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세 명의 자녀를 둔 아빠 그가 조선일보 독자들에게 매달 한 통의 편지를 보낸다


▲ 독일 베스트셀러 작가 보도 섀퍼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을파소)로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보도 섀퍼는 독일의 이름난 경영 컨설턴트이자 세 명의 자녀를 둔 아빠다. 그가 어릴 때부터 돈과 경제에 대한 합리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 자신 열여섯 살에 혈혈단신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돈의 중요성과 그것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일찌감치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가 돈과 집, 자동차에 미친 사람은 아니다. 자녀교육 측면에서 그가 최근 내놓은 ‘도넛츠’이론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인간의 중심에 관한 것이다. 중심이란 한 사람의 인성이며 가치관을 뜻한다. 매달 조선일보 독자들에게 보도 섀퍼가 띄우게 될 한 통의 편지는 ‘도넛츠’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다.

부모들은 자녀의 부족한 면을 찾아 개선해주고자 애쓴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과연 바람직한 걸까? 아이가 학교에서 성적표를 받아 왔다고 하자. 미술, 음악, 체육 점수는 아주 탁월하다. 영어 점수도 좋은 편이다. 생물, 역사, 화학은 그런대로 봐줄 만하다. 하지만 수학 점수는 기대 이하다. 이때 성적표를 받아든 부모는 제일 먼저 어떤 과목에 대해 언급할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중요하다.

현재 세계 대부분의 학교가 다양한 과목의 기초를 쌓게 하는 데 교육의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런 교육제도하에서는 모든 과목을 동시에 두루두루 잘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와는 다른 교육 방법을 옹호하는 학자, 교육자, 부모가 생겨났다. 그들의 의견에 따르면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방법으로는 기껏해야 평균적인 인간을 양산할 수 있을 뿐이다. 잘하는 부분을 북돋워줄 때 아이고 어른이고 자신만의 개성을 발전시킬 수 있게 되며, 더 행복하고 성공하는 사람이 된다. 아이를 행복하고 부유한 사람으로 만들고 싶으면 잘 하는 부분을 키워주어야 한다. 돈을 잘 버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인가? 복잡한 계산문제를 실수 없이 잘 풀어내는 사람들인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이다. 평균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은 평균적인 임금밖에 받지 못한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모든 아이 속에는 천재가 숨어 있다”고 말했다. 우리 모두는 이 세상에 둘도 없는 존재이며 특별한 재능을 최소한 한 가지씩은 타고난 사람들이다.


▲ 왼쪽부터 스티비 원더, 올리버 칸 그리고 영화 '아마데우스'의 모차르트. 이들은 장점을 키워 성공했다.

어떤 눈먼 소년이 있었다. 친구들도 함께 어울려 주지 않았으므로 소년은 늘 외롭고 힘없이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소년의 인생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 사건이 찾아왔다. 수업 중 교실에 쥐가 한 마리 나타났는데 어디로 숨어 들어갔는지 도무지 행방이 묘연했던 것이다. 그때 선생님이 눈먼 소년에게 그만의 특별한 청력을 사용하여 쥐가 어디에 있는지 맞혀 보라고 했다.

눈먼 아이는 귀를 기울였고 쥐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었다. 쥐 소리는 교실 구석의 벽장에서 새어 나오고 있었다. 쥐는 쉽게 잡혔다. 수업 후 선생님은 눈먼 아이를 불러 이렇게 말했다. “넌 우리 반의 어떤 친구도 갖지 못한 능력을 갖고 있어. 네겐 특별한 귀가 있잖니.” 그 말은 소년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소년은 음악을 좋아했다. 이제 맹인이라는 사실도 방해거리가 될 수 없었다. 탁월한 청력이 있었으므로. 이 소년이 바로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라는 곡을 세계적으로 히트시킨 스티비 원더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약점’을 아이의 몸속 깊은 곳에 웅크리고 있는 괴물처럼 생각하고 두려워한다. 두려움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약점이란 우리로 하여금 목표를 이루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부분이다. 나의 목표를 이루는 데 별 지장이 없으면 약점이라고 할 수 없다.

아이들의 ‘약점’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이 있다. 우선 아이의 부족한 부분이 아이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것인지를 분명히 생각하라. 확신이 안 설 때에는 일단 부드럽게 나가는 것이 좋다. 강점이 부각되는 곳에서 약점은 쉽게 힘을 잃는다. 위대한 인물들은 완벽한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이 아주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던 사람들이다. 모차르트나 베토벤의 음악을 들으며 그들이 지녔던 ‘약점’을 한탄하는 사람은 없다.

도무지 지는 걸 싫어하는 남자 아이가 한 명 있었다. 그 아이는 유달리 승부 근성이 강해 게임 같은 걸 할 때면 이를 악물고 싸웠고, 지면 엄청나게 화를 내었다. 이런 자녀를 둔 부모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지는 것도 배워야 해.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야. 함께 어울릴 줄 알아야지.” 그러나 그토록 지기 싫어했던 꼬마 소년은 현재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유명한 축구 골키퍼가 되었다. 그의 이름은 올리버 칸이다.

어떤 방랑자가 산길을 걷다가 불상을 조각하고 있는 사람 곁을 지나치게 되었다.

조각가는 커다란 나무 기둥을 놓고 열심히 작업을 하고 있었지만 형태는 아직 분간할 수 없었다. 며칠 후 방랑자는 돌아가는 길에 다시 그 길을 지나치다가 나무 기둥이 멋진 불상으로 변신해 있는 것을 보았다.

조각가의 솜씨에 감탄한 방랑자가 조각가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렇게 멋진 불상을 만드는 비결이 뭡니까?” 그러자 조각가는 “나의 비결은 나무 기둥 속에 들어 있는 불상에상처를 내지 않는 것입니다”고 대답했다.

(보도 섀퍼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키라와 확대경’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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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4-05-25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점 키워주기... 음 나는 아이 단점만 팍팍~ 찍어서 잔소리 해대서 있는 장점도 사라지게 만드는 엄마인데.. 이런 글 많이 읽으면 많이 반성해서 좋은 엄마의 길에 발가락이라도 하나 들어 놓을수 있으려나?

stella.K 2004-05-25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거 나중에 한으로 남습니다. 제가 그렇거든요. 울 엄마도 칭찬보단 잔소리를 많이 하시더라구요. 나도 좋은 점 많은데 왜 엄마는 잔소리만 할까? 아쉬울 때가 많더라구요. 물론 제가 결혼에서 아이가 있으면 그땐 엄마를 이해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