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1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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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떠돌며 기담을 수집하고 그 기담을 수집하는 가운데 매번 살인사건이나 기기묘묘하면서도 으스스한 살인사건에 휘말리고 단박에 저 사람이 범인이다 하는것이 아니라 온갖 시행착오를 거치지만 결국엔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 사건을 해결하는 기담 수집가 도조 겐야

자신이 관심을 가진 그 고을의 기담이나 전해 내려오는 괴이같은 이야기가 나오면 정신을 못차리는 어설픈 탐정 시리즈 도조 겐야 시리즈는 그가 취급하고 관심을 가진것이 기담이다 보니 평범하거나 쉬운 사건이 아니라 그 고을 전체에 마치 전설처럼 내려오는 일종의 주술같은 이야기에다 살인이 뒤섞여 기이하지만 으스스하고 슬프도록 잔혹해서 그 나름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기에 미쓰다 신조의 작가 시리즈와 다른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엔 제목에서 말해주듯이 물의 것 즉 흔히 말하는 물귀신과 비슷하지만 그보다는 격이 높은 용신과 비슷한 대접을 받는 미즈치에 관한 이야기이다.


 


일본의 패전후 만주에서 귀국선을 타고 귀국길에 오른 구키네 일가는 귀국선에서 옆자리에 있던 가족이 전부 죽게 되고 그 과정에서 구키일가의 아들인 쇼이치는 무서운것을 보게된다.

귀국은 했지만 살 길이 요원했던 구키가족에게 엄마인 사기리의 양부이자 사요촌의 신관인 쇼지가 도움의 손길을 보내오고 어쩔수 없이 그곳에 자신과 아이들의 의탁하게 되지만 쇼지는 처음부터 큰누나인 쓰루코에게 비정상적인 관심을 보여 나머지 가족들이 불안을 느끼게 된다.그리고 엄마의 죽음후 버려지다시피했던 그들을 쇼지가 거두지만 그에게서 느껴지는 꺼림찍함에 사요코와 쇼이치는 경계를 늦추지않는데 그런 아이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쇼지는 그들이 모시는 물의 신 미즈치에게 드리는 제의에 그녀 쓰루코를 신녀로 쓴다.

오래전 산 속 하미 라는 곳에 네 마을이 생기고 그 마을중 가장 먼저 생긴곳이 사요 이며 이 곳의 주력 생산은 벼농사를 짓는 일이기에 물을 관장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 물을 대기 위해 미즈치님에게 비가 많이 오면 감의를 비가 적게 오면 증의를 위한 제의를 하게 된다.그래서 다른 어디보다 신관의 위치가 높고 그 중에서 으뜸이 바로 류지가 있는 미즈시 신사

이번의 가뭄을 위해 증의를 하던 중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밀실상태에서 류지의 아들이 살해되고 걱정하던 쓰루코가 아닌 사요코가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모두의 걱정과 우려속에 연이은 살인이 발생하는데...


대를 이어 내려오는 괴이한 이야기에다 그 마을을 지키는 신과 같은 존재가 섞여 그들의 존재와 그들이 갖는 힘을 과장해서 마치 진실처럼 전해져 오는 이야기를 괴담이라고 한다.

괴담이 무서운건 사람들 마음속에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공포와 두려움에다 언제 있었는지 모르는 약간의 진실이 섞여 누구도 그 내용을 믿고 싶지않지만 부정하기는 힘든 힘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에 그 무서운 괴담을 이용해 진실을 은폐하고 자신의 욕심이나 이득을 취할려는 무리가 나오게 되면 이야기의 파장은 더욱 일파만파 커지게 되는데 이럴땐 진실인지 아닌지가 문제가 아니라 군중심리가 작용하게 되는데 요즘 같이 과학이 발달하고 나름 이성적인 사고가 활발한 시기가 아닌 아직 작은 촌이나 섬과 같이 문명이 전달되지못하고 마을의 유지가 힘을 가진 시대가 우리의 주인공 도조겐야가 이 부분에서 활약할 계기가 된다.

농사를 짓기에 물의 절실하고 물에 의해 한 해 농사가 좌우되는 작은 마을 사요촌은 그래서 괴담이 나오고 그 괴담에 의해 힘을 가진자와 그 힘을 믿는자가 나오게 된다.

증의나 감의를 통해 마을 전체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대상인 미즈치님에게 제의를 하는 네마을의 신관들은 돌아가면서 그 제의를 하게 되는데 특히 제의에 있어 절대적인 힘을 가진 류지는 그 힘을 더 강화하기 위해 입에 올리기도 두려운 짓을 하게 되면서 이 모든 불행이 시작 되는데 이런것을 보면 인간의 욕심이란 정말 끝이 없다는걸 새삼 깨닫는다.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것에서 나왔던 쌍둥이 딸들의 운명과 연결되는 이야기를 보면서 대를 이어 무언가를 보거나 특수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 필연적으로 불행을 짊어질수 밖에 없는 과정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도조 겐야 시리즈 이야기의 특징은 책전체에 흐르는 사악한 기운과 기괴한 느낌 그리고 뭔가 스멀스멀한 두려움이라면 미즈치는 전작보다 기괴하거나 으스스한 느낌은 덜하고 보다 더 정돈된 느낌이 들어서 약간 다른 분위기같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일본 방방곳곳에 전설처럼 내려오고 마치 그 마을의 수호신과 같은 초월적 존재에 대한 인간의 경외와 두려움에 관해 이 사람만큼 흥미롭고도 매력적으로 쓸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괴담에 있어선 탁월한 작가인 미쓰다 신조의 도조 겐야 시리즈는 늘 다음 작품이 기대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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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드타이트 모중석 스릴러 클럽 29
할런 코벤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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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애를 보면 주말엔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않고 있을뿐 아니라 눈뜨고부터 잘때까지 거의 일심동체의 형태를 띠고 있어 걱정이다.그런데 가만보면 이런 모습이 비단 우리애만 그런게 아닌것 같다.

뉴스에서 요즘 애들은 전화로 이야기하는걸 꺼리고 문자나 sns같은걸로 서로 소통할뿐 아니라 아이가 인터넷이나 이런 매체를 이용해서 어디에 접속하고 누구와 대화를 하는지 대부분의 가정에서 모른다는 걸 보면서 사람들간의 대화의 단절이 심각하고 거기엔 가족간 대화의 단절 역시 이미 심각한 수준임을 알게 해주고 있다.

내 아이가 무슨 고민이 있는지..혹은 누구랑 대화를 하는지...무슨 말을을 주고 받는지 아무것도 모른다는건 부모의 입장에선 공포스럽기도 하다. 그런 부모와 자식, 가족간의 대화의 단절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수 있는지의 최악의 모습을 그린 할런 코벤

그 역시 자식을 키우는 부모여서인지 가족간의 문제와 사랑에 대한 글을 많이 쓰고 있는데 그 결정판이 이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예전에 비채에서 `아들의 방`이라는 타이틀로 책이 나왔었는데..이번에 원제 그대로인 `홀드 타이트`로 멋진 옷을 입고 새롭게 출간되었다

 

장기이식외과의사인 마이크와 변호사인 엄마 티아 그리고 그들의 소중한 아들 애덤이 있고 중산층 특유의 여유로움이 있는 이들집에 얼마전 애덤의 친구가 자살하고 난 후부터 애덤이 이상해졌다...말도 없고 무슨일을 하는지조차 모를뿐만 아니라

어딘지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는 아들에게서 불안감을 느낀 마이크와 티아는 그 아이를 감시하는 스파이웨어를 컴퓨터에 깔고 애덤이 주고받는 메신저와 이메일을 감시하기 시작하지만 애덤이 사라지는걸 막을수는 없었다. 애덤은 왜 힘들어 하는걸까...?

한편 도시외곽의 창녀촌에서 구타당해 죽은 여자의 시신이 발견되고 언뜻보아 창녀처럼 보였지만 여러가지점에서 의심스러운 부분이 보인다..이 여자는 왜 이렇게 죽도록 맞아서 죽은걸까...?

또다른 여자가 마트에서 사라진 사건이 발생...그녀의 차는 호텔주차장에서 발견되고 그녀가 애인과 달아난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아니라는게 밝혀지면서 두 사건사이의 공통점을 찾아가기 시작하는데...

 조금씩 달라지는 아이와 그런 아이에게서 뭔가 비밀의 냄새를 맡고 사랑이라는 미명아래 아이가 부탁하기도 전에 먼저 손을 내민 부모는 최악의 선택을 하고 만다.

부모들은 그를 믿는것보다 의심을 하는것으로 가족간 있어야 할 최소한의 신뢰를 깨게 되는데 그러면서도 아들을 사랑해서라는 명목을 덮어쓰고 있다.

모든일들이 하나의 결말을 향해 치달아가는 동안...도대체가 이 각개의 사건들의 접점은 뭘지 생각해봐도 알수가 없었지만 뒤로 갈수록...사건이 전말이 나타날수록...아! 하는 탄식이 나왔다

왜 몰랐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 결말은 좀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중상층 아이들의 이유없는 반항이나 투정들을 이해하기는 솔직히  쉽지않았다...잘난 부모들 그리고 넉넉한 집안, 애들을 너무 사랑하는 부모..그야말로 바람직한 가정임에도 항상 불만스러워하고 짜증을 내며 일탈을 꿈꾸는 아이들

부모의 사랑이 너무 지나쳐서 답답하고 숨이 막히단다...

어쩌면 하나나 둘밖에 없는 아이들이라 정말 지나칠 정도로 염려하고 걱정하고 있는 건 아닐지...?

좀 더 그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줘야하는건 아닌지...

나역시 우리아이가 숨막힐정도로 과보호하는건 아닐지 되돌아보게 한다..그래서 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더 크게 다가오기도 한다.
영원히 사라지다를 넘 인상깊게 읽고난후 완전 할런코벤 그의 팬이 되었다.

좀 더 강력한 반전을 원한다면 의외의 결말에 약간 아쉽게 느낄수도 있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자화상을 본것 같이 현실감있는 내용이라 좋았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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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흩날리는 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4
기리노 나쓰오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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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가 좋아하던 작가의 작품이라 기대를 가지고 읽다 그녀의 작풍이 바뀐것 같아 좀 당황했고 아쉽다 생각했는데...

이런`

나의 착각이었다.

외려 내가 넘 좋아하고 그녀의 대표작이라 생각했던 `아웃`이나 `부드러운 볼` 같은 작품이 이 책보다 먼저 나온게 아니고 이 책이 그녀의 데뷔작이었다니...이래서 사람은 책만 읽을게 아니라 앞뒤에 나와있는 작가에 대한 소개글이나 해설도 읽어줘야하나보다.

일단 도시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어두운 모습과 삭막하기 그지없는 실상을 그려내는건 비슷하지만 그녀 특유의 건조하고 하드한 필체가 아닌 조금은 말랑거리고 소프트하게 느껴지던게 역시 데뷔작이어서인것 같다.

비채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에서도 이 책의 주인공인 미로가 나오는 작품인 `다크`가 먼저 출간되고 데뷔작이자 미로시리즈의 첫번째인 이 책 `얼굴에 흩날리는 비`가 뒤에 출간된 건 아마도 미로시리즈의 결정판인 다크가 인기를 끈 덕분에 뒤늦게 시리즈의 첫번째가 나온건지는 모르겠지만...일단 여탐정 미로의 등장은 성공적인듯 하다.


 


남편이 자살이라는 형식으로 그녀를 원망하며 죽은 이후로 미로는 아버지가 탐정사무실로 쓰던 곳에서 살며 누구와도 접촉을 꺼린채 그저 살아가고만 있다.

남편의 자살을 전한 전화가 한밤중에 걸려왔던 이후로 한밤에 울리는 전화를 받지않는 그녀지만 간밤에 오래도록 울린 전화는 왠지 신경이 쓰였고 그런 그녀의 예감은 엉뚱하게도 친구의 행방불명소식과 함께 그녀가 들고 사라진 돈을 훔친 공범자로 몰리면서 야쿠자와 친구 요코의 연인인 나루세에게 취조를 당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요코가 돈을 들고 사라지기 직전에 그녀 미로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이 미로에게 불리하게 작용해서 일주일안으로 요코의 행방을 밝혀내지 못하면 상당한 위험에 처하게 된 그녀는 역시 돈이 사라져 같은 곤란을 겪게 된 나루세와 팀을 이뤄 서로를 믿지못하면서도 조사를 하게 되면서 친구였던 요코의 몰랐던 면을 알게 되는데...


거액의 돈을 들고 사라진 여자와 그녀를 쫏는 사람들..

많은 돈을 들고 행방을 감춘 그녀가 갈곳은 과연 어디일까? 그녀 혼자만의 단독 범행일까? 아니면 누군가가 그녀의 도피를 돕는걸까?

자신도 모르는 새 아버지의 피를 닮아 의심스럽거나 비틀려 있는 걸 바로 잡고자 하는 욕구가 내재되어있던 미로가 남편의 자살로 인한 무기력증을 친구 요코의 행방을 쫏으면서 점점 벗어나게 되고 결국엔 비밀을 밝혀내는 과정이 과장되거나 억지스럽지않고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그려지고 있다.

똑똑한 머리와 뛰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고졸출신이라는 학력콤플렉스를 가지고 있고 그런 자신의 콤플렉스를 계산된 도발과 과감하기 그지없는 르포를 무기로 남들앞에 선 요쿄에게 하루세는  어떤 의미였을까?

요코가 그토록 가지고 싶었던 건 연인인 나루세의 사랑일까? 아님 자신이 남들보다 잘났다는 주변의 평판이었을까?

시체의 사진을 찍고 그런 사진을 모으는 사람이 있고 그런 사진을 돈을 받고 거래하는...우리같은 일반인들에게는 상상도 하기 싫은 세상이 도시 어딘가 어둔곳에서 존재한다는 것도 끔찍하지만 결국 돈이라면 무슨 짓이라도 할수 있다는 현대인들의 욕망을 잘 표현한 작품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토록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요코의 욕망이나 사랑이란것도 결국엔 돈앞에선 한줌 가치도 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 어느새 우리모두에게서 다른 그 무엇보다도 우선의 가치가 되어버린 돈이라는 것에 문득 두려움이 느껴진다.

사건이 벌어진 시기가 장마라 그런지 책속에 내도록 내리는 비는 도시의 잔혹함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는 촉매제역활을 하는것 같고 책 제목의 시적인 표현이 더 우울함을 느끼게 한다

아웃이나 부드러운 볼  잔학기 같은 건조한 느낌은 덜 들지만...이 작품이 데뷔작이란걸 감안하면 역시 그녀는 걸출한 작가임이 분명함을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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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의 피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0
사사키 조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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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이어 뭔가를 한다는건 어떤 의미일까?

가끔씩 보면 몇대를 거쳐 같은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역시 사람은 자라오며 보고 듣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

내가 하는 일이 내 부모가 혹은 조부모가 하던 일이라면 그들 가족사이엔 동질감이 들까 아니면 늘 부모가 하던일을 보면서 커왔기 때문에 그들과 같은 일을 하는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까?

경찰소설로 유명한 사사키 조는 이런 궁금증을 역시 그가 제일 잘 하는 소설에서 풀어내고 있다.

부모대에서가 아닌 조부모대에서 3대까지 이어온 경찰 집안

그들에겐 과연 남과 다른 경관의 피가 흐르는 걸까?

2007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에 빛나고 2008년 일본 모험소설 협회 대상을 수상한 사사키 조의 대표소설 경관의 피는 미스터리보다는 일본의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대하드라마 같은 소설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패전후 모든 사람들이 먹고 살기 어려운 상황에 안조 세이지는 친척집 더부살이를 하던 중 아내가 임신을 하게 되고 안정된 직장이 필요하던 차 경관을 모집하는 광고를 보고 박봉에도 불구하고 경관이 된다.

그가 맡은 구역에서 자신도 안면이 있던 남창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몇년후 어린 철도원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서 안조는 두 사건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조사를 하던 중 두 사건의 연관성을 깨닫게 되지만 자신이 주재하던 주재소와 인접한 문화재의 화재사건이 있던 날 철도 육교위에서 떨어져 죽는 불명예 죽음을 맞게 된다.

그의 아들인 다미오 역시 아버지와 같은 경관의 길을 걷게 되지만 아버지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혼자서 조사를 하던 중 그 역시 업무중 순직하게 되고 다마오의 아들이자 안조의 손자인 가즈야 역시 경관이 되면서 3대를 이어 경관의 길을 걷게 되는데...


전후 먹고 살기도 힘들었던 그 시대에 처자식을 먹여 살리겠다는 일념을 가진 강직한 남자 안조는 자신의 성격에도 맞고 안정된 직장이라는 생각으로 그 당시 사람들로부터 대접도 못받을 뿐 아니라 박봉이기도 했던 경관이 되고 그의 이런 선택은 자식에 이어 손자에게 그 직업을 물려주는 계기가 된다.

일단 안조는 성품이 강직하고 주변을 보는 눈이 날카로운데다 의문이 생기면 끈질기게 그 의문을 캘 정도의 인내심을 가진 남자라 경찰이 어울렸지만 갑작스럽고도 불명예스런 죽음으로 인해 비록 그 자식들과 아내는 고난의 길을 걷게 하지만 그를 보고 자란 아들인 다미오가 경관의 길을 걷게 할 정도로 아버지로서도 경찰로서도 인상적인 삶을 산 인물이다.

그의 아들 다미오는 자신도 아버지와 같은 주재경관의 길을 걷고자하나 똑똑한 그의 머리는 오히려 그에게 자신이 원하는 길이 아닌 경찰 조직이 원하는 공안부의 일을 하게 되고 이일이 결국 그를 좀먹는 결과를 얻게 되면서 자멸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아버지처럼 스스로 원하던 일이 아닌 그가 속한 조직이 원하는 일을 해야만 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중간에 끼인자의 불운을 겪은 이가 바로 다미오이고 그의 성격 역시 안조와 아들 가즈야에 비해 우유부단한것 같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경관이 된 가즈야는 안조의 끈질긴 성격에 다미오의 영리한 머리를 닮아 할아버지와 같은 끈기로 사건을 쫏고 아버지의 머리를 닮아 선택의 기로에서 그들과는 다른 선택을 함으로써 그가 가진 가치관을 보여주고 있다.

경관은 흑과 백 어느쪽도 아닌 경계위에 있다라는 그의 견해는 어찌보면 분명한 흰색을 띠고 있던 할아버지와 늘 여기도 저기도 속하지 못해 흔들렸던 회색의 다미오에 비해 좀 더 현실적이면서도 적당히 세상과 타협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후 혼란을 틈 타 살인을 저지르고도 무사히 살아오던 범인과 그 범인을 쫏다 마침내 손자에 이르러서 그 결말을 보게 되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되고 범죄를 보는 시각이 상황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고 그 처리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개인의 인권이란 조직이라는 큰 범위안에서 얼마나 쉽게 무시되고 가볍게 처리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적당히 그런 조직의 힘을 이용하면서 적당히 정의로운 가즈야가 맘에 든다.

같은 길을 선택했지만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 삼 대의 이야기

한편의 대하소설을 본듯한 느낌이 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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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블론드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3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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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시리즈는 순서대로 읽는게 정답인것 같다.

해리보슈 시리즈 2편 블랙 아이스에선 해리보슈가 어떤 사건으로 인해 좌천되어 헐리우드 경찰서로 왔다는 간단한 설명과 함께 그곳에서의 활동을 그렸는데 3편인 콘크리트 블론드에서는 그 사건의 전말이 드러난다.

그렇다면 2편과 3편이 바뀌어도 될듯 한데 ...코넬리는 3편에선 해리로 하여금 좌천되게 한 사건인 인형사를 사살하고 난 이후 4년만에 유족의 민사소송으로 사살당한 사람의 죄의 유무와 상관없이 그 사건이 공권력남용에 의한 과잉진압이었는지 아닌지를 밝히는 소송을 벌이게 되고 그 과정과 함께 새롭게 나타난 인형사가 과연 죽은 남자의 모방범인지 아니면 해리의 실수로 무고한 사람을 죽인것인지를 밝혀가는 과정이 재판과정과 함께 흥미진진하게 그려놓았다.

또한 그의 부친과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의 주인공인 미키힐러와의 관계를 블랙 아이스에서 알수 있었다면 이번편인 콘크리트 블론드에서는 해리의 컴플렉스를 자극하는 엄마와의 관계와 사연에 대해서 알수 있었는데 역시 이런것은 시리즈를 순서대로 읽으면서 하나하나 그의 비밀과 과거를 알아가는것도 시리즈를 읽는 묘미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4년전 11명의 거리의 여자와 포르노 배우를 상대로 잔인하게 죽인후 그 얼굴에다 피살자의 화장도구를 이용해 화장을 한 후 거리에 보란듯이 버리는 엽기적인 행각으로 일명 화장사라 불리우던 연쇄살인범을 현장에서 사살한 해리보슈는 그때의 사건이 과잉진압이라는 명목으로 법정에 서게 된다.

그리고 유족측 변호인의 뛰어난 솜씨에 힘들어 하던 해리측에게는 불운하게도 그때 당시의 피살자들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범행수법도 동일한 블론드의 사체가 콘크리트에 묻힌 채 발견되고 해리에게 게임은 아직 진행중이라는 쪽지마저 전달된다.

마치 해리를 엿먹이는 듯이 범행수법도 피살자의 모습도 똑같은 콘크리트속의 블론드의 여인은 포르노에 출연하는 배우이기도 하고 그녀가 사라진것 역시 2년전...자칫 해리가 엉뚱한 사람을 죽인건지도 모른다는 주변의 의심마저 사게된다.

이제 새로운 인형사의 등장은 해리의 재판마저 흔들리게 하고 사건을 수사하던 특별 수사관조차 믿을수 없게 되는데...


1편보다 2편이 2편보다 3편이 좀 더 대중적이면서도 스펙타클하고 크라임 스릴러의 정석을 따라가는 모습이다.

게다가 단순하게 현재의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것만이 아닌 4년전 자신이 스스로 해결했다 믿었던 사건과의 연결성은 해리 스스로도 자신을 의심하게 만들고 사방에서 그를 의심하는 사람들속에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그 결백을 밝혀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아주 타이트하고 스피디하게 그려내고 있어 한순간도 눈을 뗄수 없게 한다.

결정적으로 지금 현재 그때의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중이라는 핸디캡을 둠으로써 해리의 발을 묶고 그렇게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누구도 믿을수 없는 상태로 몰아간 후 연이어 터지는 반전과 반전에 해리 자신 스스로 밝히기 힘들었던 엄마가 얽힌 과거와 상처는 현재의 연인과의 관계에도 암운을 드리운채 진행하고 있는데 앞으로 그녀와의 관계도 궁금함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잔인하면서도 교활한 인형사와 우직하리만큼 요령없는 해리의 두뇌게임...끝까지 흥미롭고 그 긴장감을 끌고가는 솜씨가 확실히 탁월함을 느낀다.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는 뒤로 갈수록 더 재미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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