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속의 소녀들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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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래전부터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절판되어 구할수가 없어 애를 태우다 팬들의 요청으로 새롭게 복간되어 출판된 책 `차일드 44`

구소련체제에서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토대로 쓰여진 차일드 44는 정말 박진감도 있었고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그야말로 스릴러의 전형같은 책이었기에 그의 다른 작품들이 소개되지않고 있는것이 몹시도 안타깝게 생각되었는데 이번에 이 책 `얼음속의 소녀들`이 나오면서 그런 아쉬움은 어느정도 해소될수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단 한편만 소개되었지만 이 차일드 44만 해도 3부작이었고 작가에게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지만 이 작품 `얼음속의 소녀들`은 그가 차일드 44 3부작외에 처음으로 쓴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 기대가 큰 작품이었다.

아마도 작가에게도 새로운 출발점이 되는 작품이 아니었을까 싶다.

 

 

 

다니엘에게 한통의 전화가 오면서 모든 혼란이 시작 된다.

노후를 위해 오랫동안 살았던 런던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스웨덴의 목가적인 시골 농장으로 이주해간 아버지에게서 엄마가 이상하다는 울먹임이 섞인 목소리는 다니엘을 충분히 걱정스럽게 했을뿐 아니라 다음날 런던으로 온 엄마의 모습은 다니엘로 하여금 더 이상 여유로운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할 정도로 심각했고 우려스러운것은 엄마는 사랑하는 남편마저 적으로 간주해 적대감을 표출하고 있다는것이다.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의심섞인 눈초리와 빠른 말투 거기에다 몇달새 살이 빠져 형편없는 차림새를 한 엄마의 모습은 마치 미친듯이 보였고 다니엘에게 하는 요구조건이란것 역시 정상의 범위를 넘어선듯 보이지만 그녀가 하는 말들에는 강박적이지만 충분히 사실적이었기에 다니엘은 더욱 혼란스럽기 그지없을 뿐 아니라 이제는 엄마를 믿는냐 아버지를 믿느냐 양단의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고  그가 믿는 쪽에 따라 그 결과가 극단적일수 밖에 없는데...

 

엄마와 아버지 두 사람의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고 그의 선택에 따라 그 결과가 엄청난 차이를 보일수 밖에 없는데 그에겐 주어진 시간마저 거의 없는 상황...이제 그는 누구의 말을 믿을것인가? 주인공은 선책의 기로에 선다.

단출한 등장인물을 내세워 누군가는 진실을 말하지만 그 누군가는 진실속에 교묘하게 거짓을 말하고 있는 상황설정은 스릴러 장르에서 가끔씩 보이는 방법인데...등장인물이 적은 만큼 그들이 끌고 가는 상황이나 대화에서 진실을 찾아야 하기에 끝까지 몰입하고 긴장감을 가지고 갈수 있어야한다.

여기에선 그 주가 되는게 아버지가 아닌 엄마의 말

아들인 다니엘과 처음 만남에서부터 줄기차게 주장하고 속사포처럼 내뱉는 말에서 어느정도 강박증적인 느낌을 받기에 그녀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게 되지만 차츰 그녀의 주장을 들어보면 그녀의 의심이 어느정도 타당성이 있다는걸 깨닫게 되고 그 순간 이 책의 진가는 발휘하게 된다.

과연 두 사람중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것일까?진실은 무엇일까?

세상 누구보다 믿을수 있는 부모님중 한사람은 분명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 내가 이제껏 알다고 믿었던 진실에는 얼마의 거짓이 있는걸까?

주인공인 다니엘뿐 아니라 누구라도 이런 상황이면 딜레마에 빠질수 밖에 없는 화두를 작가는 던지고 있다.

내가 알고 있다 믿었던것이 과연 진실일까?

원제와 다른 제목이 의아스럽게 느껴졌지만 책을 읽다보면 알수 있다.

남성위주의 세계에서 여성으로서의 삶은 마치 얼음속에 갇힌 것과 같았기에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던 틸데가 얼마나 답답했을지...얼마나 속박된 삶을 살았었는지....

그래서 처음 의심했던 것을 거두고 읽어나가면 그녀의 강박증을 어느정도 이해하게 되고 차츰 이야기의 매력속으로 빠지게 된다.

차일드 44와 전혀 다른 느낌이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대화속에서 진실과 거짓을 찾아가는 것 또한 흥미로웠다.

그의 다른작품들이 곧 출간되고 그 작품들이 차일드44 3부작중 나머지라고 하니 기대감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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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버리스트 모중석 스릴러 클럽 37
제프리 디버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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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모든것은 시간의 흐름속에서 흘러간다.

그 아무리 절대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혹은 많은 부를 가진 사람이라도 시간의 흐름을 역행하며 살수 없기에 이런 시간의 흐름을 제맘대로 조정하고 역행할수도 있는 타임캡슐이라는 것에 그렇게도 열광하고  또 그런 소재를 다루는 책이나 영화가 꾸준히 나오는것 같다

이 책 `옥토버 리스트`는 이런 시간의 흐름을 역행하는 역행소설이라고 한다.

공공연히 몇해전  엄청난 흥행에 성공했던 메멘토를 비교할 만큼 모든 시간을 처음부터 순서대로가 아닌 지금 이순간부터 그대로 되집어 역순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순서로 된 이 책은...읽기가 녹록치않을거라는 우려와 달리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도 전혀 읽는데 어려움이 없을 뿐 아니라 은근히 묘한 재미도 주고 있는데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하다.

제프리 디버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건 그저 `링컨 라임시리즈`속의 주인공인 링컨뿐...솔직히 안락의자탐정과 같은 정적인 추리소설은 그다지 취향이 아닌 관계로 디버는 그렇게 나랑은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의 책을 갖춰놓긴해도 그다지 많이 읽어보지않았기에 이번에 나온 `옥토버 리스트`는 나의 이런 시각을 조금 바꿔놓은것 같다.

빠른 전개,잘 짜여진 플릇,그리고 뛰어난 가독성..

그가 왜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인기작가인지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되었다.

 

 

 

미모의 여인과 그녀곁을 지키고 있는 영화배우같은 외모의 잘생긴 남자 그리고 그런 그들 곁의 또다른 남자 둘

그들은 모종의 계획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이윽고 실행에 옮긴다.

그들은 누군가가 애타게 찾고 있는 이른바 옥토버 리스트를 가지고 있고 상대방은 그녀 가브리엘라의 딸 세라를 데리고 있으면서 돈과 함께 그 옥토버 리스트를 요구하고 있는데 문제는 그가 원하는 옥토버 리스트가 도대체 뭔지 그녀는 전혀 모른다는 것

 그녀가 주말에 만난 멋진 남자 대니얼과 함께 있는 시간에 경찰들이 들이닥쳐 그녀의 상관의 행방을 물었을 때만해도 사태가 이렇게 급하게 발전할지는 꿈에도 몰랐을 뿐 아니라 딸아이를 납치한 상대방은 그녀의 사정따윈 아랑곳않고 그저 자신의 요구만 주장하게 되고 원치않았지만 데이트상대인 대니얼마저 이 사건에 깊숙히 관여하게 된다.

이제 가브리엘라와 대니얼은 엄청난 돈을 구해야 할뿐 아니라 그 존재조차 몰랐던 옥토버 리스트도 찾아야 하는데...

 

사건의 결말을 앞에 두고 시간의 역순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독특한 구조이다 보니 다 읽고 나서는 나도 모르게 앞으로 가 그 결말부분을 다시 읽게 된다.

그리고 비로서 그 행간의 의미를 납득하게 한다.

이런 식의 독특한 구조는 상당히 치밀한 계획을 가지고 중간중간 복선을 깔아가며 이야기를 풀어야하기에 보통의 소설보다 조금 더 공을 들여야할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런 식의 역순 소설이 읽기가 쉽지않을거라는 생각과 달리 의외로 시간의 흐름을 거슬른다는 의식을 하지않고 보게 되는게 이 책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뒤에서부터 읽어도 될것 같고 앞에서 읽어도 또다른 매력이 있는...

얼핏 모든것이 역순일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반전을 보면 왠지 시간만 역순일뿐 그 흐름은 일반 소설과 비슷해서 챕터마다 시간을 표시하지않았다면 그 역행을 알아차리지 못할수도 있을만큼 자연스럽다.

또한 주인공인 가브리엘라가 늘 가지고 다니면서 마음의 안정을 위해 하는 뜨게질이 상당히 의미있는 복선이란것을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알게 된다.

처음부터 뭔지조차 의문스런 옥토버 리스트라는 것의 존재와 단 한차례도 등장하지않으면서도 아주 중요한 단서같은 조연인 사장 찰스 그리고 매력적이면서도 여자에게 친절한 대니얼과 어딘지 의심스런 냄새를 풍기며 그녀의 뒤를 쫏는 비리경찰같은 수라니와 케플러 형사콤비의 상관관계가 끝까지 아주 흥미롭게 그려진다.

책속에 등장해서 사람들의 시선을 엉뚱한것으로 돌려 놓은 역활을 하는 맥거핀은 과연 무엇일지 알아보는 재미도 책을 읽은 독자만이 알수 있을듯...

한편의 스피디하고 흥미로운 스릴러 영화를 본것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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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키메 스토리콜렉터 26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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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날이 있다.

잘자다 문득 깨어나보니 주위가 고요한데 이상하게 화장실쪽에서 뭔가 있는 기척을 느낄때나 혹은 평소엔 의식도 못했던 시계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날...그런날은 왠지 이 새벽에 깨어있는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닌듯한 느낌이 들고 괜히 등골이 오싹하며 찬기를 느껴 옆에 자고 있는 신랑을 깨우고 싶어도 그런 기척조차 두려워 옴싹달싹하기 어려운 그런날이 아주 가끔 있다.

나같은 경우엔 특별히 귀신이란 존재를 믿거나 두렵다고 생각해본적이 별로 없는 사람잉에도 그런날은 나도 모르게 숨을 죽이고 자는 척 눈감아 내 심장의 두근거림을 의식하게 된다

내가 아는 사람 대부분은 지극히 이성적이라 귀신의 존재를 믿거나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런 인간 이외의 존재가 있을수도 있다는걸 부정하지않는 사람이 많은데 아마도 내 주변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러할것이다.

이형의 존재를 믿지도 그렇다고 완전히 없다고 무시하지도 못하는...

이 책 `노조키메`의 저자 미쓰다 신조는 이런 사람들의 이형의 존재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 밑바닥에 있는 공포를 끄집어 내어 형태화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아주 영리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그의 대표작인 `도조겐야`시리즈도 그렇고 `작가`시리즈도 이런 그의 영리함이 돋보이는 작품시리즈가 아닐까 생각한다.

 

 

 

전국 각지의 괴이담에 흥미를 가지고 있고 그런 괴담을 수집해서 작품을 발표하는 나는 어딘가 수상쩍은 라이터를 소개받고 그는 곧 나에게 재야의 민속학 연구자로 이름을 떨치는 아이자와 선생의 노트 한권을 팔려고하지만 그가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않은 채 그 노트를 손에 넣은것을 알고 거절을 하게되고 아쉽지만 곧장 그 노트를 주인인 아이자와에게 보낸다.

그리고 오랜세월이 흐른후 아이자와선생의 유품으로 그 노트가 내 손에 들어왔는데..그 노트엔 노조키메라는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존재에 대한 기록이 있을뿐 아니라 이상하게도 다른 경로를 거쳐 알게 된 또다른 괴담에 등장하는 노조키네 즉 엿보는 나무의 아이가 등장하는 장소와 시대가 다를뿐 같은 장소라는걸 알게 된다.

두 사건이 벌어지는 곳은 모두 종말저택이라 불리우던 ..지금은 폐허가 되버린 작은 마을인 스쿠자 지방의 세개의 촌락으로 이뤄진곳이자 아이자와의 친우의 본가이며 수십년후 내가 알던 사람이 아르바이트를 한 리조트가 있던 곳인데 그곳에서 같이 아르바이트를 했던 다른 학생들 두명이 불의의 사고로 자연스럽지못한 사고사를 당한곳이기도 하다.

두 괴담 모두 누군가 그들을 지켜보는 아이가 있고 그 아이를 본 사람은 반드시 죽임을 당한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집에 홀로 있을때면 문틈이나 창문쪽 혹은 닫혀진 문 뒤에 누군가 있는듯 느껴질때가 있고 그럴때면 아무리 대담한 사람이라도 오싹함을 느낀다.

분명 아무것도 없음을 알지만 그럼에도 누군가 있는듯한 기척

사람들은 이렇게 눈에 보이지않지만 뭔가가 있다고 느낄때가 있는데 그런 사람들의 마음속 공포에 대해 미쓰다 신조는 노조키메라는 전통 신앙속에 등장하는 존재를 구체화해서 공포를 그려내고 있다.

순례자를 죽이고 그들을 생매장했다는 끔찍한 이야기가 전해져오는 부락의 저주받은 집인 사야오토시가는 그 존재만으로도 사람들에게 꺼림찍함을 느끼게 하는데 그 일이 있은후 흉사가 잦아 대대로 마을 전체의 집단 감시와 경멸어린 시선과 함께 집단 따돌림을 받고 있고 그것은 또다른 형태의 폭력과도 같다.

이런 마을 전체의 폭력적인 시선에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사야오토시가 사람들은 오랫동안 폭력아닌 폭력에 노출되어있고 이런 특성탓에 더욱 그 집을 둘러싼사소한  모든것이 사람들의 공포를 일으키는 메개체 역활을 해서 그 마을 전체가 살아있으되 생기를 잃어버린 악순환의 결과를 가져온다.

오늘날에도 집성촌이나 대대로 외지인이 적은 부락과 같은곳에는 외지인에 대해 배타적이고 마을의 흉사가 생기면 새로온 외지인들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강하며 특히 비이성적인 사고로 누군가 선동을 하면 쉽게 그 선동에 휩쓸려 폭력적인 사태가 발생하곤 하는데...이 책에서 숨어서 종말저택 사람들을 감시하는 부락사람들의 광기어린 시선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수 있다.

종말저택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분명 과학적으로 증명을 할수 있고 또한 그 근거가 상당히 수긍할수 있는 내용임에도 역시 그 이면에는 사람의 힘이 아닌 그 무엇의 의지나 원한이 반영된것이 아닐까 의심해보게 되는걸 보면...나역시도 상당히 비이성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임을 깨닫게 한다.

사람들 마음속 깊은곳에 숨겨진 비이성적인 공포와 그 공포를 먹고사는 존재의 이야기...

책을 읽다보면 역시 사람보다 무서운 존재란 없음을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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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수호자 바스탄 3부작 1
돌로레스 레돈도 지음, 남진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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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장르문학을 선도 하는 건 유럽이 아닐까 생각한다.

일본의 추리소설은 아기자기하고  트릭을 풀거나 새로운 유형의 다양한 속임수을 만들어내는데 강점이 있고 사회파 소설 역시 범국가적 차원의 스케일이 큰 범죄보다는 개인적인 범죄를 사회문제화해서 다루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다면 미국은 하드보일드한 범죄스릴러가강점이고 유럽쪽은 그 중간적 형태이면서 특히 심리스릴러에 강한것 같다.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몇해전부터 다양한 유럽국가의 범죄스릴러가 많이 소개되고 걸출한 작품도 나오고 해서인지 어느샌가 유럽의 스릴러를 보는것이 익숙해진것 같다.

그럼에도 이 책 `보이지 않는 수호자`의 배경인 스페인은 다소 낯선것도 사실이고 그동안 유럽중에서도 특히 북유럽쪽이 강세였다면 이제 그 범위가 넓어지는것 같아 스릴러 팬으로서는 환영할만한 바다.

이 책은 일단 시리즈물이고 `바스탄 3부작`중 그 첫번째이야기인데 스페인의 바스크지방의 바스탄계곡을 배경으로 광대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범죄라곤 일어날것 같지않은 평화롭고 조용한 소도시인 엘리손도

이곳에서 어린소녀들을 상대로 잔인하면서도 기괴한듯한 살인사건이 연속으로 벌어진다.

피살된 소녀들의 모습 역시 마치 성모상을 연상하는것처럼  두 손바닥을 보인채 옷을 잘라 벌려놓고 신발은 그 시신이 있는곳을 가르키듯 다소곳이 놓여져있는 모습

덕분에 오래전 이곳을 떠나 살고 있던 살라사르가문의 아마이아는 이 사건을 맡아 귀향하게 되지만 그녀가 형사반장을 맡는것에 불만을 가진 일부 남자형사와 마찰을 빚을뿐 아니라 오래전부터 이곳 엘리손도에서 터를 잡고 가업인 빵을 만드는 공장을 운영하는  두 언니간의 마찰과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로 사건을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보는것이 점점 힘들어진다.

처음 사건이 벌어지고 난 이후로 점점 그 시간이 단축되면서 또 다른 피해 소녀가 나타나고 아마이아의 수사팀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데다 사건의 범인이 숲의 수호자이자 전설적인 존재인 바사하운이라고 믿는 사람까지 등장하면서 모두가 혼란스러운데...

 

타인의 시선으로 보면 오래전부터 살아온 사람들의 집단이며 서로가 얼굴을 아는 아주 작은 소도시이기에 이렇게 작고 조용한 도시에서 그렇게 기괴하고 무서운 살인사건이 연속으로 벌어진다는것이 더 무섭고 공포스럽게 느껴진다.

울창한 숲과 계곡으로 둘러쌓여있고 숲을 지키는 요정과 파수꾼의 전설과 신화가 존재하는곳인데다 여기에 사건현장에는 다양한 짐승의 털이 남아있으며 시신의 모습마저 마치 종교적인 냄새를 띄고 있기에 살해현장의 모습은 잔인하다기보다 경건함이 느껴지고 있다. 또한 제목에서부터 수호자의 존재를 드러내 종교적인 색채를 드러내고있기에 이 이야기에 종교가 상당히 중요한 의미라는걸 알수 있다.

유럽의 대부분 나라가 카톨릭의 영향이 강해서인지 책전체에도 그런 종교적인 냄새가 강하고 범죄의 동기마저도 그런 종교적인것에서 벗어나지않고 있는걸보면 유럽을 지배하는것은 종교가 아닐까 생각할때가 많다.

선악의 대결부터 죄와 벌..그리고 원죄까지...마치 오래전 엄격한 종교가치관에 따라 규율과 규칙이 있던 과거로의 회귀를 꿈꾸는 보수적인 사고를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데 스페인이 배경이니 말해 무엇할까 싶다

범죄사건이 벌어지고 그 범죄를 수사하며 쫏는 여형사반장인 아마이아와 그녀 스스로도 인정하기 어려워 기억을 소멸시켰던 그녀의 트라우마, 그 집안의 숨겨진 비밀이 그녀와 자매간의 다툼과 알력 그리고 그녀의 잠재의식인 꿈을 통해 알려주고 있는데...3부작중 1부인만큼 그녀집안의 비밀에 대해 약간의 맛보기만을 알려주고 있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현대과학의 힘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기존의 수사방식과 달리 신비스러운 영적인 힘이 존재하고 또한 주인공인 아마이아 역시 영매로서 카드점을 통해 혹은 꿈을 통해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모습이 다소 색다르지만...그럼에도 그 조합이 어색하지는 않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사건은 어떤 방향으로 풀려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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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7
나가오카 히로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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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서 작렬하는 권총과 그 총알이라는 강렬한 표지가 인상적인 `교장`

나가오카 히로키라는 작가의 이름이 낯설어 그의 소개를 들여다보니 일전에 재밌게 읽었던 소설` 귀동냥`의 작가였다.

엄청난 호평을 받고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를 이끌어내서 일본 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작품이었던 귀동냥은 이야기자체도 재밋었지만 다른사람들이 무심결에 하는듯한 말 즉 귀동냥을 통해서 듣는 말에 더 신빙성을 갖고 믿는다는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한 작품이었는데 작가는 이 작품 `교장`에서도 앞의 사건의 경과를 다음편의 주인공이나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통해 그 결과를 전해들을수 있는 구조의 단편같은 연작 형식의 소설형태를 그리고 있다.

치열한 경쟁사회,엄격한 규율이 있는 경찰학교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져있는 심리의 묘사가 탁월한 작품이었다.

 

 

 

경찰학교에서의 하루는 숨돌릴 틈이 없고 동기라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눈에 보이지않는 치열한 경쟁이 있다.

이런곳에서 어느날 느닷없이 이제까지 그들의 교관이었던 사람대신 머리가 하얀..어딘지 수상한 눈빛의 남자 `가자마`가 새로이 등장하면서 경찰학교내엔 묘한 긴장이 흐른다.

어제까지 파트너엿던 사람이 느닷없이 상대방에게 위해를 가하는가 하면 늘 앞서거니 뒤서거니 꼴치를 해서 선배들로부터 다음 차례에 탈락예상1위 후보였던 사람이 졸업시에는 우승후보가 된 사연이 있고...남들 눈에는 절친이었던 사람에게 협박편지를 보내기도 하고 상대방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을 눈앞에 들이미는 위협을 가하기도 하지만 이 모든 사건사고를 아주 작은 단서하나로 전체를 꿰뚫어보고 경찰관으로서의 자질이 있는지 아니면 어서빨리 다른 길을 찾아 자기길을 가야할 사람인지 파악해서 그 사람에게 자신의 뜻을 강력하고 신속하게 전달하는 사람이 바로 가자마 계장이었다.

 

경찰학교라는 작고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를 다루고 있는 교장

얼핏 같은 직업을 택해서 같이 훈련을 받기에 그들의 동지애가 강할것처럼 보이지만 이곳 역시 하나의 사회와도 같기에 그들 사이엔 눈에 보이지않는 경쟁과 긴장 그리고 갈등이 존재하고 그 모든 것의 정점에 있는 사람이자 그들의 운명을 결정짓는 권한을 가진 사람이 바로 가자마 라는 인물이다.그리고 그는 그런 자신의 위치를 교묘히 잘 이용하면서 경찰관의 자질을 가진 사람을 걸러내고 있다.성적이 탁월하거나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는 단순한 잣대가 아닌 그만의 방식으로 체를 걸러내어 경찰의 의무와 규율을 행할 사람을 고르는데 그래서 그가 택한 사람은 의외의 인물이 많다.

남들 눈에는 친밀하고 친숙해보이는 관계에서의 묘한 긴장감이나 이질적인 모습을 찾아내고 그 원인에 대해 스스로 말할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내는 가자마는 탁월한 경찰관이자 상대방의 심리에 대해서도 예민한 교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명하복의 원칙이 존재하는 곳 ,규율과 규칙이 엄격한 이곳 경찰학교의 교장의 모습은 열린공간이 아니기에 더 음습하고 살아남기 위해 혹은 더 높은 점수를 위해 편법도 동원되는 또하나의 작은 사회였다.

완벽한 경찰관의 자질을 가진듯한 사람도 그곳에서의 긴장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지기도 하고 곧 탈락하거나 버텨내지 못하고 스스로 떨어져 나갈듯한 사람이 살아남기도 하는 이곳 교장의 이야기는 우리의 인생과 닮아있어 그래서 더 흥미를 자아내는것 같다.

책전체에 나오는 경찰학교에서의 교육내용과 그들이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하는지의 규칙같은걸 보는것도 또 하나의 재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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