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정원 - 숲의 사계를 통해 배우는 삶과 사랑
손진익 지음 / 북산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복잡하고 미세먼지와 황사로 뒤덮인 도시 속의 삶.

이제는 사람들을 바라보면 마스크와 한 손에 쥔 휴대폰을 바라보면 마치 좀비처럼 다니는 모습을 바라볼 때면 SF영화에서만의 이야기가 아님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노년이 다가오면 저마다 자신만의 정원을 가꾸길 원하고 다시 귀농을 꿈꾸기도 합니다.

저 역시도 회색빛 보다는 초록의 싱싱한 기운을 얻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합니다.

그래서 주말이면 아이의 손을 잡고 공원으로의 산책을 떠나 잠시나마의 일상으로의 탈출, 자연으로의 동화를 하곤 합니다.

이번에 알게 된 책, 『내 인생의 정원』.

이 책 속에서 이런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정선에서 살아가는 노부부 이야기

인생의 정원에서 나는 숲이 되고 바람이 되어 깨닫습니다

이 말이 너무나 인생깊었습니다.

내가 숲이 되고 바람이 된다는 것......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것.......

노부부의 이야기를 들으며 잠시나마 일상에서의 멈춤을 시작하였습니다.


<머리말>에서 그들의 '로미의 정원'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 세상에는 많은 길이 있지만 로미의 정원에 만들어진 길은 자신을 생각하게 하는 길, 영적인 성장을 위한 길, 자신만의 순례를 할 수 있는 길입니다. 길을 따라 걸으며 숲이 주는 편안함과 싱그러움, 소나무 뿌리를 타고 올라오는 흙 내음과 맑은 공기가 심신의 안정을 되찾아주고 일상의 고단함을 털어내게 할 것입니다.

...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자신의 삶을 위로 받고 이전의 자신이 아닌 '새로운 나'를 발견하길 바랍니다. 우리 부부가 일상을 내려놓고 조용히 숲길을 걸으며 큰 위로를 얻었듯, '도보 여행'을 통해 마음이 아프고 지친 사람들이 큰 위로 받기를 기대합니다. - page 7

머리말부터 시작된 그들의 이야기, 로미의 정원.

이 책을 읽고나서 다가오는 주말엔 이 곳을 가 보아야겠습니다.

'로미의 정원'

그 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새로운 나'를 만나기 위해......


책 속엔 4계절이 담겨있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이 책 한 권을 읽고나니 어느새 1년이란 세월이 흘러버렸습니다.

계절마다 새로운 옷을 갈아입는 정원의 모습.

그 속에 담긴 노부부의 인생 이야기.

이 모든 것이 어울려 하나의 '인생', '삶'이 완성됨을 볼 수 있었습니다.


책 속에 인상깊은 문장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우리가 진정으로 사는 것은 현재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알 수 없고 아직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에 현재를 희생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깨닫고 나니 오늘이 아니, 지금이 그토록 소중할 수가 없습니다. - page 70

저 역시도 다가올 '미래'를 바라보면 지금의 힘듦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어른들은 가끔 저에게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지금 이 때가 돌이켜보면 얼마나 아쉬운 줄 모른다. 그러니 너무 앞만 바라보지말고 지금 이 순간을 즐겨."

지금 이 순간.

이 소중한 시간을 어떻게 즐겨야할지 조금은 낯설고 고민스러웠습니다.


'연리지'에 대해선 어느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되었었습니다.

지극한, 세기말적 사랑나무.

이 책에서도 소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저자의 이야기.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 다른 환경에서 자라다가 결혼을 하면서 남자와 여자는 연리지같은 모습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한쪽의 부족함을 다른 한쪽이 채워주면서 건강한 가정을 이루는 것입니다. 나와 생김이 다르고 성질이 다르다고 내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상대를 끌어안아 완벽한 합일을 이루는 것이 연리지가 가지고 있는 참뜻일 것입니다. 집앞에 있는 소나무와 박달나무 역시 전혀 다른 성질의 나무입니다. 그럼에도 박달나무가 소나무를 감싸고 있는 것을 보면 혹독한 자연을 이겨내고 서로 도우며 살아가려는 나무들의 지혜를 배우게 됩니다. - page 106

나무를 통해 배우는 삶의 의미.

왠지 더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책 속엔 나무들이 있었고 하늘이 있었고 자연이 있었습니다.

한 장 한 장 읽어내려가니 저 역시도 어느새 정원을 걷고 있고 그 속에 살아가는 듯 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동안은 제 귓가에 새가 지저귀는 소리, 바람의 소리, 바람에 잎이 속삭이는 소리 등이 들려오는 듯 하였습니다.

책의 후반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살아보니 삶의 지혜는 늘 부족해서 평생을 공부해도 모자랐습니다. 딱 한 번 뿐인 인생이기에 목표는 있으나 항해의 기술이 없어 늘 방황하거나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때문에 먼 훗날 "당신은 어떤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하십니까?"물으면 그냥 열심히 살았다고 대답하거나, 후회하거나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니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뿐인 인생을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정의 내린다는 것은 왠지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무엇에 꽃혀 살았는지, 무엇을 좋아했는지 그리고 무엇을 위해서 한평생을 살았는지 한 줄로 정의할 수 있는 인생이야말로 가장 멋지고 당당한 인생이 아닌 가 생각합니다.

...

로미의 정원은 그래서 내 인생의 큰 의미가 되었습니다. 행복의 절대조건이라고 믿었던 돈과 명예로부터 조금 자유로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꽃과 나무를 보며 부끄럽게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고 싶었습니다.

누군가 내게 당신은 어떤 인생을 살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로미와 함께하는 정원 산책이 내 인생 최고의 행복이었습니다." - page 265 ~ 266

저 역시도 행복의 조건은 돈과 명예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것도 남들과 비교하며 보다 남들보다는 많은 부를, 멋진 삶을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살아가다보니 어느새 '행복'보다는 '불행'이 우선 제 인생에 다가왔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아이가 주는 작은 행동들, 그저 한가로운 주말 가족과의 나들이 등등이 소소한 행복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 보았습니다.

나는 어떤 인생을 살아가고 있느냐고......

아직 한 마디로 정의를 내릴 수가 없었습니다.

왠지 한 마디로 정의를 내린 그가 너무나도 부러웠습니다.


들꽃이 전한 이야기.

바람이 전한 이야기.

구름이 전한 이야기.

그 속에 살아간 노부부의 이야기.

책을 덮기가 싫었습니다.

그들과의 아쉬움 작별.

또다시 만남을 기약하며 책을 덮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정원으로 주말에 나들이를 떠나야겠습니다.

자연이 전하는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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