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로 입사 엄마로 퇴사 - 일하는 매일이 고민이고 전투였다
이주희 지음 / 니들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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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분명히 녹록치 않다. 이건 이해한다고 뭘 어쩔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태어나길 남자였다. 나는 그렇기에 나와 다른 성에 대해 어떤 차별을 갖고 있는지 피부로 느낀 적이 없다. 모든 것은 간접경험이다. 책 등을 통해 여성이 받는 차별을 알기는 했지만 정작 실 생활에서 나는 그걸 느끼며 살았느냐고 묻는다면 의문이다. 사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며 했던 것들은 딱히 성별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되돌아보면 그건 내 착각이었던 듯하다. 남자였기에 당연히 받아들이며 그걸 몰랐던 것이 아닐까한다. 남자는 늘 자신이 할 일에 집중한다. 그것만으로도 세상의 모든 고민은 갖고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다. 반면에 여성은 결코 그렇지 않다. 회사 일을 하고 집에 들어오면 모든 집안 일은 오롯이 본인의 몫이 된다. 이건 의식 자체가 문제가 있다. 이를테면 집안 일을 한다. 이건 하는 거다.


남편의 입장에서 도와준다는 개념 자체가 잘 못 된거다. 밖에서 고생하고 집에 들어왔다. 내가 먼저 집에 왔으니 아침에 남긴 설겆이를 도와주자. 이런 생각은 참 갸릇하다. 문제는 이 개념 자체가 잘 못 되었다는 것이다. 집안 일에 남자, 여자는 없다. 본 사람이 하는 거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말이다. 도와준다는 생각 자체를 버리지 못하면 안 된다. 이 사소하지만 큰 생각만으로도 남성과 여성의 역할 구분은 무의미하지 않나싶다.


솔직히 그나마 아이를 돌보는 것은 약간 어쩔 수 없는 측면은 있어 보인다. 그렇지 않은 집도 있다고 하지만 대체적으로 아이들은 엄마에게 껌딱지다. 이 부부은 난 어쩔 수 없다고는 생각한다. 그걸 제외하면 평등해야 한다. 최근에 벌어진 다양한 운동(?)과 관련되어 딱히 할 말은 조심스러워 없다. 그저 서로 차이를 인정한 평등이면 되지 않을까싶다. 남자와 여자에 따른 성별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남자는 기본적으로 여자보다 힘이 쎄다는 것과 같은.


많은 여성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슈퍼우먼이 되어야 한다. 집 안 일과 사회 일을 둘 다 동시에 엄청나게 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에서 도태된다. 집에서도 아이를 돌보며 뒤쳐진다는 생각에 힘들어 하지만 사회는 기회를 그다지 주지 않는다. 한국 사회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사회참여를 공정하고 평등하게 해줘야 한다고 본다. 경력단절이 잠시 되더라도 사실 이제 막 입사한 1~2년 차보다는 훨씬 더 일을 똑부러지게 잘하지 않을까.

이 책인 <딸로 입사 엄마로 퇴사> 저자도 열심히 일을 해서 딸로 입사해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승진에서 누락되기도 한다. 여성이고 미혼이니 남성이며 기혼인 사람들에게 이번 승진은 누락되었지만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부분은 남자 미혼이라면 어떠했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저자의 나이대는 아마도 40대 후반정도 되지 않았을까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승진을 한 후에도 여전했다.


집 안 일때문에 회사 일을 못하면 안 된다. 자신이 이 회사에서 여성에게 본이 되는 책임이 있다. 둘 다 똑부러지게 하지 않는다면 후배들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더 열심히 했다. 정작 시간이 지나 후배들에게 부담스럽다는 표현을 듣는다. 둘 다 워낙 잘 하시니 후배들이 운신의 폭이 오히려 좁다. 저렇게 여성임에도 잘 하는 선배가 있는데 너희는 무엇이냐는 이야기를 들으면 할 말이 없다. 


이런 사회적인 시선이 문제다. 거기에 이를 구조적으로 풀어내지 못하면 영원히 이런 시스템은 굴러가게 된다. 분명히 시간이 갈수록 시스템을 개선책을 찾아낼 것이다. 현재는 그 과정에 있다고 본다. 글을 쓰다보니 좀 무거워졌다. 이 책은 에세이다. 무슨 사회고발이나 의식화를 위한 책이 절대 아니다. 저자가 회사를 다니고 퇴직을 한 후에 겪은 다양한 경험을 풀어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여성으로 사회인으로 엄마로 딸로 경험한 걸 썼다.


에세이라 소소한 읽는 맛이 있다. 거창하게 무엇인가 주장하는 것이 아닌 소소하게 일상 이야기를 한다. 그러며 가끔 저자가 생각하는 사회문제나 개선점을 이야기한다. 오래도록 다니던 회사를 나중에는 결국 그만둔다. 이에 대해 정확한 이유는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해도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점이 다소 대두되는 걸로 보였다. 열심히 노력하려 했으나 아이가 아파 결국에는 야근을 하지 못하는 내용도 나온다. 사실 야근을 하고 그런 사람이 더 잘되는 문화자체를 없애긴 해야 할텐데.


현실적으로 아직까지 한국사회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이긴 하다. 너무 당연하게 판단내린 것들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런 것이 원래 어디 있었겠는가. 의식적으로 노력은 한다. 이런 책도 작은 깨달음을 준다. 여성과 남성이 서로 다르기에 몰랐던 걸 깨닫게 된다. 딸로 입사해서 엄마로 퇴사보다는 할머니로 퇴사했으면 더 좋았을 듯하다. 저자가 쓰고 알려주는 내용도 부담없이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여성으로 엄마로 직장인으로 아내로 하는 이야기를 봤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런 책에 말하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남 이야기에 배울 건 있다.


함께 읽을 책

https://blog.naver.com/ljb1202/220791103950

엄마 난중 일기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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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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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엄마의 힘 -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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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주일에 이틀만 일하기로 했다 - 즐겁게 살아가기 위한 자기만의 일과 생활의 균형 찾기
오하라 헨리 지음, 시고 군 그림, 정현옥 옮김 / 원더박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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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인 <나는 일주일에 이틀만 일하기로 했다>만 놓고보면 두 가지로 떠오른다. 엄청나게 돈을 많이 벌어 이틀만 일해도 된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건 내가 물질에 함몰되어 그런지도 모르겠다. 다른 면으로는 자신이 그렇게 일하며 안분지족하며 살아간다는 뜻이다. 책은 후자에 속한다. 최근에 후자에 속하는 책이 참 많이 나오고 있다. 거의 대부분 일본에서 넘어온 책이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이라는 표현이 있다.


그만큼 오랜 시간동안 힘들 시절을 보냈다. 인간의 환경에 적응하며 살게 마련이다. 더 노력한다고 될 것은 아니라는 걸 깨달은 많은 젊은 층이 포기해 버린다. 더 노력한다고 딱히 더 잘 사는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알바로 조금 더 돈을 쓸 수 있는 정도다. 그럴 바에는 포기하자. 최소한의 에너지로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이 늘어났고 이들이 주류는 분명히 아니지만 하나의 유행(?)을 만들어냈다.


이런 유행으로 초식남같은 용어도 나왔고 말이다. 이런 유행은 서서히 한국에도 상륙하고 있다. 미니멀리즘이나 욜로같은 개념이 그렇다. 욜로는 다소 돈을 쓰는 것이라 다를 수는 있지만 말이다. 집 내부를 심플하게 하는 것도 일본에서 넘어온 유행이다. 한국은 그런 면에서 일본의 영향을 참 많이 받는다. 최근에 한국의 분위기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같은 건 절대로 아니다. 다만 청년층에서 취업이 힘든 점이 비슷하다.


갈수록 취업은 힘들고 알바를 하며 생활하는 친구도 많아졌다. 점차적으로 이럴바에는 이렇게도 살 수 있다는 걸 깨닫기도 한다. 큰 욕심 안 부리고 내 몸 하나 건사하며 살 수 있다. 더구나 너무 앞서나가지 않으면 된다. 이제 겨우 20대나 30대 정도면 얼마든지 무엇을 하든 먹고 살 수는 있다. 풍족하게는 아니더라도 말이다. 그런 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큰 불만이나 부담없이 살아 갈 수 있다는 판단이 든다.


이미 일본에는 그런 사람들이 꽤 있다. 주류는 아닐지라도 말이다. 이것도 유행처럼 그런 삶이 있다는 걸 알게 되는 사람들이 실천여부와는 상관없이 관심을 갖고 알아보게 된다. 아직까지 한국은 그런 젊은이들은 거의 없다. 더구나 그런 삶을 살아간다고 해도 글로 쓸 수 있느냐가 또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덕분에 자기 삶을 남들에게 공식적으로 글로써 알려준다. 이로 인해 더욱 이런 삶이 알려지게 된다.

무엇보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독서였다. 책을 읽어봐도 상당히 많은 독서 한다는 걸 알게 된다. 거꾸로 미니멀리즘 삶을 살기 위한 필수 아이템이 독서다. 다른 것들은 취미생활로 하려도 돈이 꽤 든다. 독서는 돈이 한 푼도 안 든다. 책은 도서관에서 빌리면 된다. 도서관 책을 내 서고라 생각하면 된다. 얼마든지 도서관 가서 읽고 대여해서 집에서 하루 종일 읽는다. 그것만으로도 시간도 잘 가고 의미있는 생활이 된다.


그 덕분에 글을 쓸 수 있게 되고 책까지 나오게 된 것이 아닐까한다. 더구나 저자는 아웃사이더 기질이 다분하다. 굳이 주류에 편입되려고 노력하진 않았다. 사춘기때는 왕따를 당했고 일을 그다지 능숙하게 하는 편도 아니다. 시골에서 도쿄로 상경했을 때 무엇보다 월세가 가장 큰 문제였단다. 기본적으로 처음에 3-400만 원은 든다. 거기에 월세가 한 달에 70만 원은 넘게 든다. 기껏해야 원룸 정도 크기가 그 정도다.


도쿄에 살며 당연하게 여겼고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고 봤지만 알바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쉽지는 않았고. 그러다 찾아보니 도쿄 외곽으로 가니 20만 원이 안되는 월세가 있었다. 그걸 계기로 그 지역으로 이사간다. 돈을 안 쓰면 된다. 돈을 쓰려고 하니 돈이 부족한 거다. 그렇게 본인이 한 달에 어느 정도 쓰는지 파악을 하고 일을 간병인으로 한다. 참 저자는 남자다. 그렇게 하고 아예 월세를 시간으로 계산해서 돈이 아까워서 집에 있는다고 한다.


집에 없으면 그만큼 돈을 버리는 것이라는 나름 역발상이다. 한 달에 대략 70만 원 정도로 생활한다. 그나마 가끔 아는 사람을 통해 알바도 하고 이렇게 책을 써서 그 돈도 조금 생겨 갖고 있단다. 책 내용은 전혀 거창하지 않다. 그렇다고 찌질하지도 않다. 그저 자기 분수를 알고 그에 맞게 살려고하는 사람의 이야기다. 나도 만약 혼자였다면 저자처럼 충분히 살 것 같다. 100만 원 넘지 않는 선에서 살아가는데 전혀 문제 없이 살 수 있다. 나를 위해 거의 돈을 쓰지 않으니.


그래도 대단한 건 저자는 거의 대부분 식사를 직접 해 먹는다. 외식을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직접 해 먹는다고 한다.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도 그렇고, 돈을 생각해서도 그렇다고 한다. 한 마디로 많은 걸 내려놓으면 가능한 삶이다. 나중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다. 이마저도 저자는 그건 그때가서 생각하면 된다고 말한다. 진짜로 내일이 없는 삶을 살아간다고 할까. 강요하지는 않는다. 각자 자신이 좋다는 삶을 선택하면 된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일이 나쁜 건 아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려놓으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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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좋은데 혼자라서 싫다 - 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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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 - 일본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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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 - 자발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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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영어교재 아학편 (누드사철제본) - 정약용이 만들고 지석영이 덧붙이다
정약용 원작, 지석영.전용규 지음 / 베리북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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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독특한 책이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최근의 학습서다.

영어 교재라는 제목이 있는 것처럼 조선시대의 영어교재다.


영어교재를 리뷰하려니 처음있는 일이다.

개인 공부하는 영어교재를 리뷰한다는 것이 좀 재미있지만.

현대 관점에서 근대의 영어고재를 보는 재미가 있다.


당연히 현대 영어교재가 더 좋고 유익할 것이라 판단된다.

그 부분에 있어 정답은 아니지만 시대에 따른 변화가 맞다.

지금은 주로 문법쪽에 좀 더 치중되어 있는 영어교재다.


이 부분에 있어 과거에는 발음에 더 치중되어있었다.

실제로 일제치하가 되며 영어 발음이 후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때부터 한국 영어가 문법과 이론 위주로 변했다고 책에서 설명해 준다.


지금보다 이 책이 나왔던 시기가 더 발음은 좋았다고 한다.

책을 읽어보면 그럴만 하다는 판단이 든다.

오히려 더 원음에 가깝게 표기를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더구나 이 책을 정약용이 썼다고 하니 더 대단하다.

내가 알고 있는 그 정약용말이다.

엄청나게 많은 책을 쓴 걸로 알고 있다.


실제로 자신이 직접 쓴 것도 있지만

제자들을 통해 펴 낸 책도 있어 다 합치면 어마어마한 걸로 안다.

이런 영어교재까지 썼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발음을 최대한 원어에 가깝게 했다.

한자와 함께 매치를 했으니 지금보다 더 어렵지 않았을까도 생각되는데

당시 시대를 생각하면 저렇게 했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한편으로는 중국이 저렇게 하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책에 나온 영어 발음을 보면 처음 영어를 배울 때가 생각난다.

영어발음을 한글로 쓴 걸 보니 저게 훨 좋을 듯하다.

영어발음이라도 확실히 할 수 있고 뜻도 안다면 

남은 것은 자신있게 이야기하면 되는 것이 아닐까한다.

재미삼아 읽고 영어 발음하기 힘들다면

차라리 이 책을 읽고 발음을 한글로 따라하면 어떨까했다.

발음이 힘든 분이라면 한 번 따라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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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하게 2018-03-20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소개로 보이는 영어 발음 표기가 굉장히 현실적이라 놀랍습니다. 근데 다산 정약용 선생이 천재이고 많은 책을 쓴 건 사실이지만, 영어책을 쓰진 않았어요. 책 소개에 나오듯, 다산은 그냥 한문으로 된 책을 집필했고 후대의 인물인 전용규와 지석영이 나중에 그 책에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붙였다는 얘기지요. 아무튼 이 책은 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세상에, 엄마와 인도 여행이라니! - 세 여자의 ‘코믹액숀’ 인도 방랑기
윤선영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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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여행 책을 많이 읽었다. 나는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다고 말한 적이 많다. 솔직히 더 고백하자면 여행을 좋아하는지 여부를 정확히 모른다. 지금까지 여행을 가본적이 없다. 휴양지에는 온 가족이 간 적이 있다. 그저 휴양이 목적이었다. 그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갔다. 그 외에 여행이라고 할 만한 걸 해 본적이 없다. 이러니 딱히 여행을 좋아한다, 싫어한다라는 표현 자체가 좀 어패가 있지 않나라는 생각은 한다.


배낭여행이든 뭐든 해 본적이 없는 것에 대해 좋아하지 않는다는 표현은 틀렸다. 여행 책이 참 많이 나온다. 그 중에서 대박이 있는 줄 그건 모르겠다. 여행 책은 어떤 유익보다는 재미 측면이 더 강했다. 혼자 가는 것도 있었고 식구랑 가는 것도 있었다. 여행 책을 읽을 때면 소소한 재미가 있다. 무엇보다 여행이라는 것은 나를 완전히 내려놓게 된다. 내가 갖고 있는 걸 숨길 공간이 없다. 그동안 애써 감춰왔던 걸 보여줄 수밖에 없는 현장이다.


24시간 내내 같이 돌아다녀야 한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 아닌 며칠을 말이다. 책에 나올 정도의 여행이라면 한 달정도씩 다니는 경우가 많다. 그 과정에서 상대방을 알아간다. 지금까지 알았던 것과 다른 모습을 발견한다. 내가 숨기고 싶었던 걸 보여줄 수밖에 없다. 몰랐던 상대방의 모습에 놀라기도 한다. 그걸 피할 방법도 숨길 방법도 없으니 여행은 더 친해지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여행가서 더 친밀해지거나 멀어졌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책이 나올 정도면 더 친밀해졌으니 나왔겠지. 의외로 저자가 엄마랑 함께 한 여행이 많다. 아니면 내가 읽었던 책이 그런 것이 많았던가. 이번에도 역시나 저자가 엄마와 함께 인도여행을 간 이야기다. 거기에 고모까지 함께였다. 무슨 거창한 프로젝트로 인도여행을 간 것은 아니다. 저자인 윤선영은 원래 여행을 많이 다녔다. 학교 다닐 때에도 여행을 다녔다고 한다. 그다지 풍족한 생활하지 못했던 인생을 여행으로 풀었던 듯도 하다.


인도는 참 많은 사람이 간다. 한국에서도 여러 사람이 가는데 그 중에서도 류시화가 거의 인도를 알렸다고 할 정도 아닐까싶다. 나는 그렇다고 인도를 꼭 반드시 가고 싶다는 주의는 아니다. 이상하게도 난 선진국의 도시를 더 가고 싶다고 누누히 이야기했으니 말이다. 이번에도 그런 생각은 다르지 않다. 그래도 책은 상당히 재미있었다. 딸과 엄마와 고모가 함께 여행다니며 겪는 에피소드가 무척 재미있고 유쾌했다.

저자는 틈만 나면 여행을 갔다고 한다. 그곳에서는 오로지 나만 이었다. 한국에서는 내가 다른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고 사람들에게 인식된다. 내가 갖고 있는 걸로도 표현된다. 여행에서는 그런 것은 전혀 상관없었다. 오로지 나라는 사람만 사람들은 반겼다. 그렇게 여행에 빠졌고 늘 혼자만 다니는 여행이 아쉬웠고 엄마도 함께 했으면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중에 드디어 엄마랑 인도 여행을 계획했고 고모도 따라가게 된 여행.


이렇게만 보더라도 어딘지 여행에서 좌충우돌 다양한 에피소드가 펼쳐질 것 같은 느낌이 물씬 난다. 그나마 딸이 여행을 많이 다닌 베테랑에 인도도 몇 번씩이나 다녔다. 엄마에게 가이드를 하는 여행일 듯했다. 막상 여행을 가니 엄마와 고모는 딸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더구나 여행 가기에 앞 서 준비물을 보면서 기겁을 했다. 더구나 고모는 해외배낭여행인지 국내 옆 집 구경인지 모를 정도로 짐을 바리바리 쌌다.


인도에 가서도 무조건 아끼기는 힘들었다. 연세가 있는 분들이니 여행 자체를 두 분에게 맞출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엄마와 고모는 살짝 여행에서 느끼는 것과 재미가 다르니 이를 균형있게 하는 것도 힘들었다. 엄마는 몰랐는데 사진찍는걸 좋아했다. 처음에는 쭈볏거리며 사진을 찍었지만 나중에는 적극적으로 오히려 당당히 요구하며 사진을 찍는다. 워낙 오지랖 넓은 인도 사람들은 나중에 아예 엄마와 함께 다양한 구도와 포즈까지 연구하며 찍는다.


생각지도 못한 엄마의 모습과 행동에 딸은 새로운 발견에 놀란다. 여행의 매력은 이런 것이 아닐까. 평소와 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것. 그 모습은 새로운 것이 아닌 내가 몰랐던 것이 맞다. 엄마도 늘 딸이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다니는 줄 알았는데 딸이 대견하다. 이렇게 척척 뭐든 해나가는 모습을 보니 말이다. 함께 셋은 여행을 다니며 여러 추억을 만들고 몰랐던 모습을 발견하며 남들이 갖지 못한 많은 공유를 만든다.


읽다보니 역시나 여행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아무것도 없이 몇 달 정도를 가방만 달랑 들고 떠나고 싶었다. 도저히 생각도 못했고 시도조차 꿈도 꾸지 못했던 해외여행을 20대에 다시 간다면 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쉽지 않은 때였지만 그래도 그때만큼 자유롭게 갈 수 있을 때도 없지 않을까한다. 이 책 <세상에, 엄마와 인도 여행이라니!>처럼 함께 하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물론, 여전히 난 일단 일본 도시부터 가보고 싶다. 로망이네. 쓰고 보니.


증정받아 읽었습니다 ^^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보내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여행 가고 싶어요^^


함께 읽을 책

https://blog.naver.com/ljb1202/220585784169

지금 여기, 산티아고 -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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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으로 지구 한 바퀴 - 즐거운 고생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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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산티아고 - 함께 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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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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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을 가 본적이 거의 없다. 가 본것이라곤 휴양지정도다. 외국의 도시를 가 본적이 없다. 그에 대한 로망이 있다. 난 휴양지보다는 외국 도시에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싶다. 거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지역, 건물 등. 부쩍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더 난 흥겹고 좋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가까운 일본 도쿄를 꼭 가고싶다. 언제 갈지는 나도 모르겠다. 이렇게 쓰기만 하고 결국에는 한 번도 가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러니 괜히 살짝 울적도 하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워낙 가깝기에 친근하기도 하고 영화 등으로 자주 접하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게 참 재미있는 것인 나에겐 솔직히 '교토'나 '도쿄'나 차이가 없었다. 도쿄는 일본의 수도인데 이상하게 둘은 구분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전혀 몰랐는데 이 책인 <교토에 다녀왔습니다>를 읽고 드디어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둘은 달라도 완전히 다른 도시였다. 느낌 상 서울과 지방도시정도였다.


무엇보다 참 재미있는 도시라는 느낌이 책을 읽으니 강하게 들었다. 어떤 매장은 간판이 없다. 매장을 찾으려고 해도 간판이 없어 쉽게 찾지 못한다. 그곳은 서점이다. 베스트셀러가 없다. 주인의 취향에 맞는 책이 전시되었다. 아는 사람만 오는 매장을 만들고 싶었단다. 나로써는 이해가 안 될 정도다. 더 팔아 이익을 내고 싶을텐데 반대로 한다. 이곳은 스스로 찾아 오는 분들이 아닌 우연히 오는 분들은 환영하지 않는다.


일부러 찾아오신 분들이 편하게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게 하길 원한다. 이런 서점이 있다는 사실이 의아할 정도다. 서점 주인은 찾아오신 분들에게 자신이 큐레이션 한 책을 선택하길 원한다. 아예 일부러 찾아 온 손님을 더 편애한다. 이런 신기한 일이 바로 교토에 있는 매장이다. 이건 매장보다는 교토라는 지역의 특성에 좀 더 가깝다고 한다. 그곳은 무엇을 더 팔기보다 여유있게 살아가길 원하는 사람들이 거주한다.

게다가 이 곳은 오래된 점포가 많다. 우리는 오래되었다고 하면 몇 십년을 떠올린다. 그 정도만 해도 상당히 오래 된 집으로 사람들이 쳐준다. 교토에서 그 정도 집은 쳐주지 않는다. 100년 된 점포도 아직은 오래되지 않았다. 몇 백년 된 점포가 많고 몇 대가 대를 이어가며 점포를 운영한다. 자신들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백화점 입점도 안 한다. 오히려 특정 점포는 백화점에서 아침에 와서 자신의 양을 가져가야 할 정도다.


이렇기에 교토에서는 프랜차이즈도 자신의 브랜드를 지키지 못한다. 자신의 고유 색깔이 아닌 교토의 고유색깔로 해야한다. 맥도널드도 이곳에서는 고유의 색깔을 지키지 못했다. 무조건 못하는 것이 아니다. 교토의 자체 조례에 따라 색깔 등을 맞춰야만 한다. 우리처럼 무작위로 막 간판이 있지도 않다. 심지어 건물도 20미터로 제한되고 5층을 넘어설 수 없다. 교토만의 고유한 전통을 지키기 위해 기업도 기꺼이 참여한다.


더 재미있는 것은 처음 온 손님을 받지 않기도 한다. 이치겐산 오코토와리는 화류업소다. 이 곳은 혼자 온 손님도 받지 않는다. 오로지 소개를 통해 함께 온 사람만 입장할 수 있다. 거기에 교토는 밥먹고 가라는 인사를 할 때 무조건 집에서 나간다. 이건 의례적인 인사고 그 인사를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된다. 오히려 이상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일본에서 늘 침략을 받던 지역이라 자신의 가족들이 먹던 양을 빼앗기기에 생긴 인사라고 한다. 서로 이웃 양식을 건드리지 않는.


책은 거창하고 대단한 이야기가 없다. 소소하고 정겨운 내용이 있다. 교토라는 지역 특성상 대도시도 아니라 그럴 것이다. 소개되는 곳들도 전부 대규모가 아니다. 전부 소규모만 보여준다. 무엇이 중요할까. 정답은 없어 보인다.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여행지를 가면 된다. 아마도 난 도쿄를 더 선호할 듯하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며 복잡함이 아닌 느림을 더 느꼈다. 책을 읽으며 잠시 여유를 가진다면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지 않을까.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오히려 평범한 곳은 없나.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가볍고 부담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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