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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 귀신요괴전 1 - 중국 괴력난신의 보고, 자불어 완역 청나라 귀신요괴전 1
원매 지음, 조성환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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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 귀신요괴전>은 청나라 때 기인 원매가 괴기담을 모아엮은 <자불어(子不語)>2021년에 글항아리에서 출간한 책이다. 공부하다보면 많이 언급되는 책인데, 모든 이야기가 완역 실려 있어서 기쁘다.

 

작가 원매는 직접 보고 들은 이야기, 친척이나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 중국 각지를 유람하며 채집한 이야기, 당시 관방의 저보나 공문에서 봤던 이야기, 다른 저자의 책이나 문헌 자료에서 취한 이야기 등등 572편의 이야기를 모아 1794년 출간했다. 건륭 몇 년 강희 몇 년 순치 연간,,,,, 등등, 소재를 들은 시점이나 이야기 속 사건이 발생한 시간을 밝혀주고 있어 유용하다. 사건 제보한 사람과의 인터뷰나 자신의 논평을 덧붙이는 점 구성 역시 그렇다. 특히 이 책의 410쪽에 진나라의 모인 (秦毛人)’이야기를 쓴 방식. 모인은 4세기 중엽에 동진의 간보가 기록한 <수신기(搜神記)>에도 예렌(野人), 또는 모인(毛人)으로 등장한 바 있다. 온 몸에 털이 난 이들은 진시황의 가혹한 지배를 피해 산속으로 도망가서 세상과 교류를 끊고 살다보니 원시상태로 돌아가 살게 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지금이 여전히 진나라 시대이고 불사약을 먹은 진시황이 아직도 살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외부인을 만나면 고대 중국어로 묻는다. “진시황은 살아 있나? 만리장성은 아직도 쌓고 있나?”라고. 이들은 손뼉을 치며 만리장성을 쌓으라는 노동요를 부르거나 진시황이라고 외치면 도망간다고 한다. 이 기본적인 모인설화가 이 책에 자세히 나와 있는데, 특히 나와 친분이 깊은 친구 장어(張敔)가 일찍이 그곳에서 관리로 지냈는데, 이 방법을 써서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라고 서술한 점이 흥미롭다. 진짜 모인을 목격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기록했다는 말 아닌가.

 

위와같은 즐거운 괴력난신 이야기 소개뿐만 아니라 저자의 비판적 시각이 보이는 점도 흥미롭다. 18 <내 피를 돌려 다오>편은 인혈만두가 페병에 좋다는 미신을 비판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루쉰에게 영감 주어 그의 단편 <>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또 저자는 전족과 과거제도 폐단을 폭로하기도 한다.


자불어(子不語)’라는 원제목은 공자께서 괴력난신을 말하지 않았다에서 유래한다. 그러나 나는 그저 평범한 인간. 괴력난신 좋아! <산해경>,<수신기>, <요재지이> 같은 책들 좋아! 강시, 모인, 토지신, 성황신, 뇌공, 관제 신앙 등등 민중신앙이나 민간풍습, 이야기의 역사 배경 관련하여 흥미롭게 사용할 소재가 많아 이 책 좋아! 두껍지만 재미있어서 책장이 후루룩 넘어간다. 행복한 독서였다. 두고두고 이 책을 펼쳐볼 것 같다.

 

그런데, 요새 중국 쪽으로 찾는 자료가 있어서 검색해보면 거의 글항아리에서 이미 낸 경우가 많네? 잠깐 출판사 쪽을 향해 배꼽 인사드린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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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각제와 문화

 

 

 

선사시대부터 내려오던 민간요법 약초 중 환각식물에 대한 책이다. 선사시대 구석기인들의 잊혀진 비법이라지만 현재 수렵채집 경제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먼 과거의 지식이 아니다. 그러기에 민족식물학자, 인류학자들은 수렵민들의 환각 식물 사용법을 통해 구석기인들의 문화까지 재구성해낼 수 있다. 

 

책은 환각제로 쓰이는 식물들에 대해 설명한다. 수렵민들이 사용하는 환각식물들은 그냥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정한 용도를 위해 의미를 갖고 사용되었다. 샤머니즘 의식이나 이니세이션 의식을 행할 때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부족이 주로 사용하는 환각식물은 조상신이나 부족의 유래에 대한 신화를 설명해 주는 이야기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네안데르탈인의 유골에 8종의 꽃가루가 엉켜있는 것은 그들이 장례의식을 행했다고 보는 증거가 되지만, 샤먼이 약초 치료를 했다고 볼 수도 있다. 특히 샤먼이 사용하는 유명한 환각식물로 <베다>에 등장하는 '소마'가 있다. 소마는 광대버섯이다.

 

그밖에 저자는 여러 가지 식물들을 다룬다. 그런데 어떤 환각물질이든, 공통적으로 음용 후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우선 다양한 추상적 무늬가 보이는데 이는 경험자들 서로 간에 일치되며 각각 표의문자로서 일정한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또 환각 음료를 계속 먹고 더 취함에 따라 사람들은 신화 세계의 장면을 계속 이어서 보게 된다고 한다. 이 때 나타나는 것은 동물의 명확한 형상이다. 이 동물의 의미는 모든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존경받는 샤먼이 해석해준다.

 

고대로부터, 환각제가 의식에 사용됨으로써 상징 체계와 무늬가 나타나고, 이것들이 해석됨에 따라 문화적으로 고착 또는 제도화되었다는 것이다. 또 그곳에서는 주술 종교적 전통의 수호자인 샤먼이 동시에 그 사회의 예술가였을 가능성이 많은데, 그는 예술품과 주위 환경에서 나타나는 상징적 형상을 해석하는 소임을 지니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 86쪽에서 인용

 

그렇다면, 구석기 시대 동굴벽화의 동물과 반인반수 그림들은 다 지하세계에서 행진해 올라오는 조상신을 환각상태의 샤먼이 보고 그린 것이라는 장 클로트의 견해가 맞는 것일까? 

 

환각제가 땡겨서,,,, 가 아니라 구석기 유럽 동굴벽화가 궁금해서 읽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동굴 벽화에 관심있다는 말을 다른 리뷰에 쓴 적이 있는데 고마우신 분이 그 리뷰를 읽고 이 책을 권해주셨다. 그 분 아니었더라면 이 책이 있는줄도 몰랐을 것이다. 그분께 감사! ^^ 

 

 

*** 참, 생각보니 송기원 소설 <인도로 간 예수>와 나카자와 신이치의 <신화, 인류 최고의 철학>에도 소마가 등장한다. 영화 <엘프>에 '노란 눈을 먹지 말라'는 대사도 있었고,,,,음, 소마와 순록은 한 세트였군. 원래 신화에서 순록은 하늘을 날아 태양을 운반하던 우주사슴이었는데, 그 기본 능력에 소마까지 드셨다니, 루돌프와 그 친구들이 겁없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도 이제 다 이해가 간다. ㅋㅋ

 

*** 알라딘에 이 책이 검색되지 않아 페이퍼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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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전설집 - 서구 환상문학의 뿌리가 된 독일 옛이야기
그림 형제 지음, 안인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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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림 형제는  동화뿐만 아니라 전설도 수집했다. 1816년과 1818년에 각각 1권과 2권 총 585편을 수록한 <독일전설집>을 낸 바 있다. 그들에게는 독일 설화 수집 역시 민족운동의 한 방법이었다. 

 

이 책은 절판이고, 다른 출판사에서 <독일전설> 1,2권 완역본이 나와 있다. 하지만 안인희 선생님 번역과 해석으로 먼저 그림 형제가 수집한 전설을 읽어보고 싶어서 도서관에서 대출해 읽었다. 하지만 해석은,,,, 걍 구연 추임새 정도였다.

 

독일, 정확히 말하면 독일어 문화권 - 그러니까 예전의 신성로마제국의 중세 역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무척 재미있게 읽을만한 책이다. 카를 대제, 바르바로사 프리드리히 대왕, 사자공 하인리히 등 흥미로운 인물들이 역사 아닌 전설, 민중의 심성에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으니 말이다.

 

맛뵈기로 소개하자면, 17<거인의 장난감>편은 이렇다.  엘자스 지방 높은 산 폭포 곁 니덕 요새에 거인 기사들이 살았다. 한번은 거인 기사의 딸이 골짜기 아래에 내려가 경작지에서 농부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 앞치마에 사람과 쟁기, 말 등 들판 위 모든 것을 쓸어담아 왔다. 그런데 딸이 집에 돌아와 탁자 위에 꺼내 놓자 거인 아버지에게 야단맞는다. 거인 기사는 말한다. 내겐 농부가 장난감이 아니다, 그 자리에 도로 갖다 놓아라. 농부가 경작지에서 일을 하지 않으면 우리 거인들은 이 암벽 꼭대기 둥지에서 먹고살 것이 없다'라고. 오호라, 이건 봉건영주 들으라고 민중이 대놓고 하는 말 아닌가? 전설에서 거인의 상징성 관련, 논의해볼만하다.

 

음, 또 126번 <브레슬라우의 종>도 기억에 남는다. 이건 브레슬라우에 있는 성 마리아 막달레나 교회의 종이 만들어진 유래담이다. 종 만드는 장인이 견습공을 찔러 죽인다. 종을 망가뜨렸다고 오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종은 훌륭하게 만들어졌다. 50번 치면 저절로 50번 더 울릴 정도로. 장인은 살인죄로 사형장에서 너무도 훌륭한 종 소리를 들으며 죽는다. 이건 대장장이, 연금술 관련 인신공희 모티프다. 우리나라 에밀레종 같은. 이렇듯 게르만적 미신이나 샤머니즘이 가톨릭의 지배와 상관없이 건재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이야기가 곳곳에 있다.

 

그외 신데렐라와 유사한 모티프가 있는 됭게스 호수의 처녀 물귀신 이야기라든가,  쥐떼들이 양심이나 민중의 분노를 상징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빙엔의 쥐탑 이야기, 바인스베르크 여자들 이야기, 하멜른의 아이들, 빌헬름 텔 등등 흥미진진한 전설들이 많다. 실재 역사와 비교하며 읽어가노라니 넘넘 재미있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동서고금 다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묘하게 위로받는 느낌도 든다.

 

기대했던만큼 안인희 선생님의 해설이 있지는 않았지만, 수록된 전설들을 앞으로 내 작업할 때 두고두고 잘 인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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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스, 내 인생의 신화를 찾아서
조지프 캠벨 지음, 노혜숙 옮김, 한성자 감수 / 아니마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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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반 전에 나온 책인데 흔적님 리뷰 읽고 담아두었다가 이제 읽었다. 책은 조지프 캠벨의 대표작 중 하나인 <천의 얼굴을 한 영웅>을 쉽게 풀어쓴 부분이 대부분이다. 캠벨 사상, 그리고 일반적인 신화학 입문용으로 좋다. 칼 융 이론도 잘 녹아 있다. 한마디로 수준있는 이론서이면서도 베스트셀러 자기계발서만큼이나 대중적으로 독자에게 말을 건넨다. 방황하는 영혼들에게 강추할만한 책이다.

 

저자는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유형을 보이는 영웅신화를 예로 들어 인생을 말한다. 신화의 기능이나 상징은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가치가 있다. 비록 신화의 우주관과 사회관이 과학 발달과 사회 변화로 인해 21세기 지금의 현실과 유리되긴 했지만 젊음, 성숙, 나이, 죽음과 관련된 인간의 정신적 문제들은 본질적으로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안락하고 익숙한 세계를 떠나 다른 세계로 가서 모험을 하고 성숙, 각자 인생의 영웅이 되어야 한다. 우선 어두운 숲으로 혼자 들어가야 한다. 길은 없다. 이미 길이 있다면 그 길은 다른 사람의 길이지 내 길이 아니다. 그럼 내 길은 어떻게 찾나? '블리스(bliss)'를 따라가면 된다. 블리스는 희열을 말한다. 모험을 떠나야만 하는 다른 세상은 다름아닌 자신의 내면이다. 자신의 억압된 다른 측면, 그림자를 인정하라. 집단 무의식이 각각의 신화에 어떻게 원형 상징으로 등장했는지를 한번 파악해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신화가 보여주는 통과의례적 성격은 인생의 다음 두 단계에서 매우 유용한다. 소년에서 성인이 될 때, 그리고 노인이 되어 죽음을 만날 때.

 

나는 아직도 존재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 의식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하지만 희열이 어떤 것인지는 알고 있다. 그것은 온전하게 현재에 존재하는 느낌, 진정한 나 자신이 되기 위해 해야 하는 어떤 것을 하고 있을 때의 느낌이다. 이러한 느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면 이미 초월성의 언저리에 있는 것이다.

- 26쪽

 

대중 강연을 바탕으로 만든 책이다. 캠벨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과 편집자의 역량이 돋보인다. 뭐랄까, 유명한 석학의 강연이나 대담이 바탕인 책을 읽다보면 녹취록을 그대로 옮겨 타이핑만 했나? 이럴려면 편집자가 왜 필요하지? 싶을 때가 많은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편집자가 전체 책의 주제와 흐름에 맞게 조율을 잘 해 놓았다. 덕분에 앞에서부터 차례대로 읽어나가기만 했는데도 미궁을 더듬다가 마침내 빠져나온 기분이 든다. 내겐 이 책이 아리아드네의 실꾸미였나보다.  

 

(참고 : 뒷부분에 저자와 청중의 대담이 실려있다. 여성영웅에 대한 여성 청중의 질문에 캠벨의 답이 좀 아쉬운 생각이 든 독자라면, 그 부분은 <여성 영웅의 탄생>을 읽어보시길. 캠벨은 너무 겸손하게 자신이 남성이라는 이유로 그 부분 설명은 안 하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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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시아 샤머니즘과 신화론 대우학술총서 신간 - 문학/인문(논저) 557
김열규 지음 / 아카넷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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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는 오래 전에 다 읽었는데, 이 책에 대해 뭐라 쓰기가 난감하다. 일단 내용 요약 자체가 안 되는 책이다. 이럴 때에는 목차를 옮겨 놓는 것이 장땡.

 

서론을 겸한 안내 : 동북 아시아 샤머니즘과 신화 비교

제1부 오늘날 동북아시아 샤머니즘을 보는 눈

         1 도입 : 동북 아시아 샤머니즘의 범역

         2 오늘에 제기될 문제

         3 수난과 고통의 의미론
제2부 샤머니즘 일반론, 그 개관
제3부 동북시베리아 샤머니즘과 신화
         1 동북 시베리아 비교 신화론의 탐색

         2 시베리아 비교 신화론을 위한 민족지적 전제

         3 한국 신화 주지와의 비교

         4 타계 여행의 주지군

         5 신화의 샤머니즘

         6 타계 여행의 샤머니즘

         7 주변의 상황

제4부 샤머니즘의 인간적 맥락

         1 샤머니즘과 고통의 의미

         2 샤머니즘과 인간 정신

제5부 동북아시아 샤머니즘의 유산

         1 제기될 물음의 질과 범주

         2 유산의 물욕

         3 유산의 오늘의 의미

 

이런 책이다. 북극 지역에서부터 중앙 아시아, 바이칼 호 연안에서부터 몽골, 우리나라, 일본까지 광범위한 지역의 샤머니즘과 한국의 샤머니즘을 비교, 연구하는 책이다. 샤먼의 역할과 위상, 각 문화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같은 원형 상징인 타계 여행, 우주 동물, 우주 나무, 샤먼 킹, 샤먼이 사용하는 무구, 암각화 등을 살핀다. 국문학과 민속학의 거두답게 우리나라 샤머니즘의 경우에는 주로 신화의 상징을 비교한다. 책은 기본적으로 샤먼, 무당, 미신에 대한 편견을 깨 준다. 아래 인용부분과 같은, 가슴뛰게 만드는 문학적 문장들도 많다.

 

샤머니즘 및 샤머니즘 신화의 궁극적인 그리고 영원한 주제는 이승/저승 사이의 '길 내기(길 닦음)'과 통교, 곧 내왕이다. (중략) 따라서 일반인의 영혼에게 샤먼의 영혼은 꿈이다. 놓쳐버린, 회복할 수 없는 꿈이다.

- 본문 209쪽에서

 

책 두께와 빽빽한 활자에 비해 술술 읽힌다. 바로 이 부분이 이 책에 대해 내가 뭐라 언급하기 난감한 부분이다. 쉬울 리가 없는 책인데, 쉽다. 아마 익숙한 서구 유명 학자들의 견해가 많이 소개되어서일지도 모른다. 레비스트로스, 캠벨, 엘리아데, 프레이저, 융, 케른, 프로프 등등. 그럼 이 책이 쉬운 이유는 내 배경지식 덕분일까. 이 책 전에 어렵게 읽은  <샤먼이야기>의 경우에는 러시아와 몽골 연구자의 연구 내용 소개와 요약, 비교, 비판이 많았기에 어느 정도는 그럴 수도 있겠다. 한국 신화와 샤머니즘의 관련성 같은 부분은 내가 전공 수업시간에 교수님께 이미 듣고 다 배웠던 이야기들이여서 그럴 수도 있겠다. 책을 읽다보면 한번 읽었던 것 같은, 다 아는 내용이 계속 나온다. 중복되어 나오기도 한다. (이 점에서, 나는 다른 생각이 들지만 이 글에 쓰지는 않겠다. ) 

 

여튼, 샤머니즘이나 신화와 역사 관련짓는 쪽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절판되었지만 도서관에서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단군 신화의 단군이 '당골", 무당이며 고조선은 제정일치 사회였다는 정도는 국사시간에 배워 다들 많이 아시지만, ‘해모수-동명왕-유리왕’으로 이어지는 고구려 시조 3대의 신화와 탈해왕 신화, 박혁거세 신화, 수로왕 신화의 샤머니즘을 살펴서 한반도가 무권과 왕권이 중첩된 샤먼킹(巫王) 신화권(중앙아시아-티베트-몽골-중동부 시베리아-한국-일본으로 이어지는)에 속한다는 것은 이 책에서 제대로 읽을 수 있다. 주몽과 송양왕이 왜 북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나, 이런 부분은 너무도 재미있었다. (북은 무당의 무구. 북은 영혼을 저 세상으로 건네주는 배이므로) 또 김유신의 환시 체험을 근대 최수운의 환청까지 연결짓는 부분은 매우 흥미롭다.

 

단, 이 시기 고대사를 잘 모르거나 기본적인 삼국유사 삼국사기 내용을 모르는 독자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책은 결론 위주이며 추적 과정을 친절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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