕기다 지난 2016년에야 겨우 냈다. 어느 출판 사건 자기네 출판사에서 책을 내주면 서로 고마운 거지 깨고 깨지고 가 어디 있단 말인가. 그냥 재밌으라고 하는 소리 같기도 하다. 


출판사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초보 작가일수록 조금이라도 좋은 출판사에서 책을 내고 싶다는 욕심이 없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어느 출판사에서 책을 낼 것이냐에 대한 저자의 견해에 기본적으로 동의는 하지만, 그래서 내 책이 유명 출판사에선 그냥 하나의 배경 정도밖에 안 되는 취급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것도 스펙이라면 스펙 아닐까. 자신의 책을 소개할 때 "거 유명 작가 000가 낸 출판사에서 냈어. 그러니까 끕이 같다고." 구라 치고 싶지 않을까. 이러고저러고 지간에 어느 출판 사건 내 책을 귀하게 여겨 줄 출판사가 제일이라고 생각한다. 원고료 따박따박 주고.


작가치고 원고료 날려 보지 않은 작가가 있을까. 알아봤더니 우리가 알만한 유명 작가도 무명 때 한 번씩은 다 원고료를 떼인 경험이 있더라. 그 말을 듣는데 어찌나 속이 쓰렸던지. 남의 일 같지가 않아서 그런다. (물론 나 같은 경우는 출판사는 아니다. 어느 단체다.) 작년 말에, 내 책을 내 준 출판사 사람들이랑 오랜만에 만나 게거품 물고 원고료 떼었다고 성토하니까 사장이 듣더니 딱 한 마디 하는데 속이 좀 뚫리는 것 같았다. 양아치라고. 그러자 난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어졌다. 그 말 한마디를 못해 그렇게 게거품을 물었던가 싶었던 것이다. 혹 시내 글을 읽는 독자 중에 원고료 준다고 해 놓고 안 준 의뢰인 있거든 지금이라도 더 이상 양아치 되지 말고 반드시 지급해 줬으면 한다. 그거 안 준다고 부자로 잘 살 것도 아니지 않은가. 최소한 양심은 지키고 살아야지.


4.

내가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그 많은 글쓰기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이란 쳅터였다. 나는 저자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가급적 접속사 쓰지 말이라. 부사 쓰지 말아라. 단문으로 써야. 기타 등등의 잔소리 솔직히 좀 지긋지긋했다. 중요한 건 문장의 자연스러움과 아름다움이다. 물론 가급적 그런 걸 쓰지 않음으로 해서 자연스럽고, 아름답다면 당연 그래야겠지. 하지만 지나치게 의식해서 꼭 그래야만 하는 줄 알고 강박적이 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대신 저자는 장기하의 <싸구려 커피>를 들어 글이라 생각하지 않고 노래 부르듯 글을 불러 본다고 했는데 그건 정말 참고할만하다. 중요한 건 글의 리듬이라고. 나도 영화 <변산>을 보면서 힙합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말인데 노래도 아닌 것이 리듬은 있다. 우리의 글 쓰기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뮤지컬도 그렇지 않은가.


5.

이러니 저러니 해도 '계속 쓰는 삶을 위해 팔리는 작가가 되고자 한다면' 글은 무조건 써야 한다. 나도 한때는 블로그에 낙서 반, 일기 반 한 글만 쓰는데 무슨 책을 낼까 싶었는지만 결국 책을 냈다. 물론 그것으로 책을 내지는 않았다. 내가 쓴 책은 독서 에세이였다. 문제는 그 이후다. 물론 그 이후에도 난 뭔가를 끄적이긴 했지만 블로그질을 예전만큼 안 하게 되었다. 요는 누가 봐도 되는 글, 누구 보라고 하는 글을 확 줄였다는 것이다. 그러다 '나는 어쩌다 신문 연재 기회를 얻게 되었나'를 읽다 정말 찔렸다. 그 알량한 책을 내니 글 쓰기가 더 불편해졌다. 누가 이런 후진 글만 쓰면서 어떻게 책을 냈지? 흉보는 것 같아 스스로 위축되기도 했다. 사실은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데 말이다. 


그것을 깨닫고 좋다. 그럼 오늘부터 다시 1일이다. 했다. 예전에 난 블로그에 100일 동안 뭐라도 쓴다고 하고 그걸 실천한 적이 있다. 물론 그게 또 책을 내게 된 동기는 아니지만 분명한 건 그런 내공이 모여 책을 내게 된 건 아닐까 한다. 그러므로 저자 말마따나 무조건 써야 한다. 어설픈 글로 투고할 생각하지 말고 남이 볼 수 있는 공간에 꾸준히 글을 써 두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런데 그 1일을 아직도 시작도 못하고 난 이렇게 리뷰만 쓰고 있다.ㅠ


6.

이 책은 정말 웃기고, 재밌고, 용기를 주는 책이다. 누구든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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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7 0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7-01 14: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17 11: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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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8 10: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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