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티스맨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도선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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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개글에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어설픈 정의감과 비열한 폭력이 만연한 세상에서

단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은 자가 그려내는

순수한 악, 그 참을 수 없는 매혹!

단순히 소설에서만의 세상이 아님을 새삼 느끼기에 책을 읽으며 대리만족을 하고 싶었습니다.

어설픈 정의감과 비열한 폭력, 정의가 정의인지 불분명한 세상.

그 속에서 '저스티스맨'은 우리에게 어떤 히어로로 등장할지 기대하며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첫 장부터 일어난 사건.

두 개의 탄환.

...

두 개의 검은 콧구멍, 두 개의 검은 눈, 두 개의 검은 탄흔. 사진은 선명했다. - page 7

잔인한 시신 사진.

좀처럼 사건의 실마리는 찾질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닉네임이 '저스티스맨'이라는 자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진행이 됩니다.

그는 인터넷 카페에 사건에 대해 범행 동기부터 시작해 그들의 관계를, 사건의 논리적인 분석까지 그의 사건에 대한 논리는 연쇄살인 사건에 대한 브리핑, 경찰에서도 파악하지 못했던 각 범행의 근원적인 사건부터 추적해가는 모습에서 점점 그의 추종자들이 늘어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아무도 예상치 못한 반전의 결과가 발생했다. 보이지 않는 연쇄살인범이 냉혈 살인마에서 사회적인 영웅으로 둔갑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만 것이다. - page 15


점점 연쇄 살인범은 범죄자가 아닌 킬러로, 인터넷이라는 가상 공간에서의 온갖 논쟁과 설전으로 누군가를 영웅시하거나 다수의 힘의 논리가 보이는 점.

지금의 우리 모습이기에 읽으면서 스스로에대한 자각을 하게도 하였습니다.

과연 나에게 정의는 어떠했는지......


책 속에서 인상깊은 문장들이 있었습니다.

잘난 척하지 마라, 네가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평화주의자나 비폭력주의자가 되는 게 아니다. 이성적인 척하지 마라. 네 엄마나 아버지가 저 동영상들의 피해자이거나 너의 여동생이 강간을 당했어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으냐?

당신 같은 사람들 때문에 이 사회의 폭력성이 공공연하게 인정받는 것입니다. 분하고 원통하다고 해서 모든 일을 감정적으로 처리하려는 당신 같은 사람들이 이 땅에 존재하는 한, 인류 역사에서 폭력의 흔적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규칙을 지키고 살아야 할 이유가 무엇이고 국가에 법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피의 복수는 피의 복수를 낳을 뿐입니다. - page 118 ~ 119


폭력의 역사는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고, 아마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걸요? 국가가 군대를 필요로 하는 것만큼이나 세력가들도 개인의 군대를 원할 테니까요. 형태와 이름만 다를 뿐 다 똑같은 속성을 지닌 집단들이 아니겠습니까.

...

이처럼 예전 같지 않은 카페와는 다르게 바깥세상에서의 일은 복잡하게 돌아갔다. 일단 경찰청장이 경질되었고 검경 합동 수사 본부의 인원도 모두 물갈이되었다. 전체적인 수사 분위기가 바뀌었고 언론에서도 더는 가만있지 않았다. 일국의 국회의원을 살해한다는 것은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범죄라고 논평하면서, 이 희대의 살인마를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데 거의 모든 지상매체가 강력한 논조로 동조했다. 일각에서는 킬러 카페의 존재에 관해서도 정신병자들의 모임이라고 규탄했다. 내막 따윈 중요하지 않았다.

...

이제까지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자신들의 정의감이, 과연 정당한 감정인지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 시점에, 휘몰아치듯이 열번째 피살자가 발생했다. - page 204 ~ 205


이 책에선 우리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지곤 하였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정의란 무엇인지...

악의 의미는 무엇이며 '순수한 악의' 또는 '악의 정통성'을 실현한 그 행위는 범죄일까 킬러일까...

사는 것보다 어떻게 살아야하는 것인지...

'저스티스맨'은 우리에게 필요악인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끔 하였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과연 '정의'에 대한 정의를 내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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