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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코다 이발소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로드 / 2017년 1월
평점 :
젊은 사람들은 다 떠나고 어느새 노인들의 천국이 된 홋카이도 도마자와
이곳에서 대를 이어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는 야스히코는 걱정이 많다.
도시로 나가 직장생활을 하던 장남 가즈마사가 직장을 그만두고 이곳으로 와 가업인 이발소를 운영하겠다는 폭탄같은 발언을 한 후 정말 직장을
때려치우고 이 곳으로 돌아온 때문이다.
점점 인구가 줄어 손님도 거의 없는 이곳으로 돌아와 어쩌겠다는 건지...아들의 호언장담을 믿을수 없을 뿐 아니라 현실이 이곳에서는 더 이상
발전은 커녕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야스히코는 아들의 말이 현실을 모르는 철없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않는다.
하지만 이런 아들과 뜻을 같이 하는 젊은 이들이 속속 모여들면서 조용하던 도마자와에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변화라는 바람이...
일자리가 없어 도시로 떠나 노인들만 살게 된 농촌이야기는 비록 소설속 배경은 일본의 홋카이도지만 우리의 농촌 현실과도
닮아있어 더 실감나게 읽힌다.
젊은 청년들이 모여 고향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내고 뭔가를 도모하지만 그 뒤에서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젊은
사람들의 사기를 꺾고 있는 기성세대를 대표하는 도마자와의 장년층 아저씨들
뭔가를 시작하면 자본이 들고 그 자본을 투자해서는 실익이 나지않고 결국에는 빚만 지게 될것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아버지세대의 충고도 한창
꿈에 부푼 청년들에게는 먹히지않는다.
오히려 한살이라도 젊을적에 이런저런 경험도 쌓고 해볼수 있는걸 해보는 게 좋다는 엄마들의 격려에 힘입어 이런저런 방법을 모색하는 청년들과
겉으로는 안될것이라는 걱정을 하고 반대를 하지만 혹시...하는 기대를 하고 아들들의 노력을 지켜보는 도마자와 아저씨들의 이야기를 여러가지
에피소드와 함께 재미있게 그려놓은 `무코다 이발소`
아들들을 걱정하고 염려할땐 지극히 어른스런 그들도 모처럼 새로 온 젊은 마담의 술집에서는 여주인의 눈길을 한번이라도 더 끌기 위해 온갖
허세를 떨고 서로 견제하며 질투하는 모습을 보이는 철없는 행동을 해서 웃음짓게 만든다.
겨울엔 눈이 쌓여 왕래도 힘들지만 오랜 세월 서로를 알고 지내온 사이이기에 누군가가 아프면 서로를 염려하고 누구의 자식이 잘된다는 자랑엔
때론 질투하며 결혼을 하지 못한 노총각을 걱정해 지나친 참견을 할지라도...그런 모습조차 인간미있게 그려 모두가 가족같은 농촌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농촌의 노후화와 농촌총각의 결혼문제,도시로 간 청년들이 돌아오고 싶어도 마땅한 일거리가 없어 귀경을 막고있는 농촌경제의 문제점 같이
우리에게도 익숙한 문제들을 그려내고 있는 `무코다 이발소`는 농촌 어디에서도 흔히 볼수 있는 정경을 그리고 있어 익숙하면서도 따듯함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