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즈번드 시크릿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너무 무지했다. <허즈번드 시크릿>은 제목과 표지를 보고 착각했다. 판타지 소설로. 영어가 짧아 처음에는 허즈번드가 무엇인지 몰랐다. 굳이 그 단어가 어떤 뜻인지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오로지 시크릿 단어에만 꽂혔다. 나중에 허즈번드가 남편이라는 뜻을 알았다. 물론, 내가 허즈번드 단어를 몰랐다는 뜻은 아니고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러다보니 책을 읽다 남편의 비밀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오며 그제서야 책이 읽혔다.


아무리 읽어도 도저히 판타지스러운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으니 언제 나오나 하며 읽었다. 판타지 소설을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다. 읽게 되면 읽는거다. 나름 경제/경영 쪽은 어느 정도 촉이 있는데 소설 류는 아직까지 촉이 부족하다. 이러다보니 대체적으로 나름 필터링을 해서 선정하는 편이다. 고전이야 그럴 필요가 없지만 현대 소설은 그런 과정을 거친 후 선택하는 편이다. 이번 책 <허즈번드 시크릿>은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전적으로 베스트셀러라는 것만 신경썼다. 어떤 내용인지도 몰랐다. 제목과 표지에 있는 "반드시 내가 죽은 뒤에 열어볼 것'이라는 문구에 도대체 무엇때문에 나는 이 소설이 판타지 소설이라고 착각했는지 모르겠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 책은 절대로 판타지가 아니다. 모든 소설은 현실이 아니니 판타지라고 우겨도 되겠지만 우리가 언급하는 판타지 개념은 아니다. 오로지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가 점철되어 있다.


그것도 소설 내용 전개상 책 제목인 시크릿은 150페이지가 넘어 나온다. 솔직히 100페이지가 넘도록 비밀이 나오지 않는다. 이제나 저제나 기다렸는데 나오지 않는다. 한 마디로 150페이지가 되는 동안 계속 밑밥만 깔았다. 여러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소개하는 것에 계속 할애한다. 솔직히 지겨웠다. 도대체 이 긴 내용을 이렇게 굳이 계속해서 보여주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또한, 굳이 이 많은 캐릭터를 등장할 필요가 있을까 했다.

분명히 서로 연결이 되었지만 굳이 그 연결이 되지 않아도 책 전개는 하등 부족하지 않았다. 크게 두 축이 있다. 하나는 책 제목인 허즈번드 쪽 사람들이 있다. 또 한 쪽은 그쪽과는 딱히 연관은 없지만 무엇인가 특이한 인간관계가 나온다. 이 두 축을 연결하는 연결고리가 있다. 그 연결고리는 굳이 필요없다. 두 축은 완전히 따로 논다. 내가 볼 때 책 한 권에 두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서로 독립된 이야기로 연결된다.


한 쪽만 다루고 다른 쪽은 얼마든지 축소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아마도 분량도 반 정도로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책을 읽다 중간에 그만 읽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끝까지 읽었다. 읽기 시작했으니 결말을 봐야하지 않겠나. 결말은 권선징악은 아니다. 그 면에서는 다소 독특하다. 누가 옳다, 그르다. 이런 결말이 아니다. 인생은 여하튼 계속 된다. 책의 결말은 그렇다.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 인생은 슬프든 기쁘든 계속 살아간다.


죽은 사람은 몰라도 산 사람은 어찌되었든 계속 생존하고 생활하며 살아간다. 책은 죽은 자와 산자의 이야기다. 죽은 자는 어쩔 수 없어도 산 자는 현재를 살아간다. 자꾸 과거를 돌아보며 전진하지 못한다면 그것도 힘든 인생이다. 과거에 발목잡혀 내 인생이 피폐해진다면 과감히 절연할 필요가 있다. 말은 쉽지만 '네가 정말 그렇게 된다면 과연?'이라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다. 그래서 인생은 생각과 달리 전개되고 생각처럼 살 수 없다.


여기까지 의미를 부여하자면 소설은 읽었다. 무려 5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읽었다. 왜 이리 소설은 길까. 그런 생각을 참 많이 한다. 추리 소설도 그렇고 페이지가 너무 두꺼워 불만이다. 읽을까에 대한 부담이 생긴다. 과감히 선택한 책이었는데 역시나 최소한 필터링을 하고 읽어야겠다는 결단을 하게 만든 책이다. 내가 읽은 책도 무려 19쇄가 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끈 작품인데 난 별로였다. 호불호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재미있게 읽은 사람에게는 내 리뷰가 쏘리하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책 한 권 읽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래도 뒤로 갈수록 궁금하긴 했다.


이 책을 읽자

http://blog.naver.com/ljb1202/220673075511

스토너 - 교수


http://blog.naver.com/ljb1202/220615221050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정말일까


http://blog.naver.com/ljb1202/220347726343

스틸 앨리스 - 소중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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