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너를 잃었는가 미드나잇 스릴러
제니 블랙허스트 지음, 박지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추리 소설은 읽고 리뷰 쓰기가 참 애매하다. 일반 소설은 내용을 이야기해도 상관없다. 내용이 밝혀진다고 소설을 안 읽을 이유가 없다. 내용을 통해 독자가 느끼는 부분이 더 중요하다. 작가가 무엇을 이야기하려 했는지 유추하거나 독자가 읽고 타인이 아닌 자신만의 고유한 감정을 적으면 된다. 추리소설은 그렇지 않다. 작가가 나름 독자와 게임을 한다. 작가는 최대한 독자의 추리 게임을 하며 범인을 숨기려 한다.


독자는 읽으며 최대한 범인이 누군지 밝히려 한다. 가끔 범인이 미리 밝혀지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는 도대체 그 범인이 어떻게 아무도 모르게 깜쪽같이 모두를 속였는지 추리한다. 작가는 소설 속에 주인공과 범인의 대결을 통해 사건을 밝히지만 그 이면에 작가는 독자에게 끊임없이 유혹한다. 이 소재에 속아주지 않으래, 이 사람을 의심해 보지 않을래, 기타등등. 이런 식으로 독자에게 작가는 맞춰보라며 다양한 걸 던진다.


얼마나 최대한 독자가 눈치채지 못하고 허를 찌르느냐 싸움이다. 독자는 나름 스스로 똑똑하다고 믿는다. 작가가 나를 속이려 하는 걸 충분히 극복하고 범인을 금방 맞출 수 있다고 자신한다. 특히나 중간 정도되면 대체적으로 누가 범인인지 윤곽이 드러나고 눈치챈다. 의심하는 몇 몇 사람이 눈에 들어오고 그 중에 범인이라고 추측되는 인물을 본다. 아니나 다를까 범인을 알게되면 묘한 쾌감도 느낀다. 작가가 숨기려 한 걸 내가 알았으니 말이다.


작가와 독자는 이렇게 작품을 갖고 또 다시 서로 추리 싸움을 한다. 이런 상황에서 리뷰는 애매하기 마련이다.이 책을 읽을 다른 사람에게 함부러 어떤 힌트를 주는 것이 어렵다. 내가 쓴 리뷰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가장 유명한 <식스센스>에서 누가 범인인지 알고 보는 것은 너무 허탈하다. 난 절대로 그 사실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차라리 안 보고 말지. 누군가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누가 귀신인지 알고 보는 것이 더 좋단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이 있지만 대체로 알려주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다. 이러니 추리소설에 대해 리뷰는 어떻게 써야하는지에 대한 곤란함이 있다. 이렇게 추리소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다소 장황하지만 분량을 채웠다. <나는 어떻게 너를 잃었는가>는 먼저 재미있다. 단순한 추리소설이 아니다. 추리 형식이지만 전형적인 범인이 나오지 않는다. 


뻔하디 뻔한 형사와 범인의 구도도 아니다. 최근 추리 소설 형식에 있어 내가 그런 책을 다소 읽어 그런지 몰라도 서양쪽은 전통적인 추리소설 종류에서 벗어난 경우가 많다. 형사가 나오지 않는다. 범인을 쫓는 사람이 있지도 않다.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 하지만 해결사가 아닌 피해자다. 피해자에게 어떤 일이 생겼는지 스스로 모른다. 내가 피해자다. 아니, 가해자인 경우도 많다. 이 책은 주인공인 수전 웹스터가 가해자다.


겨우 12주 밖에 안 된 아들을 살해했다. 그 후에 그는 죄에 대한 처벌을 받고 다시 사회로 나왔다. 여전히 마음 속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자신이 아들을 죽였다는 사실은 맞지만 스스로 자신이 없다. 아들을 죽일 이유는 없었다. 재판에서 그가 살해했다고 판결이 났고 당시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정신과 치료도 받으며 외사성 스트레스라고 할까. 당시의 상황은 그다지 기억하지 못한다.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에 조용히 마음속에 삭히며 살아가려 했다.


어느 날 뜻하지 않게 아들에 대한 정보가 집에 도착했다. 누가 이런 장난을 치는지 궁금하다. 모든 것을 잊고 살아가려 하는 수전에게 이런 상황은 상처를 더욱 벌어지게 만든다. 잊으려 하는 수전에게 자꾸 아들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속속 발견된다. 이제부터 수전은 어쩔 수 없이 진실을 밝히려 한다. 과연, 자신이 아들을 죽인 것이 맞는지 진실에 한 걸음씩 걸어간다.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책을 읽으며 진실은 무엇인지와 범인을 쫓으려 노력했다.


결론을 이야기하면 진실은 파악되었지만 범인은 알아내지 못했다. 마지막에 가서야 겨우 밝혀진다. 작가와의 추리 싸움에서 내가 졌다. 다소 치사하게 내용이 이어진다.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 가며 보여주면서 독자를 기만(?)한다. 속으라고 보여주는 내용에 속았다. 자연스럽게 범인이라고 여겼던 인물을 확신했다. 보통 초반에 나온 인물이 범인이다. 이를 비틀었다. 소설은 추리였지만 추리가 아닌 식으로 흐른다. 흥미롭게 집중하며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글이 빽빽하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끝나야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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