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남방실크로드신화여행 - 신화, 아주 많은 것들의 시작
김선자 외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4월
평점 :
'신화'라고 하면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단군신화', 그리고 '그리스, 로마 신화'.
단연코 그리스, 로마 신화는 많은 책들을 시중에서 발견할 수 있고 예술 작품들도 많으며 우리 생활 곳곳에서도 만날 수 있기에 뗄레야 뗄 수 없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한 가지 의문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서양의 신화는 이렇게 유명한데 과연 동양의 신화는 없을까?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만나게 된 이 책.
『남방실크로드 신화여행』
실크로드라 하면 고대 중국과 서역 간의 비단을 비롯한 무역을 행한 통로로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그 속에 존재하는 신화는 난생 처음이었습니다.
조금은 생소하게 다가온 이 책.
하지만 책을 읽고나니 소수민족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어디서나 존재하는 신화에 대해 더 알고싶은 욕구가 생겼습니다.
이 책의 <책머리에>에서 잊지 말아야할 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남방실크로드'라는 다소 낯선 개념을 오래된 역사 속에서 되살려낸 이유 역시, 그 길을 통한 인류 문명의 교류가 눈에 보이는 재화만이 아니라 그 언저리에 살던 모든 이들 - 사람과 금수와 초목과 신들 - 의 생생한 이야기를 두루 끌어안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때로는 비주류와 주변과 소수가 오히려 주류와 중심과 다수를 구원해줄 수도 있다는 믿음을 우리가 여전히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 page 7
그렇기에 주류라 여기던 것에만, 다수만을 따를 것이 아니라 비주류에 대한 관심과 소수를 향한 열린 마음을 갖추어야함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책 속에서는 우선 '남방실크로드'에 대한 의미에서 시작하여 중국의 소수민족들의 신화 세계, 인도,인도네이사의 신화 세계, 베트남 소수민족의 신화 세계들을 이야기하였습니다.
'남방실크로드'.
이는 2013년 시진핑 주석이 '일대일로'전략을 발표하면서부터 많은 이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아래쪽 바다를 끼고 있는 것이 '하나의 길' 즉 '21세기 해상실크로드'를 의미하는 이 길은 오랜 교역의 길이었지만 다시금 재조명을 받으며 중국 남부지역에서 말라카 해협을 지나 아프리카와 유럽까지 연결하는 이 길을 더욱 활성화한다고 하니 이에 따른 문화, 경제의 발전은 어마어마할 것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길을 따라 인문환경과 생태환경으로 인해 탄생한 신화들.
서양의 신화못지않게 흥미로웠습니다.
동양의 신화라서일까.
우리와 비슷한 점이 은근히 있었습니다.
홍수를 통해 남매가 결혼했다는 신화, 남매가 결혼을 해서 자손을 낳아 인류가 탄생했다는 신화, 우리의 탄생신화와 같은 그들의 탄생설과 지역과 관련된 이야기들.
'신화'라는 것이 결국은 주술적,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기에 우리의 생활에서 비롯된 것이라 서양보다는 오히려 우리와 비슷한 면모를 지니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신화가 선뜻 이해할 수 없었는데 아무래도 우리와 다른 환경이기에 그들의 진정한 의미를 파악하기 전에 그저 허황된 이야기처럼 들리곤 하였습니다.
오랫동안 무역의 길로, 문화 교류의 길로 존재한 '남방실크로드'.
이 길을 따라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결국 '신화'는 그들의 생활상이, 역사가, 그들의 환경을 담은 총체적인 이야기임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소수민족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 보다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한 권으로 다 담지 못한 민족들의 신화 이야기 역시도 궁금하였습니다.
오히려 서양의 신화보다 조금은 우리와 비슷한 점이 없지않게 존재하여서인지 책을 읽고 난 뒤에도 여운이 남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되었던 그 곳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나마 더 들어보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