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알찬 임신 출산 핸디북 - 언제 어디서나 갖고 다니며 펼쳐보는
사라 조던.데이비드 우프버그 지음, 서예진 옮김 / 리스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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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출산 핸디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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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궁금한 게 갑자기 많아질 수 있을까? 언제 내가 내 몸에 이런 관심을 가져봤지?' 싶어지는 게 임산부가 아닐까 한다. 몸의 변화는 급작스러운데 잘 아는 바가 없다. 자세히 알고 싶은데 선배 맘들에게 꼬치꼬치 물어보기도 한계가 있다. 좋은 가이드가 필요하다. 그런데 임신출산관련 책들은 왜 그리 꺼울까? 가뜩 엄마 아빠 되기의 부담이 큰데, 책 두께가 압도적이다. 가볍고 늘 휴대할만한 책이면 딱 좋겠는데.....하는 많은 이들을 위해 리스컴에서 맞춤형 핸디북을 펴냈다. 바로 <작고 알찬 임신 출산 핸디북>. 표지만 보고 일본 잡지의 편집 분위기라고 생각했는데 두 아이의 엄마이며 현재 미국 필라델피아에 사 사라 조던(Sarah Jordan)이 썼다. 그녀는 임신기간을 마치 전과목 A+을 받아야하는 기말고사 기간처럼 느끼는 임산부들에게 "엄마가 이런 걱정을 하든 하지 않든 임신한 지 40주 후에 아이는 세상에 태어납니다. 쓸데없는 걱정거리를 만들지 않으려면 임신이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는지, 그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10쪽)"라고 조언한다.

 

한 마디로 <작고 알찬 임신 출산 핸디북>은 이런 초보엄마와 그녀들의 남편을 위한 임신 출산 완벽 가이드북이다. 가볍고, 핸드백에 쏙 들어가는 핸디 사이즈이기에 휴대하며 어디에서나 펼쳐볼 수 있다. 게다가, 인터넷을 뒤져봐도 딱 맞는 정보를 바로 찾지 못할 때 특히 유용하다. 작지만 A-Z까지 임신 출산의 모든 것을 알차게 담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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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리스컴' 출판사와 이미 친숙한 독자들은 짐작하겠지만 <작고 알찬 임신 출산 핸디북>은 인포그래픽 편집의 정석을 보여준다.그림만 봐도 정보가 머릿속에 쏙쏙. 임신으로 인한 예비엄마의 몸 변화와 아기의 성장, 임신의 매카니즘과 건강관리상의 주의법 등 방대한 정보를 앙증맞은 일러스트레이션에 압축하여 표현해냈다. 찬찬히 처음부터 읽어도 좋고, 필요한 부분을 사전 찾듯 찾아가며 활용해도 좋다. 이 책에는 배란·수정·착상 등 임신이 되기까지의 과정부터 임신 시기별 증상과 임신부가 받아야 하는 검사, 식습관과 운동요령, 아기의 성장 단계에 대한 친절한 설명과 아울러 신생아용품 준비, 아기 방 꾸미는 요령, 예비아빠들을 위한 생활 가이드, 진통과 분만 과정, 통증 조절 방법, 신생아 검사, 출산 후 궁금증, 산후회복 과정에 대한 알찬 정보가 가득 담겨 있다. 남편들도 함께 읽을 수, 아니 읽으면 좋겠다. 특히, 아빠만 보세요항목에는 몸과 정체성의 큰 변화를 겪는 아내를 잘 파악하여, 남편들의 임신증후군, 병원 검진에 따라가는 요령, 예민해진 아내와 부딪치지 않는 정서적 대처 노하우까지 일러준다.

이름 모를 많은 여성들의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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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다스려야 병이 없다 - 중국 최고 명의 하오완산의 무병장수 비결
하오완산 지음, 정주은 옮김 / 비타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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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다스려야 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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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오완산. 베이징중의약대학의 교수이자 현대 중의학 상한 분야의 일인자이다. 고조할아버지대부터 대대로 의사 집안 출신의 그는 중국에서는 독보적 명성을 쌓은 양생 전문가라한다. 지난 50여년간 중의학을 연구하고 임상을 돌보면서 마음 다스리기에 실패하여 건강, 인간관계 등 총체적 난국을 겪는 환자를 숱하게 보며 안타까워 이 책, <화를 다스려야 병이 없다>를 집필하였다.

*

사실 이 책의 주제는 우리 대부분이 막연하게라도 알고 있는 사실, 즉 '마음을 다스려야 몸도 건강하다'이다. 머리말 제목인 "만병의 근원은 화이니 마음을 닦아 몸을 구하라"에 책 한 권의 내용이 집약되어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상에서 체험으로, 혹은 주위 사례를 통해 마음 다스리기에 실패하면 화병, 우울증 등 마음의 병과 몸의 병까지 얻게된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하지만, 아무리 '중요하다'한들 절실하게 다가와야 실천하게 되는 법. <화를 다스려야 병이 없다>는 그 점에서 훌륭한 동기부여를 해준다. 하오완산이 50년 임상에서 겪은 숱한 환자들의 구체적 사례를 통해 "마음 수련으로 몸 구하기"의 과제를 꼭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불러일으키니까.

*

*
<화를 다스려야 병이 없다>의 1장에서는 질병의 80% (생의학에서 '심인성 질환'이라 분류하는 대부분)가 마음과 관련된다는 주장을 한다. 부정적인 감정은 하룻밤에 흑발을 백발로 바꿀 만큼 몸에 크게 영향을 주는데, 어찌된 일인지 21세기 많은 사람들은 많은 것을 통제하고 다스릴지언정 정작 그 부정적 감정을 다루지 못하고 고통받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더 이 현상이 심화되리라는 점이다. 우리는 흔히 '분노조절장애'니 '사이코패스' 등의 용어로 정서조절 실패의 문제를 마치 한 부분 떼어서 치료할 수 있는 증상이거나 어떤 특정한 이들만의 문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그들의 문제는 나의 문제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정서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사회 구성원이 증가함은 결국 작게는 그가 속한 가정과 공동체, 크게는 국가와 세계의 평화까지 위협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으니말이다. 즉 하오완산의 충고는 단지 '내 몸, 내 마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크게 보면 이 세계를 위해 깊이 새겨들어야만 하는 내용이다.
*
기억하자. 화를 내면 기의 흐름이 막혀서 소화기계통, 즉 위부터 상한다. 극심한 두려움이나 화는 장을 상하게 한다. 피부병을 피부약으로만 고칠 생각하지 마라. 피부와 신경은 원래 한 가족으로서 마음의 문제가 사람의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바로 피부병인 경우도 많으니, 피부과 가기 전에 화부터 다스려라. 부정적인 태도는 타인을 전염시킬뿐 아니라, 나의 미래를 고사시켜버리니 반드시 정서 관리 능력을 높여야만 한다. 정서 관리 능력? "성격, 습관, 기질은 의식과 정서를 통제하는 능력(288쪽)"으로서, 그 능력에 따라 "건강 여부는 물론이고 성공, 행복 여부까지 결정된다." 스스로 의사가 되는 것, 내 안의 의사를 깨워 잘 부리는 것이 건강과 행복의 핵심이다. 마음의 불편함이 몸으로 올라와 힘든 이들은 <화를 다스려야 병이 없다>를 꼭 읽어보길.



 

첫째, 마음을 키우는 독서를 하라

책을 읽으면 도량이 넓어지고 도량이 넓어지면 천하를 품을 수 있다

 

둘째, 불평불만은 그만, 이제부터는 감사할 시간이다

감사할 줄 알면 미움이 줄어들고 마음이 즐거워지며 심신이 건강해진다.

 

셋째, 시시콜콜 따지지 말고 관대해져라

불행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서 시작된다. 자신에게 관용을 베풀어라.

 

넷째, 사리사욕을 버리고 공리를 따르라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인정을 베풀면 타인을 이해할 수 있다

 

다섯째, 욕심을 버리고 담담하게 임하라

얻어야 할 것이라면 편안한 마음으로 얻고 버려야 할 것이라면 버려야 편하다.

 

여섯째, 즐거움을 마음에 새겨라

남을 돕는 즐거움과 만족의 즐거움을 알고, 그 속에서 즐거움을 느껴라.

 

일곱째, 전념, 유쾌, 이완, 이성적 상태를 유지하라

감정적인 사람이 아닌 이지적인 사람이 되어라. 충만한 에너지를 얻을 것이다.

 

여덟째, 심리적 위기가 닥치면 기분 전환법을 실천하라

좌절에서 빠져나와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보면 뜻밖의 해결책이 보인다.



 

중국 베이징으로 하오완산을 직접 만나러 갈 수 없는 처지의 많은 이들에게, 혹은 자신의 사후에라도 자신을 찾고 싶어할 사람들을 위해 하오완산이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여덟가지로 압축해 놓았다.  '마음을 키우는 독서를 하라'가 여덟 개 항목 중 가장 먼저 놓였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낀다. 사실 나이가 들수록 지혜의 샘이 깊어지는 경우를 많이 보지 못했다. 도리어 아집에 갇혀, 자신의 생각과 욕심을 복제하며 좁아져가는 중장년이 많기에 자기 수양으로서의 독서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기 생각에서 빠져나와 행간을 유영하는 기쁨이 우물 안 에서 나를 구한다. 결국 내 마음과 몸을 구한다.

*

부록으로는 무병장수를 위한 30가지 금언을 수록했는데, 그 중 몇을 사진으로 옮겨 본다. 9번 항목에서 "마음은 고요해야 한다"는데, 화를 전혀 내지 말거나 감정을 느끼지 말라는 의미가 아닐 것이다. 부정적인 정서를 오래 담지 말고 쓰레기통에 쓰레기 버리듯 빨리 모조리 쏟아버리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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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폭발 - 여자는 모르는 엄마의 직업병
글쓰기로 자신을 보호해온 28인의 엄마 블로거 지음, 안진이 옮김 / 나무발전소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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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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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한해 내 손을 거쳐간 많은 육아서의 문구중 가장 강렬했던 것은 바로, '낮버밤반'이다. 뜻을 알고 난 후에 얼마나 웃었는지. '낮에 버럭하고 밤에 (천사처럼 새근새근 자는 아이를 보면서) 반성'하는 심리상태를 뜻하는 말로서, 오로지 폭풍 육아에 휘몰려 다니는 엄마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이다. '24시간 감정 노동자,' 이보다 더 '낮버밤반'을 매일 반복해야 하는 엄마들의 직업병을 잘 집어낸 표현이 있을까? 24시간 감정노동을 하다보면 필연, 폭발하게 되어 있다. 단 그 폭발의 초침을 늦추거나 폭탄을 해체시켜주는 여러가지 안전 장치들이 있는데, SNS 수다나 격렬한 운동은 물론이거니와 글쓰기가 의외로 큰 효과가 있나보다. 여기 글쓰기로서 자신을 보호해온 28인의 엄마들의 '폭발'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책이 있다. 바로 제목도 표지의 색감도 강렬한 <엄마 폭발>. 책 집을 때 예상은 했지만, 재미있어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

<엄마 폭발>은 우아하고 자애로운 모성상에의 신화를 조롱하며, 엄마도 가끔 뚜껑이 열릴 수 있음을 쿨하게 인정하자는 톤으로 기획된 듯 하다. 미국의 엄마 블러거 28인의 글을 모았는데, 모두 그 강렬한 '엄마 폭발'의 순간을 기술하고 있다. 머리말에서는 엄마 폭발을 "자기 자신이 최대의 적이 되는 순간. 엄마라는 아름다운 후광이 산산히 부서지고 격렬한 감정에 사로잡혀 펄펄 뛰게 되는 (6쪽)" 순간으로 정의하는데, 많은 이들을 안도하게 하는 문장이다. '나만 이렇게 폭발하는가? 나 엄마 자격 미달이니?' 하며 자괴감에 빠진 많은 엄마들을 토닥여주는 문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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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개의 에피소드 중에는 임신 호르몬이나 불볕 더위 등 통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인해 도화선이 점화된 사례도 있고, 순전히 아이가 너무 (좋게 표현하자면) 에너지가 넘친 나머지 이를 엄마가 감당할 수 없어져 도화선에 불이 붙은 사례도 있다. 혹은 출산 후 3개월이 지났는데도 "예정일이 언제인가요?"를 묻거나, "추운데 아기 모자를 왜 안 씌워줬나요?" 하며 육아참견을 하는 타인의 시선 때문에 폭탄이 점화된 사례도 있다. 표지의 발랄함을 보고 짐작은 했지만, 엄마들은 폭발하는데 독자들은 웃겨서 빵빵 터진다. 자신의 앞 머리를 쑹쑹 자른 꼬마, 카페트에 똥을 싸놓고 좋아라 하는 꼬마, 강화유리를 망치로 깨면서 즐겁게 노는 꼬마, 공중화장실에서 "우리 엄마 Pooping"을 생중계하는 꼬마 등. 에피소드의 기저에는 꼬마를 향한 무한 모성과 자기 반성이 깔려 있다. 엄마들은 그런 존재인가. 폭발한 직후, 혹은 한참 후에라도 자신의 모자랐던 엄마성(모성)을 반성하고 더 나은 사랑을 약속하는 존재?
*
미국의 엄마들 이야기라 2%, 뭔가 문화적으로 정서적으로 다르다는 생각은 했지만, 대한민국의 많은 엄마들도 98%의 동감과 웃음 때문에라도 <엄마 폭발>을 찾을 것 같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육아의 강렬한 부담감과 엄마 폭발의 죄책감도 나누면 반이 된다. 육아의 기쁨은 나누면 몇 배가 되니, 나누자! 움추러들지만 말고, 엄마로서의 경험도 적극 소비하고 활자화하고 나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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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류 장사꾼이다 - 밥장사 황해진의 중국 창업 성공기
황해진 / 경향미디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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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류 장사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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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겸손하고 담백한 어르신이다. <나는 한류 장사꾼>의 저자 황해진 말이다. 아마도 출판사 측에서 최종 선택한 제목이겠지만, '쉐프' 대신 '장사꾼'에, '요식업' 대신 '밥장사'라는 단어를 제목과 부제를 위해 선택한 것은 그의 소탈함을 드러내주는 듯 하다. 머리말에서도, 행간에서도 느껴지지만 그는 "나 이만큼 성공했으니, 내 성공 스토리도 세상에 내놓는다"며 뻐기려고 책을 쓰지 않았다.  대신 '한국의 을'을 걱정하며, '을'을 위해 이 책을 썼다. 중국이라는 타국에서 보니 한국은 "기울어져가는 배"와 같은데,  그  배 안에서도 가장 바닥에 탄 3등칸 승객이라는 '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소박한 마음에서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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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명예회장, 김우중 회장, 이건희 회장의 경영 철학과 비전에 존경심을 표하는 기업인 황해진은 근면 검소가 몸에 배었고, 가정을 중시하며 아내를 존중하고, 부모님의 은덕에 감사하고 자식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다 살라 헌신할 듯 해보인다. 물론 제 아무리 자기 성찰에 철저한 이라도 글로 표현된 자신을 대게가 현실의 자아보다 이상화 되기는 마련이지만. 그는 2016년의 젊은 세대가 그리워하는 아버지 상을 표방하기도하며, 저자 자신의 말처럼 <국제시장>의 주인공과도 같은 삶을 살았다. 이는 아마 그가 1950년대에 출생한 세대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부지런하고 성실하면 잘 살 수 있다"는 가르침을 부모와 교사와 9시 뉴스에서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던 세대.
*
왜 황해진은 조금 덜 겸손할 수도 있었는데, 이처럼 투명하게 자신을 드러내놓고 '을'의 편에 서고 싶어하는가? 이는  그의 출생과 성장 배경과 관계가 있다. 그는 가난한 집에서 자라면서 마가린에 간장 비빈 밥을 줄창 먹었다고 한다. 가문의 명예를 중시하셨다는 그의 아버지는 자식의 교육을 위해 머슴살이를 하셨을 정도로 헌신하셨고, 그 영향인지 그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독학으로 대학에 입학했다. 그가 최초로 선택했던 직업은 인쇄 사업이었으나 수작업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사업의 위기를 맞는다. 광고업으로 업종 전환을 했다. 호황을 누리다가 부도가 났다. 설상가상 암 진단과 수술을 받았다. 그는 이를 "돈이 인품이고, 진리며 정의가 되는 순간(47쪽)"이라고  표현한다. 누구는 좌절하고 자살을 입에 오르내리겠지만, 그는 스스로를 갈고 닦으며 몸을 낮췄다. 생식 체인점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제법 살림이 폈다. 하지만 다시 시련. 암이 재발했고 다시 수술을 받았다. 두 자녀와 아내에게 더 이상 짐이 되기 싫어서, 마치 속세를 떠나 산에 들어가는 심정으로 중국으로 향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그 곳에서 가능성을 보았고, 그 가능성을 그냥 흘러지나가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기회를 성공으로 변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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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하게 봤다가, 만만하지 않았다고 패배를 인정하며 빠져나오는 중국에서 황해진은 어떻게 성공을 이뤄갈 수 있을까? 여러 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점은 그가 교만하지 않고 자신을 낮추는 인품을 지녔음을 들 수 있다. 그는 하수는 돈을 추구하지만 상수는 사람을 추구한다며, 사람 제일주의의 사업철학을 밝힌다. 말로만 존중이 아니라 실제 사람을, 그 사람이 속한 세계와 문화를 존중한다. 많은 한국인이 오만함에 어두워져서 중국을 얕보거나 중국 현지에서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과 대조된다. 둘째, 그는 한류를 살아 있는 생물처럼 이해하고, 잘 활용하였다. 현지인인 중국인들이 무엇을 기대하며, 한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를 잘  포착해서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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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한민국의 갑의 아픈 현실을 미화하지 않는다. 콕 집어 이야기하고, 강한 어조로 충고한다. 장그래 같은 '미생'으로 고전분투하기 싫거든, 암기하는 공부는 진작에 그만두라고. 0.01~0.001%에 속하는 수재가 아닌 이상 공부를 통해 입신양명하려는 생각 버리고, 눈을 밖으로 크게 돌려보라고.
<나는 한류 장사꾼이다>는 중국 등 해외에서 창업, 특히 한류 컨텐츠를 활용해서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가장 유용한 책이겠다. 하지만, '5포 7포'를 넘어 내 삶이 온통 '포기'로만 점철되지는 않을까 두려운 대한민국의 젊은이 등 모든 이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겸손함부터 배울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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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공감 - 김형경 심리 치유 에세이, 개정판
김형경 지음 / 사람풍경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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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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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수년 전, 나보다 인생을 조금  더 살고, 나보다 사회인에 더 가까웠던 선배가 책을 선물해주었다. 당시 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도의 <로리타>나 장 그르니에의 <섬>, 아멜리 노통브와 미셸 트루니에의 소설을 탐독하던 때인지라 한국 작가의 소설엔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선배가 선물해준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은 굉장히 달랐다. 허를 찔린 기분이었다. 치밀했고, 가혹할만큼 캐릭터들을 통해 독자의 내면을 후비고드는 소설이었다. 게다가 성석제 스타일의 해학은 커녕, 우울하기까지했다. 지금은 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 때 '김형경'이라는 작가에 경외감과 호기심을 갖게 되었음을 확실하다.

*

이 후, 딱히 그녀의 책을 찾아 읽어보지는 않았는데 최근 온라인 서점에서 그녀의 북콘서트를 개최한다니 참석희망자들의 덧글에서 그녀가 얼마나 신뢰받는 작가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열혈팬들이 많았다. 단순히 작가로서가 아니라, 인생의 멘토로서.

"정신분석 작가"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무서울만큼의 통찰력으로 인간의 심리를 꿰뚫어보되 차가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야기를 풀어주는 김형경. 그녀가 비록 정신분석학자라는 직함도, 심리상담을 위한 카우치를 물리적으로 마련해두지 않았어도 그녀의 에세이를 읽는 독자라면, 마치 부드러운 카우치에 누워 정신분석을 받는 기분이 들 것이다.*

<천 개의 공감>에는 독자 편지 형식으로 김형경 작가에게 보내온 다양한 사연을 소개하고, 작가가 이에 따뜻하나 도움이 되도록 적실한 말들을 붙인다. 우선 들어주고, 상대의 입장에서 공감하며 상대를 상상하고, 치우치지 않게 진단하되 재단하지 않는다. 진단으로 끝내지 않고,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는데 예를 들어, 부모님과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해소하지도 못한 채 성인기가 되어 방황하는 성인에게는 '자기 안의 아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라 충고한다. 분노는 독과 같다며 분노의 대상을 향한 편지를 1차, 2차, 3차 거듭 써내려가면서 감정의 변화 추이를 응시해보라는 충고도 굉장히 마음에 와 닿는다.

*

<천개의 공감>이 차가운 분석이나, 김형경 작가의 지적 현란함을 과시하는 에세이였다면 이렇게 여운이 남지 않았을 듯 하다. 작가는 신화학자 조셉 켐벨의 "Bliss"란 개념을 언급하면서, 성인기 특히 중년기에 이른 사람들에게 "Follow the Bliss"를 실천해보라고 권한다. 차갑고 기계적으로 느껴졌던 정신분석이 언어화하기 이전의 신비한 영역과 조우하는 대목이었다. 나라는 존재가 이 땅에 온 이유, 내가 하고 싶었던 본연의 것들에 대해 과도히 현실적일 필요는 없을 듯 하다. 몽상가라는 놀림을 받을 지언정, 어느 정도는 그 천복(Bliss)라는 것을 믿고 따르고 싶다. 내 안에 두려움을 직시하게 해준 <천개의 공감>, '이상화된 자아'와 '현실의 자아가 떨치고자 하는 불안감과 조바심' 사이에서 쪼그라드는 사람들에게 함께 읽기를 권한다. 김형경 작가는 포옹과 사랑, 공감을 해법으로 제시하니, 우선 자기 자신부터 포옹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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