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히하우젠 남작의 모험
루돌프 에리히 라스페 지음, 염정용 옮김 / 로그아웃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어릴 적 『걸리버 여행기』를 읽으며 그와 함께 상상의 세계 속을 여행하곤 하였습니다.

정말 그런 세계가 있다면 어떨까?

하지만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다시금 읽어보니 어릴 적의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것과는 달리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게 되고 그땐 몰랐던 그 당시의 편견이 고스란히 작품에 담겨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또한 어릴 때처럼 그 세계로의 동경보다는 잠시나마 일상에서의 탈출과도 같은 느낌이 들었었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되었습니다.

『뮌히하우젠 남작의 모험』 

책의 소개글로 인해 눈길이 갔던 책.

상상의 세계를 무대로 활약한 로빈슨 크루소와 걸리버의

계보를 잇는 뮌히하우젠 남작의 기상천외한 모험 이야기

이 책의 '뮌히하우젠 남작'은 실제 18세기 독일에서 실존했던 인물이라고 합니다.

그런 그의 모험 이야기라니......

문득 책을 읽기 전에 그에대해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그는 '허풍쟁이 남작'으로 알려졌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겪은 경험과 사건들을 과장하여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던 것이 책으로 출판이 되어 오늘날 우리에게까지 출간된 이 책.

조금 더 책을 읽기 전에 알아보니 그와 관련된 단어가 눈에 띄었습니다.

'뮌하우젠 증후군(뮌히하우젠신드롬)'

이는 타인의 사랑과 관심,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해 자신의 상황을 과장하고 부풀려서 얘기하는 행동으로 허언증의 하나라고 합니다.

얼마나 대단한 허풍쟁이이기에 이런 증후군까지 등장하다니......

참으로 이 남작!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나 봅니다.

그의 매력을 한 번 찾아보았습니다.


책의 첫 장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독자에게 드리는 글>을 보니 그는 나름의 진실성을 주장하였습니다.

자신의 증언 확인서를 첨부한 그의 모습.

왠지 우스꽝스럽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론 그가 허풍과 과장으로 자신의 모험담을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 그의 처지가 안타깝기도 하였습니다.


책 속엔 그의 모험담이 2권으로 존재하였습니다.

거기다 속편까지.

책 속에 그려진 삽화를 보면서 그의 모험담을 읽으니 그저 기발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실로 이해할 수 없는 남작의 허풍.

과연 이성과 논리로 우리에게 이해시키고자 했던 것인지 아니면 단지 자신의 모험담을 과장하고자 했던 것인지 웃픈 이야기.

벚나무를 가진 수사슴이 등장하거나 터키산 콩을 심어 그 줄기를 타고 달까지 올라가는 등.

'걸리버'보다 더 기상천외한 세계 속을 모험한 그의 모습이 곱씹을수록 웃기기만 하였습니다.

하지만 더 웃픈것은 그는 끊임없이 자신의 진실성을 이야기합니다.

이런 일들이 여러분들에게 기이하게 들릴 거라는 건 나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누구든 눈곱만큼이라도 의심이 든다면, 나는 그분께 그곳으로 몸소 여행을 가 보도록 권합니다. 그러면 내가 진실만을 말하는 여행가라는 사실을 알게 될 테니까요. - page 116


그의 모험담을 읽으면서 정말 그와 함께 상상의 세계 속으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기발하였기에, 너무나 터무니없었기에 그의 이야기가 허풍임을 알면서도 자꾸만 빠져들게 되고 그의 여행이 끝나지 않기를 바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복잡한 세상 속에서 많은 생각들로 복잡했던 머리 속이 이 책의 남작 덕분에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그가 이야기한 세계 속의 모습이 언젠간 영화로, 먼 훗날엔 왠지 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 속에 빠져봅니다.

잠시나마 일상으로의 탈출을 꿈꾸는 사람에게, 어릴 적 순수한 마음을 갖으면서 웃음이 필요한 이들에게 이 책 한 권, 이 남작의 모험담이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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