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정보: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68172
영화를 만든 신연식 감독은 대중에겐 잘 안 알려진 감독이다. 그렇다고 독립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냐면 그렇지도 않다. 설명에 의하면 독립영화와도 인연을 맺지 않고 오직 자신만의 방식으로 영화를 만든다고 한다. (그렇다면 영화로 밥 벌어먹기 정말 어려울텐데...)
그래서일까? 이 영화가 완성도가 높다던가 예술적으로 뛰어난 것은 아니다. 요즘 영화의 결을 생각하면 오히려 조악하다고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얼핏 보면 K 본부에서하는 <인간극장>을 연상케도 한다. 그만큼 열악한 환경속에서 최소한의 예산을 가지고 만들었을 거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나름 볼만하다. 그러고 보면 영화는 영화의 정신이 먼저지 기술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케 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그런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가 꽤 괜찮았다. 그렇게 만들었다면 배우들도 아마추어를 썼을 거란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그렇지가 않다. 모르긴 해도 우리가 모르는 전문 배우들을 기용한 것 같다. 몇몇은 TV나 여타의 영화에서 본 얼굴도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기독교 영화다. 기독교 영화라면 주로 순교자들이나 다루지 않을까란 편견 또한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생각 역시 벗어났다. 오히려 요즘 벌어지고 있는 교단내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교회와 교회끼리 서로의 담임 목사를 헐뜯고 중상모략하며 거기에 한술 더 떠 목사의 성추행까지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기독교계의 이런 문제는 한 두해 있어온 것도 아니고, 작년이 종교개혁이 500주년이라는데 그것이 있기 전 아니 어쩌면 역사적으로 교회라는 건물과 단체가 생긴이래 있어왔던 문제는 아닐까 싶다. 비기독교인이라면 같이 욕이라도 해 주면 그만일텐데 이걸 또 영화로까지 보자니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편한 것마는 아니다.
하지만 분명 영화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일 것이다. 그만큼 민낯을 보여줌으로 교회나 교인 각자가 각성과 회개를 이끌어 내겠다는 의도가 읽히기도 한다. 특히 담임 목사실에서 교회 자매를 성추행하는 장면을 보면서 이건 한때는 유명 교회 담임 목사이면서 저명한 저술가이기도한 모 목사를 떠올릴만 했다.또한 들리는 말에 의하면 그는 교회에서 파면 당한 후 교회를 개척해 여전히 목사 노릇을 한다고 들었다. 그가 그럴 수 있는 것엔 교단의 승인을 받지 않고도 독립적으로 목회를 할 수 있는 시스템도 문제이지만 무엇보다 기독교 윤리의 실종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는 아닐까?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목회자를 배출하는 신학교에서 기독교 윤리 과목이 사라졌거나 있어도 선택 과목으로 되있다고 들었다. 일반 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윤리나 도덕을 아예 가르치지 않거나 축소해서 가르친다고 들었다. 내가 이 말을 들었던 게 아주 오래 전 일이다. 그때 나의 모교의 교수님은 이것을 가르치지 않았을 때 일어날 수 있는 교회의 문제를 생각하면 심히 걱정된다며 혀를 끌끌 차셨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오늘 날 기독교는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고, 사회는 미투 캠패인을 통해 여성들이 얼마나 고통 당하고 있는지가 속속들이 들어나고 있다.
왜 학교에선 윤리가 푸대접을 받는지 모르겠다. 요즘 우리는 절대 가치가 사라지고 상대 가치가 팽배해신 세상에 살고 있다. 거기에 무슨 윤리와 도덕을 따지겠는가? 그런 것들은 사회가 공존함에 있어 일종의 룰과 같은 것이기도 한데 그것을 금욕적 이미지에 덧씌워 박물관에나 보내버렸음직하다. 윤리와 도덕이 무너지면 법체계도 온전히 설 수가 없는 건 자명하다. 모든 걸 다 상대적으로만 판단하고 평가하는데 그런 것들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그리고 거기엔 온갖 편법들이 난무한다.
새삼 기독교 윤리가 약화된 것은 목회자의 권력내지는 권리를 교회내에서 공고히 하려고 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한 사회 역시 남자들의 세상에서 남자들이 누려야할 권리와 쾌락을 공고히 하기 위함 아닐까?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것 때문에 상처 받고 고통당할 사람이 있다는 것쯤 윤리적으로라도 깨달았으면 좋겠다.
영화는 타교회로부터 공격 받고 있는 부순 교회 목사이며 친형이나 다를 바없는 요섭을 도와주려다 그의 성추행 사실을 알고 오히려 교단에서 파면시키는데 앞장서게 되는 기섭을 다루고 있다. 영화는 어떠한 결말도 보여주지 않고 끝이나는데, 사실 그러기엔 이야기가 처음엔 의욕적이긴하나 좀 구태의연한 것도 사실이다. 어찌보면 기섭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것 같은데 과연 거기서 괴로워 하는 것이 맞는지 묻고 싶기도 하다.
물론 형처럼 믿고 따른 요섭이 그렇게 됐으니 충격도 받았을 것이고, 어쨌건 주의 종을 자신이 무슨 권리로 정죄를 하나 죄책감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한 영혼이 그것도 목사가 그런 씻을 수 없는 죄를 범했다는 것에 크리스찬으로서 마음 아파하는 건 옳은 태도이긴 할 것이다. 그런 것을 우리 모두의 죄악이고 아픔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주님 앞에서 가질 수 있는 태도임엔 틀림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건 또 크리스찬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흔한 형태의 태도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끔은 크리스찬은 이것 밖에는 과연 할 것이 없나? 그런 생각도 없지 않고 그런 점에서 영화는 별로 새롭지가 않은데 그것이 오늘 날 크리스찬의 현주소라고 감독은 보발하려고 했던 것인지 아니면 감독 역시도 이 정도에서 동의를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사실 요즘의 미투 캠페인을 생각할 때 기섭이 목회자의 성적 타락을 보고 파면에 앞장섰다면 모르긴 해도 여신도들과 여성운동 단체에서는 환영 받을 일은 아닐까? 그런 건 차치하고라도 기섭이 자기 감정에만 함몰되어 담임 목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친구이기도한)지민의 상처를 돌아보지 않거나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건 목회후보자로서 그리 바람직한 태도는 아닌 것 같다.
이럴 때 기섭은 단순히 괴로워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를 고민해야 했다. 우린 성경에 간음하다 현장에 잡힌 여인을 예수님이 어떻게 하셨는지 알고 있다. 율법은 돌로 쳐 죽이라고 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다. 너희중 죄 없는 자가 이 여인을 치라고 하시면서 모인 사람을 흩어버리셨다.
물론 여기서 왜 간음의 주체가 여인이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그 시대나 지금이나 여자가 남자를 간음하고 성추행해도 될만큼 대범한 시대는 아니라고 보는데 그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