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읽어내는 과학 - 1.4킬로그램 뇌에 새겨진 당신의 이야기
김대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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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신이 될 수 있을까. 신이란 무엇인가. 전지전능인가. 그보다는 영원불사인가.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컴퓨터는 죽지 않는다. 폐기될 뿐. 컴퓨터 안에서는 무엇이든지 전부 다 할 수 있다. 현실 세계가 아닌 온라인 세계에서 말이다. 그렇다면 컴퓨터 안에서 내가 만든 세상에서 나는 전지전능하다. 가면 갈수록 이런 식으로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이 인간임을 만들어 주는 것은 무엇인가. 이런 철학적인 문제에 대해 여전한 물음이 있지만 접근 방식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오로지 사유를 통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았다. 여기서 더 발전하면 이걸 증명해 내는 과정에서 수학이 발달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과학적인 접근이 도출되었고 물리는 으뜸이 되었다. 확장을 거듭하며 일반인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는 각종 용어와 개념이 넘쳐나게 되었다. 과거에 철학은 일반인이 아닌 가진 자의 어떻게 보면 은밀한 세상보기였다. 누구나 생각하면 자각하게 되고 부조리에 눈을 뜨고 자아가 형상된다. 이를 제거할 필요가 있었다.


현대로 넘어오며 철학의 역할은 여전하지만 과거와 같은 영광은 사라졌다. 이제 사람들은 철학으로 자아를 탐구하지 않는다. 이제 그 자리를 과학이다. 인류 존재의 의미에 대해 물리에서 시작해서 우주까지 가며 근본적인 성찰을 하게 되었다. 여기에 인간 자체의 들여다보는데 있어 뇌과학과 인지과학이 발달하며 새롭게 접근하고 있다. 그저 사유로 모든 것을 성찰한 것과 달리 이제는 인간이 생각하는 것에 따라 뇌가 어떤 식으로 변화하는지 관찰하며 좀 더 과학적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되어 최근에 가장 재미있고 흥미롭게 보는 분야가 뇌과학과 인지과학이다. 투자에서 자주 최근 언급하는 행동경제학도 전부 여기에 해당한다. 인간은 절대로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 않다. 오히려 터무니 없이 감정적이고 비합리적이다. 아주 사소한 것에도 반응하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더구나 자신의 행동에 대해 스스로 전혀 자각하지 못한다. 모든 인간은 스스로 합리화 할 뿐이다. 어떤 행동을 자신도 모르게 하고선 이에 맞는 스토리를 만들어 주장한다.


이런 사실을 안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이런 책을 읽고선 또 다시 인간처럼 행동한다. 모든 사람은 자신이 평균 이상은 할 것이라 본다. 분명히 그럴 수 없는데도 말이다. 이처럼 인간은 모순 덩어리지만 그렇기에 인간이다. 인간이 인간답게 하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인과관계가 아닐까 한다. 이 책 <인간을 읽어내는 과학)에서는 그 점을 미래 예측이라 본다. 인간은 유일하게 미래를 예측한다는 점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인간만의 것은 분명히 아니다. 원숭이도 해 낸다. 책에 나온 사례에 의하면 고양이는 먹이를 줄 때마다 반긴다. 먹이를 주며 고양이 한 마리를 데리고 간 후 실험을 해서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이상해져서 돌아오는 경우가 있어도 말이다. 반면에 원숭이는 다르다. 처음에는 좋아하다가 점차적으로 돌아오지 않는 원숭이를 깨닫고 나중에는 바나나를 들고 오더라도 전혀 반기지 않고 오히려 화를 낸다. 어느 정도 미래를 예측한다는 뜻이다.


인간이 미래 예측을 한다는 것은 바로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처럼 열심히 살아가고 노력하는 이유다. 노력하지 않으면 지금 당장이 아닌 향후에 어려워질 수 있으니 노력한다. 동물이 당장 배고픔만 해결 되면 더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기근이 오거나 먹이감이 사라질 수 있다는 걸 도저히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인간은 그럴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예측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한다. 그 덕분에 인류는 지구의 지배자가 되었다.


하다보니 의도하지 않게 김대식 저자의 책을 연속으로 읽게 되었다. 하나는 책으로 질문하는 것이고 이번에는 저자 전문분야에 대한 책이다. 이미 해당 분야에 대한 몇 권의 책을 읽었기에 어렵거나 이해하기 힘들진 않았다. 관련 책을 읽다보면 아무래도 비슷한 내용이 나오고 대동소이한 경우도 많다. 이미 많은 것들이 알려져 있어 참신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이 책은 나름 좋았다. 무엇보다 같은 내용을 전달하는데 있어 어떻게가 중요하다.


사람이 태어나 죽는다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명작도 되고 고전도 되고 아무도 읽지 않는 것처럼. 얼마나 기존에 있는 내용을 갖고 참신하게 다르게 보여주느냐가 핵심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성공했다. 각종 실험이나 사례는 익숙하지만 이에 접근하는 방식은 다른 책과는 달랐다. 상당히 많은 다독을 한 저자답게 실험만 소개하면서 정보를 알려줬으면 나에게는 지루했을텐데 그렇지 않았다. 많은 작품이나 색다른 사례를 갖고 전달해서 재미있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 출발점은 결국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뇌과학이나 인지과학이라 본다. 이제 인간은 쓸모없는 존재가 될까. 그렇지 않다. 여전히 기존과 동일한 일을 비슷하게 할 수 있다. 세익스피어가 쓴 내용에서 벗어나지 않는데도 여전히 사람들은 수없이 열광하고 색다르게 받아들인다. 똑같다. 직업은 여전히 새롭게 탄생한다. 여전히 인간만이 갖고 있는 인과관계에 따른 판단과 결정에 따른 행동은 AI가 쉽게 따라올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수많은 데이터를 조합해서 최적의 수를 놓는 방식은 인간이 도저히 따라할 수 없다. 인간이 웃는지 울고 있는지 여부도 컴퓨터는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 인간에게 아주 쉬운 계단을 올라가는 것도 로봇은 여전히 어려워한다. 이는 바로 인과관계를 제대로 습득할 수 없는 부분이라 그렇다. 언제가 AI가 이 부분만저 정복할 수 있을까. 그건 누구도 모른다. 인간을 탐구하고 조사하고 관찰할수록 인류의 미래는 어두울까. 희망적일까. 모르겠다. 그저 오늘도 내일도 재미있고 행복하게 살자.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에고가 가득한 느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관련 책을 읽으려면 이 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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