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한 이타주의자 - 세상을 바꾸는 건 열정이 아닌 냉정이다
윌리엄 맥어스킬 지음, 전미영 옮김 / 부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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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즉흥적이고 감정적으로 행동할 때가 많다. 우리가 인간이라는 점을 그때마다 확인한다. 인간이라 감정이 있고 감정이 있어 무지막지하게 멍청한 짓을 한다. 분명히 똑똑한 행동이라 여겼던 것을 지나고나서 바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런 일은 남을 돕는 것에도 심심치않게 벌어진다. 연말이나 특별한 재해가 생겼을 때마다 방송에서는 수많은 모금행사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방송을 보며 현재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준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돈을 모아 줬다. 특히나 특별생방송같은 것에는 직접 참여한다. 뉴스 말미에도 누가 얼마를 줬다고 알려주기도 한다. 이런 때에도 큰 돈을 낸 사람을 알려주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알려주지 않는 아주 이상한 일도 벌어진다. 그보다는 그렇게 소중하게 모아 준 돈이 원래 목적에 맞게 돈이 투입되는지 여부는 다들 그다지 관심갖지 않는다. 방송같은 곳에서도 이 점에 대해 모금할 때처럼 적극적으로 알려주지도 않는다.


사실 돈을 모은 것보다 어디에 어떻게 쓰였고 그 모금액 덕분에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알려주는 것이 어떻게 보면 훨씬 더 중요한 행동이 아닐까. 이런 의문에 답을 주는 것이 <냉정한 이타주의자>다. 우리는 그저 남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도움을 주지만 어떤 도움이 실질적으로 가장 큰 도움이 되는지 알지 못한다. 그저 그때마다 측은지심에 호소하는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도와줄 뿐이다. 이왕이면 보다 도움되는 것에 내 돈을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책 서두에 나오는 예화가 그렇다. 학생들이 학교에 제대로 다니지 않고 학습하지 않으니 아프리카 아이들의 교육수준은 변하지 않고 발전도 더디다. 학교를 세우고 교과서를 배포하고 여러가지 방법을 쓰지만 최근들어 더이상 발전속도가 올라가지 않았다. 어뚱한 곳에서 해결되었다. 아이들이 출석률이 떨어지는 걸 가장 크게 방지한 것은 교육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기생충 구체'였다. 교육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보건이 오히려 교육의 질을 높혔다.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니 출석률이 높아졌다. 더구나 그 비용은 학생 1명 당 단 5센트였다. 장내 기생충은 면연력을 떨어트려 질병의 위험이 올라간다. 더 대단한 것은 이렇게 기생충 치료를 받은 아이들은 그 후에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주당 3.4시간이나 더 일했다. 이로 인해 소득도 20퍼센트나 증가했다. 자연스럽게 세금도 더 많이 거둬들일 수 있었다. 이와 같이 단순히 도와주는 것이 아닌 실질적으로 실효성이 얼마나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선행으로 스스로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지만 이왕이면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에 모금하거나 행동을 해야 할 것이다. 비영리기관에서 일하는 것도 좋지만 오히려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며 자신이 잘 판단해서 버는 금액 중 일부를 지원하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도 책에서는 해 준다. 의사가 되려고 하는 친구가 비영리 재단에서 근무하는 것보다 차라리 열심히 의사를 하며 버는 돈 중 일부를 지원하고 가끔 자원봉사로 활동하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된다.


이처럼 책에서는 단순히 즉흥적인 열정을 갖고 행동하지 말라고 알려준다. 물론, 그런 행동이라도 하는 것이 좋다. 투표에서 기껏해야 내 1표가 어떤 도움이 되겠냐며 하지 않는 것보다는 단 1표라도 투표할 때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지를 데이터를 근거로 알려주기도 한다. 가끔 우리가 특정 지역에서 겨우 몇 표차이로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이 당선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이런 행동을 할 때 좀 더 냉정하게 따져보며 할 것을 책은 권하고 있다.


공정무역이 꽤 인기를 끌고 있고 노동력 착취하는 거대기업의 문제를 지적하는 언론도 많았다. 그들의 지적은 분명히 맞았지만 해당 국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는 오히려 그런 공장이 가장 좋은 일터였다. 누군가는 '그렇게 그늘에서라도 일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을 할 정도다. 그들의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더 힘들어지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우리가 알아야한다. 그 거대기업이 다른 국가나 지역으로 간다면 당장 해당 지역은 수입이 줄고 더 힘들어진다.


이 책의 소제목인 '세상을 바꾸는 건 열정이 아닌 내정이다.'라는 문구가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나는 열정이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그놈의 열정 타령을 그만했으면 하는 입장이다. 열정은 오히려 이용당하기 쉽상이다. 열정이 필요없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뭐든지 열심히 하지 않으면 열정이 없다고 말한다. 열정보다는 끈기와 꾸준히가 중요하다. 열정은 금방 식게 만들어 포기하게 된다. 그보다는 느긋하더라도 냉정하게 현 상황을 파악하며 끝까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책은 단순히 냉정에 대한 자기계발 책으로 봤는데 그 보다는 남을 돕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실제로 남을 돕는 것이 가장 열정에 휘둘리고 이용당하기 좋다. 당장 눈에 보이는 불쌍함에 대한 측은지심으로 기회비용측면에서도 손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 냉정하게 자신의 돈이 제대로 쓰이는 지 확인하며 지원하는 것이 더 좋다. 무작정 내 소중한 돈을 지원하는 것보다 말이다. 그런 면에서 최근 길거리에서 벌어지는 모금행위에 대해서는 아주 부정적이다. 의심스럽기도 하고. 나도 냉정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생각과는 다른 책이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냉정은 열정을 오히려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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