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오늘 이 책을 받았다. 예정대로라면 조금 더 일찍 받을 수도 있었는데 보내는 측에서 우리 집 주소를 불명확하게 기입하는 바람에 배달 사고가 났고 오늘에야 받은 것이다. 아마도 신주소와 구주소가 섞여서 뭔가 착오가 있었던 모양이다.

 

사실 올해부터 신주소를 써야 한다고 하기에 쓰고 있는데 아직도 택배 아저씨들이 구주소가 익숙한지 겉봉에 구주소가 자꾸 따로 기입되어 오고 있어 아무래도 그럴바엔 아예 구주소로 다시 바꾸는 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무튼 이 책을 내가 돈 주고 살리는 없고(책 값이 비싸기도 하거니와 이명박 대통령을 싫어하지도 않지만 좋아하는 것도 아니라) 운 좋게도 모처에서 하는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받아보게 됐다. 받고 보니 정말 묵직하다. 그도그럴 것이 800쪽이다. 두껍고 괜찮은 소설 두 권짜리도 읽는데 그 셈치고 읽으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빌 클린턴의 자서전 보다는 조금 얇은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막상 완독을 할 수 있을까? 조금은 의문스럽다. 한 나라의 대통령의 이야기고 대통령의 주된 업무가 정치, 경제, 외교 기타 등등이고 그 이야기가 전면에 깔릴텐데 내가 뭐 그 방면을 잘 아는 것도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닌지라 완독은 아무래도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이 책이 처음 나올 때부터 관심은 갔다. 워낙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통령이라 이 분이 말이 많다면 왜 많은지, 탈이 많다면 왜 많은지 알고 싶었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전혀 딴나라에서 역이민왔나 싶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임무가 현역으로 있을 때와  퇴임 이후가 많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알고 싶다고나 할까? 

 

그건 그냥 하기 좋은 말이고, 난 솔직히 정치엔 그다지 관심도 아는 바도 없는지라 역대로 대통령이 누가 되도 관심이 없다는 쪽이다. 그런데 대통령을 지지하는 쪽이야 말할 필요는 없는 것 같고, 욕하는 쪽에 관심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저들은 왜 대통령을 욕하는가? 정말 대통령이 비난 받을만 한 것인가? 어떤 논리와 타당성이 있는가? 아니면 비난을 위한 비난을 하고 있는 것인가? 혹시 그들은 대통령이 이명박이기 때문에 욕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대통령이 누가 되도 욕을 할 사람인 것인지 뭘 좀 알고 싶었다. 어차피 대통령을 포함 모든 리더의 자리는 욕 먹는 자리가 아니던가.

 

그런 것처럼 이 책이 출판되자 역시 반응이 뜨겁다. 인터넷 서점의 간단 리뷰를 포함 모든 리뷰를 봤을 때 호불호가 거의 명확하게 갈리고 있었다. 중간은 별로 없어 보인다. 나는 또 이 책을 읽고 어떤 평을 내릴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나야 자서전에 잘 감동하는 편이니 이 책 역시 그렇게 되지 않을까? 전에 돌아간 노무현 대통령에 관한 책을 읽고 울었으니 말이다.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노 대통령에게 흘린 눈물은 가산점이 있었던 것 같기는 하다. 어쨌든 불운하게 생을 마감한 분이 아닌가. 하지만 비교적 행복한 퇴임을 맞은 이 대통령에게 흘릴 눈물은 없으니 조금은 냉정할 것도 같다.

 

어치피 누구의 자서전이건 자신의 관점에서 쓰는 것이니 공정성을 논한다는 건 한계는 있어 보인다. 그래서 누구는 이 책과 대척점에 있는 <MB의 비용>을 함께 읽겠다고 한다. 그것도 좋은 방법이긴 할 것이다.       

 

마침 이 책에 이벤트가 붙었는데 그 시상 내용이 좀 거창하다. 결코 적지 않은 상금이 있고 이명박 대통령과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는 영광도 준단다. 이 대통령과 식사 한번 같이하기 위해 리뷰 쓸 때 온갖 미사여구를 총동원하여 쓰게 될지도 모르고, 주최측 역시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리뷰를 쓴 사람에게 영예를 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나부터도 읽기도 전에 냉정하게 리뷰를 써야지 하다가도 밥 한 번 같이 먹게될지도 모르는 일에 마음이 흔들리는데 말이다.

 

어쨌거나 역대 대통령 중 이렇게 자서전을 내는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처음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뭐 한 나라의 대통령이 자서전을 내고 안 내고야 순전히 자기소관이지만 그 사람이 좋고 싫고를 떠나 그냥 자신의 글을 썼다는 것에 방점을 뒀으면 한다. 아니할 말로 누구든 공과는 다 있게 마련이고 한 나라를 대표하는 인물인데 나라 팔아먹을 짓을 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물론 나라에 먹칠을 했을지언정... 

아무튼 난 이런 다소 낙천적이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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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5-03-21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닥치고 정치>를 읽었는데
그 책과 상반되는 내용의 책일 듯싶네요.
두 권을 함께 읽으면 균형적인 시각이 잡혀지려나요...

요즘 글도 많이 쓰시고... 당첨도 되시다니 공짜로 얻는 기분이 좋았겠군요.^^

미세먼지만 없다면 좋은 봄날입니다.

stella.K 2015-03-21 17:13   좋아요 0 | URL
책 이벤트는 요즘 많이 자제하고 있어요.
좋은 책도 많은데...
그런데 이 책이 그냥 안 넘겨지더군요.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3-21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돈 주고 사서 읽은 사람이 저는 궁금합니다.
근데... 재미는 있을 것 같습니다. 소설은 사실 뻥`이잖아요.
사람들은 뻥에 재미를 느끼니 이 책도 꽤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stella.K 2015-03-21 17:15   좋아요 0 | URL
ㅎㅎ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은 꽤 좋아하던데요?
제가 귀가 얇아서 이책 읽고 좋게 쓸 지도 몰라요.
그렇더라도 저 미워하시면 안 됩니다.ㅎㅎ

cyrus 2015-03-21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페이스북에 출판사 서평 이벤트 공지를 확인하면 상금에 눈이 멀어서 정말 열심히 쓰는 편인데 이 책만큼은 잘 쓰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아부성 짙은 글을 쓰기도 싫고, 대통령 각하와 식사하는 기회가 있어도 딱히 하고 싶은 말도 없고요. 그런데 이 책이 노이즈 마케팅 덕분에 잘 팔린 상황에서 서평 이벤트까지 진행하면 판매부수도 더 올라갈 것 같아요. 서평 이벤트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stella.K 2015-03-22 19:42   좋아요 0 | URL
난 필력이 모자라 잘 쓴다해도 뽑아주지도 않겠지만
만약 순위안에 든다면 식사는 하고 싶어.
식사로 뭐가 나오는지. 어떤 집에서 사는지 궁금해.
아무튼 먹는 거라면 안 빠지는 편이라서 말이지.ㅋㅋ
 

이 소설을 오래 전 읽은 적이 있다. 그런데 영화로 나왔다기에 엊그제 챙겨 보았는데 어쩜. 내용이 정말 생소했다. 이런 내용이었어...? 새롭다.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작가가 한 자 한 자 찍어내듯 글을 쓴 것 같다고 하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고 별점도 후하게 5점 만점에 5점을 줬더랬다. 그런 내가 영화는 처음 보는 영화인 양 하다니. 나의 기억력도 점점 퇴색해 가는가 보다.

 

알고봤더니 영화는 청소년의 왕따에 의한 자살과 남겨진 사람들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가를 상당히 밀도있게 그렸다. 처음엔 내용이 칙칙하고 어두워 그다지 볼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것은 또 내가 말짱한 정신이 아니어서일 수도 있다. 맑은 날 맨정신으로 다시 보니 아, 정말 괜찮은 영화구나 싶다.

 

등장인물의 대삿발이 예술까지는 아니어도 정말 입에 착착 달라 붙는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천지가 죽고 만지와 어머니만 식사하는 자리에서 만지가 엄마는 벌써 천지를 잊은 것 같다고 했을 때 엄마 역의 김희애가 받아치는 대사가 참 그럴싸 하다. "가슴에 묻어? 못 묻어. 콘크리트를 콸콸 쏟아붓고, 그 위에 철물을 부어 굳혀도 안 묻혀. 묻어도, 묻어도, 바락바락 기어 나오는게 자식이야. 미안해서 못 묻고, 불쌍해서 못 붇고, 원통해서 못 묻어." 하는. 나 같으면 뭐라고 했을까? 니가 나 되 봤어? 엄마 마음이라는 게 뭔지 넌 아직 엄마가 아니어서 모를 거다. 그런 널 데리고 무슨 얘기를 하겠니? 하는 하찮은 말로 딸의 입을 막지 않았을까?

 

그런 대사는 또 있다. 보신각에서 화연 엄마에게 일침을 가하는 장면. "사과하실 거면 하지 마세요. 말로 하는 사과는요 용서가 가능할 때 하는 겁니다." 더구나 상대가 받을 생각이 없는데 하는 사과는 의미가 없다고 했던가? 나는 사과했는데 저 여편네가 안 받아줬다고. 말하면 그만인 사과는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뭐 그런 의미 있는 대사.

 

                              

              

영화를 보면서 친구 사귀기 정말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옛날엔 유유상종이랬다고 비슷한 사람끼리 친구 먹기도 좋은 세상이었는데 왜 천지가 사는 세상은 왜 그리도 친구 사귀기가 어려운 걸까?

 

내가 천지만할 땐 한 반에 인원이 6,70명이었더랬다. 그 안에선 일진이 있어도 크게 부각이 되지 않았고, 친구 선택의 폭이 나름 넓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한 반의 인원이 3, 40명을 넘지 않고 경쟁에 내몰리다 보니 친구 사귀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콩 뛰고 팥 뛰듯한 사춘기 시절에 마음을 터놓을 친구를 사귄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모름지기 인간관계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섞이고 물들어야 하는데 말인다.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사춘기 아이들도 나름 세상을 사느라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도 부모들은 그 속도 모르고 네가 뭐가 부족해서 내 속을 썩이내고 혼내키면 정말 섭섭하다.

 

그런데 친구 사귀기가 뭐가 그렇게 어려운 걸까? 영화를 보고 있노라니 우린 어렸을 적부터 친구 사귀기를 특별히 교육 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남녀가 만나 거사를 치루고 자식을 만드는 건 자연스럽게 살면서 터득하는 거라고 봉건적 사회에서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친구도 자주 얼굴 맞대고 지내면 다 친구가 되는 줄 안다. 왕따는 어떻게 생기는 걸까? 사람들은 의식하든 못하든 저 사람은 나의 친구가 되고 안 되고 줄긋기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잉여 또는 사각지대의 사람이 있게 마련이지. 특별히 성격상 자기를 어필할 줄 모르는 내성적인 사람이 왕따에 내몰리는 것 아닌가?

 

하긴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왕따는 어떻게 해도 생기려면 생긴다. 옛날 사춘기 시절엔 공부 잘하고 얼굴 잘 생긴 사람은 불변의 존재로 건드리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공부 잘한다는 이유만으로 왕따 만들고, 얼굴 잘 생기면 그 이유만으로도 왕따가 되기도 하는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인간관계는 참 웃긴다. 왕따 만들었던 사람이 어디가선 왕따를 당하기도 한다지 않는가? 영화는 살아 남은 자는 어떻게 천지를 죽음으로 몰아갔는가를 실감있게 그린다. 그러면서 살아 있는 자 역시 상처가 많은 존재임을 드러낸다. 그러니까 우리 다 같이 서로를 보듬어 안자라는 다소 계몽적이고 도식적인 면도 없지는 않아 보인다. 그래도 볼만 하다.  

 

원작이 좋아 그만한 영화가 나올 수 있었겠지만 원작 보단 영화가 더 잘 만들지 않나 싶기도 하다. 추상박의 유아인은 아무래도 원작엔 없는 인물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한데 유아인이 상대적으로 이 영화에선 그다지 비중이 크지 않아 조금 아쉽긴 했다. 하지만 나름 감초 연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엄마 역의 김희애도 예전엔 조금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연기가 자연스럽지는 않다고 생각했는데 언제부턴가 그녀를 보는 게 편안해졌다. 그래도 이 영화에서의 중심축은 역시 김희애와 함께 만지 역의 고아성이었다고 생각하는데, 난 이 다소 쌀쌀 맞으면서도 도도한 그러면서도 속 깊은 그녀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별점은 세 개 반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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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론 액션이나 암흑가의 이야기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전편을 본 건 순전히 조승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난 조승우를 왜 그리 좋아하는지.

 

이번 작품에도 조승우가 나왔더라면 얼씨구나 하고 보는데 별 망설임이 없었을 것이다. 조승우가 나오지 않는 타짜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그런데 어라, 아무리 형만한 아우가 없다지만 이번 타짜는 전편 보다 더 쎄으면 쎗지 결코 약하지 않는다는 게 나 개인적인 총평이긴 하다. 더 악랄하고, 더 악귀스럽다고나 할까? 그런 점에서 장르적 성공은 어느 정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보다보면 감독이 꽤 편집(광까지는 아니어도)스럽겠다는 생각이 들긴하다. 정말 보여줄 것은 끝까지 악랄하게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거의 막판에 전편에도 나왔던 악귀의 김윤석을 끼고 4명이서 옷을 홀랑벗고 화투를 치는데 거의 기겁하는 줄 알았다. 실제로 고수들은 그렇게까지 하는 건지 알 길은 없지만 감독은 허투루 지나가는 법이 없다. 

 

뭐 거기까지는 또 좋다고 치자. 허미나역의 신세경의 팬티속으로 손이 들락날락하는 것을 보았다며 의심을 받아 자신의 결백을 보여주려 팬티까지 벗는데, 난 바로 이 지점에서 감독이 꽤 편집스럽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그건 어찌보면 감독의 자세를 보는 것이기도 하고, 신세경이 대역을 썼던 직접 연기를 했던 배우로서의 자세를 보여주는 거라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또한 그래서 관객의 입장에선 덕분에 좋은 구경했다고 할 사람도 있을 것이고, 뭐 그런 것까지 굳이 보여줘야 하나 피로를 느낄 사람도 있을 것 같다. 나의 입장에선 그저 이하늬가 신세경 보다 몸매가 좋다는 것이고, 신세경이 몸매가 나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다지 이쁜 몸매도 아니면서 굳이 팬티까지 벗어야 했나? 그런 생각을 했다. 

 

결국 감독은 뭘 보여주려 했을까? 나야 타짜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고, 신의 경지라는 고수의 세계에도 권모와 술수가 존재하며 분명 그들의 세계가 일반의 그것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또 다른 오락이었고.                   

 

맨 끝에 가서 허미나의 오빠 광철이 장렬하게 죽고 어느 산 나무 밑에 돈가방을 묻어났다는 둥 편지질하는 건 좀 오버 같고 웃기긴 한데 그런 것만 빼면 나름 볼만한 영화긴 하다.

별 세 개 내지 세 개 반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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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3-16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각본 맡은 분이 예전에 참석했던 독서모임 덕분에 친분을 맺어요. 이 영화 나오기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어요. 그런데 전 이 영화를 보지 않았어요. ^^;;

stella.K 2015-03-17 12:33   좋아요 0 | URL
ㅎㅎ 한 번 봐봐. 솔직히 개인적으론 좋아하는 장르도 아니고
딱히 내가 좋아하는 배우는 없지만 잘 만든 영화 같기는 해.
거기서 빛났던 배우는 이하늬와 곽도원쯤이라고나 할까?
유해진이 이미지가 좋아져서인지 잠깐 나오는데 좋더라구.^^
 
영원의 수업
수산나 타마로 지음, 이현경 옮김 / 판미동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수산나 타미로는 나에겐 낮선 작가다. 이미 여러 권의 작품을 내놓았고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고 하는데 나는 이 작품이 처음이다.  서간문 형식을 취했다고 하는데 어찌보면 일종의 서사시처럼도 읽힌다.  그래서 문장이 서정적이고 아름답다.

 

그렇지. 사람은 몇몇개의 형용사와 명사로 자신을 규정하고 그속에 안주하길 바란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또 생각 보다 많은 사람들이 언제나 그속에 안주하도록 되어 있지 못하다. 소설속 주인공처럼 또는 그 보다 더한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그랬을 때 소설속 주인공은 어떻게 그 고통을 벗어나는가 그 과정을 시적인 언어로 그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에겐 아니 어쩌면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에겐 불행은 가장 행복할 때나 평안할 때 또는 이제 겨우 살만하다 싶을 때 다가오지 않는가? 이렇게 얘기하면 각본 같다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불행은 누구도 피해가지 않는다는 건 진리다. 가족중 그렇게 불의의 사고가 아니더라도 같이 살다 평안속에 사별하게 되어도 그것 자체만으로도 슬픔이고 불행이 된다. 떠난 사람은 떠난 것이지만 남아 있는 사람에겐 많은 숙제가 남는 것이다. 인간은 왜 죽어야 하는가? 이렇게 고통스러울 때 신은 있는가? 우린 그 슬픔을 견디고 잊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가? 아마도 이 질문이 작가에겐 제목대로 '영원의 수업'이 되었을 것이다. 

 

물론 우리도 꼭 책의 주인공처럼 따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단 그런 슬픔이 닥쳤을 때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대부분은 시간이 가면 잊혀진다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삶은 그러한 고통속에 또 다른 차원의 성숙으로 가는 티켓을 숨겨두고 있다. 그것을 알아가는 것이 이 수업의 목적은 아닐까?

 

삶 자체는 평안히 살기 위함도 아니고, 고통 자체로만 점철되어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내 삶을 성숙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그건 수업이 될 것이다. 인생은 평생 배우기 위함이라고 하지 않던가? 죽을 때까지 배우는 것이 인생이고, 사는 것 아니 살아내는 것 자체가 수업이라면 그건 배울만한 것이 될 것이다. 난 이 수업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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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5-03-12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수업이란 말이 좋습니다.
늘 인생 수업 중이에요.

stella.K 2015-03-13 10:41   좋아요 0 | URL
오, 언니! 이 짧고 못 쓴 리뷰에 댓글 달아 주시고
황송하옵니다.ㅎ
저는 학교 수업은 젬병인데 그 나머지는 다 수업 받는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ㅋㅋ
 

나 같은 사람이 불금이 기다려지는 건 여느 사람의 그것과 같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불금하지 말란 법있나?  과거 토요일도 쎄 빠지게 일해야 하는 시절엔 일요일 보다 토요일이 더 좋은 것처럼 지금은 토요일도 휴일이 되다보니 금요일이 더 좋아지는 것 같다.

 

그건 꼭 <삼시세끼>에서 차승원의 현란한 요리 실력을 볼 수 있어서만도 아니다. 예전에 시즌1 때는 뭐 이런 프로가 있나 해서 <미생>과 함께 이어 보기에 좋았다. 하지만 지금은  <미생>이나 그에 버금가는 드라마를 하는 것도 아니라 차승원의 현란한 요리 솜씨에도 불구하고 띄엄띄엄 보게 된다. 그거야 본방이 아니어도 삼방, 사방까지도 하니까.

 

또 그렇게 된데는 난 역시 예능 보단 드라마를, 드라마 보다는 영화를 더 선호하는 편이라 역시 비슷한 시간대 괜찮은 드라마를 하게 되면 그걸 선호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내가 요즘 보는 드라마는  K2에서 하는 <스파이>란 드라마다.

 

이걸 보고 있노라면 정말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모든 건 돌고 도는 걸까? 과거 이념의 시대엔 이런 드라마가 먹히던 시절이 있었다. 옛날 나 어렸을 때 이미 고인이 된 이낙훈이란 탤런트가 반장을 맡았던 <추적>이란 드라마가 있었다. kbs도 제목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비슷한 반공 드라마가 있었다. 그런데 그게 80년대 중반 무렵부터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런데 최근 다시 등장한 것이다. 옛날엔 그야말로 반공 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한 거라면 지금은 본격 첩보 액션 드라마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시작할 때 시그널 음악도 좋고, 배우의 연기력도 좋고 특히 사랑과 모성을 적당히 버무려 놓은 스토리 라인도 좋고 아무튼 제법이란 생각이 들어 오늘 밤도 기다려진다.    

 

                               

 

또한 JTBC에서 하는 <하녀들>이란 드라마는 정말 스토리가 좋다 싶다. 언제고 방송 드라마가 하녀라는 하층민을 소재로 삼은 적이 있던가? 옛날에 하층민 그것도 여자는 그것도 노비는 더더더군다나 주목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것을 드라마 소재로 삼았다는 게 신선해 보인다. 특히 하인들이 양반을 골려먹는 장면은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하고 통쾌함마저 든다. 정말 하층민이라고 순순히 당하기만 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사실적이다. 

 

또 어찌보면 이 드라마는 예전에 TV 시리즈 보았던 <뿌리>를 연상케도 한다. 억압받는 흑인이나 우리나라 노비들이나 무엇이 다를까 싶은 것이다.

 

배우의 연기도 좋긴 한데 배우 박철민의 연기 변신은 실로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한 그저 억지 웃음을 자아내는 정도의 능청스런 조연에 머물다 이번엔 양반으로 거듭나서 선인과 악인을 왔다갔다 하는 좋게 말해 냉철한 이미지의 소유자로 그 연기력을 뽐내고 있다. 

 

이 드라마는 예정대로라면 지금쯤 종영했을 드라마였다. 하지만 촬영장이 불이나는 바람에 겨우 1회를 하고 한동안 하지못하다가 다시 방송하는 드라마다. 예기치 않은 불운을 겪은 드라마인만큼 멋진 유종의 미를 거둬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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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03-06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다. 하녀 불났지요. ㅎㅎ 하녀`라는 제목만 들으면 이제는 화제만 연상된다는...
왜 하녀를 만든 김기영 감독도 화재로 돌아가셨습니까....

stella.K 2015-03-06 18:46   좋아요 0 | URL
헉, 김기영 감독이 화재로 돌아가셨나요?
그것까지는 몰랐네요.
그러고 보면 촬영장이 그런 화재에 취약한가 봅니다.
제작비 아끼겠다고 촬영을 위한 구조물들이 싼 재질로 만들어서
그런 건 아닌지...

cyrus 2015-03-06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만간 드라마 비평문 몇 편이 나오겠어요. 혹시 새로 시작하는 주말 드라마도 보세요?

stella.K 2015-03-07 11:32   좋아요 0 | URL
ㅎㅎ 주말엔 드라마 잘 안 보는데...
하녀들이 토요일에 걸쳐서 하니까 아주 안 본다고 할 수는 없고.
이것때문에 징비록을 못 봤는데 다시보기로 볼 참이야.ㅋㅋ

yamoo 2015-03-13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드라마를 통 못봐서뤼~ 머라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만...스텔라님의 페이퍼로 요즘 드라마가 뭐가 있는지 대충 알았네요..ㅎㅎ

사이러스님 말마따나 드라마 종영하면 비평문 하나 올려도 될듯합니다~ 기대하겠습니다!^^

stella.K 2015-03-13 20:03   좋아요 0 | URL
전 그저 생각나는 거 낙서처럼 올린 것뿐인데 비평문이라뇨?
당치 않으십니다.ㅎㅎㅎ
저의 비문을 이리도 기다리시는 분이 계신 줄은 몰랐습니다.
더 공들여서 잘 써야겠는데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