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 털보 과학관장이 들려주는 세상물정의 과학 저도 어렵습니다만 1
이정모 지음 / 바틀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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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관련 예화로 시작해서 지식을 제공하다가 반전, 인간 사회와 인생 이야기로 마무리짓는 구성력이 놀랍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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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전집 1 : 희극 1 셰익스피어 전집 시리즈 1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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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하다, <베니스의 상인>이 마음에 걸린다. 이럴 때는 가장 충실한 완역본으로 꼼꼼히 다시 읽어봐야 한다. 우리가 아는 셰익스피어는 대개 찰스 램과 메리 램이 축약해서 이야기체로 풀어쓴 <셰익스 피어 이야기>의 내용이므로. 그래서 고른 책. 이 책은 셰익스피어 전공 교수 번역인데다가 극시 형식인 원전에 충실하게도 삼사조 사사조 운율을 살려 ‘운문 번역’이란 위엄을 과시하기에 더욱 좋다.  

 

저자분의 친절한 서문 설명을 읽어보니 셰익스피어 희곡들은 대사의 절반 이상이 운문 형식이며, 그 비율이 80퍼센트 이상인 희곡도 전체 38편 가운데 22편이나 된다고. 호, 이건 판소리도 창(노래)와 아니리(사설)로 구성된 것과 비슷한데? 그러면서 학자답게 작품별로 운문 산문 비율 분석해 놓은 자료도 보여주신다. 흠, 비극일수록 운문의 비율이 높은 것 같은데? 이거 흥미롭다.


내용으로 가 보면, 이 책은 셰익스피어 전집 구성 중 첫 책으로 <한여름 밤의 꿈>, <베니스의 상인>,< 좋으실 대로>, <십이야>, <잣대엔 잣대로> 등 희극 다섯 편이 실려 있다. 이 중, 나는 이 글에 <베니스의 상인>만 쓴다.

 

<베니스의 상인>, 이 작품이 나는 매우 알쏭달쏭하다. <베니스의 상인>에는 네 가지 이야기가 얽혀있다. 포셔가 판사로 변장하여 남편 친구 안토니오의 목숨을 구해주고 샤일록을 망하게 하는 이야기, 바사니오가 포셔에게 구혼하면서 겉과 속이 다른 상자를 고르는 이야기, 포셔가 결혼반지로 남편을 시험하는 이야기, 샤일록의 딸인 유대인 처녀와 기독교 청년의 사랑의 도피 이야기, 이렇게 넷이다. 물론 가장 유명한 것은 포셔의 재판 이야기이다. 아동용 축약본은 그 내용 위주이다. 나도 어릴 때는 심장 주위 살을 도려내는,,,,으으으,,, 샤일록 나쁜 놈, 이러면서 읽었다. 커서 다시 읽어보니 유대인 혐오가 보였다. 역사책 좀 읽으며 다시 보니 당대 배경에 맞지 않은 부분이 보였다. 읽을 때마다 다르다. 정말 겉과 속이 다른 상자 같은 작품이다. 그런데, 지금 완역본 읽으며 다시 보니 새로운 것이 또 보인다. 과연 이 희곡의 제목인 <베니스의 상인>은 누구를 가리키는 것일까? 이게 또 궁금해진다.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 내 생각이다. 베니스의 상인, 이라하면 대개 가장 강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악인 샤일록을 떠올린다. 그러나 그는 '베니스의 상인'이 아니다. 안토니오도 아니다. 종교보다 실리를 중시하여 동지중해의 이슬람 지역과도 무역하던 베니스 상인들이다. 샤일록처럼 엄청난 돈을 대출해주면서 '심장 근처 살 1파운드'라는 터무니없는 조건을 걸 리도 없고, 안토니오처럼 전 재산을 한 항로의 상선단에 모조리 투자할 리도 없다. 그렇다면 베니스의 상인은 누구인가? 누가 이 거래로 가장 이득을 봤는가?

 

바로 포셔다. 남편과 친구의 지나친 우애 관계가 결혼 후까지 이어져서 결혼 생활을 방해하지 않도록 남편과 친구에게 은(恩, 약간 일본식 관념이지만,,, )를 입힌다. 은혜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포셔는 증거물을 남긴다. 딴소리 없도록 반지 소동까지 일으킨다. 가장 베니스의 상인다운 거래를 하고 실리를 챙긴다. 이런 포셔가 바로 '베니스의 상인'아니겠는가? 그런데 <햄릿><오셀로><리어왕><맥베스>처럼 왜 주인공 이름이 작품 제목으로 쓰지 않았을까? 이 또한 겉과 속이 다른 상자같다.

 

아, 어렵다. 일단 여기까지. 또 묵혀 두었다가 나중에 파 보리라.

 

여튼, 이 책은 참 좋다. 어린이용 축약 이야기책으로만 셰익스피어를 읽어본 이들에게 강추한다. 산문으로 풀어쓴 <베니스의 상인>에는 샤일록도 그 이름으로 등장하는데 원전 희곡에는 그냥 '유대인 : 블라블라~ '이렇게 처리되어 있다. 이 부분, 꽤 충격이었다. 그렇다면 셰익스피어는 샤일록의 탐욕스럽고 잔인한 성정을 유대인 전체의 민족성으로 보았던 것일까? 또한 완역본이므로 축약되면서 빠진 부분이 많이 보여서 좋았다. 특히 샤일록의 목소리를 살려주는 아래와 같은 부분.

 

 

이유가 뭐냐고요? 내가 유대인이란 겁니다. 유대인은 눈 없어요? 유대인은 손도 기관도 신체도 감각도 감정도 정열도 없냐고요? 기독교인과 같은 음식 먹고 같은 무기로 상처를 입으며, 같은 병에 걸리고 같은 방법으로 치유되며, 여름과 겨울에도 같이 덥고 같이 춥지 않느냐고요? 당신들이 우리를 찌르면 피 안나요? 간지럼을 태우면 안 웃어요? 독약을 먹이면 안 죽어요?

- 본문 179쪽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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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 유신과 서양 문명 한림신서 일본학총서 83
다나카 아키라 지음, 현명철 옮김 / 소화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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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고시마에 여행가기 전에 읽은 책이다. 실제로 가고시마의 유신 후루사토관에 가서 이들의 사진과 업적을 소개한 판넬을 보니, 일본 근대사에서 이들의 비중이 대단하구나, 하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유신 후루사토의 길에도 이들이 요코하마 항을 떠나 구미 각 나라를 순방한 항로가 새겨져 있기도 하다. 이 책을 안 읽고 갔더라면 감흥이 적었을 것은 분명하다.

 

1871년, 메이지 정부는 이와쿠라를 특명전권대사로 삼아 기도 다카요시, 오쿠보 도시미치, 이토 히로부미 등 총 46명의 사절단을 구미로 파견한다. 기본 목적은 기존에 일본이 구미 각 제국과 체결한 불평등 조약개정을 위한 예비교섭과 선진제국의 문물제도 조사였다. 이들은  1년 10개월동안 미국, 영국, 프랑스, 프로이센, 벨기에 등 12개국을 회람하고 귀국하는데, 이의 기록이 이 구메 구니타케가 편수한 <특명전권대사 미구회람실기>이다. 이 책은 <실기>를 간략히 소개, 분석한 책이다.

 

일단 내 입장에서는 정부 출범 4년밖에 안된 메이지 정부에서 정부 요인의 거의 절반을 회람단으로 파견한 점에서, 신정부의 근대국가 건설에 대한 강한 의욕을 느꼈다.(이때 남아 일본 내정을 담당한 사람이 사이고 다카모리.) 게다가 당시 30,40대인 참가자들의 나이로 보아, 이들이 구미 회람 후 보고 듣고 느낀 점들을 얼마나 강한 추진력으로 정부시책에 반영했을지도 감이 잡힌다. 그리고, 다른 연구자들도 이미 많이 지적했듯, 나 역시 프로이센에서 만난 비스마르크의 영향으로, 이들이 귀국후 일본국가가 군사적 대국주의를 지향하게 된 점을 이후 역사에 비추어 주목하게 된다. 물론, 단순히 비스마르크의 영향뿐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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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 파노라마 - 30번의 운명적 경험, 개정판
구태훈 지음 / 재팬리서치21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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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역사를 서술하고 있는 기본 서적이다. '33번의 운명적 경험'이라는 부제 그대로 저자는 일본 역사 발전 과정에 중요한 33개의 주제를 골라서 일반 대중 역사서 보다 좀더 깊이 있는 설명을 해 준다. 전체적으로는 통사식 구성이다. 즉, 시대 순서대로 도래인의 역사로 1장을 시작하여 야마토 시대, 나라 시대, 헤이안 시대. 겐페이 전쟁에 이어 성립한 가마쿠라 막부 시대, 무로마치 막부의 성립, 오닌의 난에 이어 센코쿠 시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통일과 조선침략. 세키가하라 전쟁을 거쳐 성립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에도 막부 시대, 이후 메이지 유신기를 거쳐, 다이쇼, 쇼와의 군국주의 시대, 이후 현재까지를 다룬다.

 

각 장마다 앞에는 '내용 맛보기'라는 꼭지를 두어 전체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해주었으며, 뒤에는 '돋보기'라는 코너가 있어 그 장의 내용 중 일부분에 대한 심층 접근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Step 23 장은  이와쿠라 사절단에 대한 내용인데 '일본, 비스마르크에게 길을 묻다'라는 제목이다. 이 장의 돋보기에는 '비스마르크에 배운 강대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비스마르크에 감명 받은 이후 오쿠보 도시미치의 부국강병책을 언급한다. 이렇듯, 아주 흥미로운 구성이다.

 

기본적인 일본 통사를 대중서적으로 접근한 이후 이어서 읽으면 딱 좋은 책이다. 물론, 배경지식이 있다면야 이 책부터 읽어도 무방하다. 

 

다른 일본사 책들과 마찬가지로 내용 분량의 절반 정도가 메이지 유신이후 현재까지의 역사이다. 에도 막부 말기부터 패전까지는 내용이 충실한데 그 이후는 2장의 분량 밖에 없어서 아쉬웠다. 특히 전범 처리 부분 내용이 아주 부족하다. 뭐 그거야, 이 저자분의 다른 책을 이어서 보면 되는 문제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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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 SAMURAI KODEF 안보총서 35
스티븐 턴불 지음, 남정우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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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 전에 고민을 좀 했다. 300페이지도 안 되는데 거의 2만원인 가격도 가격이지만, 이 영국 학자가 어떤 시각으로 일본의 사무라이들을 서술했는지 통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괜히 읽고 불쾌해지지나 않을까,하는 생각이 앞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다행히 책의 내용은 만족스러웠다. 일본 역사는 물론, 문화, 풍습, 심지어 일본인들의 민족성이나 서구인들이 보는 일본다움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사무라이들에 대한 객관적인 내용이 통사적으로 서술되어 있는 책이었다. 그리고 충실한 화보와 현장의 사진, 각 현에 있는 박물관의 소장품 소개 사진을 잘 배치해 놓아서 책값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내 경우에는 소장하고 이후 일본 관련 책이나 영화를 볼때마다 꺼내서 참고사항을 찾아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내용은 전체 9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통사식 구성을 따른다. 고대 사무라이들의 조상들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 후, '사무라이'란 용어가 역사에 등장한 10세기 이후부터 본격적 내용이 펼쳐진다. 주로 겐페이 전쟁과 남북조, 센코쿠 시대, 세 번의 막부에 얽힌 역사적 이야기이다. 중간에 무기, 성곽. 할복 풍습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일본사에 유명한 사무라이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러다가, 2차 세계대전의 가미카제 특공대의 이야기로 끝난다.

 

내게 특히 유익했던 점은, 제9장 '최후의 사무라이'에 다룬 사이고 다카모리의 세이난 전쟁에 대한 부분과 제 5장에서 다룬 큐슈의 시마즈 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다른 일본사에서 한 쪽 정도로 지나간 부분을 깊이 다루어 주기에 가고시마 여행 후 궁금했던 점이 많이 풀렸다.

 

아쉬운 점은, 내가 보기에(아마 대다수 한국인들이 보기에는 그렇지 않을까) 이들 일본 사무라이들의 무사 정신이란 것이, 선불교 관련한 정신 수련 등을 논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약탈경제체제'의 합리화 이념일 뿐인데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점을 지적하지 않고 있다. 아마 우리보다 앞선 근대화 과정을 거쳐 동양 정신의 모든 긍정적 면을 선점하여 서구에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지식을 공급한 일본 근대화 시기의 지식인들 덕분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점을 깊은 생각없이 받아들이는 서구 학자, 일반인들의 상식 탓일 게고. 왜구를 바다의 사무라이로 파악하여 서술한 부분도 좀더 비판적인 시각이 있기를 바랬으나 저자는 끝까지 지나치게 객관적인 서술로 일관한다. 마지막에 특공평화회관에서 저자가 본 것이 사무라이식 죽음과 평온이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

 

그러나 일본사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그리고 일본 역사 기행 준비하는 독자라면 한번은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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