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보슬비 > 비빔국수의 8가지 맛과 색

입맛 없고 밥 차리기 귀찮을 때 국수 생각이 간절해진다. 쫄깃한 면발과 새콤달콤한 양념장 맛이 어우러져 한 그릇 먹고 나면 든든하다. 입맛 돋워주는 새콤달콤 비빔 국수 8.


깨소금 비빔국수


재료(4인분) : 국수 400g, 닭다리 2개(대파 잎 1대, 양파 1/4개, 통후추 1/2작은술), 오이 1개, 양상추 1/3~1/2통, 깨 소스(통깨 30g, 식용유·참기름·다진 대파 2큰술씩, 식초·간장 5큰술씩, 설탕 3과 1/2큰술, 다진 생강 1/2큰술)

이렇게 만드세요!

1.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대파 잎과 양파, 통후추를 넣고 끓이다가 닭다리를 넣고 삶는다. 30분 정도 삶아 불을 끄고 그대로 식혀 닭다리 껍질은 벗겨내고 살만 가늘게 찢는다.
2. 국수는 끓는 물에 삶아서 흐르는 물에 비벼 씻은 다음 마지막에 얼음물에 헹궈 사리를 만들어 둔다.
3. 오이와 양상추는 4cm 길이로 채썬 다음 얼음물에 5분 정도 담갔다 건져 물기를 완전히 뺀다.
4. 커터에 통깨, 식용유, 참기름을 넣고 곱게 갈아 나머지 재료와 섞는다.
5. 접시에 국수와 야채, 닭고기를 담고 깨 소스를 끼얹는다.


재료(4인분) : 메밀국수나 소면 300g, 양지머리나 닭고기 삶은 것 200g, 깻잎·상추 10장씩, 오이 8cm, 배 1/4개, 양파 1/2개, 양념장(사과·양파 1/4개씩, 고춧가루·마늘 다진 것 1큰술 씩, 육수 1/4컵, 간장 3~4큰술, 설탕·실파 송송 썬 것 2큰술씩, 식초 3큰술, 깨소금·참기름 1큰술씩, 겨자 갠 것 1/2큰술)

이렇게 만드세요!

1. 양지머리는 삶아서 국물 속에 담가 그대로 식혀서 얇게 썬다. 닭고기일 경우 대파와 양파, 통후추를 넣고 삶아서 식혀 껍질을 벗겨내고 살만 찢어서 쓴다.
2. 깻잎, 상추는 깨끗이 씻어서 1cm 폭으로 썰고, 오이는 4cm 길이로 얇게 썬다. 배는 껍질을 벗기고 씨를 발라낸 다음 1cm 폭 4cm 길이로 썰고, 양파는 채썰어 찬물에 담가 매운 맛을 빼고 건져서 물기를 뺀다.
3. 양념장 재료를 믹서에 넣고 간다.
4.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끓으면 국수를 넣는다. 우르르 끓으면 찬물을 붓고 다시 우르르 한 번 더 끓여 찬물을 붓는다. 다시 끓어오르면 소쿠리에 쏟아 손으로 비비면서 찬물에 헹군다. 마지막 헹구는 물에 얼음을 넣고 헹궈서 사리를 지어 물기를 뺀다.
5. 접시에 채소와 편육, 국수를 담고 소스를 끼얹어서 버무려 먹는다.



재료(4인분) : 국수·훈제연어 400g씩, 양상추 1/3~1/2통, 셀러리 2대, 피클 4개, 소스(양파 1/4개, 피클 1개, 파인애플 통조림 2쪽, 우유 6큰술, 레몬즙 8큰술, 연겨자 1큰술, 설탕 3큰술, 소금 2작은술, 마요네즈 10큰술)

이렇게 만드세요!

1. 국수는 삶아서 흐르는 물에 비벼 씻은 후 마지막에 얼음물에 헹궈 사리를 지어 건져 물기를 뺀다.
2. 양상추는 채썰어 얼음물에 담갔다 건져 물기를 쪽 빼고 훈제연어는 종이타월 위에 얹어 기름기를 뺀다.
3. 셀러리는 섬유를 벗기고 어슷하게 썰고 피클은 채썬다.
4. 소스 재료 중 양파, 피클, 파인애플은 곱게 다진 다음 나머지 재료와 섞는다.
5. 접시에 국수와 양상추, 셀러리, 연어, 피클을 담고 소스를 듬뿍 끼얹는다.


재료(2인분) : 국수 200g, 쇠고기 150g(진간장 1큰술, 설탕 2작은술, 다진 마늘·참기름 1작은술씩, 다진 파 2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양파 1/4개, 양상추 100g, 깻잎 5장, 오이 4cm 길이 1토막, 양념장(진간장·식초 3큰술씩, 설탕 1과 1/2큰술, 연겨자 1/2큰술)

이렇게 만드세요!

1. 냄비의 물이 끓으면 국수를 넣고 젓가락으로 휘저어 끓인다. 삶아진 국수는 건져 찬물에 비벼 씻은 다음, 얼음물에 헹궈 사리를 만든다.
2. 쇠고기는 얇게 저미고 양념해 팬에 볶아 식혀둔다.
3. 양파, 양상추, 깻잎, 오이는 채썰어 얼음물에 5분 정도 담갔다 건져 물기를 완전히 뺀다.
4. 양념장 재료를 섞는다. 겨자가 잘 풀리지 않으면 체에 한 번 내린다.
5. 큼직한 볼에 국수와 야채 썬 것, 쇠고기 볶은 것을 넣고 양념장을 반 정도 끼얹어서 무친 다음 간을 보고 양을 추가해 무쳐서 그릇에 담는다.

김치 비빔국수


재료(2인분) : 국수·김치 200g씩, 김칫국물 1/2컵, 설탕·참기름 1큰술씩, 식초 2큰술, 통깨 1/2큰술, 송송 썬 실파 2큰술

이렇게 만드세요!

1. 냄비의 물이 끓으면 국수를 넣고 젓가락으로 휘저어 끓인다. 우르르 끓으면 찬물을 반 컵 정도 붓고 다시 우르르 끓으면 찬물을 반 컵 정도 더 붓고 끓인다. 다시 우르르 끓어오르면 소쿠리에 쏟아 흐르는 물에 비벼 씻어서 헹군 다음 마지막에 얼음물에 헹궈 사리를 지어 물기를 뺀다.
2. 김치는 송송 썰어 설탕과 식초, 통깨, 참기름, 실파 송송 썬 것을 넣고 무친다.
3. 김치 무친 것을 국물에 넣고 섞는다.
4. 삶아 건져둔 국수를 담고 ③의 김치를 얹고 국물을 붓는다.

쫄면

재료(4인분) : 쫄면 800g, 양상추 1/2통, 콩나물 150g(송송 썬 실파·통깨 1큰술씩, 참기름 1/2큰술, 소금 약간), 삶은 달걀 2개, 양념장(고추장 4큰술, 진간장·설탕 1큰술씩, 사이다 2큰술, 식초 4큰술, 다진 마늘·통깨· 참기름 1큰술씩)

이렇게 만드세요!

1. 달걀은 찬물에 넣고 삶는다. 끓기 시작해서 10분 정도 지나면 완숙이 된다. 찬물에 담갔다가 껍질을 벗겨 반으로 자른다.
2. 콩나물은 다듬어 씻어서 냄비에 담고 물 1/4컵을 붓고 소금을 약간 뿌려서 뚜껑을 덮고 삶는다. 우르르 끓으면 불을 끄고 20초 정도 그대로 두었다가 건져서 차게 식혀 무친다.
3. 양상추는 채썰어 찬물에 헹궈 건진다.
4. 양념장 재료를 섞는다.
5. 쫄면을 가닥가닥 잘 뗀 다음 끓는 물에 넣고 삶는다. 소쿠리에 쏟아 흐르는 물에 비벼 씻은 후 마지막에 얼음물에 헹궈 물기를 뺀다.
6. 그릇에 쫄면을 담고 콩나물 무친 것, 양배추를 담고 달걀을 얹은 다음 초고추장을 곁들인다.

참치샐러드 비빔국수


재료(4인분) : 국수 300g, 양상추 1/2통, 셀러리 2대, 양파 1/2개, 옥수수통조림 1/2컵, 참치통조림 1통, 소스(마요네즈소스 1컵, 연유 1큰술, 우유 1/2컵, 우스터소스 4큰술, 레몬즙 3큰술, 씨머스터드 1큰술, 소금, 후춧가루)

이렇게 만드세요!

1. 국수는 끓는 물에 삶아서 흐르는 물에 비벼 씻은 다음 마지막에 얼음물에 헹궈 건져 물기를 뺀다.
2. 양상추는 1cm 폭으로 썰어 얼음물에 담갔다가 건져 물기를 빼고, 셀러리는 섬유를 벗기고 어슷하게 썰어 찬물에 헹궈 건진다. 양파도 채썰어서 찬물에 담갔다가 건져 물기를 뺀다.
3. 옥수수는 체에 쏟아 흐르는 물에 헹궈 물기를 뺀다. 참치 통조림은 체에 쏟아 기름기를 빼고 부순다.
4. 소스 재료를 섞는다.
5. 접시에 야채와 참치를 깔고 국수를 얹은 다음 소스를 끼얹는다.

비빔냉면

재료(4인분) : 냉면 600g, 배 1/4개, 무 100g, 오이 1/2개, 달걀 1개, 쇠고기 편육 200g, 양념장(고춧가루 6큰술, 고추장 2큰술, 꿀·식초 1/2컵씩, 양파 1/2개, 사과 1/5개, 마늘 4쪽, 파 6cm, 소금 2작은술, 연겨자 1큰술), 초절임국물(식초·설탕 2큰술씩, 소금 2작은술)

이렇게 만드세요!

1. 양념장 재료인 양파, 사과(껍질 벗기고 씨 발라낸 것), 마늘, 파를 넣고서 곱게 간다.
2. 볼에 ①의 간 것을 쏟고 여기에 고춧가루, 고추장, 꿀을 넣고서 잘 섞는다. 잘 섞이면 식초와 소금, 겨자를 넣고서 섞어 냉장고에 2일 정도 넣어 숙성을 시킨다.
3. 무는 길이 5cm, 폭1cm로 얇게 썰어 설탕, 식초, 소금에 절인다. 오이는 소금으로 문질러 씻은 후 무와 같은 크기로 썰어 설탕, 식초, 소금에 절인다. 무는 미리 절여 놓아도 되지만 오이는 미리 절여 놓으면 색이 변하므로 냉면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절인다.
4. 달걀은 완숙으로 삶아 찬물에 담갔다가 껍질을 벗겨 4등분한다.
5. 편육은 얇게 썬다. 배는 무와 같은 크기로 썰어 색이 변하지 않도록 설탕물에 담가놓는다.
6.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끓으면 냉면을 넣어 삶는다. 우르르 끓어오르면 찬물을 붓고 다시 우르르 끓어오르면 소쿠리에 쏟아 찬물에 비벼 씻는다. 손으로 비벼 씻어서 전분기를 말끔히 씻어내야 면발이 쫄깃하다. 마지막 헹구는 물에 얼음을 넣어서 헹궈 사리를 지어 물기를 빼고 그릇에 담는다.
7. 냉면 위에 편육, 배, 오이, 무, 달걀을 얹고 양념장을 얹는다. 식초와 겨자를 곁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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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ika 2004-05-27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입맛 없고 밥 차리기 귀찮은데, 이런거 누가 날 위해 차려줬으면 싶네요..^^

stella.K 2004-05-27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먹는 즐거움만 생각하시길...!^^
 

필요 이상으로 순혈을 고집하는 바람에 한국말을 오히려 빈혈에 걸리게 하는 국수주의자들이 많다. 말도 인간처럼 혼혈아를 낳게도 하고 때로는 귀화하여 시민권을 획득하기도 한다. 지나치게 외래어를 많이 쓰는 것도 병이지만 무조건 말의 변화와 개방성에 말뚝을 박으려 하는 결벽증도 병이다. "그것은 일본식 말이다"라고 꾸짖는 사람들이 있지만 자기 자신이 쓴 무슨 무슨 식이라는 표현이 바로 일본의 '시기(式)'에서 온 일본 투의 말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까마득히 모르고 있다.

우리가 지금 애용하고 있는 민주주의란 말 역시 일본 사람들이 그나마 잘못 번역한 말을 그대로 쓰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데모크라시democracy의 번역인데 잘 알다시피 '.....크라시'는 제도이지 주의ims가 아니다. 민주제라 해야 할 것을 개화기 일본 지식인들이 민주주의라고 하는 바람에 덩달아 우리까지 그 말을 그냥 쓰고 있는 형편이다.

북한에서 금과옥조로 내세우고 있는 주체사상, 그래서 한국의 학생들까지 주사파가 생겨난 그 주체사상이라는 말까지도 일본 말의 역어라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주체사상이라는 말 자체에 주체성이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은 보통 익살맞은 모순이 아니다.

그러니 이제는 굳은 말이 되어버린 것을 일본 사람들이 만든 말이라하여 버리고 새 말을 만들어 쓰자는 말이 아니다. 말끝마다 왜색 시비를 걸어오는 사람들처럼 신경질적인 언어 국수주의를 따르자면 한이 없다는 본보기로 하는 소리이다.

                                                                        .     .    .(중략)

그런데 예사로 넘어갈 말까지 트집 잡고 들어지는 언어 국수주의자들이 웬일인지 국민학교라는 왜색 중의 왜색 말에 대해서는 함구를 하고 있으니 놀랍다. 국민학교라는 말은 나치 독일의 전체주의 교육을 상징하는 '폴크스 슐레'를 그대로 일본 말로 옮긴 것이다. '폴크스 슐레(국민학교)는 '폴크스바겐(국민차)'과 같은 전체주의적 이념의 산물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상식이다.

한쪽 공장에서는 규격화한 자동차 폴크스바겐이, 또 한쪽 공장(학교)에서는 규격화한 폴크스 슐레의 아이들이 다량으로 쏟아져 나온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낸 것이 인간의 개성과 다양성을 철저하게 배제한, 끔찍한 나치의 획일 사회이다.

일본 군국주의자들이 동맹국인 나치의 교육 정책을 부럽게 생각하여 그대로 직수입하고 그 명칭도 그대로 따다 붙여놓은 것이 바로 그 국민학교라는 명칭인 것이다. 그들 연호로 소화 16년에 국민학교령이라는 것이 일본에서 내려졌는데, 그것은 바로 전체주의적 사상을 보급하기 위해서 취해진 정책이었다. 능력의 차라고 하는 것은 상급학교에 가는 단계에서 나누면 되므로 소학교, 중학교의 단계에서는 모두 같은 내용을 공부해야 된다는 것이다. 즉 각 학교에서 모두 다 같은 내용으로 교육을 해서 같은 사상을 불어넣자고 주장하는 교육법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교육은 나라의 손 안에 들어와 모든 학교의 교육 내용을 동일하게 규격화할 수 있고 나라에서 허가하지 않은 학교는 인정하지 않게 된다. 물론 국민학교의 신설도 제한하게 된다. 그 결과로 학교 교육의 내용과 수준이 똑같기 때문에 굳이 학교를 선택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래서 국민학교는 자연히 거주 지역에서 가장 편리한 곳으로 보내는 통학구 제도가 생겨나게 된다.

이름만이 아니다. 통학 구역제 실시까지 똑같다. 사립 학교의 특성까지 죽인 것도 똑같다. 일제에서 해방이 되고 자유 민주주의를 국시로 삼고 있으며 미국식 민주 교유글 본받았다고 하면서도 국민학교는 황국신민의 그 국민학교와 이름도 제도도 달라진 것이 없다. 그래서 일본도 민주화하자마자 제일 먼저 버린 것이 국민학교라는 말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우리는 일본 요리 이름인 오뎅까지도 꼬치라고 고쳐놓으면서도 막상 나치와 일본의 유물인 '국민학교(폴크스 슐레)'라는 말은 마르고 닳도록 지켜가고 있는 것일까.

이념어라는 시각이 아니더라도 중. 대학교라는 명칭이 있으면 당연히 언어 체계로 보아서도 소학교라고 해야 마땅하다. '소 . 중 . 대'이지 '국 . 중 . 대'가 어디 있는가. 한 나라의 정신과 문화의 기보늘 가르치는 학교 명칭이 일본 군국주의자들이 남기고 간 낡은 부대라면 그 안에 어떻게 새 교육을 담을 수 있겠는가. ... ...(중략) 여러 사람이 다니면 길이 나듯이 틀린 말도 자꾸 쓰면 우리말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러나 가치나 이념을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공공 기관의 명칭이나 교육 언어는 그 뿌리를 제대로 찾아주어야 정신도 변한다. .....(중략)

어린애들을 이렇게 획일하하여 공장에서 국민차 뽑아내듯 뽑아내는 국민학교에서 과연 미래의 개성 있는 한국인들, 국제인들이 길러 낼 수 있을런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일리치 같은 학자는 우리 눈으로는 지나치게 자유방임하는 듯한 미국의 개성이 넘쳐나는 학교 교육 제도를 두고서도 야만한 획일주의라며 탈학교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판인데 우리 국민학교를 보면 무엇이라고 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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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와 같은 글들로 인해 1996년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변경되었습니다. 참고로 이 글은 1993년에 씌어진 것이고, 현 시대에 맞게 다른 부분의 국민학교는 초등학교로 바꾸었습니다.

                                                                                                    (176p~17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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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톨트 곰브로비치 장편소설 | 윤진 옮김 | 민음사 | 464쪽 

성숙과 미성숙, 완성과 미완성의 대치 속에서 인간의 본질을 탐구해온 폴란드 작가 곰브로비치<사진>의 대표작으로, 국내에 첫 소개되는 작품이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나치에 의해 금서로 묶여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하다가 50년대 이후 프랑스에 번역 소개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실존 철학과 소설의 만남을 추구한 작가는 카프카와 견줘지며 현대 문학의 거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폴란드 하원은 작가 탄생 100주년을 맞아 2004년을 곰브로비치의 해로 정하고 연극제와 음악회을 비롯한 행사를 열고, 기념포스터와 우표를 제작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소설은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나 자신의 삶과 모든 계획이 무가치하다는 확신에 사로잡힌 서른 살의 작가인 주인공이 한 교사에게 납치되어 열여섯 살 소년들의 세계로 돌려보내지면서 벌어지는 환상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머릿속은 어른이지만, 자신의 어린 시절로 납치되어 성장기를 다시 겪는다는 설정은 환상소설이자 성장소설의 모양을 갖추고 있다.

실제 세상에서는 일어날 법하지 않는 이러한 상황을 제시하는 작가의 전략은 무엇일까? 열여섯 살로 다시 돌아간 소설가의 눈으로 본 세상은 성숙과 미성숙의 대립으로 점철되어 있다. 성숙의 세계는 미성숙을 형식의 껍질 안에 숨겨놓고 싶어한다. 미성숙을 두려워하기도 한다. 작가는 소년의 시신을 통해 성숙한 세계, 질서 잡힌 체계의 허구성과 폭력성, 비인간성을 드러낸다.

소년 시절로 납치되어 돌아간 교실은 ‘순진함’을 주입시켜 모두를 어린애로 만드는 것을 교육철학으로 삼고 있는 학교였다. 미성숙을 대상으로 한 교육의 주된 내용은 성인들의 틀, 정상인의 기준, 기성의 체계를 강요하는 시스템일 따름이다.

불합리와 폭력으로 특징 지어지는 성숙의 세계를 무너뜨리는 미성숙의 자유로운 힘을 캐치하는 것이 이 소설의 감상 포인트다. 작가는 성숙이 미성숙을 끊임없이 지배하고 통제하려드는 것은, 미성숙한 존재들의 반항은 성숙의 기반 자체를 뒤흔들어 놓을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립은 에로스적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육체의 각 부분의 길항작용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머리는 명령하지만, 엉덩이, 넓적다리, 장딴지의 아우성도 들린다. 특히 엉덩이는 미성숙의 근원, 코흘리개 애송이들만 갖는, 몸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갑자기 소년 시절로 돌아간 주인공은 정돈된 어른의 세계에 잠입하여 질서를 전복시키는 젊음의 힘을 발산한다. 그 세계는 큰 것은 작아지고 작은 것은 기괴하게 커지는 부조리한 세계, 한마디로 기존의 사고체계나 가치가 뒤죽박죽되는 혼돈의 세계다. 작가는 이를 통해 진실함과 성숙됨의 참된 모습을 모색한다.

“정상이란 비정상의 심연 위에 늘어뜨려진 곡예사의 줄에 지나지 않는다. 일상적인 질서 속에서도 언제나 광기가 섞여 있는 것이다!”라는 구절에서는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을 무력화시키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단초를 선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점에서는 ‘망치의 철학자’로 불리는 니체적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시작할 때는 내 적수를 누를 만한 날카로운 풍자 정도나 써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내가 쓴 말들은 순식간에 격렬한 춤 속으로 휘말려 들어갔고, 제멋대로 사납게 날뛰면서 그로테스크한 광기를 향해 무서운 속도로 질주해 갔다”고 회고했다.

이 소설의 제목도 아무 뜻이 없다. ‘페르디두르케’라는 인물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작가가 즐겨 읽은 미국 소설가 싱클레어 루이스의 작품 ‘배빗’의 등장인물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 작품의 내용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그 자체로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것이다.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가장 환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드러내려는 작가의 ‘비틀어보기’는 마지막 문장에서도 나타난다.

“그대들이 원한다면 나를 따라 달리라. 낯짝을 두 손으로 감싸고 도망가는 내 뒤를 따라 달리라. 이제 끝이다. 트랄랄라. 이 책을 읽을 사람한테 한마디하자. 제기랄!”

최홍렬기자 hr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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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5-25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 붙잡고 싶게 만드는 책이네요.^^
 

독일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세 명의 자녀를 둔 아빠 그가 조선일보 독자들에게 매달 한 통의 편지를 보낸다


▲ 독일 베스트셀러 작가 보도 섀퍼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을파소)로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보도 섀퍼는 독일의 이름난 경영 컨설턴트이자 세 명의 자녀를 둔 아빠다. 그가 어릴 때부터 돈과 경제에 대한 합리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 자신 열여섯 살에 혈혈단신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돈의 중요성과 그것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일찌감치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가 돈과 집, 자동차에 미친 사람은 아니다. 자녀교육 측면에서 그가 최근 내놓은 ‘도넛츠’이론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인간의 중심에 관한 것이다. 중심이란 한 사람의 인성이며 가치관을 뜻한다. 매달 조선일보 독자들에게 보도 섀퍼가 띄우게 될 한 통의 편지는 ‘도넛츠’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다.

부모들은 자녀의 부족한 면을 찾아 개선해주고자 애쓴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과연 바람직한 걸까? 아이가 학교에서 성적표를 받아 왔다고 하자. 미술, 음악, 체육 점수는 아주 탁월하다. 영어 점수도 좋은 편이다. 생물, 역사, 화학은 그런대로 봐줄 만하다. 하지만 수학 점수는 기대 이하다. 이때 성적표를 받아든 부모는 제일 먼저 어떤 과목에 대해 언급할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중요하다.

현재 세계 대부분의 학교가 다양한 과목의 기초를 쌓게 하는 데 교육의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런 교육제도하에서는 모든 과목을 동시에 두루두루 잘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와는 다른 교육 방법을 옹호하는 학자, 교육자, 부모가 생겨났다. 그들의 의견에 따르면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방법으로는 기껏해야 평균적인 인간을 양산할 수 있을 뿐이다. 잘하는 부분을 북돋워줄 때 아이고 어른이고 자신만의 개성을 발전시킬 수 있게 되며, 더 행복하고 성공하는 사람이 된다. 아이를 행복하고 부유한 사람으로 만들고 싶으면 잘 하는 부분을 키워주어야 한다. 돈을 잘 버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인가? 복잡한 계산문제를 실수 없이 잘 풀어내는 사람들인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이다. 평균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은 평균적인 임금밖에 받지 못한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모든 아이 속에는 천재가 숨어 있다”고 말했다. 우리 모두는 이 세상에 둘도 없는 존재이며 특별한 재능을 최소한 한 가지씩은 타고난 사람들이다.


▲ 왼쪽부터 스티비 원더, 올리버 칸 그리고 영화 '아마데우스'의 모차르트. 이들은 장점을 키워 성공했다.

어떤 눈먼 소년이 있었다. 친구들도 함께 어울려 주지 않았으므로 소년은 늘 외롭고 힘없이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소년의 인생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 사건이 찾아왔다. 수업 중 교실에 쥐가 한 마리 나타났는데 어디로 숨어 들어갔는지 도무지 행방이 묘연했던 것이다. 그때 선생님이 눈먼 소년에게 그만의 특별한 청력을 사용하여 쥐가 어디에 있는지 맞혀 보라고 했다.

눈먼 아이는 귀를 기울였고 쥐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었다. 쥐 소리는 교실 구석의 벽장에서 새어 나오고 있었다. 쥐는 쉽게 잡혔다. 수업 후 선생님은 눈먼 아이를 불러 이렇게 말했다. “넌 우리 반의 어떤 친구도 갖지 못한 능력을 갖고 있어. 네겐 특별한 귀가 있잖니.” 그 말은 소년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소년은 음악을 좋아했다. 이제 맹인이라는 사실도 방해거리가 될 수 없었다. 탁월한 청력이 있었으므로. 이 소년이 바로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라는 곡을 세계적으로 히트시킨 스티비 원더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약점’을 아이의 몸속 깊은 곳에 웅크리고 있는 괴물처럼 생각하고 두려워한다. 두려움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약점이란 우리로 하여금 목표를 이루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부분이다. 나의 목표를 이루는 데 별 지장이 없으면 약점이라고 할 수 없다.

아이들의 ‘약점’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이 있다. 우선 아이의 부족한 부분이 아이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것인지를 분명히 생각하라. 확신이 안 설 때에는 일단 부드럽게 나가는 것이 좋다. 강점이 부각되는 곳에서 약점은 쉽게 힘을 잃는다. 위대한 인물들은 완벽한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이 아주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던 사람들이다. 모차르트나 베토벤의 음악을 들으며 그들이 지녔던 ‘약점’을 한탄하는 사람은 없다.

도무지 지는 걸 싫어하는 남자 아이가 한 명 있었다. 그 아이는 유달리 승부 근성이 강해 게임 같은 걸 할 때면 이를 악물고 싸웠고, 지면 엄청나게 화를 내었다. 이런 자녀를 둔 부모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지는 것도 배워야 해.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야. 함께 어울릴 줄 알아야지.” 그러나 그토록 지기 싫어했던 꼬마 소년은 현재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유명한 축구 골키퍼가 되었다. 그의 이름은 올리버 칸이다.

어떤 방랑자가 산길을 걷다가 불상을 조각하고 있는 사람 곁을 지나치게 되었다.

조각가는 커다란 나무 기둥을 놓고 열심히 작업을 하고 있었지만 형태는 아직 분간할 수 없었다. 며칠 후 방랑자는 돌아가는 길에 다시 그 길을 지나치다가 나무 기둥이 멋진 불상으로 변신해 있는 것을 보았다.

조각가의 솜씨에 감탄한 방랑자가 조각가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렇게 멋진 불상을 만드는 비결이 뭡니까?” 그러자 조각가는 “나의 비결은 나무 기둥 속에 들어 있는 불상에상처를 내지 않는 것입니다”고 대답했다.

(보도 섀퍼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키라와 확대경’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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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4-05-25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점 키워주기... 음 나는 아이 단점만 팍팍~ 찍어서 잔소리 해대서 있는 장점도 사라지게 만드는 엄마인데.. 이런 글 많이 읽으면 많이 반성해서 좋은 엄마의 길에 발가락이라도 하나 들어 놓을수 있으려나?

stella.K 2004-05-25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거 나중에 한으로 남습니다. 제가 그렇거든요. 울 엄마도 칭찬보단 잔소리를 많이 하시더라구요. 나도 좋은 점 많은데 왜 엄마는 잔소리만 할까? 아쉬울 때가 많더라구요. 물론 제가 결혼에서 아이가 있으면 그땐 엄마를 이해할 겁니다.^^
 
 전출처 : 알라딘도서팀 > [디카로 보는 책] 책으로 보는 트로이 전쟁

 <트로이 전쟁>, 패드라익 콜럼, 비룡소

비룡소 클래식의 8번째 권. 아무래도 이번 주에 개봉하는 영화 [트로이]를 겨냥해 낸듯하다. 그렇다고 급하게 만든 책은 아니니 안심하시길. 어제 책을 받아 읽어보는 데 정말 반했다.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 그 방대한 고전을 오디세우스를 중심 인물로 내세워 이야기를 썼다. 이야기의 시작은 트로이 전쟁이 끝나고, 오디세우스가 돌아오지 않는데서 부터다.

1부에서는 트로이 전쟁의 이야기, 즉 <일리아드>가, 2부에서는 오디세우스가 집으로 돌아오는 고단한 여정, 즉 <오디세이아>가 펼쳐진다.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는 오늘 날 우리가 흔히 접하는 문어체의 소설이 아니다. 이 이야기들은 귀로 들어 입으로 옮기는 구조로 전승되었기 때문에 설명 부분도 시나 노래같다. 그리고 각 등장인물들의 어마어마한 독백이 이어진다. 그런 구조를 콜럼은 충분히 대화를 통해 되살렸다. 특히, <트로이 전쟁>의 백미라고 할만한, 트로이의 노왕이 맨발에 거지처럼 차려입고, 자신의 자식을 죽인 자에게 무릎을 꿇고 아들의 시체를 구걸하는 장면은 눈시울이 뜨겁다. 영화 [트로이]에서도 이 장면이 멋있다고 하니 비교해서 보면 좋겠다.


책의 앞면이다. 표지는 <트로이 전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트로이의 목마. 허나, 저 속에 그리스 군이 숨었다고 하는데... 다리가 너무 길다. 도대체 어떻게 숨은 것일까? 인간피라미드라도 했나? 밤새도록 저 안에 있었다고 하는데... 다리가 너무 길다.

흠.. 나의 추측은 이렇다. 다리는 엘리베이터(로마 시대에도 엘리베이터가 있었다고 하니, 그리고 이것은 신화 시대 이야기가 아닌가. 계단이라고 하면 그리스 병사가 너무 불쌍하다)이고, 그것을 타고 올라가면 방이 펼쳐진다. 거기서 그리스 군사들은 한손에는 창, 한손에는 카드를 들고 놀고 있지 않았을까? ㅎㅎㅎ

 


뒷면이다. 전차를 타고 전투에 입하는 장군의 모습이다. 본문에 등장하는 그림을 따와 전차에 붉은 색깔만 입혔다.

깔끔한 느낌. 전체적으로 비룡소클래식은 왠지 옛날 계몽사 전집을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있다. 나만 그럴까?

 

 

 

 

 


 

 

세워서 펼쳐보았다.

파란색의 책등, 책제목부분은 금박이다.

이쁘고나...

 

 

 


 

펼친 모습.


 

 

 


1부의 첫 장.

이 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부마다 부제가 있다. 1부의 부제는 다음과 같다.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가 아버지를 찾아 배를 타고 떠난다. 텔레마코스가 메넬라오스와 헬레네에게서 트로이 이야기를 듣다."

 

 

 

이 책의 삽화는 그리스 시대 토기에 그려진 그림의 느낌이다. 옹골찬 느낌의 선으로 모든 형태를 느껴준다. 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담백한 판화의 느낌. 

그 유명한 트로이의 목마가 나오는 1부의 마지막 장이다.

 

 


 

목마사진을 좀더 가까이.

저렇게 깎은 나무 목마가 하나 가지고 싶다. 각이 살아있는 몸통, 얼굴, 다리가 멋지다.

 

 

 

오디세우스를 유혹했던 칼립소가 베를 짜고 있다. 그 옆에 서 있는 신은 헤르메스겠지? 날개달린 신발과 머리에 쓴 관을 보면  헤르메스인 듯 한데... 칼립소의 명대사.

"인간을 사랑하는 신에게는 슬픔이 찾아오는구나. 다른 신들이 늘 그런 사랑을 질투하기 때문이다."

치마 주름이 너무 예쁘다.

 

 

이 책과 함께 로즈마리 셧클리프가 쓰고, 앨런 리가 그림을 그린 <트로이아 전쟁과 목마>(1997, 국민서관)도 권하고 싶다. 로즈마리 셧클리프의 글이야 너무도 훌륭하고, 특히 앨런 리는 <반지의 제왕>의 삽화를 그린 사람이다. 웅장하면서도 신화적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일러스트가 일품이다.  알라딘류화선(yukineco@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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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05-24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냉큼 퍼갈래요! ^^

플레져 2004-05-25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했다...... 사야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