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ㅣ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유명한 하가시노 게이고 작품이다. 한국에 소개된 추리류 소설가 중에 가장 많은 책이 출판되지 않았을까 한다. 모든 작품이 전부 내용과 구성이 탄탄하다. 제일 신기한 것은 각 작품마다 어떻게 그런 기획을 하는지 궁금하다. 이번 <악의>도 읽다보면 두 번의 반전이 나온다. 온 몸이 짜릿할 정도는 아니지만 대단하다. 이럴 때 마다 매번 느끼는 것은 전체적인 아웃라인을 전부 완성한 후에 책을 쓰는 것인지 쓰다 조금씩 변하는지 인데 <악의>같은 경우 처음부터 전체적인 내용 구성이 끝난 후 썼다고 본다.


내용 전체를 볼 때 처음부터 끝까지 작품에 대한 완전한 구성이 없다면 도저히 나올 수 없다. 한편으로는 책 내용 자체를 볼 때 충분히 200페이지 정도로도 완성할 수 있는 작품을 300페이지 넘기면서까지 쓸 수 있는 필력도 놀랍다. 책 제목인 '악의'가 어떤 의미로 쓰였는지도 책 마지막에 드디어 알게 될 정도로 감추고 또 감추면서 조금씩 조금씩 내용이 전개되며 치밀하고 촘촘하게 거미줄처럼 짜여있는 내용전개에 놀랄 틈도 없다. 그저 읽다보면 하나씩 밝혀진다.


일반 추리 소설류가 대부분 내용이 전개되며 뒤통수를 친다고 숨기면서 반전을 이뤄내려 하지만 대부분 독자들이 어느 정도 예측을 이미 한 상태다. <악의>는 그런 것 없이 아예 처음부터 알려준다. 정답이 나왔지만 문제 풀이를 모른다. 기소를 하려면 정답만 갖고 안 된다. 살인했다는 결과물만 들이대면 이는 잘못이다. 왜 죽였는지를 밝혀야 한다. 어떻게 죽였는지도 알아야만 정답이다. 내가 살인을 했다고 해도 정황과 상황과 증거가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무죄가 된다.


소설은 두 사람이 주인공이다. 가가형사와 살인자인 노노구치 오사무. 최초 발견자였던 노노구치는 시간이 지나며 살인용의자로 부각된다. 가가형사는 그가 갖고 있는 알라바이를 하나씩 깬다. 결국 노노구치가 살인자라는 것을 밝히고 노노구치도 고백을 한다. 그 과정에서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며 사건은 일단락 되지만 가가형사는 무엇인가 이상하다. 살인 결과는 변하지 않지만 범행동기가 석연치않아 좀 더 조사를 한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또 다른 진실이 주된 내용이다. 악의는 악한 의도를 말한다. 처음부터 악한 의도를 갖고 조정당하는 경우도 있고 선한 의도가 악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악한 의도를 갖게 된 계기와 배경이 책이 말하는 핵심이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선입견과 편견을 갖는다. 왜 그런 판단이 생겼는지 제대로 따져 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미 생긴 편견과 선입견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세상을 바라본다. 반대도 있을 것이라는 고려를 하지 않는다. 


살인자 노노구치는 이유없이 악의를 갖고 있다. 실제 그가 한 행동은 이해불가능하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런 일이 너무 많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테러같은 경우 대부분 이즘이 문제다. 이념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놈의 사념에 빠지면 걷잡을 수 없다. 자신의 행동이 정당화된다. 내가 옳고 찬성하지 않는 모든 것은 틀리다는 이분법적인 생각으로 상대방을 제거해야만 끝이 난다. 어릴 때 생긴 이런 잘못된 편견과 선입견은 평생 한 개인을 지배한다.


늘 열린 마음을 갖고 다양한 지식습득해야 하는 이유다. 지식은 득이 되기도 하지만 독이 되기도 한다. 특정 지식만 쌓으면 점점 독으로 성장한다. 한쪽으로 치우친 지식으로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힌 개인이 가장 무섭다. 말이 통하지 않고 벽에 이야기하는 느낌이 든다. 자신이 알만큼 안다고 생각하지 더더욱 그의 세계관은 균열이 생기지 않는다. 소설 <악의>는 이렇게 잘못에 사로집힌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소설 자체는 '우와~!'하면서 넘기며 볼 정도는 아니다. 상당히 색다른 방식으로 내용이 전개된다는 측면이 좀 독특하다. 결과물이 나온 후에 나중에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이고 노노구치 관점과 가가형사 관점에서 책은 교차되며 써져있다. 서로 속이고 밝히는 이야기라 그걸 읽는 재미로 보는 측면도 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좀 더 페이지가 짧아도 좋았을 듯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런 종류 소설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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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토지 제1부 1 - 박경리 원작
박경리 원작, 오세영 그림 / 마로니에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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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소설 중에 대하소설이 있다. 이 소설들은 읽어야지라는 생각은 늘 갖고 있는데 여의치않다. 박경리의 <토지>는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그 방대함에 쉽게 접근하기 힘들다는 표현마저 있을 정도다. <토지>가 만화로 나왔다. 그 아무리 어려운 내용도 이상하게 만화는 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총 17권짜리 책을 읽게 되었다. 소설을 읽지 않았다는 부족함이 있겠지만 만화는 또 다른 창작물이다. 소설에 나오는 수많은 묘사를 그림으로 대체했을테니.


올 여름방학에 이 책을 읽으라고 아이들에게도 지시는 했다. 만화니 부담없이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약간 조심스럽게 1권을 읽기 시작했다. 분명히 만화를 읽을 때 부담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데 소설을 읽는다는 착각이 좀 들며 읽었다. 만화를 볼 때 꼼꼼히 그림을 자세하게 보지 않는데 첫 장면이 주로 만화로 구성되어 있어 나도 모르게 그림을 좀 더 꼼꼼히 보게 되었다. 만화를 보는 것인지 소설을 읽는 것인지 처음에는 다소 적응이 안되었다. 소설원작에 대한 무게가 나도 모르게.


만화답게 구성을 만화로 잘 요리했다. 초반에 만화임에도 인물들에 적응하느라 시간이 걸렸다. 워낙 많은 인물이 등장하니 그 인물들의 성격과 개인사를 쫓아가기에 버겁기도 했다. 시작부터 갑자기 마님과 하인이 도망을 갔는데 그 장면을 제대로 캐치하지 못할 정도로. 내용이 진행되며 특정 개인에게 치중된 인물묘사나 내용이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인물에게 하나씩 할애하고 있어 서서히 적응된다.


아직 시골까지 문물이 전파되지 않았고 일본의 수탈이 본격화되기 전이지만 조금씩 그 여파가 드러나는 때이다. 각 인물들이 대체적으로 성격이 강하다. 인상에 남는 인물은 여기저기 불만 가득해 보이는 귀녀, 너무 강렬해 보이는 강청댁, 독고다이 스타일인 윤보. 나머지 인물들은 점점 뒤로 갈수록 자신만의 이야기가 전개될 듯 하다. 17권짜리라 - 실제 이렇게까지 길게 쓸지는 모르지 않았을까 - 도입부에 해당하는 권이라 보면 된다.


무엇보다 만화로 되어있어 소설로 읽기 부담스럽거나 아이들과 함께 읽고 싶은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될 듯 하다. 이제 1권을 시작했으니 서서히 <토지>의 세계로 빠져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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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와 금융위기를 말하다
벤 버냉키 지음, 김홍범.나원준 옮김 / 미지북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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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 아주 조금이라도 관심있거나 투자를 하려는 사람에게 금리는 무척이나 중요한 요소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금리는 모든 것이라 할 정도다. 금리를 결정한느 것은 분명히 시장이지만 이를 정책적으로 발표하는 가장 최상위의 기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다. 이곳에서 금융위기가 터질 때 의장으로 현장에서 전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한 벤 버냉키의 직접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은 너무 많다. 바로 그 버냉키가 4회에 걸쳐 강연한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중앙은행은 무슨 일을 할까요? 이들의 사명은 무엇일까요? (중략) 첫 번째 측면은 거시경제의 안정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즉, 안정적 경제성장을 달성하고, 경기침체 등과 같은 커다란 변동을 피하며, 인플레이션을 낮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른 한 가지 기능은, 금융안정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중앙은행은 금융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며, 특히 금융패닉 또는 금융위기를 예방하거나 경감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중앙은행이 하는 역할이다.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이고 다음으로 금융안정을 유지하는 것이다.  중앙은행은 특정 단체의 이익을 위해 집행하지 않는다. 한 국가 전체를 지켜보며 가장 최선의 선택을 내린다. 어쩌면 최선이 아닌 최악을 피하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 중앙은행은


"경제적 안정 측면에서는, 통화정책이 주된 수단이 됩니다. 예를 들어 평상시, 연방준비제도는 단기 금리를 인상하거나 인하할 수 있습니다. 공개시장에서의 증권 매입 및 매각을 통해 그렇게 하는 것이지이요. 경제가 너무 느리게 성장하고 있거나 인플레이션이 너무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중략) 낮아진 금리는 다른 다양한 금리들을 낮추는 힘으로 작용함으로써, 주택 취득에 대한 지출이나 건설에 대한 지출, 기업 투자등을 진작시키게 됩니다. 낮은 금리가 경제에서 더 많은 수요, 더 많은 소비와 더 많은 투자를 만들어내면, 이것이 성장의 동력이 되는 것이지요. 경제가 지나치게 과열되고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되고 있다면 중앙은행은 보통 금리를 올립니다. "


경제가 안 좋을 때 중앙은행은 직접 시장에 개입한다. 어떤 식으로 하는 것일까. 

"금융패닉이나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주로 사용하는 수단은 유동성 제공입니다. (중략) 금융안정에 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한 가지 일은 금융기관에게 단기 대출을 해주는 것입니다. (중략) 패닉 또는 위기의 기간 동안 금융기관에게 단기 신용을 제공하면, 시장을 진정시키는 데에 도움이 되고, 금융기관을 안정화하는 데에 도움 되며, 금융위기를 완화하거나 끝내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런 활동은 '최종대부자'수단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경제 상황에 따라 중앙은행은 다양한 정책적인 결정을 한다.

"거시경제안정을 위한 주요 정책 수단은 통화정책입니다. 평상시에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한 각국의 중앙은행은 공개시장조작 - 시장에서 증권을 매입하거나 매각하는 것 - 을 활용해 금리가 오르거나 내리거나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거시 경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지요. 금융 안정을 유지하는 겁니다. (중략) 양질의 담보를 확보하고 범칙 금리를 부과하되 아낌없이 대부하라는 것입니다. 금융기관들에 단기대부를 제공함으로써 중앙은행으로서는 자금인출사태나 패닉을 멈추게 하거나 그 규모를 축소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그에 수반되는 악영향, 즉 금융시스템과 실물경제로 피해가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주택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기에 금융위기 시발점이 되었던 것일까?

"먼저 '1퍼센트의 낮은 최초 금리라고 적혀있습니다. 최초 금리란 첫 해에 내는 이자율입니다만, 이듬해의 이자율이 무엇인지는 밝히고 있지 않네요. '소득증명 불필요'는 대출 신청자가 자신의 소득을 말하면 대출 회사가 이를 받아 적을 뿐, 더 이상의 소득 확인 과정은 없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대출 신청자가 자신의 소득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무증빙'이란 글자 그대로의 의미입니다. '100퍼센트 융자'란 자기자금 의무가 없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주택 가격 전액을 대출받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원금 상환 불필요 대출'은 이자만 납부하면 되고 원금은 상환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채무 정리'는 재미있는 절차로, 여러분이 주택담보대출 회사에 가서 자금을 차입하려 하는데, 귀 회사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김에 내 신용카드 채무를 비롯한 기존의 다른 모든 빚을 단일 주택담보대출로 통합할 생각입니다. 그렇게 해 주시면 1퍼센트의 최초 금리를 낼께요'라고 말이지요."


이런 상황이 한국에 생긴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미국에는 이런 상황이 생겼다. 자기가 갖고 있는 돈 하나도 없이 주택을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빚까지 합산해서 저 이자만 갚으면 된다. 한국이 금융위기에 미국처럼 엄청난 주택 가격이 폭락하지 않은 이유다. 이 점은 일본 역시도 마찬가지다. 주택을 사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너무 쉬웠다. 얼마 수입이라고 증명할 필요없이 말만 해도 인정이 된다고 했다니 얼마나 대단한 신용사회인가.


"연방준비제도에게는 이중 책무가 부과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지요. 그 중 하나는 고용 최대화입니다. 우리는 이 목적을, 경제가 성장을 지속하고 그 생산 능력이 완전히 가동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로 해석합니다. 이렇게 성장을 자극하고 사람들을 일터로 복귀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한 가지 방식이 저금리인 것이지요. 우리 책무의 두번째 부분은 물가안정 즉 낮은 인플레이션입니다. 우선 연준은 매우 성공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해왔습니다. "


호황일 때는 큰 문제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너무 높은 금리는 경제 성장률에 따른 부가물이다. 경제 성장률이 높은 금리를 용인한다. 문제는 경제상황이 안 좋을 때다. 이럴 때 경제를 살려야 한다. 피가 멈춰버렸으니 피를 공급해야 한다. 이를 위해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처럼 돈을 무한정(??) 찍어 내서 윤전기를 돌려야 한다. 과거와 달리 경기 침체가 오래가지 않는 이유다. 금본위제에서는 불가능한 이런 처방은 아직까지 훌륭하게 작동하고 있다. 


우리와 달리 현재 미국은 실업률도 실질적인 완전고용에 들어섰고 주택 가격은 완전히 회복한 상태이며 경제성장률은 초일류 국가답지 않게 성장중이다. 금융 위기 이후 대부분의 국가들이 여전히 빌빌거리는 상태에 비해 금융시스템이 제대로 작동을 한 것인지 발권국가로써 돈을 마음것 풀어낸 결과인지는 모르겠다. 채찍 끝에 있는 한국으로써는 미국의 이런 호황이 전파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가 아닌 기대를 한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좀 더 속살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면 좋은데.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경제가 돌아가는 시스템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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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재발견 - 나는 언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는가
론 프리드먼 지음, 정지현 옮김 / 토네이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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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자신만의 공간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각자 자신만의 공간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모순 되지만 진실이다. 끊임없이 여러 공간에서 우리는 존재한다. 누구를 만나는 공간, 일하는 공간, 쉬는 공간, 무엇인가 하는 공간 등등.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갈 뿐 다양한 공간에서 쉬지않고 무엇인가를 한다. 일터와 집 차이가 없는 사람도 있고, 명확하게 일터와 집이 구분되는 사람도 있다. 완벽하게 일터와 집,  휴식공간이 나눠져 있는 사람은 없다.


집이면 족했고 일할 수 있는 공간이면 되었다. 사회가 발달하고 복잡해지며 공간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가장 큰 이유는 공간을 어떤 식으로 변경하고 배치를 달리하느냐에 따라 인간의 창조성과 생산성이 달라진 걸 깨닫게 되었다. 인간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최대한 동원하고 끌어내기 위해 방편이라 할 수 있는데 삐딱하게 보면 인간이 너무 불쌍하다. 최대한 쉬도록 공간을 만들어 주고, 생산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공간을 꾸미며 인간 자체에 대한 생각보다는 '인간을 어떻게 하면'에 초점을 맞춘것이 아닐까 하는 삐딱한 시선이다.


책 제목인 <공간의 재발견>답게 공간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 책 제목답지 않게 공간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책 제목보다는 부제인 '나는 언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는가'가 보다 책 내용에 부합한다. 단순히 공간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인간이 가장 효율적인 생산성(이런 식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을 발휘할 수 있는지 다양한 방법으로 알려준다. 그 중에서 공간을 보다 많이 알려주는 책이라 보면 될 듯 하다.


J곡선이라고 하면 각자 다양한 개념이 떠오를 수 있다. 실패나 도전과 관련되어 이야기하자면 우리가 어떤 일을 새롭게 시작할 때 처음부터 승승장구하는 사람은 없다. 아무리 관련 분야에서 일을 했어도 새롭게 창업하면 시행착오를 반드시 겪기 마련이다. 이와 같이 처음 시작하는 일들은 J곡선을 따른다. 처음 시작할 때 보다 더 추락하고 실패하고 실수하고 엉망인 경우가 많다. 자연스러운 과정 중 일환이라고 생각하며 이겨내야만 한다. 창조적인 시도를 할때면 J곡선은 더욱 크게 온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현대인들에게 직장과 주택의 구분은 점점 무의미해졌다. 정확하게는 주택이 업무의 연장이 된다는 의미다. 회사일을 집까지 가져오지 말라고 하지만 모두들 알고 있다. '나도 그러고 싶다. 나라고 좋아서 이러냐.' 맞다. 책이나 성공한 사람이 명확하게 구분하라고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한 사람은 나와 좀 다른 존재다. 심지어 회사 사장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택근무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생각과 달리 자택에서 일할 때 가장 업무효율성이 올라간다. 집중할 수 있는 여건만 된 상태에서 자택근무는 회사보다 훨씬 업무생산력이 높다.  우리의 두뇌는 집중력을 무한히 할 수 없다. 뇌가 편안할 때 오히려 더 집중력이 올라가고 창조적이 된다. 자택근무의 장점이다.

남자와 여자는 5월 괌으로 여행을 갔다 왔다. 남자는 이로써 올 해 모든 휴가는 끝이라 여겼다. 여자가 7월 바캉스는 어디로 갈 것인가 물어본다. 남자는 황당하다. 우리는 온갖 추억을 충분히 갖고 와서 1년 정도는 문제 없을 것이라 여겼는데. 우리가 늘 행복하지 않는 이유다. 행복은 크기가 아닌 빈도다. 세계 여행을 한 번 갔다 오는것보다 주말마다 근처 여행가는 것이 훨씬 더 행복을 지속시켜준다. 100억 부자라고 늘 행복하지 않은 이유기도 하다. 경험이 갈수록 중시되는 것도 행복의 연장선상에 있다.


지구내 수많은 국가와 민족과 사람들은 서로 반목하며 상대방을 살인까지 서슴치않고 저지른다. 이에 대한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된다. 서로 친해지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지만 계기가 없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 자체가 불가하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외계인의 침공이다.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은 똘똘뭉쳐 거대한 적을 대항하게 된다. 서로 의견일치를 본다. 합심해서 물리쳐야한다는 대의에 모든 것은 하찮게 변한다. 이로써 한동안 지구는 평화가 찾아온다.


16세 소녀가 슈테피 그라프를 꺾고 세계 테니스 정상에 올랐다. 그 이후에 특이한 현상에 테니스 경기에 나타났다. 그 전까지는 인식하지 못했던 괴성이다. 모니카 셀레스가 우승할 당시에 온갖 괴성으로 힘을 쥐어짜며 경기를 했다. 우승직후 전 세계 테니스 선수들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현재 세계 랭킹 상위권들의 대다수가 시합에서 소리를 지르며 임한다. 모니카 셀레스를 모방하기 시작했다. 모방은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과거와 달리 직원을 뽑을 때 입사지원을 받는 것보다 회사내 직원들의 추천을 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회사내 업무효율성을 높히기 위해 기존 직원들과 유대성은 중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어도 직원들과 겉돌게 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추천한 직원은 회사에 대한 애정이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가 된다. 추천 받은 직원은 직원 동료들에게 이미 친근감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원활하게 업무에 적응하고 능력을 발휘할 공간이 마련된다.


<공간의 재발견>은 단순히 우리가 머물고 있는 공간만 의미하지 않고 개념을 확장해서 다양하게 끌어들인다. 주로 자택에서 모든 것을 하는 내 입장에서 신기하게도 늘 집에서 하다보니 커피숍이나 사무실 또는 특정 장소에서 글을 쓰고 무엇인가 하는 것이 어색하다. 인터넷 환경때문에 글만 쓰지 않고 쓰다가 인터넷도 하고 이런 저런 주변 환경에 리듬이 끊기기도 하지만 어느덧 집만큼 편안하게 모든 것을 신경쓰지 않고 할 수 있는 공간도 없는 듯 하다. 집이 너무 좁다는 아쉬움과 한계가 존재하지만.


내가 주로 있는 공간과 자주 찾는 공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머물고 있는 곳만 공간이라는 획일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공간의 개념을 좀 더 확장해서 인식을 넓혀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내가 있는 곳이 최고의 공간이다. 이렇게 마무리 하련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용이 무척 다양하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우리가 공간을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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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
오츠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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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습기를 가득 머금고 있는 여름에는 나도 모르게 시원한 곳을 찾는다. 독서도 똑같다. 여름만 되면 나도 모르게 추리, 스릴러 소설을 찾게 된다. 더운 여름에 소설속 세계에 빠져들어 집중하며 읽을 때 잠시나마 더위를 잊는다. 이런 효과때문이지 이번 여름에도 어김없이 추리, 스릴러 장르 소설을 읽게 되었다. 어느 순간 찾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다양한 방법으로 소설을 찾는다. 예전에는 예스24에 들어가서 장르로 들어가 리뷰 많은 책을 전부 기록한 다음 도서관에서 찾은 경우도 있다.


검색으로 추천을 친 후에 블로그나 지식인에서 찾는다. 읽다가 끌리는 책이면 선정해서 읽는다. 제법 많은 책을 그런 방법으로 읽었는데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우연히 읽게된 '시인'부터 시작했지만 재미있는 책을 잘 몰라 선택한 방법이었는데 만족스러웠다.  아직까지 '밀레니엄'을 뛰어넘는 책을 읽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분명히 어딘가에 있을텐데. 시간 가는줄 모르고 책에 푹 빠져 더위는 물론이고 잠도 안 자고 읽게 만드는 책.


이번 여름에도 그렇게 검색으로 몇 권의 책을 찾은 후 도서관에 있는 몇 권을 책을 선택했다. 그 중에 하나가 <ZOO>였다. 이쪽 장르의 책들이 대부분 일본 소설이다. 최근 몇 년동안 북유럽 소설이 득세를 하고 있지만 일본만큼 장르 소설이 많은 곳도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이상하게도 일본 책은 잘 읽지 않게 된다. 난 무엇인가 살짝 아쉽다는 느낌을 갖는 경우가 많아 그렇기도 하고 일본책을 - 실용서적 포함 - 읽었을 때 수준이 조금...일때가 많다.


이번 <ZOO>는 단편으로 이뤄진 책인지 알았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읽다 집중할만하면 흐름이 끊어진다. 임팩트있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한 작품 겨우 적응하면 끝나니 매번 그걸 반복하자니 어렵다. 동인 문학상 작품들을 예전에 읽었을 때는 그런 느낌이 없었는데 추리류는 다소 다른가 보다. 실제로 중간까지는 그런대로 재미있게 읽었는데 뒤로 갈수록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에서 읽었다.


책 제목으로 선택된 <ZOO>가 제일 재미있어야 할텐데 나는 첫 작품인 (SEVEN ROOMS)이 제일 재미있었다. <올드보이>가 참 독특한 소재인데 이런 소재들을 일본 작가들은  창작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인들이 평소 성격과 행동과 다른 모습을 그리고 싶어 독특한 작품이 많이 나오는 게 아닐까 싶다. 7개 방에 여성들이 갇혀있다. 이유도 모른다. 그 중 딱 하나의 방에는 우연히 남동생이 함께 갇혔다. 방 중간에는 물이 흐른다. 그 통로는 아직 어린 남동생이 겨우 움직일 수 있다.


물은 깨끗한 것이 아니라 더럽다.  오물을 뒤집어 쓰고 방을 돌아다니며 깨닫는다. 방마다 한 명씩 사라지고 새로운 여성들로 채워진다. 일주일동안 방에 갇혀 있고 그 후에는 살해당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시간이 지나 어느덧 누나와 남동생 차례가 된다. 과연 이들은 어떻게 할것이가. 이런 내용이다. 


단편들로 이뤄져있어 그중에 마음에 드는 작품만 골라 읽어도 된다. 마음에 드는지 최소한 몇 페이지를 읽어야 한다는 함정이 있지만.  짧고 간단하게 시간날 때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마음에 드는 방식일텐데 나는 별로라서.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난 긴 작품이 더 좋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상당히 독특한 내용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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