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 - 만들어진 낙원
레이철 콘 지음, 황소연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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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회에는 아무래도 클론이나 로봇이 익숙한 사회가 아닐까 싶다.

아주 오래전 사람들이 상상했던 2000년대의 모습을 보면 로봇이 청소를 하거나 빨래를 하고 바닷속을 들여다볼수있는

기계가 있는 발전된 과학의 세계였는데 지금의 모습과 비교해봐도 큰 차이가 없는걸 깨닫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러고보면 사람은 상상했던 대로 된다는 말이 확실히 맞는말인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의 모습에는 늘 클론이나 인조인간과 같은 존재가 함께하는걸 볼수있는데 그게 현실이 될수도 있다는 걸 짐작할수 있다.

이 책 `베타`는 일단 4부작의 시리즈인데 얼마전에 읽엇던 `키스금지 리스트`라는 작품을 쓴 작가의 작품이라는 걸 알고 좀 놀랐다.서로 전혀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었기에...

그렇지만 두 작품 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고 비록 시대는 다르지만 그들의 고민과 사랑 그리고 자아성찰에 관한 이야기이기에 일맥상통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처음 깨어났을때 본 얼굴이 루사디라는 박사였고 그가 자신을 만든 사람이란걸 알게 되면서 자신이 클론이란걸 알게 된 엘리지아는 완벽한 얼굴 멋진 몸매의 여자아이였기에 아직 시험중인 베타판임에도 곧바로 총독의 집으로 팔려가 그들 가족을 시중들게 된다.

전세계를 폐허로 만든 `물의 전쟁`이후로 돈많고 엄청난 권력을 가진 특권층을 위해 만들어진 섬` 드웨인`

오로지 이곳에서만 클론이란 걸 소유할수있고 그들을 노예로 부릴수 있지만 클론은 어떤 불만도 가지지않고 순종적인 자세로 그들의 시중을 들게 되어있다.그러나 그렇게 프로그래밍되어있는 클론에게도 점차 이상증세를 보여 인간에게 반항하고 감정을 가진 클론의 존재들이 생겨나고 인간은 그들을`디펙트`라고 부르며 가차없이 처분하는 냉혹한 모습을 보이는데 엘리지아는 자신도 모르는 한 여자와 멋진 남자의 환영을 보면서 그 모습이 자신의 전생임을 알게되고 점차 자신의 모체에 대해 그리고 그 멋진 남자에 대해서 궁금증을 가지게 되고 자신도 감정을 느끼는 존재임을 자각하게 되는데..

깨끗하고 맑은 공기,아름다운 바다물,적당한 온도의 완벽하고 아름다운 섬에 살면서도 늘 그 완벽함이 따분함으로 그리고 지루함으로 여기는 10대아이들인 아이반과 그 친구들이 결국 그 따분함을 탈피하고자 선택한것이 `락시아`라는 마약이었고 그 마약이 클론들에게도 감정을 느끼게 하는 물질이라는 설정은 참으로 기발하고 아이러니한 부분이다.게다가 그 락시아를 만들고 제조하는 아이가 그 섬에서 마약을 퇴치하기 위해 노력하는 제독의 아들이고 그 자랑스런 아들이 마약의 힘으로 아버지가 원하는 모습을 만들고 유지한다는 설정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만들어진 낙원`에서 완벽한 삶이란것도 결국에는 클론을 노예처럼 부리면서 얻은 결과이지만 인간이 자신과 같은 모습을 한 채 단지 영혼만 없다는 클론에게 처음부터 그들에게는 영혼이 없어 감정을 느낄수도 없고 감정을 느끼는 걸 잘못된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서 그들을 노예처럼 부리고 물건처럼 사고팔며 장난감처럼 취급하는 부분은 현대사회에서 돈만 있으면 뭐든 사고팔고 심지어는 사람의 목숨조차 가볍게 여기는 풍조를 비꼬는 것 같다고 느끼는건 나혼자만의 생각일까?

단지 지금은 클론이 아닌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만 다를뿐..

너무나 풍요롭고 완벽해서 오히려 죽을것처럼 지루해하고 그 지루함을 벗어나고자 탈선을 저지르는 모습 역시 지금의 아이들을 보는것 같다.

감정을 모른다는 주어진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였던 클론들이 자신들도 감정을 느끼는 존재임을 깨달아가는 모습을 주인공인 엘리시아라는 10대소녀를 통해 보여준 베타...과연 베타의 전생인 즈하라는 어떤 소녀인지도 궁금하고 자신의 감정을 깨달은 엘리시아의 다음 행보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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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의 하루 - 오늘, 일본 황궁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요네쿠보 아케미 지음, 정순분 옮김 / 김영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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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잔혹한 상처를 준 일본의 천황이기에 관심도 없었고 사실 알고 싶지도 않았던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최근에 읽은 우리나라의 왕들의 모습과 비교해서 일본인의 한사람이 아닌 천황은 어떠한 삶을 살았는 지 궁금해서 읽게 된 책이었다.

모든것이 규율속에 억압된듯한 삶을 살았던 조선의 군주..그리고 군왕의 품위를 지키며 왕권을 강화했던 몇몇 왕들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신하들이 득세해서 처세에 자유롭지 못하고 군신의 나라라고 일컬어졌었던 조선의 왕들에 비하면 일본의 천황은 세속적인 왕의 느낌보다는 보다 더 존귀한 존재로서의 대접을 받은것 같다.

`신격화`

이 단어가 제일 적당한 표현이 아닐까 싶은데 그런 천황에게도 세속적인 규율이 존재했으니 생각보다 궁궐의 생활이 편치않고 녹록치않은 점은 조선의 왕들과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천황의 하루는 비교적 규칙적으로 이루어져있어서 늘 아침은 8시에 기상을 했다.

조금 일찍 일어나는것도 늦잠을 자는것도 주변에서 그를 돕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는 일이라 항상 일정한 시간에 기상을 해서 `오히-루`라는 권전시의 외침을 필두로 마치 말전하기 게임처럼 신분과 절차에 따라 각자에게 전달되었다.

이책에서 소개되는 천황은 메이지천황으로 그 유명한 메이지 유신에 성공하여 개혁을 이루고 청일전쟁,러일전쟁을 일으키고 우리나라와 합병을 해서 일본제국주의의 기틀을 다진 사람이지만 밖으로 보이는 면과 달리 그는 비교적 소박하고 주변사람들에게도 세심한 신경을 쓴 군주로 보인다.시종들에게 승마를 권하고 다양한 운동을 제안하는가 하면 비교적 한가하고 나른 한 오후를 보내기에 적당한 수예를 권장하기도 하는 등 주변에서 볼때의 그는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성정을 지녔고 새로운 문물에 대한 관심이 높은 군주였었던것 같다.서양양식을 먹는 방법을 배우고자 노력하고 아침식사로 프렌치 스타일의 조식을 한 천황은 밖의 건물은 서양의 궁정양식을 받아들이면서도 안으로는 전통을 잇고 오히려 에도사회보다 더 폐쇄적인 모습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는 메이지궁전처럼 검소하고 서민적으로 보이는 모습에다 다이아몬드를 좋아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이들에게 선물도 주는 사치를 하는 양면적인 모습을 보인다.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취침에 들기까지 비교적 엄격한 규율이 있고 그 규율을 따르며 전통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가운데

일본의 근대화에 압장서서 제국주의의 기틀을 마련했던 인물인 메이지 천황은 알려진것처럼 소박하고 검소하다기보다는

호기심이 많고 늘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기존의 천황이나 다른 나라의 군주보다 더 열린 마인드의 소유자가 아니었을까 한다.

`나이기 `라는 천황자신의 사적인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비록 높은 지위의 여성들임에도 불구하고 넉넉치않은 사람들임을 감안해서 자신이 먹는 음식을 풍족하게 만들어 그 음식의 일부만 먹고 나머지는 그들에게 먹도록 해서 그들의 넉넉치않은 살림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든지 하는 부분은 우리나라 군주의 식사와도 비슷한 부분인것 같다.

이웃나라여서인지 우리나라의 왕들과 비슷한 부분이 많은데..계급에 따라 옷차림이 다른거라든가 식사를 하는 부분에서도 독살을 우려해서 몇단계를 거쳐 천왕앞에 오는 부분 그리고 그 넓디넒은 궁궐에서 대부분 여관이라는 여자들에게 둘러쌓여 그들의 보살핌속에 살고 있는 부분은 우리의 왕들과도 비슷하다.

갑갑한 궁궐에 살고있는 천황의 일상속의 하루를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밤에 잠자리에 들기까지의 과정을 세심하게 그려놓아서 우리나라의 왕들과 비교 해 보는 재미가 있었고 마냥 군림하며 자유롭게 살았을것 같은 천황도 짜여진 규율속에 살면서 급변하는 세상에 맞춰 개혁하고 변하고자 했던 노력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런 천황을 보필하는 여관들과 전시 권전시를 비롯한 많은 시중들의 역활을 읽는 재미도 괜찮았다.

비교적 낯설었던 천황의 하루를 들여다보는 재미를 준 책이었고 생각보다 어렵지않아서 읽는 재미도 좋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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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만 20년째
유현수 지음 / M&K(엠앤케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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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으로 봐서는 한사람과만 연애를 이십년째 주구장창 하는건줄 알았더니..

결혼을 하지않고 오로지 연애만 20년째 하고 있는 대학친구들의 이야기이다.

`연애의 해피엔딩이 결혼은 아니고 연애의 새드앤딩은 이별이 아니야` 라는 말이 묘하게 인상적이고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안가본길에 대한 미련이 있어서인지 결혼을 한 상태의 나에겐 결혼은 하지않은채 사랑만 이십년째 하는 이 주인공들의 삶도 그다지 나쁘지않게 보인다.오히려 개인적인 성취감이나 사랑의 유통기한에 있어서는 더욱 기혼자들보다 바람직한 상태가 아닐까? 살~짝 부러운 마음도 든다.

일은 일대로 하면서 늘 연애상태에 있는 사람들...물론 나이듦에 따른 불안감도 있겠지만 솔직히 결혼을 한 사람에게도 나이듦에 대한 불안과 외로움은 공존하는것이기에 이들 주인공들의 삶이 부럽게 느껴지는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주인공들이 대학생활을 하던 때가 나랑 그다지 차이가 없는 시대이기에 그 시대의 문화나 추억이 공감도 가고 그 시절이 새록새록 생각나게 한 책이었다.

 

대학입학을 하면서 알게 된 세친구 보라와 미소, 희재

만나는 첫 순간부터 서로에게 끌린 보라와 진욱은 대학내내 캠퍼스커플로 열렬히 연애를 하지만 연예인이 된 진욱의 인기가 높아감에 따라 따르는 여자도 많고 그런 진욱이 불안해지고 다툼이 잦아지게 되면서 만남과 헤이짐을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자유분방한 대학생활과 연애를 하던 미소는 갑작스럽게 미국으로 떠나 친구들에게 아쉬움으로 남게 되고 늘 우울한 얼굴과 부정적인듯한 희재는 졸업후에도 진로를 찾지못하고 그저 세월만 보내면서 늙어간다.

이런 그녀들에게 각자 운명의 상대란 보라에겐 첫사랑이자 오랜연인이었던 진욱이었고 말없고 우울한 희재에겐 오랫동안 미련으로 남은 제임스가 운명의 남자였다면 늘 사랑앞에서도 당당했던 미소에게는 사랑이란 항상 그녀에게 상처와 배신으로 남아 그녀를 삶에 지치게 한다.

 

일견 당돌하고 당차게 보였던 세주인공들이 사랑에 울고 힘들어하면서 점점 나이를 먹고 그렇게 영원히 타오를것 같은 사랑의 불꽃도 점점 사그러들면서 점차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에 더 이상 온몸으로 아파하지않는 모습을 보면 마치 나 자신의 모습을 보는것 같은 느낌을 준다.

젊을때의 사랑은 나의 전부였고 사랑때문에 아파하며 긴밤을 눈물로 지새우고 하루라도 안보면 보고싶어 미칠것 같이 뜨거웠다면 나이들어서의 사랑은 그저 잔잔하고 상대를 가엾게 생각하며 서로의 입장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는것 같다.

그리고 사랑만이 전부가 아니라는걸 점점 깨달아가는 게 나이듦의 장점중 하나인것 같다.

젊을때의 그 뜨겁고 휘몰아치는듯한 사랑의 감정이 어느새 나에게서 빠져나간걸 알게 되는건 조금은 아련하고 쓸쓸하지만 뭐..잔잔하고 애틋한 지금의 사랑도 싫지만은 않다.

사랑과 결혼은 늘 별개인것 같다.너무 사랑한다고 그 사람과 꼭 결혼을 하는것도 아니고 첫눈에 반하지않아도 조금씩 조금식 가까워지고 서로에게 익숙해져 같이 살게 되는 걸 택한 사람도 있고...

인생에 정답이란 없는것 같다는걸 나이들어 체험으로 깨닫게 된다.

그저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누구이든지 그 순간에 충실할것...

사랑하고 이별하며 아퍼하고 조금씩 성숙해가는 과정이 잔잔하게 그려진...리얼한 연애소설이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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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전백패 루저 축구부 독깨비 (책콩 어린이) 25
애비 워티스 지음, 강윤정 옮김 / 책과콩나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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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너무 싫어하는 아이들..

아니 축구뿐만 아니라 운동이 싫은 아이들을 한곳에 모아서 특별축구반을 만들었다.

아이들 한사람한사람이 특기로 할만한 운동을 찾아 준다는 교육목표아래로..

그렇지만 특별 축구부 아이들은 운동이 너무 싫은 아이들이었기에 그 아이들에게 축구를 한다는 건 고역이었고 연습시간 역시 엉뚱한 질문을 하거나 얼렁뚱땅 보내기 일쑤였다.

그런 오렌지 리버 중학교 특별 축구부아이들이 다른 학교의 축구부 아이들과 시합을 했으니 결과는 불보듯 뻔한데 문제는 어머어마한 점수차

너무나 크게 벌어진 점수차는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문제로 여기게 되고 엉뚱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게 되면서 문제가 생긴다.

 

우리는 어느새 경쟁이 자연스러운 사회에 살고 있다.

당연히 모든 경기는 이기기위해 한다는 게 사람들이 갖는 생각이기에 이길 마음도 없고 이기고 싶다는 욕구조차 없다는 오렌지 리버 특별축구부 아이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지않는 주변사람들의 심정이 나 역시 이해가 가는 부분디아.

왜 이 아이들은 이기고 싶지않은걸까?

아이들이 자신들끼리 하는 대화에서 그 답을 찾을수 있었다.

자신들은 축구나 운동이 아니어도 다른 잘하는것이 있는데 왜 사람들은 운동을 당연히 잘해야하고 시합에는 이겨야만 한다고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의문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납득이 간다.자신들처럼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설명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늘 승리자가 되기를 그리고 경쟁에서 지는건 낙오자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었던것 같다.

모든 경쟁에서 다 이길수는 없다는걸 이성으로는 아는데도 아이의 패배를 자신의 패배로 받아들이는 부모의 태도에 아이들이 상처를 받을수도 있고 엄청난 스트레스로 작용할수 있다는 사실을 작가는 이들 유쾌하고 당돌한 특별축구부 아이들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짧지만 많은걸 생각하게 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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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의의 쐐기 87분서 시리즈
에드 맥베인 지음, 박진세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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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읽었다.소문으로만 들어왔던 87분서 시리즈의 하나를...

경찰소설의 최고봉이라 손꼽는 에드 멕베인의 87분서 시리즈는 `경관혐오`를 필두로 1956년에 쓰여지기 시작한 작품인데 2005년 작가가 78세의 나이로 사망하기까지 쓴 작품이 50편이 넘는다고 한다.

추리소설,경찰소설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나에게도 익숙치않았던 이유는 아마도 그의 명성에 비해 우리나라에 다양한 책이 출간되지않았고 또 생각보다 판매량이 많지않앗던 탓이 아닐까한다.

일단 87분서라는 가상의 도시를 소재로 주인공을 따로 두지않는다는 점도 이채롭다.

시리즈마다 그 시리즈에 좀 더 중점을 두는 경관이 있을지는 몰라도 일단 87분서에 나오는 모두가 주인공이고 그들 모두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경관들이라는 점도 기존의 작품들과 차별화가 되는 부분이다.

이제껏 경찰소설을 읽어봐도 대체로 남들과 다른 기민한 영감과 특유의 빠른 머리회전으로 사건해결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주인공들이 득세한것과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평소와 다를바 없이 조용하면서도 소란스러운 경찰서에 한 여인이 나타난다.

검은옷을 입고 바싹 여위어 핏기도 없이 핼숙한것이 마치 저승사자같은 형상의 그 여자는 스티브 카렐라를 찾는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 들린건 38구경 권총과 경찰서를 담박에 날려버릴 니트로 글리세린이 든 검은 가방

모두에게 위협을 가하며 카렐라를 찾지만 그는 자살사건이 일어난 한 대저택에 현장조사차 나가있는 상태이고 경찰서에 남아있던 경찰들은 그녀로부터 카렐라를 증오하는 사연을 듣는다.

카렐라가 그녀의 남편을 잡아서 형무소에 보낸 덕분에 그녀의 남편이 죽었다는 엉뚱하고 증오에 찬 소리에 설득을 하지만 그녀의 귀에 들릴리 만무하고 그녀는 카렐라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린다.

38구경의 총과 약간의 흔들림에도 폭발할 위험이 있는 니트로 글리세린이 가득 든 가방과 함께..

 

일단 주인공이 없는 형태의 범죄소설이라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보통은 사건이 발생하면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사람이 노력하지만 그중에서도 맨 마지막 주인공의 결정적인 역활로 인해 사건은 해결되고 나쁜 악당은 처벌을 받는다는 일련의 묵시적인 공식이 존재하는 것이 기존의 범죄소설,추리소설의 형태였다면 에드 멕베인이 창조해낸 87분서의 경찰들은 완전히 이러한 업계의 공식을 배제한 듯한 스토리 전개로 기선을 제압하고 있다.

일단 기선을 제압당한 독자들은 작가가 원하는 대로 끌려가기 마련이어서 사건의 전개가 어떻게 될지 헤아려볼 엄두도 안들게 한다.참으로 능숙한 솜씨가 아닌가?

이야기 초반부터 등장한 검은 옷의 저승사자같은 여인이 총과 가방으로 범죄에 익숙하고 능수능란하게 범죄자를 다루던 경찰들을 진압하고 제압해서 꼼작못하게 만드는 상황도 흥미롭지만 그러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노력하는 87분서의 경찰들의 노력노력들이 이야기 전체를 끌어가며 흥미롭게 전개되고있다.

이야기를 끝까지 긴장감있고 속도감있게 풀어가는 작가의 솜씨가 두드러지는 작품이기에 나로 하여금 그의 다른 작품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작가의 또다른 87분서 이야기도 읽어보고 싶다.

이 작품이 쓰여진 게 56년부터였다는 사실도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현재의 범죄소설과 차이를 못 느낄것 같다.

어쩌면 세월이 그렇게 지났음에도 인간들 사이에 퍼진 악의나 욕망 그리고 원망과 질투는 변하지않고 그저 좀 더 다듬어지고 영악해졌을뿐이라는게 씁슬할 뿐이다.

평범한 경찰과 범죄자가 나와 스토리를 끌고가는 평범하지않은 이야기..너무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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