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토요일은 봄이였다. 나풀거리는 바람에 모자에 달린 리본이 따라간다. 파란 리본이 달린 모자를 쓰고 나가는 날은 늘 그렇듯이 약간 설레인다. 그리고 그런 날은 나에게 한번도 실망을 주지 않았다. 실망하지 않은 것은 꼭 배부르도록 받은 책 때문만은 아니였다.  

2.분홍색 플랫 슈즈를 신었다. 팔랑거리는 걸음으로 걷다보면, 내가 가고싶은곳에, 내가 보고싶은 사람이 있는 곳에 그 슈즈가 나를 데려다 줄 것만 같았다. 그 분홍색 구두 역시 나의 믿음을 한번도 배반한 적이 없었다.  

3. 고양이가 미융~ 미융~울던 봄밤에 읽기 시작한 책을 그 몇일 후 봄날 낯에 끝냈다. 봄이 아니라면 절대 읽지 않았을 책이라고 생각했다.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은 찌질한 감정의 바다에서 어쩔 줄 몰라했다. 그리고 그 모습이 너무 나 같아서.. 아.. 정말 미치겠네. 라면서 읽었다. 그러니까 봄이 아니라면 그저 감정앞에 어쩔 줄 몰라하는 그 여자 이야기를 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만두라고요" 라는 의사의 한마디에 이 봄이 아무일 없이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4. 제발 이것만은 아니길 바란다고 생각했던 그 결과가 책 마지막에 떡 하니 펼쳐졌다.  

 

 

 

 

 

 

 

4.술을 마시고 한참 수다를 떨었는데 기억이 제 각각이다. 나는  그 말을 한 기억이 없고, 한사람은 일차에서 내가 그 말을 했다고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이차에서 내가 그 말을 했다고 한다. 게다가 탄력크림도 술 집에 놓고 와 버렸다. 하지만, 그래도 술은 마셔야 한다.  

5. 햇볓은 기미가 생기기에 딱 좋다 

6. 용기가 필요하다. 여러가지 면에서 요새 나는 용기가 무척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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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3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13 15: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1-04-13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을 가장 적게 마신 사람의 말을 믿으세요.ㅎㅎㅎ
용기가 필요한 따라쟁이 님께 곰 같은 힘이여 솟아라~를 외쳐주겠어요.
아, 이 만화를 모를 나이일지도...;;;;;

따라쟁이 2011-04-13 15:23   좋아요 0 | URL
그게 말입니다. 술을 가장 적게 마신 사람이 주량도 가장 약해서 말입니다. ㅎㅎㅎㅎㅎ

네. 곰같은 힘이 솟아서 확 들이받아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일이든 사람이든 감정이든이요.

감은빛 2011-04-14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소리는 어쩜 그렇게 아기 소리랑 비슷한지 몰라요.
가끔 밤에 작은 방에서 글을 쓰거나 책을 읽다가
고양이 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달려가보면, 아기는 쌕쌕 잘 자고있고,
아기 우는 소리가 고양이 소리겠지 싶어서,
그냥 무시했다가 아기가 더 심하게 울어대고 나서야,
정신차리고 달려가곤 합니다.

4번의 그래도 술은 마셔야 한다는 말씀!
동감입니다! ^^

따라쟁이 2011-04-15 13:12   좋아요 0 | URL
그럼요. 암요. 술은 마셔야 합니다.

아기 우는것 같아 소름끼쳤었는데 이젠 안들리는 날은 좀 허전하기도 하고.. ㅎㅎ

무스탕 2011-04-14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집에 놓고 온 탄력크림을 찾으러 가는거랑 새로 사는거랑 어느게 더 경제적일까요?
따라님. 만끽하고 남은 봄기운 있거들랑 저한테좀 가라 전해주세요. 응?

따라쟁이 2011-04-15 13:13   좋아요 0 | URL
음. 탄력트림은 샘플이였으므로 그냥 사는게 더 낫겠지만, 저는 결국 다시 술을 마시러 그 술집에 가긴 갈 것 같아요. ㅎㅎㅎ

아니, 제가 언제부터 무스탕님께 가라고 그렇게 일렀는데. 이놈 자식이 아직 안갔단 말입니까~!!!!!

양철나무꾼 2011-04-14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발을 참 좋아하시는 따라쟁이님.
올봄엔 분홍신을 골라신으셨군요?
아님, 제가 언젠가 부러움의 댓글을 달았던 그 분홍신인가요?^^

사람을 용기있게 만드는 데...술만한 것은 또 없다고 생각하는 1人입니다.
용기를 불어넣어 드리려면, 술을 한잔 대접,쩝~(,.)

따라쟁이 2011-04-15 13:14   좋아요 0 | URL
부러움의 댓글에도 그 분홍신이였고, 이번에는 다른 사람이였지만 역시 분홍신이였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고도 용기가 좀 났으면 좋겠어요. 정말 절실히 필요하거든요.
하지만,, 양철댁님이 술을 사신다니까 용기 핑계대고 좀 얻어 먹을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