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의 캔버스
하라다 마하 지음, 권영주 옮김 / 검은숲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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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살인범을 다루는 추리 소설보다는 이상하게 미스터리한 내용을 역사와 잘 결부시킬 때 제일 재미있다.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불러일으킨 <다빈치코드>처럼 말이다. 지금까지 본 소설 중 음악가나 미술가를 물론이고 관련된 음악 악보나 미술작품에 얽힌 비밀을 풀어내는 영화나 책이 참 재미있다. 어딘지 모르게 미술작품에 대해 관심을 자꾸 가는 이유 중 하나가 그런 미스터리 작품 때문이 아닐까.


잘 알려진 작품을 근거로 사실과 진실을 약간 비틀어 알려주는 내용도 재미있지만 <낙원의 캔버스>처럼 잘 모르는 작품을 소개하며 그 뒷배경을 근거로 펼쳐내는 작품도 재미있다. 내가 전혀 모르고 있는 분야라 뭐가 진짜인지 아닌지 전혀 모른다. 있음직한 내용이 아니라 현실 그 자체라 믿으며 읽는다. <낙원의 캔버스>는 앙리 루소라는 화가가 소재다. 정확히는 앙리 루소가 그린 <꿈>이다.


분명히 내가 선택한 책은 일본 작가가 쓴 책이었다. 책이 시작하자마자 오리에라는 인물이 나오며 일본을 배경으로한다. 초반에 앙리 루소 작품전을 위해 MOMA(Museum of Modern Art)가 당분간 리모델링을 하며 앙리 루소 작품전을 일본에서 개최하려 하는데 일개 미술관 감시원인 오리에를 그 협상대장자로 지명한다. 다들 깜짝놀라며 오리에를 찾았다. 오리에는 앙리 루소에 관한 논문을 쓸 정도로 앙리 루소 전문가였다.


앙리 루소라는 작가는 솔직히 처음 들었다. 책을 읽으며 앙리 루소가 진짜로 현존했던 작가인지 궁금해서 찾아 봤다. 실제로 존재했던 화가였다. 자세한 부분은 모르지만 <낙원의 캔버스> 책에 의하면 일요화가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가 창작한 작품은당대에는 전혀 인정받지 못했다. 그의 그림은 조악하다는 표현도 들었다. 원근법 등을 무시한 작품으로 세관원 직업을 가졌던 적이 있어 더 무시당했다.


후대에 앙리 루소는 피카소를 비롯한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앙리 루소가 활동하던 시기와 피카소 등이 활동하던 초기가 맞어떨어진다. 이 책은 앙리 루소가 그린 <꿈>뿐만 아니라 또 다른 작품이 있었다는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이 작품이 위작인지 아닌지 판단해야 한다. 전설적인 인물이 각종 희귀 작품을 소장했는데 그 중 하나가 앙리 루소 작품이었다. <꿈을 찾았다>가 그 작품으로 위작여부를 가려야한다.

당시 앙리 루소가 세계적으로 유명하지 않을 때 MOMA에 근무하던 팀 브라운이 여러 논문을 발표하며 가장 전문가였다. 이렇게 팀 브라운과 또 한 명인 오리에가 초대되어 위작여부를 가리기로 했다. 둘 다 무엇인가 미심쩍다. 원래 초청대상자가 아닌 그 부하직원 형식으로 초대받은 듯하여 제대로 전문가인지 여부도 애매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소설이 아닌 실제처럼 느껴졌다.


이들은 위작여부를 가리는데 총 일주일 시간이 주워졌다. 위작여부를 가리는 방법은 뜻밖에도 생소한 이야기다. 매일 하루에 한 챕터씩 책을 읽는다. 책을 다 읽은후 진짜인지 가짜인지 여부를 서로 토론해서 결론 짓는다. 가장 타당성있게 주장한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인다. 의견으로 결정된 인물에게 앙리 루소의 <꿈을 찾았다> 소유권을 획득한다. 주인공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앙리 루소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


재미있게도 분명히 일본 작가가 쓴 작품인데 배경이 프랑스이고 주요 등장인물이 전부 서양인이라 일본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더구나 초반 오리에가 나오는 장면을 제외하면 전부 팀 브라운 입장에서 내용이 전개된다. 일본 책이라는 느낌이 전혀 없다. 책을 읽으며 다음 내용이 궁금한 책이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빨리 빨리 다음에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궁금해 흡사 속독하듯이 읽게 되는 추리 소설이 <낙원의 캔버스>였다.


이미 중간 정도부터 대략 눈치를 챈 점은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래도 도대체 앙리 루소의 작품의 진위여부와 피카소와 연관성이 더욱 핵심으로 부각되며 호기심과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킨다. 앙리 루소만의 이야기였다면 재미가 덜 했을수도 있다. 내용이 전개될수록 갑자기 피카소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피카소가 개입되며 독자입장에서는 더욱 긴장감이 높아지고 앙리 루소의 <꿈>의 배경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작품 속 인물에 대한 힌트까지 언급된다.


앙리 루소도 처음 듣는 실정에 <낙원의 캔버스>에 나온 이야기가 실제 작품속 뒷배경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허구인지 전혀 모른다. 그렇기에 더 재미있다. 내가 몰라 그렇지 이 책을 읽은 후 찾아보니 앙리 루소의 몇몇 작품은 본 적이 있었다. 이런 페이크 작품이 참 재미있다. 작품 속 배경이 된 여러 위치와 장소는 실제 앙리 루소가 자주 다녔던 곳이고 <낙원의 캔버스> 저자는 MOMA에 파견근무도 했다고 한다.


움베르트 에코의 <푸코의 진자>를 읽는 느낌도 들었다. 확실히 역사와 미술작품을 현대적으로 재 해석하고 각색해 추리 장르와 엮을 때 가장 재미있는 작품이 나오는 듯하다. 올 여름 가장 만족한 추리 소설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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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중동을 말하다 - 이슬람.테러.석유를 넘어, 중동의 어제와 오늘
서정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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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볼 때면 이런 불평을 하는 댓글을 볼 수 있다. 도대체 중동에 있는 국가들이 왜 아시아에 속해 있는 것이냐. 그들은 유럽에 더 가깝다. 우리 팀 선수들이 서아시아까지 왔다 갔다 해야 할 필요가 있나.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실제로 유럽보다 중동이 더 가깝지만 교통편은 더 멀고 각종 언론으로 접하는 뉴스도 유럽이 훨씬 압독적으로 많아 중동지역은 우리에게 심리적으로도 멀다.


그나마 가끔 중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면 거의 대부분 테러와 관련되어 있다. 이도 아니면 중동 국가 중 한 곳에서 전쟁이 났다는 소문이다. 이러다보니 우리에게 중동은 멀기도 하고 안 좋은 이미지에 가깝다. 의외로 한국에도 중동 국가 사람들이 많이 있다. 시내를 돌아다녀보면 중동에서 관광 온 사람들도 많고 히잡을 쓰고 있는 여성들도 보인다. 우리도 모르게 갖고 있는 선입견과 달리 올바른 내용을 전달해 주는 통로는 적다.


우리가 갖고 있는 생각보다 중동은 아주 오래전부터 왕래가 있었다. 페르시아 왕자가 신라 공주와 결혼하기도 했다. <삼국사기>에 보면 신라 흥덕왕이 너무 많은 중동 물품이 들어와서 834년 사치품 수입금지령도 내렸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와 연관성 있던 중동은 이제 배타적인 모습으로 비춰진다. 얼마전 유투브에 나온 영상에도 중동복장을 한 사람이 가방을 던져놓고 가니 다들 혼비백산하는 동영상에 웃었지만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를 알려준다.


중동하면 떠 올리는 것이 이슬람이다. 역사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이데올로기다. 종교나 민족이나 국가가 아니다. 종교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이데올로기와 결부될 때 무서워진다. 특정 사념에 사로잡힐 때 자신의 목숨따위는 거들떠 보지 않는다. 오히려 죽음을 희생이 아닌 구원으로 받아들인다. 문제는 이데올로기는 결코 본질이 아니다. 이를 이용하는 권력이 부리는 사악한 마법이다.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는 방편으로 펼치는 사술에 당하는 것은 힘없고 아는 것 없는 불쌍한 민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이슬람에 대해 부정적인 편견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한 손에 코란, 한 손에 칼'이라는 문구가 이슬람을 대표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슬람을 믿지 않으면 제거하는 것처럼 느낀다. 코란은 인간이 쓴 책이 아니라 성스러워 함부로 만져도 안 되고 깨끗한 오른손으로만 만져야 한단다. 포교활동도 이슬람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칼로 믿지 않으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하지 않으니 너희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좀 더 맞지 않을까.

중동은 크게 시아파와 수니파가 있다. 이슬람을 차지하는 대다수는 수니파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위시한 대다수의 수니파와 이란을 위시한 약 10% 정도의 시아파다. 수니파에는 성직자 계급이 존재하지 않지만 수니파에 정치적 탄압을 받던 시아파는 강력한 리더십을 위해 지도자가 종교적 권위까지 받은 성직자 계급이 있다. 따로 십입조같은 개념은 없고 자카트zakat(희사)가 있어 길거리에 있는 사람에게 줘도 된다. 수익의 2.5퍼센트다.


무함마드 사후에 네 번째 후계자를 따르는 분파가 시아파다. 원래 알리가 후계자가 되었어야 하는데 나이가 적어 되지 못했다. 무려 24년 후에 후 선출되었지만 이마저도 5년 만에 살해된다. 이 후 알리를 추종하던 세력이 지금의 이라크에 정착한다. 이란을 제외한 대다수 중동 국가는 유럽 제국주의가 설정한 구획에 따라 생긴 국가다. 아직도 수니파와 시아파가 권력과 탄압으로 싸워온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폭발적인 인구 성장을 하는 곳이 중동이다. 시아파가 약 2억 5,000만 명이고 수니파가 약 13억 5,000만 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니파와 시아파는 자주 충돌을 했다. 최근 터키에서 벌어진 쿠르드 족 사건이나 IS경우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다. 이런 영향때문에 이걸 종교적 문제로 보지만 그렇지 않다. 십자군 전쟁이 결코 종교 전쟁이 아니었던 것처럼 말이다. 어디까지나 권력층이 종교를 이용한 패권경쟁에 종교를 끌어들이고 있다.


중동의 가장 큰 문제는 가부장적인 요소가 지배하는 점이다. 유목민족이라 늘 오아시스를 비롯한 생필품이 가장 우선이었고 이를 위해 남성이 최우선적으로 앞에 섰던 문화가 아직도 여전하다. 워낙 일을 할 수 없는 뙤얏볕 환경에서 상술이 발달했다. 무엇인가를 해내기보다 서로 사고 파는게 더 익숙했다. 지금도 이런 문화는 여전해서 장관도 떳떳하게 수수료를 요구할 수 있다. 협상도 100만 원을 부르면 이쪽에서 1만원을 부르고 며칠동안 협상한다.


우리가 볼 때 이런 문화는 이해되지 않아도 그들은 당연히 받아들인다. 오히려 자신의 가격을 높게 팔고자 하는 행동과 싸게 사고자 하는 행동을 당연하게 여긴다. 서로 협상끝에 결정 된 금액을 웃으면서 헤어진다. 그동안 제조업이 발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석유로만 먹고 살던 시대를 지나 이제 미래를 보며 제조업도 발달시키려 노력하고 보유한 자본으로 전 세계에 투자하며 수익을 올리려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온 몸을 히잡을 포함한 옷으로 완전히 감싸는 것은 대부분 이슬람 문화는 아니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유독 심하다고 한다. 중동 국가 중 우리보다 더 야한 광고를 하기도 하고 생각과 달리 자유롭다고 한다. 최근 뜨고 있는 할랄 식품도 이슬람에서 규정한 것이 아니다. 확실하게 규정된 곳이 없어 약간 이익을 보는 층의 헤게모니지만 갈수록 대세가 될 듯 하다. <오늘의 중동을 말하다>는 우리가 잘 모르는 중동과 이슬람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몰랐던 지식과 상식을 원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책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래도 중동은 괜히(선입견이란)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중동을 제대로 보고 이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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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면 풍경 - 공기에 좌우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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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 사회 - 너 그거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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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케어
하마나카 아키 지음, 권일영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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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이라 선택한 책이 사회소설이었다. 추리, 스릴러 책이라 여겼는데 사회 고발과 함께 고민할 문제를 풀어낸 책이다. 일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함께 고민하고 슬기롭게 풀어내야 할 문제다. 뜻밖에도 생각지 못한 내용으로 전개되어 예상과 다른 책이었지만 재미있었다. 재미있다는 표현이 좀 틀리고 여러 생각을 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결코 피할 수 없는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개호사업이 진행된다. 노인 분들이 움직이기도 힘들고 치매도 함께 왔다. 병 수발을 해야하는 가족에게는 너무 힘든 여정이다. 그나마 어느 정도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좋은 보호시설에 위탁할 수 있겠지만 그럴만한 돈이 없다. 일본에서 이런 분들을 위해 도와주는 개호사업체가 있다. 갈수록 정부에서 이들에 대한 지원과 혜택을 줄인다. 이익을 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국가의 지원금이 줄어들고 있으니 인건비를 줄이는 쪽으로 간다.


기업이 부정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된다. 이런 문제가 터지자 모든 여론은 기업의 비리에 집중할 뿐이다. 비리와 부정은 단죄해야 할 부분이지만 그 근본적인 이유와 개선책에 대해 아무도 관심갖지 않는다. <로스트 케어>에 나오는 인물들은 대다수가 어려운 경제적 사정에 놓여있다. 집에 부모가 있지만 제대로 케어는 해주기 힘들다. 그나마 개호사업을 통해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마저도 일정 시간에 잠시 도와줄 뿐이다.


일을 해야 한다. 부모를 제대로 모시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지만 부모를 집에 혼자 남겨둘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부모는 치매증상이 있어 심한 경우 자식을 몰라보는 걸 넘어 공격적으로 변모한다. 어릴적 기억만 떠오르고 눈 앞에 있는 자식에게 적대적으로 돌변해서 소리지르며 난리친다. 이런 일이 매일같이 반복되며 케어해야 하는 가족들은 갈수록 힘들고 지친다. 언제 이런 상황이 끝날지 그 끝도 알 수 없다.


치매 상황에 놓여있는 부모는 자신의 행동을 모르지만 순간 정신이 돌아왔을 때면 이런 자신을 깨닫는다. 미안하다며 자식에게 이야기하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 부모에게 지친 상황에서 케어해야 할 자식은 또 다시 자신의 자녀에게 제대로 케어하지 못하고 그 감정을 풀어내는 경우도 생긴다. 이렇게 악순환이 반복되며 끝이 나지 않는다. 돈도 벌어야 하고 자식도 케어해야 하고 부모도 돌봐야 한다.

이렇게 치매에 걸려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당사자가 사망하는 것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정답은 분명히 없다. <로스트 케어>에서 무려 42명의 노인을 살해한 살해범이 등장한다. 인간을 살해했다는 표현은 맞다. 노인 가족들은 처음에는 자연사로 돌아가셨다는 안도감을 가졌다. 나중에 살해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울분이 생기고 죽은 부모를 돌려달라는 감정은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구원받았다는 묘하지만 솔직한 감정이다. 그동안 자신의 삶도 없고 제대로 주변도 살펴볼 시간도 없는 상황에서 치매걸린 노인이 사망한 후 얻은 평화와 자유가 두번 다시 깨지기 싫다는 이율배반적인 감정이 앞선다. 이 살해범에게 사형이 언도된다. 사람을 직접 죽이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만 간적접인 살해에는 죄책감을 덜 느낀다. 살해범은 노인들에게 약물을 투여해서 독극물로 죽인다. 


살해했다는 감정보다는 해방시켰다는 감정이 크고 업무를 보는것처럼 일처리를 했다. 희대의 살인자지만 그는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살해했다고 여기지 않는다. 약물을 투여한 후 현장을 떠났으니 죽은 후 일을 알지 못한다. 직접 죽였으니 사형판정을 받는다. 그렇다면 검사와 판사는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사형언도를 내리고 죄인을 죽인다. 이것은 살해가 아닌가. 자신이 직접 죽이지 않았다고 살해범이 아니라 할 수 있는가. 살해범은 처음부터 자신이 저질른 죄가 발각되고 잡힐 순간을 기다렸다. 노인들을 해방시켜준 것도 중요하지만 이 문제를 사회공론화시켜 제대로 인식하고 사회구성원이 함께 진지하게 토론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좀 더 컸다. 


이런 부분에 있어 각자의 생각이 다르다. <로스트 케어>에서 농구시합으로 마지막 전방 롱패스를 받아 골을 성공시켰다고 생각한 사람과 마지막에 자포자기 심정으로 시간이 다 되어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공을 길게 뿌린 사람이 상반된 이야기가 나온다. 둘은 똑같은 결과를 갖고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아름다운 학생시절의 마지막 시합과 절망적인 상황에서 포기한 행동이지만 상대방은 내 생각과 달리 아름답게 생각한다는 걸 알고 있는 상황.


이건 단순히 추리소설이 아니었다. 추리소설 수상도 했던데 가볍게 읽을 소설이 아니다. 단순히 일본 만의 문제도 아닌 내용을 담고 있었다. 누구도 아닌 내 자신의 문제가 될 수 있다. 내가 자식으로 부모로 겪을 수 있는 문제다. 갈수록 사회문제로 대두될 가능성도 크고 함께 공론화해서 고민하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부분이다. 장수는 축복이겠지만 이런 상황에 놓여있는 상태에서 생존은 과연 축복일까.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추리소설이 아니잖아.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심사숙고해야 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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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앨리스 - 소중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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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정책의 원칙과 쟁점 (반양장) - 시장주의를 넘어
김수현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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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돌아보는 건 의미가 있다. 현재는 과거에서 출발했다. 미래는 현재에서 출발한다. 사람은 자신의 말을 수습할 수 있지만 글은 힘들다. 글은 기록으로 남아 빼도박도 못하게 만든다. 신기하게도 이런 와중에도 자신이 글로 남긴 기록이 있는데도 부정하는 경우를 본다. 이건 단순히 뻔뻔하다가 아닌 소시오패스라 봐야겠지. 미국은 18년 주기설이 있고 한국은 10년 주기설이 있다. 호황과 불황이 반복된다는 이야기다.


누구나 다 알고 있고 예측하는 건 그대로 실행되지 않는 속성도 있다. 10년 주기설이라는 것 자체가 사람들이 사후편향으로 만든 용어다. 지나고보니 10년 마다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었다는 이야기일 뿐 또 다시 반복될지는 모른다. 더구나 누구나 다 예측하고 대비할 때 그대로 된 경우는 없다. 대다수가 아닐 것이라고 볼 때 실제로 우리 앞에 나타나 온갖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인류 역사에서 반복되어  발생했다.


<부동산은 끝났다>를 쓴 김수현의 전작이 <주택정책의 원칙과 쟁점>이다. 이 책은 책보다는 논문이나 대학 교재 느낌이 좀 더 강해 조용히 사라졌다. 직접 노무현 정부에서 주택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한 담당자 중 한 명으로 쓴 책이다. 2008년에 나온 책이니 집필 시작을 볼 때 대략 10년 정도 된 책이다. 당시 어떻게 부동산이 흘러왔는지 향후 흘러갈 것인지 정책적으로 알려주는 책이다. 다소 딱딱한 내용이다.


책 뒷면에 학생 교재를 위해 따로 준비된 책이 있다고 할 정도로 이 책은 저자가 보다 대중적으로 알리는 작품이다. 어찌보면 정책을 집행한 담당자가 현직에 있을 때 이야기하지 못한 답답함을 책으로 마음것 풀어냈다. 우리가 이런 저런 정책을 펴 내려고 노력했는데 당시 여론과 이익집단의 방해로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억울함도 보인다. 계획대로 했다면 훨씬 더 좋은 정책으로 주택이 안정화 되었을 것이라고 하소연도 한다.


지금도 가장 뜨거운 논란과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는 재건축에 대해 나온다.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에 대해 여러 이익집단의 이해가 엇갈린다. 거주민으로써는 내 집을 다시 짓겠다는 데 도대체 무엇때문에 이익 난 부분을 가져가느냐가 불만 불평을 한다. 좀 더 크게 사회 전체적인 모습으로 본다면 개발이익 환수가 틀렸다고 할 수도 없다. 사실 재건축을 1대 1로 한다면 대부분의 재건축은 진행되기 힘들정도로 사업성이 없다.

오래된 주택은 그나마 대지지분이 넓어 사업성이 조금 있을지 몰라도 그렇지 않은 재건축은 소유주 입장에서는 무조건 추가 부담금을 내야한다. 여기서 용적률 상한과 각종 정책적인 혜택은 소유주가 노력한 결과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불로소득이라는 입장이다. 그만큼 이익을 봤으니 그에 따른 이익을 사회와 나눠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실 이 부분은 정부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전부 민간에 떠넘긴 결과로 생겼다.


용적률 장사라고 표현한다. 소유주들은 자신의 집을 새로 지으면서 큰 돈 들일 생각이 없고 정부는 도시 재생 사업에 비용을 쓸 형편도 생각도 없어 벌이는 장사다. 용적률을 올려 사업성을 올려준다. 그만큼 소유주는 추가부담금에서 자유롭고 정부는 이익 중 일부를 회수한다. 이미 이런 관행이 굳어져 다른 방법은 생각할 수조차 없다. 최근 '뉴스테이'가 돌아가는 모양새가 그렇다. 정부는 이제 추가 비용도 내기 싫고 자꾸 민원인(?)가 다투는 것도 싫다.


기업들에게 너희가 지금까지 집을 지어 돈을 벌었는데 이제부터 직접 집을 짓고 임대로 돈을 버는 것이 더 돈이 되게 해줄테니 해 볼래하고 제안하자 거절당한다. 정부입장에서는 거절당한 상처를 쓸쓸히 안고 퇴장하지 않고 이번에는 당근은 제시한다. 용적률이라는 화끈한 이익을 던져준다. 기업 입장에서 주판알을 굴려보니 돈이 된다고 판단되어 이제 다들 뛰어들고 있다. 첫 단추부터 잘못 꿰져 이제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끊임없이 시장주의와 개입주의가 대결한다. 주택문제와 관련되어 이런 대립적인 관점은 위험할 수도 있지만 자본주의가 진행되며 반복되는 여정이다. 냅두라는 시장주의와 어느정도 관여해야 한다는 개입주의가 서로 맞선다. 다른 영역은 잘 몰라도 주택 문제는 개입주의가 맞다고 본다. 주택 공급에 따른 수요불일치는 주택가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주택가격이 상승하면 이익을 보는 사람과 절망하는 사람이 생긴다. 인간에게 필수적인 의식주는 정부에서 어느정도 개입해서 안정화시켜야 한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은 정부차원에서 해야 할 것들을 너무 많이 민간에게 떠 넘긴다. 예전에는 고도성장기에 오로지 성장만 외치며 전진하려고 했다면 이제부터 서서히 준비하고 노력해야하지 않을까. <주택정책의 원칙과 쟁점>에도 너무 단기적인 정책만 역대정부가 시류에 급급해 펴 내다보니 국민이 믿지 않는다고 말한다. 보다 긴 정책적인 시간을 갖고 긴 호흡을 할 것을 마련하고 뚝심있게 가야되지 않을까.


수요와 공급에 따른 불일치와 외부 경제환경과 인구구조적이 면에서 변동이 생겨 세부적인 면을 조정할 필요가 있지만 훨씬 긴 호흡을 갖고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늘 지난 정권의 정책을 무시하고 다시 하려한다는 점이다. 교육도 그렇고 주택 정책도 그렇다. 이렇게 한다면 국민들도 보다 참을줄 알고 신뢰를 갖고 기다릴텐데 이번만 참으면 다시 반복된다는 걸 알고 있어 주택투자(투기)가 반복된다. 투자자 입장이 아닌 사회구성원으로 책을 읽으면 좋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지나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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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들 - 독일 주거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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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세상에서 ㅣ 커글린 가문 3부작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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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에 선정되는 책이 있다. 여기에 선정된 책은 지금까지 읽어본 결과 재미있었다. 일본 다카라지 미샤 출판사에서 선정한단다. 무조건은 아니고 독자와 교감해서 선정하는 듯하다. 우리에게 유명한 저자 책은 아닌 경우가 많지만 읽어 후회한 적은 거의 없다. 미국에는 애드거 상이 있다. 약간 다른 점이 미국은 단순히 스릴러 장르가 아닌 작품성에 좀 더 무게를 둔 듯하다. 에드거 상 받은 작품을 읽었는데 재미는 덜했지만 작품성은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작품성은 문학 소설로 가치를 의미한다. 소설을 읽는 맛으로 좀 더 치중한다고 할까. 내 경우 문학 작품보다 내러티브와 내용에 좀 더 집중하는 스타일이라 그리 의미를 두진 않는다. 작품적으로 좋을지 몰라도 미스테리적인 만족도는 다소 덜했다. <무너진 세상에서> 저자인 데니스 루헤인은 책을 읽지 않았어도 워낙 영화 원작으로 유명하다. <살인자들의 섬>과 <미스틱 리버>다. 데니스 루헤인 책을 읽으니 미스터리나 스릴러 장르는 아니다.


그보다는 정통 하드보일드라고 할까. 갱이 등장하고 총싸움이 난무하며 마초들이 득실되는 작품이다. 한 번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이번에 읽은 <무너진 세상에서>는 큰 총싸움과 남초들이 득실되지 않는다. 오히려 끊임없이 대화하고 협상하고 서로 이해득실을 따지며 영역구축에 힘쓴다. 


시작하자마자 어느 여인이 감옥에 갇힌다. 우연히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조 커클린을 살해한다는 소문을 듣는다. 자신은 커다란 이익을 차지할 수있지만 살해위험에 노출되었다. 조 커클린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당신이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조 커클린은 분명히 조직의 일원이자 보스급이지만 현재는 갱이라기보다는 사업가에 가까운 인물이다. 그가 공식적으로 하는 일은 모두 조직에 큰 도움이 된다. 


그를 누구도 죽이려 하지 않는다. 돈 벌어주는 인물을 - 그것도 합법적으로 - 굳이 죽어야 할 이유가 없다. 이런 상황에 그가 암살당한다는 이야기에 조 커클린 스스로도 놀란다. 주변 사람들도 의아해한다. 도대체 무엇때문에 그를 죽이려 하는지 알 수 없다. 조 커클린은 무시하지만 마음속에 사라지지 않으며 파헤치려하지만 노이로제에 걸릴 뿐이다. 어느 소년을 본다. 환상에 노출될 뿐 아무런 발전도 생기지 않는다.

의외로 읽는 재미가 있었다. 솔직히 초반에 스타일이 문학작품 필이 많이 나서 다소 지루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했다. 내용이 괜찮아도 지루할 수 있다. 내용도 빠른 속도로 달려가지 않고 느린 속도로 서서히 예열되며 움직인다. 소설 배경이 1940년대다. 한참 2차 세계대전이 치뤄지고 있던 시기다. 미국 밖은 전쟁이지만 미국 안은 평온하다고 할까. 열심히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서로 각자의 영역을 노리며 치열하게 뺏으려 한다.


분명히 장르소설이고 갱이 나오는 소설이다. 하지만 읽다보면 대화나 문구에서 주옥같은 문구들이 나온다. 따로 체크를 할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것들을 만났다. 19세기에서 20세기에 나온 소설이 인문 고전으로 많이 읽힌다. 이런 소설은 솔직히 너무 글이 지루하게 계속 이어져 읽는데 다소 따분한 면이 있다. <무너진 세상에서>는 최근에 쓴 소설이라 템포는 예전보다 다소 빠르지만 글은 현대 속도로 전개된다. 


기억을 떠올려보니 느와르 장르를 비롯해 영화로는 갱이 나온 걸 많이 봤지만 소설은 처음이다. 맞나? 정확히 모르니 맞다고 치자. 막상 갱이 나오는 소설을 읽어보니 새로우면서 잘 읽힌다. 금방 읽히지 않지만 이런 종류 책은 속독처럼 내용에 집중하며 술술 읽는것보다는 글에 좀 더 집중하며 읽는 맛에 집중할 때 더 좋다. 더구나, 이 작품에서 머저리는 나오지 않는다. 머저리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예측불허에 욕망이 가득할 뿐이다.


주인공인 조 커클린은 무척 이성적인 인물이다. 아무리 위기상황이 와도 최대한 이성적으로 판단한 후 대처한다. 끝까지 대화로 모든 협상을 끝낼 것이라 봤지만 뒤로 갈수록 직접 본인이 나서야 할 때는 과감하고도 확실하게 총을 뽑는다. 목숨이 달린 순간에 순간의 판단이 생사를 가른다. 이럴 때 망설이고 주저하면 안 된다. 가장 최선의 판단이라 생각되는 걸 실행해야 살아남는다. 후회할지라도 그런 판단이 자신을 살린다.


처음 읽을 때 꽤 오래도록 읽을 것이란 우려하고 책을 집어 들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읽었다. 이미 꽤 많은 작품을 펴 냈고 한국에도 번역되었다. 다른 작품을 읽을 것인지 여부는 솔직히 모르겠다. 문학 소설은 나름 전작주의를 하는데 장르 소설가는 워낙 책을 많이 펴내 전작주의로 읽는데 부담이 있다. <무너진 세상에서>는 조 커클린 삼부작의 마지막이다. 늘 주인공에 감정이입하며 읽게 되는데 마지막에 주인공만큼 작가도 이성적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삼부작의 마지막을 읽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갱스터 장르는 처음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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