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토요일은 봄이였다. 나풀거리는 바람에 모자에 달린 리본이 따라간다. 파란 리본이 달린 모자를 쓰고 나가는 날은 늘 그렇듯이 약간 설레인다. 그리고 그런 날은 나에게 한번도 실망을 주지 않았다. 실망하지 않은 것은 꼭 배부르도록 받은 책 때문만은 아니였다.
2.분홍색 플랫 슈즈를 신었다. 팔랑거리는 걸음으로 걷다보면, 내가 가고싶은곳에, 내가 보고싶은 사람이 있는 곳에 그 슈즈가 나를 데려다 줄 것만 같았다. 그 분홍색 구두 역시 나의 믿음을 한번도 배반한 적이 없었다.
3. 고양이가 미융~ 미융~울던 봄밤에 읽기 시작한 책을 그 몇일 후 봄날 낯에 끝냈다. 봄이 아니라면 절대 읽지 않았을 책이라고 생각했다.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은 찌질한 감정의 바다에서 어쩔 줄 몰라했다. 그리고 그 모습이 너무 나 같아서.. 아.. 정말 미치겠네. 라면서 읽었다. 그러니까 봄이 아니라면 그저 감정앞에 어쩔 줄 몰라하는 그 여자 이야기를 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만두라고요" 라는 의사의 한마디에 이 봄이 아무일 없이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4. 제발 이것만은 아니길 바란다고 생각했던 그 결과가 책 마지막에 떡 하니 펼쳐졌다.
4.술을 마시고 한참 수다를 떨었는데 기억이 제 각각이다. 나는 그 말을 한 기억이 없고, 한사람은 일차에서 내가 그 말을 했다고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이차에서 내가 그 말을 했다고 한다. 게다가 탄력크림도 술 집에 놓고 와 버렸다. 하지만, 그래도 술은 마셔야 한다.
5. 햇볓은 기미가 생기기에 딱 좋다
6. 용기가 필요하다. 여러가지 면에서 요새 나는 용기가 무척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