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류 장사꾼이다 - 밥장사 황해진의 중국 창업 성공기
황해진 / 경향미디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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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류 장사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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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겸손하고 담백한 어르신이다. <나는 한류 장사꾼>의 저자 황해진 말이다. 아마도 출판사 측에서 최종 선택한 제목이겠지만, '쉐프' 대신 '장사꾼'에, '요식업' 대신 '밥장사'라는 단어를 제목과 부제를 위해 선택한 것은 그의 소탈함을 드러내주는 듯 하다. 머리말에서도, 행간에서도 느껴지지만 그는 "나 이만큼 성공했으니, 내 성공 스토리도 세상에 내놓는다"며 뻐기려고 책을 쓰지 않았다.  대신 '한국의 을'을 걱정하며, '을'을 위해 이 책을 썼다. 중국이라는 타국에서 보니 한국은 "기울어져가는 배"와 같은데,  그  배 안에서도 가장 바닥에 탄 3등칸 승객이라는 '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소박한 마음에서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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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명예회장, 김우중 회장, 이건희 회장의 경영 철학과 비전에 존경심을 표하는 기업인 황해진은 근면 검소가 몸에 배었고, 가정을 중시하며 아내를 존중하고, 부모님의 은덕에 감사하고 자식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다 살라 헌신할 듯 해보인다. 물론 제 아무리 자기 성찰에 철저한 이라도 글로 표현된 자신을 대게가 현실의 자아보다 이상화 되기는 마련이지만. 그는 2016년의 젊은 세대가 그리워하는 아버지 상을 표방하기도하며, 저자 자신의 말처럼 <국제시장>의 주인공과도 같은 삶을 살았다. 이는 아마 그가 1950년대에 출생한 세대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부지런하고 성실하면 잘 살 수 있다"는 가르침을 부모와 교사와 9시 뉴스에서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던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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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황해진은 조금 덜 겸손할 수도 있었는데, 이처럼 투명하게 자신을 드러내놓고 '을'의 편에 서고 싶어하는가? 이는  그의 출생과 성장 배경과 관계가 있다. 그는 가난한 집에서 자라면서 마가린에 간장 비빈 밥을 줄창 먹었다고 한다. 가문의 명예를 중시하셨다는 그의 아버지는 자식의 교육을 위해 머슴살이를 하셨을 정도로 헌신하셨고, 그 영향인지 그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독학으로 대학에 입학했다. 그가 최초로 선택했던 직업은 인쇄 사업이었으나 수작업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사업의 위기를 맞는다. 광고업으로 업종 전환을 했다. 호황을 누리다가 부도가 났다. 설상가상 암 진단과 수술을 받았다. 그는 이를 "돈이 인품이고, 진리며 정의가 되는 순간(47쪽)"이라고  표현한다. 누구는 좌절하고 자살을 입에 오르내리겠지만, 그는 스스로를 갈고 닦으며 몸을 낮췄다. 생식 체인점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제법 살림이 폈다. 하지만 다시 시련. 암이 재발했고 다시 수술을 받았다. 두 자녀와 아내에게 더 이상 짐이 되기 싫어서, 마치 속세를 떠나 산에 들어가는 심정으로 중국으로 향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그 곳에서 가능성을 보았고, 그 가능성을 그냥 흘러지나가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기회를 성공으로 변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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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하게 봤다가, 만만하지 않았다고 패배를 인정하며 빠져나오는 중국에서 황해진은 어떻게 성공을 이뤄갈 수 있을까? 여러 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점은 그가 교만하지 않고 자신을 낮추는 인품을 지녔음을 들 수 있다. 그는 하수는 돈을 추구하지만 상수는 사람을 추구한다며, 사람 제일주의의 사업철학을 밝힌다. 말로만 존중이 아니라 실제 사람을, 그 사람이 속한 세계와 문화를 존중한다. 많은 한국인이 오만함에 어두워져서 중국을 얕보거나 중국 현지에서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과 대조된다. 둘째, 그는 한류를 살아 있는 생물처럼 이해하고, 잘 활용하였다. 현지인인 중국인들이 무엇을 기대하며, 한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를 잘  포착해서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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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한민국의 갑의 아픈 현실을 미화하지 않는다. 콕 집어 이야기하고, 강한 어조로 충고한다. 장그래 같은 '미생'으로 고전분투하기 싫거든, 암기하는 공부는 진작에 그만두라고. 0.01~0.001%에 속하는 수재가 아닌 이상 공부를 통해 입신양명하려는 생각 버리고, 눈을 밖으로 크게 돌려보라고.
<나는 한류 장사꾼이다>는 중국 등 해외에서 창업, 특히 한류 컨텐츠를 활용해서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가장 유용한 책이겠다. 하지만, '5포 7포'를 넘어 내 삶이 온통 '포기'로만 점철되지는 않을까 두려운 대한민국의 젊은이 등 모든 이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겸손함부터 배울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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