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한구석에 - 상
코노 후미요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여전히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가깝고도 먼 사이라는 단어만큼 어울리지 개념이 없다. 분명히 개인과 개인이 만났을 때는 친해지고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국가라는 개념이 앞에 선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한국은 아직도 충분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일본은 이제 그만하자고 생각한다. 이건 가해자보다는 피해자 입장에서 고려해야하는데 그 점은 아쉽다. 이건 또 국가라는 것때문에 그렇기도 할 것이다.


분명히 이 책 <이 세상의 한구석에>는 그런 부분에 있어 한국인이 읽을 때 거슬릴 수 있다. 배경이 일본이 제국주의로 전쟁을 벌일 당시다. 내용은 일본이 전쟁을 벌인다는 것이 배경일 뿐 어느 시골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지극히 평범하지만 소소한 이야기다. 사실 늘 그렇게 생각한다. 국가와 국가가 전쟁을 벌일 때 그걸 원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 원하지 않을 것이다. 대체적으로 전쟁은 지도자들의 욕망이나 수치때문인 경우가 많다.


아무런 이유도 모르고 그저 국가에서 징집하고 잘못하면 자신이 살고 있는 터전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참여한다. 상대방에 대한 미움이 없지만 시간이 지나며 내 지인과 가족이 사망하며 저주가 생긴다. 이런 것이 쌓여 전쟁은 더욱 상대방을 제거하는 싸움이 된다. 사실 지나면서 점점 누구를 위한 전쟁인지 그 목적마자 잃어버리게 된다.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는 민초 입장에서 누가 지도자가 되든 무슨 상관이겠는가. 공정하고 공평하게 누구나 잘 살게 만드는 지도자가 최고지.


스즈가 주인공이다. 어릴 때부터 20대가 되기 전까지 내용이다. 이제 막 일본이 전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기 직전부터 패망할 때까지 이야기다. 그 과정에서 일본에서 살아가는 지극히 일반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다. 만화로 볼 때 그들이 딱히 그 일본의 전쟁에 대해 문제점을 의식하지는 않는다. 그저 국가에서 하고 있으니 묵묵히 따라가고 있을 뿐이다. 전쟁이 지속될수록 먹고 살기 힘든 과정이 그려진다.

배급이 갈수록 줄어들고 설탕같은 경우 여름이 되면 중단된다고 한다. 암시장은 활발해지고 다들 겨우 먹고 살게 된다. 점점 미국의 공습이 커지며 다들 각자 방공호를 만들어 싸이렌 소리가 나면 그곳으로 피한다. 아주 좁은 곳에서 사이렌 소리가 끝날 때까지 오손도손 이야기한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런 이야기다. 당시를 살아가던 일본인의 이야기다. 우리로 치면 비슷한 시기에 촌에서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스즈는 슈사쿠와 결혼을 한다. 둘은 만난 적은 없지만 당시의 풍습대로 결혼을 제안하고 어린 나이에 간다. 다행히도 슈사쿠 집안은 스즈를 잘 맞아들이고 화목하게 지낸다. 힘들지만 서로가 적당히 상대방을 애교로 놀리기도 하고 감싸안기도 하며 지낸다. 누구랄것도 없이 동네 사람들 모두가 먹고 살기 힘들다. 그렇다고 딱히 남의 것을 탐내지는 않는다. 서로 힘들고 어려워도 주워진 상황에서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마지막에 본격적인 공습이 될 때 슬픈 일도 벌어진다. 그걸 누구의 책임이라고 할 수가 없다. 그저 전쟁이 전해준 아픔이다. 이런 것은 가해자든 피해자든 국가가 아닌 국민들이 받는 피해다. 그들이 무슨 잘못을 했기에. 히로시마에 원폭투하로 인해 많은 사상자가 생긴다. 스즈의 동생도 마찬가지다. 원폭피해를 입는데 잘 될 것이라 이야기하지만 그 후에 어떻게 될 지 우리는 알고 있다. 쓰다보니 다소 리뷰가 정적인데 만화는 꼭 그렇지는 않다.


워낙 힘든 시절에 소소한 행복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보니 지금의 관점에서 봐 그런 정서가 생긴 듯하다. 사실 착각하고 실수해서 상중하로 되어 있는 걸 하부터 읽었다. 이미 결말을 알고 상,하를 읽게 되었다. 내가 일본 사람이 아니라 크게 감명을 받거나 추억에 애련해지지 않았다. 당시에 일본 시골에 살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나마 흥미로웠다. 여기나 거기나 평범한 사람들의 삶은 다 똑같구나. 이런 생각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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