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남자] 세상을 향한 유쾌한 조롱과 냉소

김광일기자 kikim@chosun.com

존경하는 선배 한 분이 이메일을 보내오셨습니다. 도종환 시인의 ‘단풍 드는 날’이라는 시가 인용됐습니다.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고 했네요.

쩌엉, 뜨아. 시한테 이마를 맞아보셨습니까. 다음 구절에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고요.

그처럼, 제 온몸을 키워온 것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면서 세상을 향한 나무의 사랑도 조용히 완성의 문턱을 넘습니다. 그에 비하면 그 발치에도 못 미치는 아웅다웅표 인간의 사랑이란 얼마나 지지부진한지요.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인 닉 혼비(48)의 장편 소설 ‘진짜 좋은 게 뭐지?’(원제:How to be good)를 권해 드립니다.

첫째 이유는 유럽과 미국 언론들이 “배꼽 빠지게 우습다”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 소설을 읽으면서 거의 방바닥을 굴러 다녀야 했습니다. 둘째는 늦가을 활엽수처럼 임기만료의 제 몸(젊은 날의 욕망)을 아낌없이 버려야만 진정 풍요롭고 아름다운 것(삶의 가치)을 가질 수 있다는 교훈 때문입니다.

주인공은 아이 둘을 낳은 여의사 케이티입니다. 마흔 안팎의 나이로 추정됩니다. 남편은 지역 신문에 칼럼을 기고하는 데이비드고요. 두 사람은 이혼이라는 칼날 위에 서서 춤을 추듯 매일매일을 살아갑니다. 모든 대화가 이런 식입니다. “내가 뭐 때문에 불만이라고 생각하는데?” “기가 막혀! 당신은 불만의 화신이잖아. 절대 안 변했겠지.”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도 마.” “데이비드, 당신은 불평해서 먹고 살잖아.”

케이티는 결국 외도의 유혹에 저항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빠져듭니다. 지역 보건 포럼에서 만난 스티븐이란 남자와 침대에 눕습니다. 영화 ‘위험한 정사’나 ‘나인 하프 위크’처럼 치명적인 관능과 매력을 주고 받는 사이는 아니지만 착하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환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냉정하게 말한다면 스티븐은 ‘케이티·데이비드’라는 커플 요리가 무료하고 느끼해지지 않도록 통마늘 양념처럼 끼어든 조연입니다.

대개 절박한 것은 통속적입니다. 왜냐구요? 누구나 앓고 있으니까요. ‘그 목소리, 그 말투, 그 밑도 끝도 없는 짜증이 싫을 뿐’(56쪽)인 커플들에게도 허무한 해피엔딩은 찾아옵니다.

세상은 조롱과 해학과 유쾌한 냉소로 바라보아야 건강해집니다. 이 소설도 그렇습니다. 그 조롱의 대상에는 물론 나 자신까지도 포함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시각이 공평합니다.

이 소설이 무쟈게 재미있는 원인을 다시 분석해보면, 대중적 기호를 소소한 일상 속에 끌어들인다는 미니멀리즘(minimalism)이 닉의 경쾌한 문체로 빛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세기 후반의 모범생’들이 보여주는 캐주얼한 리얼리티를 함 맛보십시오.

세상은 어차피 더 늙어가고 더 착해지는 사람과, 더 젊고 더 못된 사람들끼리의 대결입니다. 긴 시간 같이 부대껴온 파트너에게 “더는 이렇게 살수 없다”(이 소설의 첫 문장)고 말해버린 경험이 있는 분들께 이 소설을 권해드립니다. 나를 합리화하고 상대를 탓하기 위해(?) 이 소설은 짜잔! 입니다.

프로 축구팀 아스날의 열혈 팬을 통해 철없는 어른들의 ‘팬’질, 그리고 대체 신앙의 경지에 이른 대중문화에의 열광을 묘파한, 같은 작가의 소설 ‘피버 비치’도 함께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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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11-04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좋은 게 뭐지? 나온 거 보고, 오오오- 닉 혼비의 신작이! 하면서 사려다가..
저 무지막지한 표지 보고 접었습니다. - _ - 원서를 사서 보지.. 내 참.
문학사상사여.. 제발 표지에 공 좀 들이쇼.

이네파벨 2005-11-04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팬더님, 저 표지 디자인.....나름대로 기발하고 실험적인 새로운 미학을 추구하는게 아닐까요?^^
(저도 원서로 사서 읽어볼 생각예요. 아주 잼있는 소설은 원서로 읽어도 술술 넘어가니까 영어공부도 되고 일석이조인거 같아요. shopperholic(철자 맞남?)도 원서로 읽는거 추천!)

하루살이 2005-11-04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하곤 상관없는 일상 이야기 같긴 하지만 무지 재미있을것 같아요.
우와! 전 영어라면 질색인데 위에 댓글 남기신 분들은 대~단 합니다.
근데 정말 표지는 좀... 동화책인줄 알았어요.

panda78 2005-11-04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hoppaholic 이었던 거 같아요. 저는 결말 부분이 좀 마음에 안 들어서 1권만 읽고 말았어요. ^^; 원서 읽기에 좋은 책인 것 같기는 해요. 우선 재밌으니까.. ^^
저는 같은 작가의 [can you keep a secret?]이 더 좋았답니다.
이네파벨님, 저 표지만 그러면 모르겠는데 그게 아니라서요. ^^; 그리고 피버피치 표지도 사람들이 꽤 싫어했다는... ;;

하루살이님, 그죠그죠... 흑.. 아동용 책도 요즘엔 저것보단 세련되게 나올 거에요. ㅜ_ㅜ

stella.K 2005-11-05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님들의 이하동문입니다. 흐흐.
 

여자가 꼭 먹어야할 12가지 음식

투명한 피부와 아름다운 바디라인을 만들기 위해선 무엇을 먹어야 할까?

모든 여성들이 안고 있는 고민에 대한 답이 중국 북경출판사 웰빙실천팀이 펴낸 ‘여자가 꼭 먹어야 할 12가지 음식’에 들어있다. 이 책은 키위, 쇠고기, 김, 오이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식 재료들을 제대로 요리해서 먹는 것이 바로 다이어트와 아름다워지는 비결임을 보여주고 있다.

1. 키위
키위에는 모발 건강에 좋은 아미노산, 판토텐산, 엽산, 티로신 등이 들어있다. 또, 흑색 입자의 구리-철과 같은 무기질과 미용효과를 갖고 있는 마그네슘도 들어 있어 ‘미용 과일’이라 할 만하다. 또 비타민 C, E, K와 풍부한 섬유소를 함유하고 있는 저지방 식품으로, 다이어트와 미용에 특별한 효능이 있다. 키위는 벌레가 잘 생기지 않는 특성으로 인해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건강식품으로 각광 받는 이유 중 하나다.

2. 쇠고기
많은 여성들이 불포화 지방산의 함량이 높아서 쇠고기를 꺼린다. 하지만, 쇠고기 살코기의 지방 함량은 돼지고기의 5분의 1에 불과하며, 콜레스테롤 함량도 낮다. 이런 점에서 다이어트 중인 여성에게 쇠고기는 최상의 건강 식품이다. 쇠고기에 들어있는 엽산은 피부가 아름다운 색과 탄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국을 끓여 먹으면 얼굴과 다리가 붓는 것을 치료할 수 있으며, 만성설사에도 좋다.

3. 김
체내 단백질, 지방, 당의 대사에 관여하는 리보플라빈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리보플라빈이 부족하면 인체 내 점막층이 얇아져 여성의 경우 질 내벽 건조-충혈 등으로 인해 성관계 도중 통증을 느끼는 원인이 된다. 김에는 100g당 4.8g의 섬유소가 들어있어, 체내 불순물을 배출하고 미세순환을 촉진시켜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매일 아침 공복에 1~2 그릇 정도의 김 국을 마셔주면 변비 해소에 좋다.

4. 대두
대두에 함유된 사포닌은 인체 노화를 방지하고 레시틴 성분은 혈관벽의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며, 피니톨 성분은 당뇨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 철분, 이소플라본 등은 여성의 갱년기 증상 완화와 암 예방에도 좋다. 특히, 토코페롤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도 있다. 대두는 에스트론과 유사한 성분이 들어있어 성장기 여성의 유방 조직 발육에 좋으며, 성장기 이후에는 유방 건강에도 유익하다. 사포닌은 지방 분해를 돕지만 요오드를 방출시켜 갑상선 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김과 함께 먹는 것이 가장 완벽한 음식궁합이다.

5. 대추
여러 과실 중 노화를 방지하는 비타민P의 함량이 가장 많다. 우리 몸에 피를 보충해 주는 작용도 하기 때문에 월경으로 빈혈에 걸리기 쉬운 여성을 위한 식품이라 할 수 있다. 우울증이 있는 여성의 경우엔 대추와 감초, 보리를 함께 끓여 먹으면 마음을 안정시켜준다. 대추는 물에 끓여먹는 것이 가장 좋은 조리법이다. 단, 대추의 당분이 충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적당량만 먹고 양치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6. 시금치
장과 위를 자극하고 췌장액의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를 돕고, 배변을 용이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 피부 트러블을 예방해 준다. 또 두 눈을 맑게 하며 머리결을 윤기 있게 해 준다. 특히, 혈액 순환을 돕는 효과로 인해 다리에 신선한 영양과 산소를 공급, 다리가 가늘어지고 탄력 있게 만들어준다. 시금치 즙에 우유와 꿀을 섞어 만든 음료를 매일 한 컵씩 마시고, 같은 성분으로 마사지를 1~2달 동안 계속하면 얼굴의 기미가 없어지는 효과도 있다.

7. 오이
‘하이드록시 말로닌산’ 성분이 들어있어 당분이 지방으로 전환되는 것을 억제하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노화 방지성분인 비타민E도 풍부하게 들어있다. 오이는 생으로 먹을 때 영양분을 최대한 흡수할 수 있다. 오이 즙이 피부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

8. 모과
모과를 많이 먹으면 간과 위가 편안해지고 혈관이 굳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또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이 생기고 노화 방지 및 피부 보양 효과도 있으며 체력도 보강된다. 여성의 경우에는 특히 모과 효소가 유선 발육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가슴을 풍만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껍질에 두 번째 붉은 반점이 나타났을 때가 가장 먹기 좋은 상태.

9. 수세미 외
예로부터 생리불순, 생리통 등을 치료하는 약재로 사용돼 왔다.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의 체열을 식혀주는 효능이 있으며, 소화도 촉진시켜준다. 또 지방을 줄이고 살을 빼는데 효과적인 다이어트 식품이다. 덜 익은 수세미 외의 껍질을 벗겨 씨를 제거한 뒤 잘 갈아서 얼굴에 붙이면 알레르기도 예방되며, 피부가 깨끗하고 하얗게 되는 효과가 있다.

10. 알로에
알로에는 피부의 윤기를 더해주고 부작용도 없어서 피부나 두발에 두루 사용할 수 있는 최상의 천연화장품이다. 욕조에 알로에를 섞어 목욕을 하면 온몸의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내장 질병에도 효과가 있다. 미용효과 외에도 알로에는 면역력을 강화해주고 변비를 해소시키며 순환계 기능을 개선해 준다. 또, 소화기계 질병을 예방해주며, 식욕증진과 숙면에도 도움이 된다.

11. 셀러리
단백질, 지방, 섬유소, 광물질, 비타민이 풍부한 셀러리는 생리불순, 냉증 등 여성 질환에 보조치료 효과가 있다. 특히, 불감증이나 부인병을 앓고 있는 여성은 셀러리를 자주 먹으면 성욕이 회복되는 치료효과도 있다. 셀러리 뿌리는 굽거나 볶아서 먹기에 알맞고 국으로 끓이거나 샐러드·전병을 만들어도 좋다.

12. 자주색 양배추
양배추에는 비타민K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비타민K는 골밀도를 높여주고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 여성 건강에 필수적인 영양소다. 양배추는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중인 여성에게 안성맞춤이며, 특이 자주색 양배추는 식용을 억제하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는 최고의 음식이다. 철분 함량이 높기 때문에 익히지 않고 그냥 먹는 것이 가장 좋다.

 

/헬스조선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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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1-03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두~ 그냥 된장은 안되나요 ㅠ.ㅠ 콩이 시로요 ㅠ.ㅠ

stella.K 2005-11-03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렸을 땐 저도 콩 별로 안 좋아했는데 그것도 먹어버릇하면 먹겠드라구요. 편식하지 마셈.^^

진주 2005-11-03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이거 프린트해서 냉장고에 붙여 둬야징~~

가시장미 2005-11-03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어째 먹는 음식이 하나도 없네요. ㅋㅋ

stella.K 2005-11-03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님은 역시 현명한 주부시군요. 흐흐.
장미야/좋은 거 많이 먹어야 한다.^^
 
- 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김훈 지음 / 푸른숲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집이 언제부터 개를 키우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내가 태어나서 개라는 동물을 처음 대했을 때는 '캐츠'라는 털이 탐스러운 숫캐였다. 원래 있어 왔다고 하면 아마도 내가 태어나기 이전에도 우리집은 개를 키워오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을 해 본다.

 

암튼 이 '캐츠'라는 개는(개에게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다.) 늘 묶여만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아버지가 운동을 시켜야 한다며 가끔씩 풀어준게 화근이 되어서 어느 날 집을 나가서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았다. 지금도 기억이 난다. 난 그 녀석이 집을 나가던 날 열심히 녀석의 뒤를 쫓았다. 그렇게 열심이 뒤를 쫓았는데도 녀석은 뒤도 돌아보아 주지 않았다.

 

결국 난 녀석을 따라 잡을 수 없었다.  내 발은 두개고 녀석의 발은 네개다. 난 도무지 따라 잡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때 외삼촌인지 엄마인지 잘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그냥 놔두라고 했다. 그렇게 말했던 그는 녀석이 나가서 안 돌아 올 것을 이미 알았던 것 같다. 그리고 정말 안 돌아왔다. 난 내심 슬펐지만 우리 가족들 어느 누구도 녀석을 걱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슬픈 내색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개는 그런 존재인가 보다고. 과연 그럴까?

 

언젠가는 인간의 곁을 떠날 존재. 그렇다면 우린 얼마나 많은 개를 떠나 보내고 살았던 것일까? 지금도 내 곁에 있다가 떠나 보낸 개들이 생각이 난다. 개도 사람처럼 개성이 있다.  그리고 그것들을 지켜보노라면 동물에게는 영혼이 없다고도 하는데 그렇다면 그에 준하는 뭔가의 에너지가 개 안에 내재되어 있는 건 아닐까 의문을 가져 보기도 한다. 그러니까 사람과 교감하며 그토록 오랜 세월을 사람과 함께할 수 있지 않았을까?

 

김훈. 올해 들어 본의 아니게 그의 책들을 주섬주섬 읽게 되면서 나는 이 작가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게되었다. 이 책 역시 읽으면서 작가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언젠가 TV에 나와 대담하는 것을 본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그의 눈을 보았다. 유난히 눈에 안력이 있고 순수함이 베어 있었다. 그 눈으로 보았을 인물에 대한 또 사물에 대한, 국토에 대한 생각과 느낌은 어떠한 것이었을까? 

 

이 책은 너무나 완벽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는 단순히 개를 변호하기 위해 개의 입장에서 바라 본 세상을 얘기하려고만 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 탁월한 묘사도 묘사이지만, 거기에 또 하나의 층위를 더 얹어 우리 인간이 개를 어떻게 생각하고 대해 왔으며, 개와 개끼리는 또 어떠한 교감을 나누며 지내는가 참으로 작가의 상상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들면, 주인공 개를 미워하는 듯 하지만 내심 개를 그 특유의 무뚝뚝함으로 돌봐주는 노부부를 통해 사물을 대하는 한국인의 정서가 느껴졌고, 아무에게나 보리라고 불렀던 그것은 어찌보면 흔하디 흔한 개 이름 '뽀삐'의 대칭이었으리라는 생각도 가늠해 본다.

 

나중에 보리가 노부부의 둘째 아들네로 옮겨와 주인의 배에서 그 망망한 바다에서의 밤을 함께 보내는 모습은 사람과 개가 얼마나 끈끈한 정서적 교감을 나누고 있는가를 잘 표현해 주는 것 같았다. 또한 악돌이와 흰순이를 통해 개와 개끼리의 관계를 통해 야성과 본능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흰순이를 잔인하게 잡아 먹는 인간을 통해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개와 사람은 끈끈한 관계라고 여겨졌음에도 그것을 또한 여지없이 배반하는 인간 군상을 숨김없이 드러내 보여준다.   

 

인간의 눈으로 볼 때 보리의, 아니 개의 미래는 불안해 보인다. 언제 자기를 낳아 준 어미와 형제들과 떨어질지 모르며, 싸우다 다칠 수도 있다. 자신의 동족이 죽어감에도 불구하고 그 죽음을 그저 묵묵히 지켜봐야만 하고, 자신을 사랑해 줬던 주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보며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주인을 슬퍼하고 그리워 하지만 죽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 밖에도 이 책을 읽으면서 철저하게 개의 시선이길 바랬던 작가의 착념과 언어에 대한 새로운 해석들이 놀랍고 그럴듯해서 '과연 김훈이다!'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 책은 정말 여운이 긴 책이다. 우리집은 개를 오래도록 키워 온터라 개에 대한 애정 또한 계속해서 이어 온 셈인데, 이 책을 읽으면 정말 보리에 대한 연민과 애정에 울컥하게 만드는 감동이 있다.

 

그리고 이건 사족이긴 하지만, 개를 잡아 먹을 수 있는 인간에게 개 같은 존재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모순이란 생각도 해 본다.

오늘 밤도 우리 옆집에 사는 개는 외출해서 돌아오지 않는 주인을 목놓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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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11-03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걸~!! 멋지게 추천밥~!

stella.K 2005-11-03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좋아라~!

라주미힌 2005-11-03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K 2005-11-03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메르헨 2005-11-15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훈...칼의 노래를 읽은지 정말 오래되었다는 생뚱맞은 생각부터 드는...^^
그의 글은 읽을 수록 좋지요? 때론 완벽함에 숨이 막힐 것도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구요.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 볼 수 없는건 아마 스텔라님께섬 말씀하신 그 순수함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stella.K 2005-11-15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겠죠?^^
 
 전출처 : 플레져 > 라스트 콘서트

중학교 1학년때 정든 한옥집을 떠나 절충식 양옥집으로 이사했다.
작은 화단이 있었고, 집과 집들이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엄마가 큰 맘 먹고 사주신 피아노.
나는 매일 40분씩 피아노를 쳐야했다.

가족의 정서함양을 위한 세레나데였다고나 할까?

월급날이면 큰언니는 신간 파퓰러 피아노곡집을 사왔다.
작은언니는 일요일 오후에는 찬송가를 쳐달라고 졸랐다.
오빠는 midnight blue를 가르쳐 달라며 억지를 부렸다.

틈틈이 엄마가 좋아하는 나자리노를 쳤다.
아빠는 피아노 연주가 끝날 때 까지는 자리를 뜨지 않으셨다.

그러다 가끔, 나는 내가 좋아하는 라스트 콘서트를 쳤다.
자주 들으면서도 식구들은 늘 내게 물었다.

이 노래 제목이 뭐니?
뭐지? 뭐더라? 막내야 뭐지?

치...알면서.
언젠가 명화극장에서 다같이 눈물흘리며 본 영화라는 걸 알면서도
식구들은 뾰로통하게 피아노를 치는 막내 비위를 맞추느라
일부러 말을 걸곤 했다.

못된 막내, 이제 철 들어 착해졌는데
피아노 앞에 모여앉을 식구들과
너무 멀리 떨어져있다.

<라스트 콘서트 - 스텔라를 위한 협주곡>

 
플레이 누르세요.

 

Norman Rock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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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5-11-03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보아요!!!! 힘든 일 있어도 웃으면서 ^-------------^* 홧팅!!!

stella.K 2005-11-03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자꾸나.^-------^;;
 

德(덕)과 能(능)을 갖춘 리더가 지켜야 할 일곱 가지 원칙

 

첫째는 威而不猛(위이불맹), 

위엄이 있어도 두렵게 보이면 안 된다. 보통 위엄이 있는 사람은 좀 사납게 보이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둘째 泰而不驕(태이불교),

태연하되 교만해 보이지 않아야 한다. 자만심, 오만, 거만함이 드러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셋째 周而不比(주이불비),

두루 사귀되 사람과 사람을 비교하지 말라는 것이다.

 

넷째 矜而不爭(긍이부쟁),

긍지를 갖되 남과 다투지 말라고 했다. 보통 자긍심을 갖고 있으면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에 대해 싸우려 한다.

 

다섯째 群而不黨(군이부당), 

사람과 어울리면서도 편당을 짓지 말라는 것이다.

 

여섯째 食無求飽(식무구포),

밥을 먹되 배부르게 먹지 말라는 말이다. 모든 욕심은 식욕에서 시작한다. 매사에 절제할 줄 알아야 한다.

 

일곱 번째는 居無求安(거무구안),

집 짓고 살되 너무 편하게 살지 말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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