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집행인의 딸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1
올리퍼 푀치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인터넷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순위가 아닌 스테디셀러를 본다. 베스트셀러는 일시적이지만 스테디셀러는 그래도 일정 기간동안 계속 인기를 끌고 있다는 의미다. 그 중에서도 리뷰 50개 이상을 따로 모은다. 실용서적은 이렇게 하지 않지만 추리소설류는 이렇게 한다. 실용서적은 편차와 내공(??)이 존재하는 것인지 몰라도 스테디셀러도 리뷰 갯수도 딱히 신경쓰지 않고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 전적으로 내가 보고 마음에 드는지가 핵심이다.


리뷰 갯수가 50개 이상인 추리 소설류를 선택해서 읽었지만 엄청나게 재미있던 작품은 손에 꼽힌다. 대체적으로 재미있는 작품은 꽤 있다. 그보다는 사실 누구가의 추천을 읽고 선택해서 읽었던 책이 더 재미있었던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리뷰가 꼭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최근에 추리소설을 읽어볼까하고 선택한 책이다. 거의 대부분 일본 추리소설류라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책 내용이 중세에 악마 이야기가 나오고 추리라고 해서 흥미가 동했다.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해서인지 엄청나게 글이 길고 책이 두껍다. 번역 과정에서 더 길어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추리 소설은 원래 가볍고 부담없이 읽는 맛인데 이렇게 두꺼우면 부담스럽다. 장르소설이라고 할 추리소설류가 일반 소설보다 더 길이가 길고 두껍다는 것은 의외로 재미있는 현상이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중세를 배경으로 하면 조건반사적으로 마녀나 음모론, 연금술, 기사단 같은 신비스러운 현상이 저절로 연상된다.


책 제목이 <사형집행인의 딸>이다. 길로틴이라 불리는 단두대가 프랑스에서 개발되기 전까지 사형집행인이 유럽에서 사형을 집행했다. 이들은 될 수 있는 한 피를 적게 내며 사형을 거행했다. 단순히 사형만 집행한것이 아니라 현대로 치면 형사역할도 한다. 취조와 고문도 함께 다뤘는데 이 책을 읽으면 직업인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누군가를 합법적으로 죽여야 한다는 사실을 힘들다. 사형 전 날에는 술에 취하고 인사불성이 된다.

어느 날 아이가 죽는다. 아이 등에는 문신이 새겨져있다. 또 다시 아이가 죽는데 이번에도 문신이 새겨져있다. 이 아이들의 공통점은 고아라는 것과 이 성에서 산파역할을 한 여자 집에 특정 날에 함께 모여 있었던 아이들이었다. 마을은 공포에 휩싸인다. 산파가 마녀라고 믿게되었다. 즉시 산파를 체포해서 잡았다. 고문으로 악마가 들었고 죄를 실토하게 만들려 했지만 쉽지 않다. 사형집행인이 이 역할을 맡았지만 그는 마녀라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


무엇인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 믿고 자신의 아이들 탄생에 도움을 준 산파의 누명을 벗겨주려 한다. 마을은 마녀라는 사실에 두려움에 떤다. 70년 전에도 이런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 마을 여자의 반이 마녀라는 이유로 처형을 당했다. 빨리 마녀라는 사실을 밝히지 못하면 백작이 이 성으로 찾아와 마녀로 의심되는 모든 여자를 발본색원할 가능성이 크다. 산파를 마녀로 몰아 빨리 해결하고 백작이 오지 않게 하는 것이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것이라 여겼다.


책을 읽다보면 예전에 <마녀>라는 책을 읽으면서도 참 답답하고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다. 마녀는 기본적으로 악마를 부르고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일 해 낸다. 마을에서 벌어진 요상한 일의 원흉으로 지목하고 그 죄를 자백받으려 한다. 아니 마녀인데 도대체 왜 하찮은 인간들이 자행하는 각종 고문을 당하고 있느냐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상식이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이런 상식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누군가를 빨리 희생양으로 삼아 조용하게 만들려 노력한다. 또는 자신에게 해가 되는 정적을 없애기 위한 용도로 썼던 방법이 마녀색출이다. 현대에 와서 맥카시 열풍으로 미국에서 공산당을 때려잡을 때 썼던 방법이다. 현재 한국에서도 다양한 이유와 원인으로 툭하면 벌어지는 마녀 색출이다. 진짜 마녀가 있는지 없는지 여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은 누군가를 마녀로 지목해서 떠 넘기기 원하고 희생양을 찾을 뿐이다.


<사형 집행인의 딸>은 굳이 딸을 언급할 필요가 없다. 그저 사형집행인만 중요하다. 그렇다고 사형집행인 중요인물일 뿐 주인공이라 하기에는 살짝 약하다. 우여곡절끝에 사건을 해결한다. 독일 소설답게 논리적으로 차분하게 하나씩 하나씩 해결한다. 기대한 마녀와 음모와 신비주의는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정작 딸은 소설에서 그렇게 중요하진 않다. 중요하게 볼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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