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송태욱 옮김 / 이룸북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스스로 공부하는 걸 '독학'이라 한다. 내 경우에 독학을 했다. 워낙 책을 많이 읽는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지고 있어 공부를 잘 했던 것으로 착각하는 분도 있는데 난 공부를 못했다. 별 생각없이 학교와 집만 왔다 갔다 했다. 이런 상황에도 공부를 잘 한 친구들도 있겠지만 난 아무 생각없이 살았다. 공부를 꼭 해야한다는 당위성이나 책임감 같은 것도 거의 없었다. 그런 면에서 부모님에게 감사할 일이다. 공부에 대해 특별한 압력이 없었으니 그러지 않았을까.


그저 남들보다 책은 조금 더 읽는 편이었던 내가 독학이라는 의미로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30세 정도부터다. 독학이라는 생각도 못했다. 독학이라는 단어도 몰랐다. 필요성을 느끼고 책을 읽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독서이외는 없었다. 그 어느 누구도 나에게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고 물어볼 사람도 없었다. 내가 믿을 것은 오로지 책뿐이 없었다. 다행히도 도서관에 가면 수많은 책이 나를 기다렸다. 어떤 책이 좋은지 나쁜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구별하는 방법도 모르니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추천하는 책 위주로 읽었다. 책 중에 연관된 책이나 관련 책이 있으면 곁들여 함께 읽었다. 다행히도 난 <독학>책에서 말한 - 수많은 독학이나 독서 관련 책에서 언급한 - 다독을 했다. 몇몇 책을 읽고 끝낸 것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계속 확장해서 읽었다. 주식책을 읽다가 재무제표 책을 읽고 관련되어 금융역사 책을 읽고 이런 식으로 계속 확장하며 범위가 넓어졌다.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도 몰랐다. 누가 코칭해주지도 않았다. 내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내 현재 수준이 어디인지도 몰랐다. 계속 읽고 또 읽었다. 그렇게 읽다보니 어느 덧 독서 한 책이 800권도 넘었다. 그 때 쯤 독서리뷰를 시작했다. 다행히도 난 편협하게 한 분야만 집중적으로 파고 또 파지 않았다. 느린 듯 하지만 여러 분야 책을 읽었다. 처음에는 한 분야 책을 연속적으로 읽었다. 그래도 모르니 또 읽었다. 싫증을 금방내고 반복을 지겨워해서 같은 분야의 다른 책을 계속 읽어나갔다.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 무엇인가 남긴 남은 듯 했다. 이걸 확인 할  방법은 여전히 없다. 지금도 그건 마찬가지다. 내가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여전히 모르는지 애매하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나에게 그런 통찰력이 어떻게 생겼냐는 질문을 한다. 난 어리둥절하다. 통찰력? 나에게 그런 것이 있단 말인가. 난 그저 책읽고 글썼고 책까지 펴 냈을 뿐이다. 투자 관련되어 이런 저런 경험을 근거로 이야기도 한다. 직접경험과 간접경험이 결부되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미래가 보인다는 표현은 교만하고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예측이 된다. 실제로 그렇게 된 것들이 있다. 대놓고 글로 적극적으로 쓰는 편은 아니지만 강의할 때나 여러 루트를 통해 예측 한 것들이 진행되니 강의를 들었던 분들이나 이야기를 들었던 분들이 놀라면서 나에게 통찰력이라는 표현을 쓴다. 여전히 통찰력은 개뿔~~이라는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그런 걸 보지 못하는데 난 그렇게 될 것이라 추측이라도 하니 통찰력이라는 표현을 하는 것이겠지.


전적으로 독서덕분이다. 지금도 여전히 누구도 나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수많은 책과 보고서 등을 읽는다. 내가 말한 추측은 고백하자면 내 생각이나 통찰력이 아닌 남들이 했던 것을 내 입으로 이야기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 분들은 그 책이나 보고서를 읽지 못했고 난 읽은 차이라고 할까. 개별 투자 스킬은 '우와~~'하는 경우가 많지만 어떤 식으로 진행 될 것인지는 지금까지 그 어느 누구를 만나도 놀란 적이 없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상대방이 이야기한다고 할까.


지나고 보면 자잘한 스킬은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큰 그림을 보고 이를 충실히 따라가는 게 더 중요했다. 이러다보니 '독학'에 관심이 많다. 남들이 말하는 독학에도 저절로 궁금하다. 관련 대학이나 과를 졸업한 것이 아니라서 늘 기본과 기초가 부족하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지금도 기본서적을 또 읽게 된다. 제대로 체계적인 훈련과 커리큘럼으로 배우지 못했다. 중요한 것은 누군가 나에게 알려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 독학으로 터득하는 거다. 결국에는 내가 배우고 알고 깨닫고 실천하는 것이니.


그런 이유로 난 강의도 어떻게 하면 시간이 지나도 스스로 계속 자립해서 할 수 있느냐를 가장 중점으로 둔다. 내가 바닥부터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시행착오를 거치며 터득한 걸 근거로 무엇을 알려주기보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어차피 단 기간에 모든 것을 흡수할 수는 없다. 향후에도 계속 혼자 독학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방점을 둔다. 아이들에게 유행하는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는 바탕을 주는데 중점을 둔다. 누구나 그렇게 독학으로 스스로 자립하고 걸어가야 한다.


열심히 쓰다보니 독서리뷰가 아닌 글이 되었다. 정작 이 책인 <독학>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은 듯 하다. 워낙 내 자신이 독학한 사람이라 그렇다. 책에서 나온 한 대목으로 마무리 할까 한다. 나에게 독서와 관련되어 질문하거나 쓸데없는 데 집중하는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저자 입을 빌어 해 본다.


그러나 정말 독학을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그들은 수면 시간을 줄여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한다거나 서재를 꾸미는 일 따위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 그저 책을 읽고 생각하고 지知의 세계를 넓혀갈 뿐이다. 다시 말해 책 읽을 시간을 어떻게 낼까 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이미 책을 읽고, 어떤 장소든 꺼리지 않고 자신의 서재로 삼고 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딱히 독학에 대해 크게 알려준 것은 없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독학은 누구나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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