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정보: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68172

 

영화를 만든 신연식 감독은 대중에겐 잘 안 알려진 감독이다. 그렇다고 독립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냐면 그렇지도 않다. 설명에 의하면 독립영화와도 인연을 맺지 않고 오직 자신만의 방식으로 영화를 만든다고 한다. (그렇다면 영화로 밥 벌어먹기 정말 어려울텐데...)

 

그래서일까? 이 영화가 완성도가 높다던가 예술적으로 뛰어난 것은 아니다. 요즘 영화의 결을 생각하면 오히려 조악하다고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얼핏 보면 K 본부에서하는 <인간극장>을 연상케도 한다. 그만큼 열악한 환경속에서 최소한의 예산을 가지고 만들었을 거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나름 볼만하다. 그러고 보면 영화는 영화의 정신이 먼저지 기술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케 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그런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가 꽤 괜찮았다. 그렇게 만들었다면 배우들도 아마추어를 썼을 거란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그렇지가 않다. 모르긴 해도 우리가 모르는 전문 배우들을 기용한 것 같다. 몇몇은 TV나 여타의 영화에서 본 얼굴도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기독교 영화다. 기독교 영화라면 주로 순교자들이나 다루지 않을까란 편견 또한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생각 역시 벗어났다. 오히려 요즘 벌어지고 있는 교단내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교회와 교회끼리 서로의 담임 목사를 헐뜯고 중상모략하며 거기에 한술 더 떠 목사의 성추행까지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기독교계의 이런 문제는 한 두해 있어온 것도 아니고, 작년이 종교개혁이 500주년이라는데 그것이 있기 전 아니 어쩌면 역사적으로 교회라는 건물과 단체가 생긴이래 있어왔던 문제는 아닐까 싶다.  비기독교인이라면 같이 욕이라도 해 주면 그만일텐데 이걸 또 영화로까지 보자니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편한 것마는 아니다.

 

하지만 분명 영화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일 것이다. 그만큼 민낯을 보여줌으로 교회나 교인 각자가 각성과 회개를 이끌어 내겠다는 의도가 읽히기도 한다. 특히 담임 목사실에서 교회 자매를 성추행하는 장면을 보면서 이건 한때는 유명 교회 담임 목사이면서 저명한 저술가이기도한 모 목사를 떠올릴만 했다.또한 들리는 말에 의하면 그는 교회에서 파면 당한 후 교회를 개척해 여전히 목사 노릇을 한다고 들었다. 그가 그럴 수 있는 것엔 교단의 승인을 받지 않고도 독립적으로 목회를 할 수 있는 시스템도 문제이지만 무엇보다 기독교 윤리의 실종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는 아닐까?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목회자를 배출하는 신학교에서 기독교 윤리 과목이 사라졌거나 있어도 선택 과목으로 되있다고 들었다. 일반 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윤리나 도덕을 아예 가르치지 않거나 축소해서 가르친다고 들었다. 내가 이 말을 들었던 게 아주 오래 전 일이다. 그때 나의 모교의 교수님은 이것을 가르치지 않았을 때 일어날 수 있는 교회의 문제를 생각하면 심히 걱정된다며 혀를 끌끌 차셨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오늘 날 기독교는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고, 사회는 미투 캠패인을 통해 여성들이 얼마나 고통 당하고 있는지가 속속들이 들어나고 있다.   

 

왜 학교에선 윤리가 푸대접을 받는지 모르겠다. 요즘 우리는 절대 가치가 사라지고 상대 가치가 팽배해신 세상에 살고 있다. 거기에 무슨 윤리와 도덕을 따지겠는가? 그런 것들은 사회가 공존함에 있어 일종의 룰과 같은 것이기도 한데 그것을 금욕적 이미지에 덧씌워 박물관에나 보내버렸음직하다. 윤리와 도덕이 무너지면 법체계도 온전히 설 수가 없는 건 자명하다. 모든 걸 다 상대적으로만 판단하고 평가하는데 그런 것들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그리고 거기엔 온갖 편법들이 난무한다.

 

새삼 기독교 윤리가 약화된 것은 목회자의 권력내지는 권리를 교회내에서 공고히 하려고 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한 사회 역시 남자들의 세상에서 남자들이 누려야할 권리와 쾌락을 공고히 하기 위함 아닐까?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것 때문에 상처 받고 고통당할 사람이 있다는 것쯤 윤리적으로라도 깨달았으면 좋겠다.   

 

영화는 타교회로부터 공격 받고 있는 부순 교회 목사이며 친형이나 다를 바없는 요섭을 도와주려다 그의 성추행 사실을 알고 오히려 교단에서 파면시키는데 앞장서게 되는 기섭을 다루고 있다. 영화는 어떠한 결말도 보여주지 않고 끝이나는데, 사실 그러기엔 이야기가 처음엔 의욕적이긴하나 좀 구태의연한 것도 사실이다. 어찌보면 기섭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것 같은데 과연 거기서 괴로워 하는 것이 맞는지 묻고 싶기도 하다.

 

물론 형처럼 믿고 따른 요섭이 그렇게 됐으니 충격도 받았을 것이고, 어쨌건 주의 종을 자신이 무슨 권리로 정죄를 하나 죄책감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한 영혼이 그것도 목사가 그런 씻을 수 없는 죄를 범했다는 것에 크리스찬으로서 마음 아파하는 건 옳은 태도이긴 할 것이다. 그런 것을 우리 모두의 죄악이고 아픔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주님 앞에서 가질 수 있는 태도임엔 틀림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건 또 크리스찬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흔한 형태의 태도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끔은 크리스찬은 이것 밖에는 과연 할 것이 없나? 그런 생각도 없지 않고 그런 점에서 영화는 별로 새롭지가 않은데 그것이 오늘 날 크리스찬의 현주소라고 감독은 보발하려고 했던 것인지 아니면 감독 역시도 이 정도에서 동의를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사실 요즘의 미투 캠페인을 생각할 때 기섭이 목회자의 성적 타락을 보고 파면에 앞장섰다면 모르긴 해도 여신도들과 여성운동 단체에서는 환영 받을 일은 아닐까? 그런 건 차치하고라도 기섭이 자기 감정에만 함몰되어 담임 목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친구이기도한)지민의 상처를 돌아보지 않거나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건 목회후보자로서 그리 바람직한 태도는 아닌 것 같다.    

 

이럴 때 기섭은 단순히 괴로워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를 고민해야 했다. 우린 성경에 간음하다 현장에 잡힌 여인을 예수님이 어떻게 하셨는지 알고 있다. 율법은 돌로 쳐 죽이라고 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다. 너희중 죄 없는 자가 이 여인을 치라고 하시면서 모인 사람을 흩어버리셨다. 

 

물론 여기서 왜 간음의 주체가 여인이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그 시대나 지금이나 여자가 남자를 간음하고 성추행해도 될만큼 대범한 시대는 아니라고 보는데 그녀를 상대했던 남자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없다. 어쨌든 예수님의 행동은 옳았다. 적어도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 사람(감독일 확률이 높긴 하지만)은 이것을 염두에 두고 썼어야 했다. 아니 설혹 염두했다고 해도 잘못 해석했을지도 모른다. 누구든 죄없는 자가 돌로 치라는 말을 기섭은 요섭에게 적용시키는 우를 범한 것은 아닐까? 그러므로 지민의 상처와 괴로움 잊은 것이다. 즉 감독이 이야기의 균형을 맞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건 아직도 영화 시나리오에 있어서 남성중심의 사고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개혁이라는 것. 혁명이라는 것이 어려운가 보다. 난 이 영화를 보고 곧 <루터>란 영화를 봤는데, 루터는 아는대로 종교 개혁을 일으켰던 사람이다. 우린 단순히 그렇게만 알고 있었는데 이 영화를 보니 루터의 시선이 어디에 머물렀는가를 볼 수 있었다. 그것은 단순히 교회의 타락상을 봤던 것이 아니라 교회의 타락 때문에 고통 당하는 교인들을 본 것이다. 만일 그가 교회의 타락만 봤다면 그는 결코 그런 혁명을 일으키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가 그렇게 타락했다면 너는 깨끗하냐고 온갖 회유와 핍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날은 교회뿐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개혁의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정치계는 적폐청산을 시도하려는데  진보와 보수가 너희는 청산해야 할 적폐가 없느냐며 서로 흡집내기만 한다면 적폐청산은 영원히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누구를 위한 적폐청산이냐는 것인데 과거의 정권 때문에 억눌렸고 상처와 고통을 당한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어느 쪽에서 적폐청산을 부르짖건 그건 밥그릇 싸움 밖엔 되지 않을 것이다.

 

일일이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루터의 종교 개혁을 보면 상당히 진취적이고 미래지향적었음을 알 수가 있다. 국정 개혁 세력이 적어도 그런 진취함과 미래지향적 태도를 갖지 않는다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루터는 한마디로 생각은 깊게 하고 행동은 과감하게 했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만이 개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왜 제목을 성경구절로 했는지 모르겠다. 로마서 8:37절은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라고 나와 있다. 사실 그 말씀과 영화가 서로 조화를 이루는지 잘 공감하기 어렵다.  이 영화는 끝이 애매모호한 소위 말하는 열린 결말을 지향하고 있지만 그 괴로움을 안고 파면당한 요섭 목사를 대신해 주일 날 설교하는 기섭을 보면서 한국의 기독교는 그렇게 우유부단하게 생각만 많이하고 내면이나 수양하는 그런 종교가 아닌데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싶다. 오히려 개혁의 사명이 기섭과 교인 모두에게 있음을 힘차게 외쳐야 하지 않았을까? 하긴 외치는 것만이 개혁은 아니다. 조용한 개혁도 개혁은 개혁일 것이다. 그것을 기대해 봐도 되는 것일까? 

 

지금 교회 밖에선 한창 미투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것을 교회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여자들은 그동안 성추행을 당하고도 말을 하지 못했다. 그 역사가 얼마나 될 것인지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한다. 그것을 교회가 침묵한다면 여자들은 어디가서 위로를 받고 상처를 치유할 것인가? 그렇지 않아도 영화 말미에 보면 지민이 요섭 목사의 성추행 사실을 증명해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여자가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는 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지민은 사실을 말해야 하는 순간에도 사람들로부터 사실 증명을 위해 종용만 받았지 누구에게도 위로 받지 못했다. 옛날 초기 한국 기독교는  과부와 고아, 나병 환자를 위해 얼마나 많이 봉사하고 헌신했는가? 그런 것을 생각하면 오늘 날 교회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 초기 기독교 전파를 위해 희생했던 선교사와 손양원 목사 같은 순교자들은 기함할 일이다. 

 

이 영화는 작년에 개봉한 영화다. 미국에서의 미투 운동은 작년부터고 우리나라는 올해들어서 본격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감독이 이 미투 운동을 생각했다면 영화의 내용은 조금 더 달라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아니면 감독이 그것을 인식했지만 뭔가 기독교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하지만 성경을 비롯해 저명한 기독교 학자들은 간음에 대해 성직자의 성적 타락에 대해 오래 전부터 얘기해 왔었다. 그런 것을 참작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단순히 문제제기만 해 놓으니 좀 아쉽긴 하다. 그래도 초두에 말했던 것처럼 영화의 의도는 뭔가의 각성을 이끌어내기 위한 시도가 느껴졌다. 다음엔 좀 더 혁명적인 작품이 나와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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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8 1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02-18 19:07   좋아요 1 | URL
다 그런 건 아니겠죠.
어느 특정 교회 때문에 선의의 피해를 보는 일도 많겠죠.
사실 제목을 저렇게 써 봤지만
모든 사람이 개혁한다고 하면 교회든 나라든 남아 나겠습니까?ㅎ
개혁이든 혁명이든 그건 특정한 사람이 하는 것이고
각성하고 회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영화가 그다지 새롭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에 저리 써 본 거죠.
그래도 시도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교회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겠습니까?
감독이 배포 하나는 좋은 것 같더군요.ㅋ

페크pek0501 2018-02-21 1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투 운동이 왜 진작 시작되지 못했을까 아쉽기도 하지만
그걸로 인해 이제라도 개혁이 가능하다는 것에 희망을 가집니다.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의 입장에서 무척 신경이 쓰이는 사안입니다.

stella.K 2018-02-21 19:02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요즘 문화 예술계 보면서 예전에 그 분야는
아예 그러려니 했던 인식이 있었잖아요.
그게 얼마나 잘못된 인식인지
그쪽 종사자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왜 한 10년 전인가? 어느 여자 연예인 성 상납 문제 때문에
자살했잖아요. 그녀가 생각나더군요.
조금만 더 버텨서 이런 미투 운동에 참여했더라면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은 미투 운동은 그때 이미 일어났어야 했던 건데 말입니다.ㅠ
 
루터
에릭 틸 감독, 알프레드 몰리나 외 출연 / 카누(KANU)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잘 만든 영화. 나름 진중하고 유려하다.
감독이 주로 종교 영화를 만드는 사람인가 보다.
<본 회퍼>도 찍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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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2-15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K님, 즐거운 설연휴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tella.K 2018-02-15 14:12   좋아요 1 | URL
어멋, 설 연휴 첫날 저에게 새해 인사해 준 분은
서니님이 처음이어요.고맙습니다!!

오늘도 춥지 않아 넘 좋네요.
모쪼록 즐거운 연휴되시고
서니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천로역정 (양장, 조선시대 삽화수록 에디션)
존 번연 지음, 김준근 그림, 유성덕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사실 이 작품은 오래 전에 한 번 읽은 적이있다. 기독교인이라면 한 번쯤 읽게되는 작품아닐까? 세상에 책이 하도 많아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두 번 이상 읽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을 다시 읽게된 것은 겉표지에도 나와 있지만 조선시대 삽화가 무려 42점이나 수록되어 있다는 말 때문이기도 하며, 평양 장대현교회의 길선주 목사님이 당시 우리말로 번역된『텬로력뎡』을 읽고 1907년 평양 대부흥을 이끌어 냈다는 말 때문이기도 하다.

 

1907년 평양 대부흥. 사실 난 이 시기가 궁금하다. 그것은 언젠가 우연히 손양원 목사의 전기를 읽고 난 후부터였는데, 손양원 목사가 신앙의 절개를 지키며 순교할 수 있는 밑바탕엔 바로 이 평양 대부흥의 영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양 대부흥의 밑바탕엔 이 책의 영향이 있었다니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었던 것이다. 사실 처음 읽었을 땐 이런 배경 없이 읽었는데 배경을 모르고 읽을 때와 배경을 알고 읽을 때의 느낌이 다를테니 감흥도 남다르지 않을까? 

 

장정도 최대한 옛날 조선시대 책 분위기가 나게 꾸몄다. 옛날 문자가 발달되기 전에는 '텬로력뎡'이라 썼다는 것도 흥미롭다. 무엇보다 이 책이 처음 번역된 것은 1895년선교사 제임스 스카스 게일(James Scarth Gale)이 부인 해리엇(E. G. Harriet)이 이창직의 도움을 받아 번역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번역된 서양 소설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최초의 번역 소설이란 말은 나도 오래 전에 들은 것 같다.

 

이 책은 한마디로 천국을 향해 걸어가는 순례자가 온갖 어려움과 유혹속에서도 믿음을 지켜 마침내 천국에 이른다는 단순해 보이는 설정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장면이나 이야기 흐름속에 성경 말씀을 정말도 꿰었다는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도대체 성경을 몇 번 읽으면 이런 서사가 가능한지 모르겠다. 

 

사실 한 사람이 하나님을 믿기로 하고 그 믿음을 일생 동안 믿음을 지켜 나간다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중간에 믿음에 대한 회의와 위기가 오기도 하고, 그래서 믿음의 길을 떠나기도 하고 떠났다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잘 믿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포기하고, 그 반대로 살아 있을 땐 온갖 방탕한 생활을 하다 죽는 마지막 순간에 주님을 영접하는 사람도 있다. 가끔 이를두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 인간적으로 이중 가장 좋은 건 세상에서 해 볼 거 다해 보고 마지막에 예수님 믿고 턱걸이로 천국 들어가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고. 그만큼 믿음을 지키며 산다는 게 어렵다는 얘기다. 

 

믿음은 마라톤에 비유되기도 한다. 그래서 멘토가 필요하다. 더구나 100세 시대다. 옛날엔 신앙 하나면 그 모진 세월을 견딜 수 있고 핍박도 감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신앙 말고도 위로 받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무궁구진하게 많아졌다. 또한 온갖 이단 사설도 세분화되고 조직적이 되었다. 또한 교회를 다니기는 하지만 교회안에서도 방황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런 가운데 신앙의 순수함을 잃지 않도록 격려 받는다는 건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 신앙을 가져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래서 천로역정은 시대와 상관없이 오늘 날에도 신앙인이라면 성경과 함께 꼭 읽어야 할 필독서다.   

 

책에 나온 기산 김준근의 그림을 처음에 보면 김홍도를 연상케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풍속화가였다. 그런데 또 자세히 보다보면 중국의 느낌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것으로 봐 기산은 중국의 영향을 받은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텬로력뎡>은「천로역정(합질)」이라는 이름으로 2017년 5월 29일 문화재청에 의해 등록문화재 제685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여러모로 소장 가치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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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2-13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난 크리스마스에 아는 분의 초대로 어느 교회에서 천로역정 연극을 보았어요.
큰 내용은 알지만, 연극으로 바로 앞에서 보는 느낌은 또 달랐던 것 같아요.
한글의 예전식 표기법은 조금 더 중국어의 느낌에 가까운 것 같고, 그리고 조금 더 오래된 책 같은 느낌이 듭니다.
stella.K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stella.K 2018-02-13 16:51   좋아요 0 | URL
아, 연극으로 보셨군요.
그렇지 않아도 이 책이 대본처럼 구성이 되어 있어서
연극하기 딱 좋겠다 싶더군요.

그런 오래된 느낌 때문에 소장하고 싶더라구요.^^

2018-02-14 0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14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8-02-14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웃겨요. ˝가장 좋은 건 세상에서 해 볼 거 다해 보고 마지막에 예수님 믿고 턱걸이로 천국 들어가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고.˝ - 저도 이런 생각을 했던 1인이거든요.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웃겨요. ㅋ

stella.K 2018-02-14 13:51   좋아요 0 | URL
ㅎㅎ 웃긴가요? 그런 생각 누구나 하지 않나요?
저는 13살 때부터 신앙 생활을 했는데요
진짜 너무 일찍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좀 누릴 거 다 누려보고 이 나이쯤 시작해도 늦지 않을 텐데...ㅋㅋㅋ
 

 

사진출처: http://sbsfune.sbs.co.kr/news/news_content.jsp?article_id=E10008964905

 

이제까지 올림픽에 대해 좀 비판적이긴 했지만 또 막상 개막식을 보니 역시 느낌이 다르긴 했다.

지난 주말 우연히 올림픽의 명암을 다룬 시사 논평 프로그램을 보면서 역시  뭐든 좋은 것이 있으면 나쁜 것도 있는 거구나 싶었다. 분명 올림픽이 문제가 있긴 하지만 또 나름의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았다. 당장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도 같게하니 말이다. 무엇보다 여자 하키에서 남북 단일팀이 조성되지 않았는가?

 

어제 개막식 설명을 들으면서 한반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게 약 70만년 전이라고 한다. 선조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았을지는 모르지만 우린 너무 빠른 시간에 남과북의 사선을 긋고 너무 오랫동안 갈라져 산 것은 아닐까? 과연 우린 통일을 이룰 수 있을까? 깊은 한숨이 나왔다. 

 

사실 나는 이제까지 올림픽 개막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 다 지나놓고 하이라이트로만 봐 온 것 같은데 어제는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해서 그런지 처음부터 끝까지 볼 생각이 들었다. 물론 선수 입장은 너무 길어 중간에 샤워를 했는데 마치고 나와서도 계속 하더라. 그런 건 역시 건너 뛰어도 좋을 것 같다.

 

개막식은 가히 훌륭했다고 말하고 싶다. 이것을 위해 3년 간 고생을 했다고 하는데 제작진들은 만족할지 모르겠다. 그런 거 하면 정말 머리가 하얗게 세거나 빠질 텐데 괜찮은지 모르겠다. 아무튼 난 수고한 제작진을 비롯한 출연진들에게도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앞으로 나의 생애 또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치뤄지는 것을 볼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하계 올림픽을 치르고 30년이 걸렸다. 앞으로 그만큼의 세월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하긴 100세 시대니 잘하면 가능할지도 모르겠군. 생애 마지막 우리나라에서 치뤄지는 올림픽이 될지도 모르니 진짜 평창을 가 볼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제와 후회한들 뭣하리? 그냥 깨끗하게 tv로 첨부터 끝까지 봐 줄 것만으로 만족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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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02-10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끄럽지만 저도 올림픽 개막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건 어제가 처음이었답니다^^
남북한이 함께 입장하는 걸 보는데 뭉클하더라고요.
제 아들은 하키 경기할때 평창 가서 보고 오자고 지금도 조르고 있어요 ㅠㅠ

stella.K 2018-02-11 18:1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놈의 민족애라는 게 뭐라고
우리 세댄 5.26 격지 않았고 이산 가족도 없는데
왤케 뭉클하던지..

사실 평창 간다는 게 마음만 그렇지 용기가 필요하긴 하겠죠?
그래도 아드님 가자고 조를 때 못 이기는 척 다녀오세요.
저도 같이 가자고 하는 사람 있었으면 따라 나섰을지도 몰라요.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기횐데.^^

cyrus 2018-02-11 0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2 월드컵 개막식을 생중계로 봤는데 뭘 봤는지 기억이 1도 나지 않아요.. ㅎㅎㅎ

북한에 대한 대통령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어서 평창 올림픽에 크게 관심이 없었어요. 그래도 개막식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서 생중계로 봤어요. 저도 만족스러웠어요. 개막식 호응 분위기가 이어갔으면 좋으련만 ‘김일성 가면‘ 때문에 다시 실망했어요.

stella.K 2018-02-11 18:18   좋아요 0 | URL
ㅎㅎ 기억 안나지. 그 시절 나 젊었던 기억 밖엔 안 나.ㅋㅋㅋ

그게 걱정이다. 당장 올림픽이 끝나면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김정은이 문 대통령 방북 초청했다는데
아무래도 좀 우유부단한 면이 있지?ㅠ

2018-02-11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02-11 18:20   좋아요 0 | URL
당연하죠. 현장감이란 게 있잖아요. 그걸 못 봤으니.ㅠ
근데 저는 추운 걸 싫어해서 만약 서울에서 했어도
못 갔을 겁니다. 흐흑~

페크pek0501 2018-02-14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창 올림픽 중 아이스댄스와 스노보드 대회를 감동적으로 봤어요. 얼마나 노력을 했길래 저 경지에 가 있나, 하고 감탄했죠. 인간의 위대함이 느껴졌어요. ㅋ

stella.K 2018-02-14 13:57   좋아요 0 | URL
어제 최민정 선순가? 실격해서 은메달 놓친...
참 속이 많이 상했겠다 싶더군요.
정말 피나는 노력을 했을 텐데.
그래도 그런 경험들이 나중에 더 큰 선수가 되는데 밑거름이 되겠죠.
진짜 스포츠는 인간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전 이 드라마를 못 보겠더라구요.
누구는 심장 쫄깃거리는 맛에 본다고 하지만 저는 조마조마해서
못 보겠더라구요. 안 보면 궁금하고.
지면 내가 봐서 그런가 하는 쓸데없는 자책도 하고.ㅋㅋ
 
특별시민 (2disc)
박인제 감독, 최민식 외 출연 / 에프엔씨애드컬쳐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최민식 때문에 본 영화긴 하지만

우리나라도 이제 선거를 소재로한 영화가 등장했구나

나름 반가웠다.

 

이런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적이 있던가?

작가가 우리나라 선거판을 두루 잘 살피고 쓴 것 같아 만족스럽긴 하다.

하지만 곽도원을 굳이 죽게 만들 필요가 있을까엔 의문이 남는다.

 

정말 우리나라 정치판이 이 정도인가 싶기도 하지만

전혀 없는 얘기를 한 것 같지는 않고

아무튼 시도가 좋은 것 같아 괜찮은 점수를 주고 싶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과감성 보단 안정성을 선택했단 느낌은 든다.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최민식이 쌈을 싸 자기 운전 기사에게도 주고

자신도 우걱대고 먹던데 참 인상적이었다.

그가 나왔던 영화 <올드 보이>도 잠시 생각도 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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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2-08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관객들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하는 영화 속 장면에는 반드시 음식이 들어가 있어요. <올드보이>의 낙지, 군만두, <황해>의 김, <웰컴 투 동막골>의 팝콘. 아마도 <특별시민> 엔딩 장면도 그걸 노리고 만들었을 것 같아요. ^^

stella.K 2018-02-08 20:02   좋아요 1 | URL
ㅎㅎ 그럴듯한 해석이야.
그런데 그 한 장면을 위해 선거라는
통큰 이야기를 만들었을 것 같지는 않아.
아마도 엔딩을 뭘로 할까 하다가 <올드 보이>
오마주로 가지 않았을까 싶어.
같은 최민식이잖아.ㅋ

[그장소] 2018-02-09 0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올드보이가 또 있었네요.. 저 어제 였나.. 침묵을 봤거든요.. 최민식이 나와요 . 거기.. 저 배우가 왜 여기 나와서 이러고 있나... 막 그랬거든요 . 올드보이 . 악마를 보았다 . 또 뭐가 있죠? 이 사람 연기..( 검색을 햇!!^^) ㅎㅎㅎ

stella.K 2018-02-09 13:31   좋아요 1 | URL
<침묵>은 저도 좀 봤는데 졸면서 봐서 그런지
재미가 없더군요.
<대호> 안 보셨으면 함 보시죠. 전 아주 괜찮게 봤습니다.^^

[그장소] 2018-02-09 13:34   좋아요 1 | URL
아~ 대호는 저도 재미나게 봤어요. 잊고 있었네요. 그러고보니.. 이분 연기를 꽤 봤네요. 제가!^^

서니데이 2018-02-10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부터 따뜻한 날인데, 미세먼지가 대신 많대요.
오늘 저녁부터는 한파가 온다고도 합니다.
stella.K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stella.K 2018-02-10 15:54   좋아요 1 | URL
네. 이젠 그만 추웠으면 좋겠는데...ㅠ
서니님도 잘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