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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은 시계태엽처럼 - 장난감 기획자 타카라코의 사랑과 모험
유즈키 아사코 지음, 윤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얼마 전에 이 작가의 다른 작품 `나일 퍼치의 여자들`이란 작품을 읽으면서 작가가 여자들 특히 어린 여자들의 심리를 잘 표현하는구나
생각했었다.
작가의 작품 속의 여자들은 성인이면서도 마치 여학생 같은 감성을 가진 채 무리를 지어 자신과 다른
모습과 생각을 가진 여자들을 집단으로 괴롭히거나 따돌리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여자들의 사회성에 대한 집착 같은 걸 표현하고 있었는데 이 작품
`짝사랑은 시계태엽처럼`에서도 남자들의 역할은 잘 보이지 않는 반면 여자들은 실수를 해도 일어나고 상처를 받아도 온몸으로 부딪치는 걸 멈추지
않는데 그런 여자들을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표현하고 있다.
책 속에 주인공으로 나오는 여자 타카라코는 메이저 장난감
회사에서 탁월한 기획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인재로 인정받지만 사랑 앞에 선 늘 수줍어하며 자신감 부족으로 5년째 한 사람을 짝사랑
중이다.
그런 그녀의 사랑을 받고 있는 남자 니시지마는 처음엔 애니메이션 디자이너를 꿈꾸지만 차츰 현실과 타협해
이런저런 디자인을 요청받아 일을 하는 프리랜서로 별 볼일 없는 커리어를 보이고 있다.
타카라코가 일하는 회사
로렐라이 멤버들은 모두 그녀의 짝사랑을 알고 있으나 수줍어하고 부끄럼을 타는 그녀를 배려해서 모른척하며 그녀의 사랑을 응원해주지만 그들 역시
뛰어난 그녀가 왜 별 매력도 능력도 없는 남자에게 고백조차 하지 않고 목을 매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모두의 의문을 모른 채 그녀 타카라코는 오늘도 출근길의 배 위에서 그가 사는 집을 바라보며 흐뭇해하고 그와의 대화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그런
사실에 행복해하고 있다.
책은 그런 그녀 타카라코가 자신이 짝사랑하는 니시지마 주위를 맴돌며 그의 잠을 방해하고
걱정을 끼치는 사소한 불편 상황들을 몰래 혼자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자신처럼 짝사랑하는
그녀를 혼자서 보다 실수로 살인을 하게 된 남자를 잡게 되고 니시지마의 새로운 상대가 처한 위기를 구해내기도 하는 등 혼자서 고군분투하지만 정작
니시지마는 이 모든 사실을 전혀 모른다.
책을 읽다 보면 그녀가 왜 이런 희생까지 하는 걸까 직장동료들처럼 의문이
들었다.
보통의 사람은 사랑하면 그 상대로부터 사랑을 받고 싶고 보답받고 싶은 게 당연한데 그녀에게는 그런 마음이
없다. 그저 일방적으로 퍼주기만 할 뿐
그래서 그녀 직장동료들이 타카라코를 보면서 드는 의문이 충분히 이해가 되고
공감도 되었다.
왜 고백을 하지 않는 걸까? 왜 보답받지 못하는 사랑에 목을 맬까? 생각하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그저 그가 존재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타카라코를 보며 그녀에게 니시지마는
멀리서 지켜주고 바라보는 게 더 좋은 그런 존재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사랑이 반드시 한가지 형태만은 아니란 걸
알기에 그녀의 사랑을 이해는 할 수 있지만 공감하기는 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