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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
가쿠타 미츠요 지음, 박귀영 옮김 / 콤마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누구나 한 번쯤은 만약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거나 그런 상상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지금의 현실이 마음에 안 들거나 혹은 나와 비슷한 처지였던 사람이 뭔가 나보다 나은 모습을 하고 있는 걸
발견했을 때... 또는 그때 헤어진 옛 애인이 문득 생각났을 때 등등
여기 이 단편집 `평범`은 어느 날 문득
자신의 선택에 대해 의문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선택할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나고 나서보면 그때의
선택이 내 인생을 결정짓는 터닝포인트였다는 걸 깨닫고 만약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까 궁금증을 가지기도 하고 그때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과정을 되짚어보기도 하는 등등 우리가 살면서 한 번쯤은 만약에... 하며 상상을 하는 모습 그대로를 그리고
있다.
순탄하고 별문제 없이 잘 살고 있다 생각했던 부부가 여행길에 동행했던 친구 커플과의 트러블로 자신들 부부
역시 의견 차이를 보이고 각자 흩어져서 다니다 문득 깨닫게 되는 진심은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남편과의 생활보다 혼자만의
생활을 꿈꾸고 그런 자신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홀가분하다는 것.
갑작스러운 이혼을 통보하는 아내에게 놀라고 화가 난
남편은 이혼을 거부하고 자신과 아내가 틀어진 게 도대체 언제부터였는지 그리고 무슨 문제가 있는 건지 생각하지만 도대체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냥 언제부턴가 아내와 대화가 없어지고 서로에게 관심이 사라진 것뿐 하지만 결혼한 지 몇 년쯤이면 다 들 이런 거 아닐까? 그러다 아내가 다른
사람의 아이를 임신한 걸 알게 되고 그녀가 자신과 달리 아이를 줄곧 원해왔다는 걸 비로소 깨달은 남편의
이야기
오래전 아주 친했던 친구는 미디어에서도 각광받는 유명인이 되어있고 자신은 그때의 선택으로 시골에서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는 주부가 되었다. 만약 그때 내가 아니라 그녀가 자신과 같은 선택을 했다면 자신은 원하던 커리어 우먼이
되었을까?
어느 날 문득 지금 자신의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다른 길에 대한 회한을 품고
상상의 날개를 펼치지만 되짚어 생각해보면 그때 당시 자신이 이런 선택을 한 데에는 나름의 사정과 이유 또는 확신이 있었으며 그 모든 선택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지금의 결과를 가져왔다는 걸 납득하게 되는 사람들은 결국 지금의 자신을 인정하고 현재를 충실하게 살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아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평범`은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봤던 만약 그때 그랬더라면...이라는 또다른 선택에 대한 이야기라 공감이 많이
가는 소재였는데 확장해서 소재를 끌고가는 게 아니라 왜 그런 만약을 상상하게 되는지 그때의 순간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 현재가 불만족스러워서라기 보다 늘 가지않은 길에 대한 궁금증은 남을수 밖에 없는 것이고 작가는
결국 하나가 없으면 다른 하나도 없고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저 매일매일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만이
최선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