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깨끗하지 않았다. 지난 몇 년 동안 깨끗했던 적이 없었다. 에밀리는 이 집에, 자기 자신에게, 나오지 않는 라디오에,
타이어가 구멍 난 자기 자전거에 애정을 잃었다. 두 방문객은여름 파리를 여태 쓸지 않았다는 것, 비질을 한 곳이 없다는것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 P23

두려움이에밀리가 말한 사랑을 고갈시켜 껍데기만 남았지만, 방문객앞에서 그랬듯 에밀리는 사랑의 잔재를 부정하지 않았다. 슬퍼할 수 없었고, 애도할 수 없었다. 너무 적은 것만이 남았고,
너무 많은 것이 파괴되었다. 차를 타고 떠난 그들은 이 사실을알까? 다른 이들이 물으면 이 사실을 설명해줄까?
- P27

"레깃 짓이야." 매클루스가 말했고 나머지는 말이 없었다.
네이피어만이 함께 레깃을 의심했다. 올리비에를 제외한 나머지는 당황했다. 새들은 목이 부러졌고 그중 한 마리는 머리가뜯겨 있었다. 흙 위에 누워 있는 새들의 깃털은 이미 축 늘어졌고 구슬 같던 눈은 흐릿해졌다. "잔인한 놈들." 뉴컴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목소리에 항의나 감정의 기미는 없었다. 올리비에는 그 소녀의 짓임을 알았다.
- P29

올리비에는 교실로 어슬렁어슬렁 걸어가면서 부당한 보복을 예상했으나 자신이 스스로의추측을 발설하지 않으리란 걸 알았다. 그러지 않는 것은, 자기생각을 비밀로 감추는 것은, 다른 사람이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 P34

올리비에를 제외한 모두가 그 생각을 했다. 다인스는 이 세계의 질서 바깥에 있었다. 이들은 다인스를 때리거나 괴롭힐수 없었고, 그에게 이 문제에 관해 이야기조차 할 수 없었다.
그 잡역부가 갈까마귀를 키우는 곳을 알긴 했지만 혐의를 물으면 자신이 그동안 침묵해온 것들을 폭로할 가능성이 높았기때문이다. 다인스는 다루기 힘든 사람이었다.
- P37

올리비에가 그곳에 있으면 마치 더 잘 만들어진 예시처럼 보였고, 나머지는 부주의하게 만들어진 것처럼 보였다. 다른 학생들은 청소년의 느낌이 두드러졌다. 재킷 소매가너무 짧았고 머리카락이 제멋대로 뻗쳤으며, 목소리가 걸걸하고 막 자라기 시작한 까칠한 수염 아래 피부가 울긋불긋했다그러나 올리비에가 이 성년의 서곡을 벗어났다는 사실을, 다른 친구들이 남겨진 데 대한 유감 없이 받아들인 그 깡마른 꼴사나움을 벗어났다는 사실을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 P38

원래는 상대가 알아채지 못하게 사생활에 침입하는 데 능했고, 스스로도 자부심이있었다. 그러나 올리비에는 두 번, 혹은 세 번이나 불시에 시선을 돌려받고 감시하던 눈을 즉시 내리깔아야 했다. 이 식당가정부의 이름은 벨라였다. 하지만 식당과 바깥에서 벨라는‘그 소녀‘로 통했다.
- P40

책이 꼭 필요했던 여자는 가게에서 나오면서, 차에 타면서 그라일리스의 눈에 자주 띄었다. 그가 여태까지 알았던 종류의 여성들과는 달랐다. 그녀는 키가 크고 나름의 아름다움이있었다. 침착한 태도와 옷차림에서 남들과는 다르다는 것이드러났고, 해버티 씨가 은퇴한 것을 모르고 멍한 얼굴로 그가어디에 있는지 궁금해할 때는 더욱더 다른 사람들과 달라 보였다. 그녀는 그라일리스와 이야기를 나눌 때 미소를 지었고,
그는 전에 그녀의 미소를 본 적이 없었다. 다음번에는 대화가더 길어졌고, 그다음 번에는 더욱 쉬워졌다. 

그녀에게 어떤 소설가를 추천하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프루스트와 맬컴 라우리를, 포스터와 매덕스 포드를, 개스켈 부인과 월키 콜린스를 소개해주었다. 그는 그녀를 위해 더블린 사람들》을 한 권 더 들여놓았는데, 기존에 있던 책은 비를 맞아 글씨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브라이턴 록》과 《밤은 부드러워로 그녀의 관심을 이끌었다. 그녀는 혼자서 엘리자베스 보웬을 찾아냈다.
점심시간이면 그는 깔끔한 그녀의 거실에서 와인을 따랐다.
그들은 자신이 경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자신들은 그런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스콧 피츠제럴드 소설 속의 경솔한 사람들에 대해, 팰리스 플롭하우스에 대해, 취한 광장과 돌코테 물방앗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 P116

그들은 자기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 그들의 대화는 그렇지 않았으나, 본인들이 모르는 사이 그들의우정으로 전과 달라진 방 안에는 그들의 삶이 있었다. 두 사람은 감정을 건드리지 않았고, 후회나 과거에 있었을지 모를 것들을 건드리지 않았다. 그들은 단어를 통제하는 능력을 잃지않았다. 그녀는 지나간 과거를, 그는 아직 그곳에 있는 것을배신하지 않았다. 그녀가 커피를 내오면 그는 내리는 비나 차가운 봄의 햇살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렸고, 다시 와일드펠 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녀는 넓은 현관을 배경으로 계단 위에서 있었고, 그의 백미러에 보이던 그녀의 모습은 곧 버드나무로 바뀌었다.
- P117

이 모든 것은 가식, 일종의 기만과 관련이 있었다. ‘유감이에요.‘ 로즈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박스트리 카페에서 내뱉은 그토록 많은 말을 주워 담을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고 싶은 이유를 알지 못했다. 로즈는 부버리 씨의 신뢰를 함께 나누고 싶었지만 부버리 씨가 신뢰를보이기도 전에 이미 그를 배신했다.
- P196

무용 선생이 연주한 음악은 그때의 바이올린 연주자가 연주한 것과 차원이 달랐다. 이음악은 쏜살같이 달려나가다 부드러워졌고, 잔잔했고, 느렸다. 진홍색 벽지와 초상화 속 인물들의 시선 위에서 음악이 춤을 추었다. 음악은 아무도 앉지 않은 의자 위에, 꽃병과 장식품 위에 머물렀다. 그러다 점점 위로 떠올라 천장의 새하얀 꽃잎에 닿았다. 브리지드가 두 눈을 감았고, 무용 선생의 음악이어둠 속에 서서히 스며들었다. 음악의 선율이 사라졌다가, 다시 돌아왔다가, 달라졌다. 개똥지빠귀의 노랫소리가 있었다.
멀리서 들려오는 천둥과, 브리지드가 스케나킬라 언덕을 넘을 때 옆에서 세차게 밀려들다 졸졸 흐르는 개울이 있었다. 음악이 멈췄을 때 침묵은 전과 같지 않았다. 마치 음악이 침묵을바꿔놓은 듯했다.
- P262

2월의 그날 밤, 언덕의 자갈길에는 서리가 끼어 있었고 하늘에선 별들이 환하게 타올랐다. 브리지드는 그 별들이 아까 들은 음악을, 그 아름다움을, 자신이 느낀 감정을 더욱 찬양하는것 같았다. 노력해보았지만 그 선율은 다시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 당연했다. 그 쏜살같음과 느림과 잔잔함, 지금 곁에 흐르는 개울이 만들어내는음악은 거실에서 눈을 감았을 때 들렸던 것만큼 완벽하지 않았다. 그러나 스케나킬라 언덕을 넘는 동안 브리지드는 그때 있었던 것을 충분히 지니고 있었고, 그것은 브리지드가 아침에 일어났을 때도,부엌 뒷방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도 충분히 남아 있었다. - P264

"괜찮아요?" 그녀가 물었다. "괜찮은 거예요?" 말투에 불안한 기색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래야 할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그녀는 사랑의 까다로운 특성을 잘 알았다. 사랑은 거의 언제나 잘못된 대상을 향했다.
- P269

"비밀의 그림자 속에
겨울 꽃이 흩어져 있었고,
기만이 조용한 사랑을 기다렸다."

트레버는 이 소설들을 통해서 누구나 마음속 깊이 자신만의 비밀을간직하며 살아가고, 그 비밀이 우리를 끝내 고독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소설을 읽고 난 후 나는 조금도 외롭지 않았다. 놀랍게도 트레버 덕분에.
그 고독이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으니까.

_ 백수린(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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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4 14: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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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4 14: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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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4 14: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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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4 14: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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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이나 가정폭력보다 성매매는 여전히 ‘피해자‘ 논쟁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즉 피해자가 있는 범죄가 아닌 자연스러운 일상 문화로 인식되기 때문에, 아무도 제대로 모르지만모두가 안다고 생각한다.
- P9

『페이드 포』의 저자는 7년 동안 성산업에 종사하였다.
글쓴이의 포지션, 누가 말하는가는 페미니즘의 중요한 이론적 주제이다. 모든 글쓰기는 자기 재현이지만, 경험이 저절로 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경험은 정치적, 인식론적으로선택되고 구성된 기억이다. 체험과 글쓰기는 또 다른 영역이다. 경험과 지식, 독서량과 무관하게 글에는 소재의 제한이 ‘있다‘. 당사자이기 때문에 쓸 수 있는 글도 있지만, 실은 당사자이기 때문에 쓸 수 없는 혹은 쓰기 어려운 글이훨씬 더 많다.
- P9

고립감, 자기 연민, 자기 방어, 자의식을 지양하는 글쓰기는 "죽었다 깨어났다" 라고 말하는 환골탈태, 재탄생의 과정이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독자를 새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물론, 여기서 새로운 세계란 성매매 제도라기보다는, 그것을 경험한 사람의 사유이다.
- P10

성매매에 대한 무지와 오해 자체가 폭력이다. 성매매는 상업화이어서, 비윤리적이어서 문제가 아니다. 몸과섹슈얼리티를 연구한다는 이들조차 이러한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상업화되고 비윤리적인‘
문제는, 성매매 말고도 널려 있다. 성매매의 핵심은 성별성이지 상업성이 아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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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머니를 도와 집 안 청소를 하고 음식도 만들었다. 동생들의 뒤치다꺼리를 하고 막내인 엘리사를 돌보기 시작했다. 틈이 나도 나가지 않고 집구석에 틀어박혀 도서관에서 빌린 델레다, 피란델로, 체호프, 고골,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같은 작가들의 소설을 읽었다. 이따금 아버지의 구둣방에서 일하고 있을 릴라를 찾아가 특히마음에 들었던 인물들이나 너무 좋아서 통째로 외워버린 문장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고 싶은 욕망이 강하게 일기도 했지만 이내 그런생각을 떨쳐버렸다. 말해봤자 기분만 상할 것 같았다.  - P154

이내 소박한 기념식이 시작되었다. 1등은 라파엘라 체룰로, 2등은 페르난도 체룰로, 3등은 눈치아 체룰로, 4등은 리노 체룰로, 5등은 엘레나 그레코, 그렇다. 5등은 나였다.

(도서관 대출상!ㅋㅋㅋㅋㅋㅋㅋ 친구인 릴라가 책을 좋아해 가족들 이름으로 빌림) - P156

"말도 안 되는 소리. 넌 공부를 계속해야 해."
나는 놀라서 선생님을 쳐다보았다. 대체 무엇을 더 공부해야 한단 말인가? 나는 학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고 중학교 다음에어떤 학교가 있는지도 몰랐다. 인문계 고등학교나 대학 같은 단어는99내게 와닿지 않았다. 소설에서나 읽을 수 있는 그런 단어였다.
"안 돼요. 부모님이 보내주지 않으실 거예요."
"작문선생님이 라틴어 점수를 어떻게 주셨니?"
"9점이오."
정말?"
"네."
"그러면 내가 부모님과 이야기를 해봐야겠구나."
- P158

릴라는 못된 아이였다. 나는 마음속 깊은 은밀한 곳에 언제나 그런 생각을 간직하고 있었다. 릴라는 말로 상처를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살인도 서슴지 않을 아이였다. 그런데 이제 이 정도의 잠재력은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릴라가 지금보다더 악한 모습을 드러내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 P185

마르첼로는 그나마 얼마 되지 않는 뇌의 기능마저 상실한 사람처럼 릴라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음악이 끝나도 마찬가지였다. 엔초가 내가 있는 구석으로 릴라를 이끌자 눈 깜짝할 사이에 스테파노와 마르첼로가 동시에 릴라를 향해 움직였지만 파스콸레가 한 발짝 빨랐다.
릴라는 동의한다는 의미로 사랑스럽게 폴짝 뛰어보이고는 행복하다는 듯이 손뼉을 쳤다. 다양한 연령에, 각자 다른 방식으로 각자의강인함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한 네 남성이 열네 살짜리 작은 소녀를향해 동시에 다가간 것이다.
- P193

릴라는 파스콸레에게서 얻은 빈약한 정보를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읽으며 체계화했다. 이런 식으로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동네에서느낄 수 있었던 추상적인 긴장감에 구체적인 동기를 부여하고 익숙한 얼굴을 접합시켰다. 파시즘, 나치즘, 전쟁, 연합군, 왕정과 공화정같은 개념들을 동네의 길, 건물, 사람들, 돈 아킬레와 검은 가방으로상징되는 암시장, 공산당 알프레도 펠루소, 마피아 출신의 솔라라네증조부, 마르첼로와 미켈레 형제보다도 뼛속까지 파시스트인 그들의 아버지 실비오 솔라라, 그녀의 아버지인 구두수선공 페르난도 그리고 내 아버지와 결부시켰다. 어두운 죄악으로 골수까지 오염된 이들은 모두 그녀의 눈에 냉혹한 범죄자나 아니면 고작 빵 부스러기때문에 범죄자에게 협조한 공범자들로 비춰졌다. 릴라와 파스콸레는 나를 그 끔찍한 세계로 이끌고 도망가지 못하게 했다.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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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2-15 00: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폭풍독서네요 ^^ 미미님의 리뷰가 기대됩니다~!! 저도 리뷰 써야 하는데 벌써 자정이네요 ㅜㅜ

미미 2021-12-15 00:14   좋아요 3 | URL
에이 미풍정도죠ㅋㅋㅋ저도 새파랑님처럼 집중력있게,여러권 읽고싶어요!! 굿밤되세요😉

scott 2021-12-15 00: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낼 메뉴
나뽈리 스톼일 피자? 스프게티 ?로 ^^

미미 2021-12-15 05:42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나뽈리 🍕 로 먹어야겠어요!😄
 


그 유명한 MBTI를 이제야 해봤는데 저 ENFP가 나왔어요. 여러분들은 해보셨나요? 어떤 결과 나오셨어요? 궁금!! 혹시 ENFP계신가요? 4%밖에 없다던데 북플은 특별한 곳이니까 은근 여럿 계실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일명 '재기 발랄한 활동가'로 나와서 '발랄함', '천진난만함' 좋아하는 저는 일단 배시시웃었습니다. 과거에 저는 혈액형,별자리도 좋아해서 책도 사보고 궁합도 봐주고 상담도 해주고 아주 뻘짓을 많이 했었드랬습니다.(연애상담이 제 전공,최근 별자리 이동으로 아주 정나미가 떨어질뻔...) 칼세이건의 '코스모스'읽고 부터는 별자리 믿지 않지만, 그래도 그동안 재밌었는데 어쩐지 순수함을 잃은 듯한 느낌적 느낌....쩝



우선 다락방님이 보내주신 마치 새책같은 '클라우드아틀라스'잘 받았어요~♡♡ 어쩜 이렇게 꼼꼼하게 포장을 해주셨는지 책이 절대 도망갈수 없는 그런 느낌ㅎㅎㅎ 영화도 아직 보지 않았었는데 책 읽고나서 보면 딱일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을께용!! 다락방님 책에서 읽은 대목을 생각하면 무척 기대가 되는 작품이예요.'봄에 나는 없었다'도 다락방님의 책 '잘 지내나요?'에서 보고 고른 책이예요.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인데 기존 추리소설 작품들과는 다른 느낌의 소설이라 골랐습니다. '페이드 포'는 저자의 이력이 놀랍습니다. 더블린 출신의 저자는 불우한 가정생활에 노숙으로 전전하다가 15살에 성매매를 하게 되어 7년간 착취당했습니다. 22세에 이런 삶에서 벗어나 학위를 취득,이 후 성매매.성착취.인신매매에 저항해 꾸준히 국제적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합니다.(네, 인신매매는 아직 지구상에 있습니다.)

뤼스 이리가레의 책도 한 권 구매했어요. 이리가레의 책을 전부 다 사고싶었지만 너무 어려울 것 같아서 일 단 한 권 더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두렵지만 설레기도 합니다.ㅋ


  

  





벌써 몇번이나 올라와 반드시 읽겠다고 다짐했던 '사랑의 종말'도 제 품에 안겼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플친님들이 모두 읽으신터라 마음이 다급했습니다. 그레이엄 그린이니까 보나마나 재밌을거라고 믿고 있어요. '브라이턴 록' 너무 좋았기 때문에요, 악역인데 참 애틋했던 나의'핑키',영화도 재밌었어요!! 


  




밀회. 책 소개글에 따르면 '작가들의 작가,우리 시대의 체호프 윌리엄 트레버가 선사하는 삶에 대한 다정한 연민과 아름다운 위로'! 사실 저는 잠자냥님의 페이퍼에서 봤다는 점과 (믿고 따라읽는 잠자냥님),예쁜 표지와 거기에 덧붙여 윌리엄 트레버라는 점에 이끌려 골랐습니다. 저에게는 3순위가 윌리엄 트레버. 책 냄새도 좋네요! 만화책냄새.아무튼 이렇게 3권을 따라서 구매. 



기대가 많이 되는 작품!! 위스망스의- 저 아래. 폴스타프님 페이퍼 보고 선택한 책입니다. 저는 짠밥이 되질 않으니 책 소개글을 인용하도록 할께요."성인이 된다는 건 정말이지 너무나 어려운 일이야. 그러니 남는 건 악마가 되는 일뿐이지. (...)무기력에 대한 혐오, 평범한 것에 대한 증오, 그게 아마 악마 숭배에 관한 가장 너그러운 정의들 중 하나일 거야!" 헉...책을 받자 마자 띄지에 담긴 이 글을 읽고 기대도 되고 두려움도 일었습니다. 왠지 읽기 겁나기도 하는데 한편 빨리 읽어보고 싶기도 하고, 유일하게 랩 포장이 된 채로 왔는데 그래서 아껴두고 읽고 싶기도 하고 아무튼 그렇습니다. 사이즈는 아담하니 들고 읽기에 적합해 보입니다.(제가 할 수 있는 얘기란게 이런거라 죄송합니다.;;)


  



이런 철학책 좋아하는데 요즘 소설읽느라 너무 못읽었네요. 이번에 뤼스 이리가레에서 읽고 라캉에 대해 궁금하기도 했구요. 제목처럼 쉽게 설명되어 있다니 기대됩니다. 이 두 권은 공쟝쟝님 리뷰보고 결정했어요. 


 


'전라디언의 굴레'는 신간인데 전라도와 경상도가 늘 싸우는데 궁금했던 터라 구입했습니다. 뭔가 해답을 얻을 수 있을지, 경상도 버젼도 나오게 될까요.




올댓이즈도 샀습니다. 제임스 설터! 평을 보고 샀어요. 역시 표지가 마음에 듭니다. 이것도 아마 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 



 뜬금없지만 MBTI로 돌아와서, 전에 비타님이 올려주신 글 보니 조승우가 같은 MBTI라고 해서 부러웠는데 저는 같은 결과 나온 사람들 중에서 제가 좋아하는 연예인은 오직 '아이키'뿐이라 좀 아쉬웠어요. 물론 아이키 좋아하니까. 뭐...

저는 춤추는걸 너무나 좋아합니다. 그래서 살 빼려고 줌바 댄스도 열심히 췄고요. 공기 나쁠 땐 집안에서 할만한 운동으로 줌바댄스 강추입니다. 칼로리 소모도 어떤 유산소 운동보다 큰 편이고 동작을 따라하다보면 짜릿한 성취감, 즐거움도 얻을 수 있죠. 아이키가 나온 '스우파'는 보지 못했지만 이후 몇 곳의 예능에 출연해 춤추는 것 보고 반함요. 얼마전 어떤 분의 리뷰에서 니체가 춤에 관해 한 말이 담겨 있었어요.


-한 번도 춤추지 않았던 날은 

잃어버린 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하나의 큰 웃음도 불러오지 못하는 진리는

모두 가짜라고 불러도 좋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중에서.


이 책 읽다 말았는데, 니체가 이런말을 했을 정도로 춤을 좋아했을지, 어떤 춤을 췄을지 궁금해요. 

아래는 팩폭이라나 뭐라나. 다 맞는데 나대다가 후회함은 아프게 와닿....ㅠ


 

역시 저답게 또 ENFP에 푹 빠져서 이것저것 하루종일 찾아보고 잘 맞아서 마이 놀랬네요.




배우 겸 모델 이수혁도ENFP라고. 별 관심 없지만 공부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같이 올려봅니다.

읽다만 책이 있어서 서둘러 끝마칩니다. 오늘 리뷰를 올릴 수 있을지!

아, 여러분 저랑 최악의 궁합이라도 저를 멀리하지 말아쥬세요.(=해치지 않을께요^^) 저의 짝꿍이도 저랑 최악의 궁합인데(일명 '파국') 딱 한번 크게 싸우고 지금까지 쭉 개그하면서 잘 지내고 있어요. 이것도 TMI;;;






혹시 아직 MBTI 안해보신 분들을 위해 링크를!

https://www.16personalities.com/ko/%EB%AC%B4%EB%A3%8C-%EC%84%B1%EA%B2%A9-%EC%9C%A0%ED%98%95-%EA%B2%80%EC%82%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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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아뒀던 intj (인티제) 밈 대 방출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1-12-16 00:15 
    난 인티제다. 그리고 T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mbti 검사를 하면 제일 많이 나오는 사이트에 성격 정리해주는 문장? 같은 게 있다. 처음에는 솔직히 맞는지 안맞는지 의심하면서 내가 이거라는 데? 하면서 그나마 나와 오래 인연을 유지하고 있는 친구들 단톡방에 공유해줬더니 그들은 입을 모아 저건 너 맞다라고 해주었다. 이거다. 모든 사람은 의견을 가질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무식한 의견을 가질 권리는 없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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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12-15 09:41   좋아요 1 | URL
<페이드포> 사길 잘했네요!ㅋㅋㅋㅋ이번달 책도 이 책도 이력부터 감동이고 이미 별5이라 너무 좋아요.😆

뒤에 두 자리는 같잖아요!!
제가 성격을 바꿀께요.😭

잠자냥 2021-12-15 13:14   좋아요 3 | URL
다부장님 E로 시작할 거 같았다. 그.... 아무나 붙잡고 말걸 때부터 알아 봄. 이상 I로 시작하는 잠자냥 올림. ㅋㅋㅋ

다락방 2021-12-15 13:36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제가 할 말이 없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ersona 2021-12-15 12: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고등학교 때 첫번째 대학교때 지금 엠비티아이 다 달라요. 두번째 학교에선 심리학 전공이어가지고 이후 엠비티아이는 신뢰 안 하고 있긴 한데 재밌긴 하잖아요. ㅎㅎㅎ 그런데 앞에 두 개 빼곤 늘 바뀌더라고요. 환경에 따라 헐렁하거나 계획적이거나가 달라져서 그런 거 같아요.

미미 2021-12-15 12:13   좋아요 3 | URL
정말 그런것 같아요ㅎㅎ저도 재밌어서 찾아보다보니 이런저런 변화를 겪으면서 달라졌다는 분들이 있더라구요. 저도 심리학전공하고싶었어요!! 페르소나님 완전 멋진데요?!😄

persona 2021-12-15 12:29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근데 심리학은 워낙 교양서가 많이 나와서 전공하지 않아도 잘 아시는 분이 많은 분야 같아요. ㅎㅎㅎ

https://bigfive-test.com/
시간 나시면 요것두 함 해보세요. 성격 테스트에서 가장 신빙성 있는 건 현재 빅 파이브 모델일 거에요. ㅎㅎㅎ

저번에 문명특급인가 보니까 전소미 씨랑 연반인 재재 님이 엔프피이시더라고요. 너무 재밌었어요.

미미 2021-12-15 12:34   좋아요 3 | URL
오오 해볼께요!!!😆

scott 2021-12-15 20:44   좋아요 2 | URL
미미님 심리학 완죤 재밌습니다 ^^

scott 2021-12-15 20:46   좋아요 2 | URL
페르소나님 알려주신 사이트 테스트 해봤습니다
vr로 토론하고 회의 할때도 요런 테스트 던져 놓으면 잼날것 같습니다 ^^

미미 2021-12-15 20:52   좋아요 1 | URL
심리테스트 좋아요!! 심리학,철학도 재밌고요(어렵기도 하지만ㅋ)

바람돌이 2021-12-15 12: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요 ENFP !!!
딴건 몰라도 저 인간관계 호불호 분명한건 딱입니다. ㅠ.ㅠ

앞으로 3개월간 책 안사기 도전을 혼자서 하려고 하는데 이렇게 막 뽐뿌를.....ㅠ.ㅠ

미미 2021-12-15 12:18   좋아요 4 | URL
아아드뎌!! 바람돌이님!!! 넘 반가워요~♡♡ 저도 호불호분명하고 티가 팍팍나요ㅋㅋㅋㅋㅋ
뭐부터 읽어야할지도 아직 결정못하고... 속독연습도 더 해야겠어요ㅋㅋㅋ
3개월 넘 극단적인데요?😆(농담)

바람돌이 2021-12-15 15:01   좋아요 2 | URL
지금 책장에 못 들어가고 거실에 쌓여있는 책으로 거실탁자가 무너질지도 몰라서요. 일단 저 책탑을 줄이고 살거예요. 정말로요. 아 근데 윌리엄 트레버의 저 신간은 어쩌나 막 고민 고민..... ㅠ.ㅠ

미미 2021-12-15 15:21   좋아요 2 | URL
아ㅋㅋㅋㅋㅋ저도 계속 북플하다보면 그렇게 될것 같아요. 둘곳이 없어서 책장 추가 주문했어요ㅠㅠㅋ

coolcat329 2021-12-15 15: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ISFP,,,최악의 궁합이네요. 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사셨네요~~
전라디언의 굴레 저도 궁금해서 도서관에 신청하려던 책이에요.
올댓이즈 표지 ㅋ 우린 mbti가 다르니까요. ㅋㅋ

미미 2021-12-15 15:23   좋아요 2 | URL
ㅠㅠ그래도 책 취향은 참 비슷한것 같은데요?😆ㅋㅋㅋ 페르소나님 말씀대로 정확한 결과가 아닌가봐요ㅋㅋ걍 재미로~♡

stella.K 2021-12-15 16: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미미님 딱 알겠던데요 뭐. 발랄. 천진난만!ㅋㅋ
글 쓰는 거 보면 다 나와요. 그죠?
저도 오래 전에 했는데 뭘로 나왔는지 기억이 없음요.
기억 못하는 걸 보면 분명 나 같이 나와서 재수 없다고 바로 잊어버린 것 같아요.
그래도 뭐 미미님 주소 알켜 주셨으니까 몰래 살짝 들어가서 한 번 해 봐야겠군요.

책 많이 사셨네요.^^

미미 2021-12-15 16:16   좋아요 1 | URL
저도 언젠가 글 보고 똭 알게됨 좋겠어요ㅋㅋㅋㅋ아직 짐작만 할뿐 그닥 보이는게 없음요😅
스텔라님 어떤 결과인지 궁금해요!! 저랑 잘 맞으실것 같은데요?😉

stella.K 2021-12-15 16:21   좋아요 2 | URL
ㅎㅎ 저 어떻게 보셨는데요?
보신 그대로 나올 거예요.ㅋㅋ
보면 알려 드릴게요.

미미 2021-12-15 16:24   좋아요 2 | URL
솔직하고 유쾌하고 날카로운면도 있고요 맞아요?ㅋㅋㅋㅋ😆

stella.K 2021-12-15 16:25   좋아요 2 | URL
아~~~! 싸랑해요, 미미니~~~임!!!ㅎㅎㅎㅎㅎ

닷슈 2021-12-15 17: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혹시나 하고 해봤더니 여기서도 INTJ가 나오는군요 다른것도 그런걸보면 이게 맞는가봅니다

미미 2021-12-15 17:16   좋아요 2 | URL
저랑 최고궁합이신 분들이 북플에 많이 있네요ㅎㅎㅎ🤭

Jeremy 2021-12-15 17: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의 새로운 책들 사진 구경하는 것과 발랄.유쾌한 글 좋은데요.
늦은 밤 댓글을 달게 하는 페이퍼!

덕분에 오래 전에 했던 www.16personalities.com 에서 보내 준
제 test results 도 email archive 찾아 보았는데
제 Personality type: Advocate (INJF-A).
각각의 Personality type 에 A-Assertive 와
T-Turbulent 로 나눠서 다시 세분한답니다.

미미님은 Campaigner (ENFP-A).
전 상성.궁합까지는 안 보고 생각도 안 해봤는데
어쨌든 미미님과 ˝최고˝ 의 상성이라는
INJF-A 라니 재미있네요.

미미 2021-12-15 17:59   좋아요 2 | URL
감사해요 Jeremy님~^^♡

늦게라도 해보게게되어 자료들 찾아보는 재미에 푹 빠졌어요ㅎㅎㅎ
이곳에 IN라인이 많이 계셔서 넘 신기하고요 Jeremy님과 최고의 상성이라니 기뻐요!😉

닷슈 2021-12-15 18: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북플은intj가 많을수밖에. 없는곳이죠

미미 2021-12-15 18:11   좋아요 1 | URL
찾아보니 ‘용의주도한 전략가‘일리있네요ㅎㅎ

공쟝쟝 2021-12-15 20: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국여자에는 거의 없다는 인티제예욬ㅋ 그러나 아마 북플에는 바글바글 할겁니다…ㅋㅋㅋ 이토록 뇌과학 보면 mbti 까는 데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전 믿어요 ㅋㅋ 이보다 더 나를 잘 설명해주는 성격검사는 없었다 ㅋㅋ

미미 2021-12-15 20:28   좋아요 1 | URL
희소성 있는거 넘 좋잖아요!!ㅋㅋㅋㅋ인티제는 전략짜야하니 책을 더 읽는거겠죠?!멋찌당👍👍
저도 빙고보고 정말 깜~짝 놀라서 거기서거긴가하고 다른분들것 찾아보니 저랑안맞더라구요ㅋㅋ

공쟝쟝 2021-12-15 20:30   좋아요 2 | URL
근데 엔프피랑 인티제랑 관계성 찾으면 밈 엄청 나올 정도로 우리 찰떡 궁합이다…?

미미 2021-12-15 20:48   좋아요 1 | URL
아이참 쟝쟝님ㅋㅋㅋㅋㅋㅋ 오늘은 그렇게 검색해봐야겠다🤭

잠자냥 2021-12-15 21:36   좋아요 2 | URL
아니 쟝쟝 덥석! 나도 그거야~

잠자냥 2021-12-15 21:37   좋아요 2 | URL
우리 미미 님이랑 셋이 삼각관계 밈 만들자~ ㅋㅋㅋ

미미 2021-12-15 21:40   좋아요 0 | URL
아앗 북플은 나의 운명!!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12-15 21:45   좋아요 2 | URL
정말? 자냥님? 우와 ㅋㅋ ㅋㅋㅋㅋ 잠자냥 ㅋㅋㅋㅋ 아 같은 인티제 개 좋아 ㅋㅋㅋ 같이 공자 나온데 이유가 있었닼ㅋㅋㅋㅋㅋㅋㅋ 나 인트제 밈 저장해놓은거 많은데 페이퍼 써야지 ㅋㅋㅋㅋ 😣

잠자냥 2021-12-15 21:47   좋아요 2 | URL
미미에게 우리는 찰떡 궁합이라고 외치던 두 인티제 공자냥과 공자쟝은 둘의 성향을 알고나선 미미를 버리고 함께 떠나는데…. 그곳은 사람없고 고양이만 있는 도서관이었으니! 그곳이 바로 인티제들의 천국이었도다!

공쟝쟝 2021-12-15 22:58   좋아요 2 | URL
맞앜ㅋㅋㅋ 인티제 좋아하는 거 = 책, 고양이 ㅋㅋㅋㅋㅋㅋ 싫어하는 거 = 사람, 감정은 문학과 영화같은 작품으로만 느낌 ㅋㅋㅋ

건수하 2021-12-15 2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할 때마다 다르게 나와요
직장에서 할 때는 I
친구가 해보라고 할 때는 E ㅋㅋㅋㅋ

평소에는 INFP 나 ENTP 나왔는데
오늘은 ISFP 나왔네요
미미님이랑 최악의 궁합… ㅠㅠ

미미 2021-12-15 20:5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수하님이 변화무쌍한 인재란 의미같아요!! 저 최악과 잘살고 있으니 수하님과도 문제없음!!😳 ㅋㅋㅋㅋ

친절한지혜씨 2024-03-18 2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ENFP 여기 있습니다.형제여~

미미 2024-03-20 10:58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형제! 저 요즘은 INFP가 나오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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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와 같은 무리를 한 번도 미워해본 적이 없노라.부정을 일삼는 모든 정령 중에서도너 같은 익살꾼은 내게 조금도 짐스럽지 않구나.
인간의 활동이란 쉽사리 느슨해지고언제나 휴식하기를 좋아하니 내 기꺼이 그를 자극하여 악마의 역할을 해낼 동반자를 그에게 붙여주겠노라.

괴테, <파우스트>

리노 어머니의 이름은 라파엘라 체룰로다. 하지만 나만 빼고 모두들 그녀를 ‘리나‘ 라고 불렀다. 나는 그녀를 ‘라파엘라‘라고도 ‘리나‘
라고도 부르지 않았다. 지난 60년 동안 내게 그녀는 ‘릴라‘ 였다. 만약 내가 그녀를 갑작스레 리나나 라파엘라라고 부른다면 그녀는 우리의 우정이 끝났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 P17

살아온 세월이 길지 않을 때에는 혼란스러운 감정의 바탕에 있는혼란의 실체를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해야 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할것이다. 어른들은 어제, 그게, 길어봤자 한 주 전의 과거를 바탕으로현재를 살아가며 내일을 기다린다. 그들은 그 이상의 것에는 관심이없다. 아이들은 어제의 의미, 엊그제의 의미를 알지 못한다. 내일의의미도 알지 못한다. 아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현재이고 지금이다.
여기가 길이고, 우리 집 현관이고, 이 사람이 엄마이고, 아빠이고, 지금은 낮이거나 밤인 것이다.
- P29

릴라가 내 인생에 등장한 것은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나는 처음에 릴라에게 아주 강한 인상을 받았다. 릴라가 아주 못된 아이였기때문이다. 사실 우리 반 아이들에게는 모두 약간씩은 못된 구석이있었다.
아이들의 못된 면은 담임인 올리비에로 선생님이 없을 때만 나타나는 데 비해 릴라는 언제나 못된 아이였다. 언젠가 한 번은 그녀가압지를 갈가리 찢어 조각들을 잉크병에 집어넣은 적이 있었다. 그러고서 펜으로 그것들을 건져내서 잉크가 흠뻑 묻어 있는 조각을 여기저기 던지기 시작했다. 나는 두 번이나 종잇조각에 맞았다. 한 번은머리에, 한 번은 내 새하얀 블라우스 깃에.
- P32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었다. 우리가 살아온 세상은 후두염,
파상풍, 출혈성 티푸스, 가스, 전쟁, 절단기, 돌담, 노동, 폭격, 폭탄,
결핵에서 화농까지 목숨을 앗아가는 단어들로 가득 찬 그런 세상이었다. 아주 일상적인 일들도 죽음의 요인이 될 수 있었다. 땀을 많이흘린 다음 두 손목에 물을 살짝 적시지 않고 급하게 차가운 수돗물을 들이켜다 죽기도 했다. 갑자기 온몸에 붉은 반점이 돋아나서 축기도 했고 기침하다 숨이 막혀 죽기도 했다. 검붉은 색으로 잘 익은체리를 먹다 씨가 목에 걸려 죽는 일도 있었고 미제 껌을 씹다 무심코 삼켜 죽기도 했다.
- P34

사내아이들의 돌팔매질이 시작되면 여자아이들은 모두 도망치기에 바빴지만 릴라는 달랐다. 그녀는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계속 걸어가다가 이따금 멈춰서기까지 했다. 릴라는 날아오는 돌의 궤적을자세히 관찰하고 침착한 태도로 피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우아함이 느꺼지는 몸놀림이었다.
- P35

선생님 옆에 앉는다는 것은 엄청난 혜택이었다. 올리비에로 선생님은 자기 옆에 의자를 가져다놓고 학급에서 가장 뛰어난 아이를 불러다 앉히곤 했다. 학기 초에 나는 거의 항상 선생님 옆에 앉았다. 선생님은 칭찬을 아끼지 않고 언제나 나를 격려해주셨고 곱슬한 내 금발머리에 찬탄을 금치 못했다. 그런 선생님 때문에라도 나는 모든것을 잘하고싶었다.
- P51

릴라는 착해 보이는 구석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아이였다. 릴라는너무나 뛰어나서 우리 같은 평범한 아이들은 아무리 애를 써도 그녀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없었다. 선생님들도 릴라에 비하면 어린 시절자신들이 멍청했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릴라의 완벽한 지성은 날카롭고 도발적이고 치명적이었다.
- P55

릴라는 어떤 문제에 대해 놀랄 만큼 뛰어난 대답을 내놓기 전에커다랗고 반짝이는 두 눈을 가늘게 뜨곤 했는데 이때 그녀의 눈빛에는 어린아이답지 않다기보다 초인적인 그 무엇인가가 있었다.
- P56

겉모습은 연약해보였지만 릴라 앞에서는 그 어떤 금지사항도 의미가 없었다. 그녀는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한계를 넘을 줄 아는 아이였다. 모든 사람은 그녀 앞에서 결국 고집을 꺾었고 릴라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면서도 그녀에 대해 경탄했다.
- P79

돈 아킬레가 준 돈으로는 『작은 아씨들을 샀다. 릴라는 이미 작은 아씨들』을 읽었지만 너무나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그 책을 사기
로 했다. 우리가 4학년 때, 올리비에로 선생님은 성적이 가장 좋은학생들에게 읽을 만한 소설들을 빌려주셨다. 그때 릴라가 받은 책이바로 『작은 아씨들이었다. 선생님은 릴라에게 그 책을 빌려주면서말했다.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책이지만 너는 읽을 수 있을 게다."
내게는 『사랑의 학교』란 책을 주셨는데 나를 위해 그 책을 고른이유 따윈 설명해주지 않으셨다. 릴라는 『작은 아씨들』과 『사랑의학교를 단숨에 읽어버렸다. 그러고는 『작은 아씨들이 비교할 수없이 더 좋다고 했다. 나는 정해진 기간에 『사랑의 학교도 겨우겨우읽은 터라 『작은 아씨들은 읽어보지 못했다. 나는 더디게 책을 읽는편이었고 지금까지도 그렇다. 선생님께 책을 돌려주면서 릴라는 이제 『작은 아씨들을 읽을 수 없다는 사실과 그 책을 아직 읽지 못한나와 책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없다는 사실을 아쉬워했다.
- P84

리노는 몹시 신경질적인 소년이었는데 바로 그 무렵 자신의 임금문제로 아버지를 상대로 투쟁하기 시작했다. 리노는 새벽 6시에 일어나 구둣방으로 출근해서 저녁 8시까지 일하니 자신에게도 합당한임금을 달라고 주장했다. 이런 리노의 주장에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몸뚱이를 눕힐 침대가 있고 삼시 세끼걱정할 필요가 없는데 대체 왜 돈이 필요하단 말인가. 그의 의무는가족을 돕는 것이지 가난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리노는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도 아버지와 똑같이 힘들게 일하는데 돈한 푼 받지 못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 P85

 나폴리에서 절망이란희망을 잃어버린 상태를 뜻하거나 땡전 한 푼 남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뚱뚱한 몸집에 푸른 눈, 넓은 이마와 인상적으로 배가 튀어나온 주점 주인 실비오 솔라라는 카운터 뒤 구석에 짙은 색 몽둥이를구비해놓고 있었다. 그는 술값을 내지 않거나 빌린 돈을 정해진 기한 내에 갚지 않거나 그와 비슷한 계약을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몽둥이로 내리쳤다.
- P105

릴라는 사람이나 사물을 구성하는 윤곽의 경계가 해체되는 순간이 있다고 했다. 1959년의 시작을 축하하기 위해 옥상에 모인 그날 밤, 릴라는 생전 처음 경계의 해체를 강렬하게 체험한다. 그때만 해도 그 느낌이 무엇인지정확히 규정짓지 못했기에 혼자서만 간직했다가 오랜 세월이 지난1980년 11월 어느 날 밤에 이르러서야, 옥상에서 경험했던 현상에대해 내게 상세히 설명해주었다. 세월이 흘러 결혼도 하고 자식도둔 36세의 여자가 되어서도 때때로 비슷한 경험을 한다고 고백했는데 그때 처음으로 경계의 해체라는 표현을 썼다.
- P113

나는 릴라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 그리고 남자아이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지언정 나는 카르멜라와는 다르다는 것을알리고 싶은 마음에 갑자기 표준어로 대답했다.
"내 감정에 확신이 서지 않아서야."
이것은 『꿈』에서 읽었던 문장인데 릴라는 내가 그런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 놀라는 것 같았다. 우리는 그 옛날 초등학교 때 서로겨루던 것처럼 경쟁하듯 만화나 책에 나올 법한 언어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카르멜라는 듣기만 할 뿐 감히 이야기에 끼어들지 못했다. 릴라와 함께 훌륭하게 구성된 문장들을 주고받으며 내 마음과머리가 모두 깨어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중학교에 들어간 다음부터는 학급 친구들이나 선생님과 한 번도 그런 식으로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는데 그런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 P132

우리는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나이가 기껏해야 열두살이었다. 하지만 이따금 지나가는 트럭 뒤로 일어나는 먼지와 파리사이로 타는 듯이 뜨겁게 달아오른 길을 따라 걷는 우리의 모습은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던 지난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서로의 몸에의지하며 걸어가는 두 노인네 같았다.
- P136

릴라는 뜬금없이 하지만 우리가 나눴던 모든 대화가 결국은 이 말을 하기 위해서였다는 듯이 이렇게 물었다.
"우린 아직 친구지?"
"그럼."
"그럼 내 부탁 좀 들어줄래?"
99릴라와 다시 가까워진 그날 아침, 나는 릴라의 부탁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줬을 것이다. 집에서 도망칠 수도 있고, 동네를 떠나 농장에서 잘 수도 있고, 나무 뿌리로 연명할 수도 있었다. 수챗구멍을 지나하수구로 내려갈 수도 있고, 비가 오거나 날씨가 추워지더라도 집에되돌아가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정작 그녀가 내게 부탁한 건별일이 아니었고 그래서 그 순간에는 약간 실망했다. 릴라는 하루에한 번씩, 한 시간이라도 괜찮으니 라틴어 책을 가지고 저녁 시간 전에 공원에서 만나자고 했다.
"성가시게 굴지 않을게."
- P137

얼마 지나지않아 나는 릴라의 라틴어 실력이 나보다 낫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녀는 어미변화와 동사변화를 완벽하게 알고 있었다. 나는조심스럽게 어찌된 영문인지 물었다. 그녀는 시간 낭비하기 싫다는듯, 특유의 정 떨어지는 태도로 내가 중학교에 진학했을 때 그녀도페라로 선생님의 도서관에 가서 라틴어 문법책을 빌려왔다고 했다.
릴라에게 그 도서관은 큰 자산이었다. 수다를 떨다가 내게 자랑스럽게 대여증을 네 개 보여줬는데 하나는 자신의 이름으로, 하나는 리노의 이름으로, 하나는 아버지 이름으로, 나머지 하나는 어머니 이름으로 발급되어 있었다. 대여중 하나에 책을 한 권씩 빌려서 한꺼번에 책 네 권을 빌렸던 것이다. 릴라는 책을 모조리 읽어치운 다음일요일마다 책을 반납하고 새로운 책 네 권을 다시 빌렸다.
- P141

 둘 다 윤기가 흐르는 검은 머리에 하얀 이가 드러나는 멋진 미소를 가진 잘생긴 청년들이었다. 둘 중에 굳이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고르자면 나는 마르첼로 쪽이었다. 그의 외모는 문고판 일리아드에 나오는 핵토르를 생각나게 했다. 그들은 줄곧 나를 쫓아왔다.  - P144

 나는 그들의 차에 내가 탄 것을 아버지가 알게 될까봐 싫다고 했다. 우리 아버지는 다정하고 착한 사람이었고 나를 아주 좋아했지만 내가 솔라라 형제의 차에 탄 사실을 알면 나를 죽도록 때렸을 것이다. 내 동생 페페와 잔니는 아직 어렸지만 지금이 아니라 먼 훗날이라도 언젠가는 솔라라 형제를 죽여야 한다는 의무감에 시달려야 했을 것이다. 그렇게 해야한다는 법은 없었지만 당시에는 이것이 순리였다. 솔라라 형제도 이런 법칙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강요하지 않고 친절하게 차에 타라고권했던 것이다.
- P144

친구들의 반응은 별로였다. 그들에게는 사랑과 연애 이야기만이중요할 뿐이었다. 카르멜라에게 전교 1등을 했다고 하자 그녀는 이내 알폰소가 지나가면서 어떤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았는지에 대해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질리올라는 라틴어와 수학에서 낙제했기 때문에 몹시 씁쓸해했다. 지노가 매일 자기를 쫓아다니지만 자기는 마르첼로에게 반했기 때문에 지노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사실 마르첼로도 자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로 점수를 만회하려 했다.
릴라마저도 특별히 기뻐하는 것 같지 않았다. 내가 과목의 점수를하나하나 열거하자 그녀 특유의 심술궂은 목소리로 웃으며 물었다.
"그런데 10점은 못 받았네?"
- P153

나는 어머니를 도와 집 안 청소를 하고 음식도 만들었다. 동생들의 뒤치다꺼리를 하고 막내인 엘리사를 돌보기 시작했다. 틈이 나도 나가지 않고 집구석에 틀어박혀 도서관에서 빌린 델레다, 피란델로, 체호프, 고골,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같은 작가들의 소설을 읽었다. 이따금 아버지의 구둣방에서 일하고 있을 릴라를 찾아가 특히마음에 들었던 인물들이나 너무 좋아서 통째로 외워버린 문장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고 싶은 욕망이 강하게 일기도 했지만 이내 그런생각을 떨쳐버렸다. 말해봤자 기분만 상할 것 같았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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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13 23: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이번주 안에 이 시리즈 전부 완독 하신다에 한 표 🖐검 ^^

미미 2021-12-14 00:30   좋아요 2 | URL
한 권 가지고 있어서 이번주 시리즈전부는 힘들겠지만 느낌이 좋아요!!ㅎㅎ😊

새파랑 2021-12-14 1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폴리 4부작 중 이 책 말고 다른 책들은 완전 벽돌책이더라구요 ㅋ 전 이번달에 모두 완독한다에 한표 ^^

미미 2021-12-14 12:41   좋아요 1 | URL
아앗ㅋㅋ다른책들은 호불호가 갈린다고해서 아직 고민중이예요ㅋ😆
1권은 분명 쵝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