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에 혼이 빨렸던 시절에, 새벽 두세시까지 춤추다 보면 '머리 뚜껑이 열린' 무아 상태를 맞는다. 뻥 뚫리고 몸은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모멘텀이 온다 (Oh! No! 약물 따위는 근처에도 가지 않았으니 막가는 상상은 No!) 막 태어나면 머리로 숨을 쉰다더니, 속된 말로 머리 뚜껑이 열린 듯한 기분이 된다. 위로 아무것도 없듯 가볍게..... 머리뼈라는 것도, 머리털도, 천장도.... 바로 하늘과 닿는 느낌으로 춤춘다. 



어젯밤에 아파트 천장이 뻥 뚫린 꿈을 꿨다. 지름 1.5m 정도 되는 큰 구멍이 생겼는데 그 위로, 지저분한 콘크리트 구조물 내부에 전기 배선이 얽혀 보이고 그 위로, 윗집 주방이 보인다. 윗집 여성이 주방에서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보인다. 관리 사무실에 전화했더니 '12시부터 1시까지 점심시간이라, 일 하기에 기분 좋은 시간이 아니니 다시 전화하시라' 한다. 하는 수없이 구멍 위, 윗세대 사람들의 동선을 따라 눈동자가 움직이고, 소음에 고스란히 노출된 채 천장을 올려다본다. 아! 답답해! 내 머리 위로 저렇게 무거운 시멘트 덩이와 사람의 무게를 짊어지고 사는구나! 


Covid-19로 더 와닿는 불편함과 고통 겪는 이들도 있을텐데, 층간소음 불평하자니 민망하다. 하지만, 이야기 안 할 수가 없다! 우리 윗집! 4인 가족! 온 가족이 발 뒤꿈치로 내려 찍는 걸음법을 공유(필시 오랜 "수련")했으며 문을 쾅쾅 터지게 닫는다. 밤 12시에 집에서 조깅을 하는지 숨바꼭질을 하는지, 우르르르 떼로 몰려다니는 소음! 새벽 두세시에도 쿵쿵 찍으며 돌아다닌다. 정말이지, 꾹꾹 몇 년을 참아 온다. 왜냐면? 차라리 참고, 갈등 일으키고 싶지 않으니까. 윗집 거주자들, 엘레베이터에서 마주치면, 빈말이라도 '시끄러우시진 않나요?'라고 물을 만도 한데, 단 한번도 그런 제스춰를 안 한다. 아랫집의 고통을 전혀 모른다는 듯. 새벽까지 책 읽는 경우가 많은 나는, 머리 위에서 누군가들이 발꿈치로 내려찍으며 우르르르 몰려다니는 비매너에 심장이 요동친다. 내가 예민한가? 아니었다.


언젠가, "그 집" 위 층 사시는 할머니께서, **층 사람들 때문에 어떻게 사시냐고 질문 아닌 질문을 하신다. 소리가 올라와서 못 견디겠다시며. 그 때 처음 알았다. 아파트 소음이 아래로만 내려가는 게 아니군. 위층으로도 전해지는구나. "그 집" 위세대에서 저런 말씀을 하시는데, 하물며 아래층 사는 나는? 그래도 "그 집" 부모들과 "이웃 사촌"인지라, 꾹꾹 참으며 몇 년 지났다. 하지만 Corona로 집에만 있는 이 시국에, 정말 "그 집"의 교양과 시민의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새벽에 그렇게 쿵쿵거리고 이방 저방으로 뛰어 다닐 수가 있지? 




오죽하면, 꿈에 천장이 무너져서 윗집 소음과 동선의 폭격을 무방비로 맞는 꿈을 꿀까? 아!!!!! 그래도 난, 관리 사무실에 연락하지는 않겠다! 참자!!!! 소심하게 글로나 이 스트레스를 풀고! 


코로나 시대, 아파트 이웃 사촌의 에티켓은 더욱 필요하다!!! 천장 뚫려 괴로운 꿈 꾸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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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1-10 12:2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힘드시죠. 저희는 저희집 애들이 어릴때 아랫집에 너무 미안해서 명절마다 과일박스들고 찾아갔어요. 그래도 밤 9시 이후에는 절대 못뛰게 애들 단속하고 재우고....근데 우리 윗집은 밤 10시만 되면 그때부터 애가 뛰기시작. 가끔 드릴같은걸로 뭘 고치는지 꼭 밤에 하더라구요. 공동주택에 산다는게 참 조심해야 하는 일이 많은데 말이죠. 혹시 자기들은 모를수도 있어요. 직접 얘기하지는 말고 경비실 통해서 말 한번 전달해달라고 해보세요. 그래도 사람이 말을 듣고나면 좀 조힘하게 되잖아요. 아무말 없으면 진짜 괜찮은지 알아요

레삭매냐 2021-01-10 12: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 첫줄 스타트에 그만 빵
터졌습니다....
전생에 샤먼이셨던 것일까요.

코비드19 시절에 좀 더 서로를
배려하는 삶을 살아야겠노라고
다짐해 봅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1-10 13: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에요. 관리사무실에 전화하셔야 해요. 윗집이 모를 수 있어요. 어떻게 모를 수 있나 싶지만 정말로 그러ㆍ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말을 해서 알아들음 개념은 있으나, 인지력 좀 부족한 분들이구요, 못 알아듣고 계속 같은 짓거리면 개념 인성 꽝인 사람들인 거겠죠. 후자라면 어이하나. 전화하지 않겠다는 북사랑님 글을 보니, 천장 뚫고 건물 뚫고 하늘로 치솟는 꿈에 시달리실 듯한데요. ㅡㅡ 좋은 결과 있기를 정말 기원해드릴게요. 아. 진짜. 위층.

scott 2021-01-10 14: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벽 두세시까지 춤추다 보면 ‘머리 뚜껑이 열린‘ 무아 상태를 맞는다. 뻥 뚫리고 몸은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모멘텀 ㅋㅋㅋ
첫줄만 일고 북사랑님 새벽넘어까지 춤추셨다는줄 알았음 ㅋㅋ

이웃님들 말씀처럼 관리사무소 통해서 말씀하셔야 합니다.
소음을 내는쪽은 전혀 모르던지 이정도 뛰어도 되는지 알고 있어요.
지속적으로 관리사무실 통해서 공동 주택 생활에 기본 예의는 지켜야 한다는걸 알려줘야합니다.
천장이 뚫릴정도에 소음이라면 이건 거의 북사랑님 신경 노이로제 수준을 넘어선거에요.
서로 조심하게 알려주지 않으면 소음을 내는쪽은 이정도쯤이야에서 더큰 소음으로 갑니다.


2021-01-10 16: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10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10 2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21-01-10 20: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고, 그런 꿈까지 꾸실 정도면 정말 스트레스가 말이 아니시겠네요~ 저도 소리는 그냥 소리로 들어야 한다는 훈련-명상을 통해-을 그렇게 하는데도 층간소음은 짜증이 날 때가 있거든요~ 근데, 진짜 몰라서 그럴 수도 있어요~ 저도 제가 쿵쾅 거리며 걷는다는 걸 정말 몰랐었거든요. 근데 말하고 나면 스트레스는 더 업되긴 할거라..(알면서도 저런다면 더 열받음) 조심스럽긴 합니다~ 북사랑님의 인내심에 경의를 표하며.. 언제 한 번 같이 춤이나 춥시다!!

2021-01-10 2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11 1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12 0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han22598 2021-01-12 0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웃사촌으로 지내시면 어느정도 그집의 상황을 알고 계시고, 소음의 원인에 대해서도 알고 있을 것 같으실 것 같은데, 조용히 하라고 얘기하셔도 될 것 같아요. 소음이 발생이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상대방의 불편함을 스스로 고려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시민의식에 대해서 알려주고 훈련되도록 해야하지 않을까요? (그런데...그게 참 쉽지 않아요 잉 ㅠㅠ)

2021-01-12 1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12 1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21-01-12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관리사무실에 연락하셔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귀마개 한 번 써보세요. 저는 귀마개가 유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